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전 치아 모양에 대해 이렇게 구체적으로 배워본 적도 없지만 쇠뜨기나 뱀밥을 우리가 먹는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웬지 이름만 보면 뱀이 먹는 것 같은데;;) 새로운 것을 배우네요. 하긴 고사리도 살아있는 화석인데 우리가 자주 비빔밥에 비벼먹죠.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
D-29

borumis

향팔
“ 리토보이가 섬에서 살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섬은 살기에 고된 장소다. 적어도 본토와 비교하면 공간도 좁고, 자원도 별로 없을 때가 많다. 섬으로 떠내려간 많은 현대 포유류는 새로운 고향의 제약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생물학과 행동의 측면들을 바꾸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게 뇌의 변화다. 뇌 크기가 작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아마도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함일 것이다. 큰 뇌를 유지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리토보이는 아주 먼 백악기 생명체임에도 현대 포유류가 갖추고 있는 고등 생존 기법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00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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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다구치류가 백악기 말기에 번성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눈에 띄는 사례가 있다. 이들은 적응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치아, 식습관, 심지어 뇌도 미세조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21년에 발견된 집단 서식지 화석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적 집단을 이루어 함께 굴을 파고 둥지를 틀기도 했다. 이들은 체구가 작아서 공룡이 여전히 활보하고 있는 세상에 대놓고 나설 수는 없었지만, 백악기의 밑바닥은 그들의 세상이었다. ”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00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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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수아강은 태반류와 유대류를 아우르는 큰 집단이다. 이들의 새로운 큰어금니 디자인이 백악기 육상 혁명 동안에 시작되어 오늘날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그들, 아니 우리의 성공 열쇠였다. 큰어금니가 뭐가 그리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큰어금니야말로 인류와 거의 모든 현대 포유류의 탄생을 도운 산파였다. ”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04-20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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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이 초기 포유류들이 쥐라기에 자원을 두고 서로 경쟁을 벌일 때 트리보스페닉 큰어금니는 곤충을 잡아먹는 작은 포유류에게 대단히 유용한 도구였지만, 아직 게임 체인저는 아니었다. 그로부터 수천만 년 후에 백악기 육상 혁명이 찾아와 속씨식물의 폭발적 번성으로 곤충의 다양화가 촉발되고, 벌레만 가득 올라온 뷔페 밥상이 차려진 후에야 이것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 보잘것없는 작은 체구로 식충동물이라는 생태적 지위 안에서 오랜 세월 잉태 기간을 보내고 난 후에야 갑자기 트리보스페닉 수아강은 자신이 새로 등장한 수많은 곤충을 잡고, 자르고, 으깨어 먹을 수 있는 완벽한 도구를 갖추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09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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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
챕터 4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10월 20일 월요일에는 4장을 마무리하고 5장으로 넘어갑니다. 4장 '오리너구리는 어디서 온 것일까'부터 5장 '초심자의 행운, 말도 안 되는 발견'까지 읽습니다.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으로 212쪽부터 240쪽까지입니다.
5장은 제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약 6,600만 년 전 백악기 말의 소행성(혜성) 충돌이 일으킨 다섯 번째 대멸종에서 공룡 시대가 끝장나고 포유류 시대가 활짝 열리는 일을 다룬 장이에요. 4장에서 오리너구리로 시작해서 대멸종 이전의 포유류 상황을 살피고 나서 오늘은 대멸종 전에 흥미진진한 화석 연구 이야기를 읽습니다.

YG
“ 오리너구리와 바늘두더지가 새나 파충류처럼 알을 낳지만, 포유류처럼 젖을 먹이는 별종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들에게는 그리스어로 ‘구멍 하나’라는 의미의 단공류(monotremes)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들이 소변, 대변, 번식 모두에 사용하는 다목적 구멍이 하나 있음을 지칭하는 이름이었다. ”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4장, 218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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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 두 유형의 트리보스페닉 치아는 서로 같지 않으며 독립적으로 진화한 수아강 버전과 단공류 버전이 존재한다. 아마도 양쪽 모두 비슷한 이유로, 즉 자르는 능력을 키우고 가는 능력도 조금 추가하기 위해 쥐라기 중기에 진화해 나왔을 것이다. ”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4장, 223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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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 수아강 버전은 북반구에서 진화하여 유대류와 태반류의 선조들이 백악기 육상 혁명 동안에 번성할 수 있게 해주었고, 대단히 적응성이 뛰어난 치아 설계 덕분에 우리의 구강을 비롯해서 오늘날에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단공류 버전은 남반구에서 진화했고, 쥐라기와 백악기 동안에 적도 아래 지역에서 널리 퍼졌다가 그 후로는 사실상 사라지고, 새끼 오리너구리가 둥지를 떠나면서 해체되는 유령 같은 치아 잔재로만 남았다. ”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4장, 224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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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마치 공룡은 증발해버렸지만 포유류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제는 포유류들이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 그 어느 때보다도 체구가 커져 있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5장, 240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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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치아 설명에 지쳐갈 때쯤 영국이 호주대륙의 오리너구리와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행한 만행 이야기가 나오더니 다시 또 치아 얘기네요. ㅋㅋㅋ Tribosphenic.. 잊지 못할 듯.. 심지어 남부호주에서 부부 고고학자들이 더 오래된 포유류뼈는 학명 자체에도 tribosphenos가 포함된.... 근데 뼈가 오팔로