[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

D-29
진화의 서곡을 지휘한 것은 식물이었다(... ) 이것은 속씨식물로, 꽃을 피운다 하여 헌화식물 이라고도 한다 (....) 약 1억 2500만년 전부터 8000만 년 전 시이, 백악기 중기부터 후기 사이의 기간을 백악기 육상 혁명이라 부른다. 이때는 다양화와 격변의 시기로, 원시 공동체에서 좀 더 현대적인 세상으로 변모하면서 알록달록한 꽃, 향기나는 열매, 윙윙거리는 곤충, 지저귀는 새, 그리고 우리 이야기의 주인공인 여러가지 새로운 포유류 등으로 숲에 활력이 넘쳤다. 이 새로운 포유류 중에는 오늘날의 태반류와 유대류의 직계 선조도 포함되어 있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전형적인 약자의 성공이야기". "재능과 타이밍의 조합" 재능. "꽃과 열매는 곤충에 의한 꽃가루받이와 광범위한 확산을 촉진했다. 밀도가 높아진 잎맥을 통해 더 많은 물 운반, 기공의 수가 증가해서 광합성을 하는 동안 자체적인 먹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를 더 많이 들여 올수 있어 빠르고 효율적인 성장" 타이밍. "새로 형성된 대륙 대부분이 더 균일하고 습한 환경을 갖추게 되었고, 고위도의 온대 지역들은 더는 사막에 의해 열대와 분리되지 않게 됐다."
수아강의 큰어금니는 tribosphenic 이었다. (...) 한 번의 씹기 동작으로 자르기와 갈기를 동시에 하는, 것도 둘 다 잘하는 큰 어금니를 발달시켰다. 다구치류는 턱 전체가 스위스 군용칼 역할을 했다면, 수아강은 치아 하나하나에 여러가지 도구가 꾸러미로 갖추어져 있었다. (...) 진화의 혁신은 곤층을 잡아먹는 생태적 지위에서 생겨났다. 이 생태적 지위는 포유류의 실험과 다양화의 거대한 산실 이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수아강의 다재다능함은 놀랍다. 트리보스페닉의 기본 설계에서 출발해 이들은 기본적인 트리보스페닉 큰어금니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식충동물 뒤쥐에서부터 먹이를 자르고 저며서 먹는 육식성의 갯과 동물과 고양잇과 동물, 물고기를 먹는 돌고래, 우리를 비롯한 잡식성 영장류에 이르기까지 온갖 식습관을 갖고 있는 현대의 수많은 종으로 다양화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208,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참 작가분의 유튜브 강의 보시면 젊을 뿐 아니라 열의가 팍팍 튀어오르는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도킨스나 새폴스키나 브루사테 등 이런 popular science 책들을 읽다보면 항상 느껴지지만, 비전문가 (아니 거의 문외한)들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는 재능을 배우고 싶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EiHcspO_cfI
전 가을학 다 끝나가는데, strep throat 으로 침대에서 빌빌거리며 누워서 오늘 아침에 이거 봤어요. 안그래도 모임하는 분들에게 알려드려야지했는데, 올려주셨네요~!
앞부분 조금 봤는데 책을 읽고 나서 보니까 대략 이해할 수 있겠네요 ㅋ 장 별로 책 읽고 영상 보고 하면 재미날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자 직강을 보게 되었네요, 감사드려요! ^^
얼핏 보면 신세좋게 썬탠을 하고 있는 듯한 이 사진(184쪽). 정말 어마어마한 애정이 없으면 화석 연구는 못 할 것 같아요.
올여름에 몽골 다녀왔는데 이 사진 보고 기겁했어요 ㅋㅋㅋ 고비 사막은 아니고 초원 쪽 트래킹 했는데 낮엔 햇살이 상상 이상으로 따갑더라구요! 저러고 있다간 온몸이 다 따가웠을 것 같은데 넘 신기하네요!
저도 이 사진보고 놀랐던 게, 강렬한 햇살도 햇살이지만, 누워있는 곳 자체만으로도 제 배가 다 아픈 기분이었어요. 맨살로 저렇게 오돌토돌한 곳에 장시간...
그러게요, 정말 대단해요;; 화석 연구를 향한 엄청난 집착(?)적 열정이 아니고서는 저렇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곳에는 더 많은 포유류가 자기를 알아봐줄 고생물학자가 올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조피아가 바로 그 고생물학자였다. 그녀는 바닥에 엎드려 말 그대로 바위에 코를 박고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면서 작은 두개골, 턱뼈, 치아를 찾는 일에 전념했다. 이것은 허리가 나가고, 무릎이 멍들고, 눈이 뻑뻑해지는 고된 작업이었고, 앤드루스의 마초적인 공룡 사냥 같은 화려함도 전혀 없었지만 효과가 있었다. 1964년에 그녀의 연구진은 아홉 개의 포유류 두개골을 찾아냈다. 이것은 앤드루스의 탐사대가 10년 동안의 탐사에서 찾아낸 것과 거의 비슷한 개수였다. 그리고 이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18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끝없는 치아 설명에 지쳐갈 때쯤 식물 얘기가 조금 나와서 살 것 같았는데 아주 조금만 언급되고 다시 치아 얘기가 나오네요 ㅋㅋㅋ 쇠뜨기가 두어 번 언급돼서 생각난 건데, 쇠뜨기의 생식줄기인 뱀밥을 당근이랑 같이 볶아 먹으면 콩나물 같이 아삭한 식감에 참 맛있습니다. 채취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고 조리하고 나면 양이 형편없이 적어져서 일본에서는 꽤 비싼 요리라고 들었어요. 수많은 동물들의 먹이가 되었던 고생대 식물을 지금의 방식으로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진짜 신기하고 놀라워요.
오오 전 치아 모양에 대해 이렇게 구체적으로 배워본 적도 없지만 쇠뜨기나 뱀밥을 우리가 먹는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웬지 이름만 보면 뱀이 먹는 것 같은데;;) 새로운 것을 배우네요. 하긴 고사리도 살아있는 화석인데 우리가 자주 비빔밥에 비벼먹죠.
리토보이가 섬에서 살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섬은 살기에 고된 장소다. 적어도 본토와 비교하면 공간도 좁고, 자원도 별로 없을 때가 많다. 섬으로 떠내려간 많은 현대 포유류는 새로운 고향의 제약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생물학과 행동의 측면들을 바꾸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게 뇌의 변화다. 뇌 크기가 작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아마도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함일 것이다. 큰 뇌를 유지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리토보이는 아주 먼 백악기 생명체임에도 현대 포유류가 갖추고 있는 고등 생존 기법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00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다구치류가 백악기 말기에 번성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눈에 띄는 사례가 있다. 이들은 적응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치아, 식습관, 심지어 뇌도 미세조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21년에 발견된 집단 서식지 화석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적 집단을 이루어 함께 굴을 파고 둥지를 틀기도 했다. 이들은 체구가 작아서 공룡이 여전히 활보하고 있는 세상에 대놓고 나설 수는 없었지만, 백악기의 밑바닥은 그들의 세상이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00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수아강은 태반류와 유대류를 아우르는 큰 집단이다. 이들의 새로운 큰어금니 디자인이 백악기 육상 혁명 동안에 시작되어 오늘날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그들, 아니 우리의 성공 열쇠였다. 큰어금니가 뭐가 그리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큰어금니야말로 인류와 거의 모든 현대 포유류의 탄생을 도운 산파였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04-20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이 초기 포유류들이 쥐라기에 자원을 두고 서로 경쟁을 벌일 때 트리보스페닉 큰어금니는 곤충을 잡아먹는 작은 포유류에게 대단히 유용한 도구였지만, 아직 게임 체인저는 아니었다. 그로부터 수천만 년 후에 백악기 육상 혁명이 찾아와 속씨식물의 폭발적 번성으로 곤충의 다양화가 촉발되고, 벌레만 가득 올라온 뷔페 밥상이 차려진 후에야 이것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 보잘것없는 작은 체구로 식충동물이라는 생태적 지위 안에서 오랜 세월 잉태 기간을 보내고 난 후에야 갑자기 트리보스페닉 수아강은 자신이 새로 등장한 수많은 곤충을 잡고, 자르고, 으깨어 먹을 수 있는 완벽한 도구를 갖추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09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챕터 4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0월 20일 월요일에는 4장을 마무리하고 5장으로 넘어갑니다. 4장 '오리너구리는 어디서 온 것일까'부터 5장 '초심자의 행운, 말도 안 되는 발견'까지 읽습니다.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으로 212쪽부터 240쪽까지입니다. 5장은 제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약 6,600만 년 전 백악기 말의 소행성(혜성) 충돌이 일으킨 다섯 번째 대멸종에서 공룡 시대가 끝장나고 포유류 시대가 활짝 열리는 일을 다룬 장이에요. 4장에서 오리너구리로 시작해서 대멸종 이전의 포유류 상황을 살피고 나서 오늘은 대멸종 전에 흥미진진한 화석 연구 이야기를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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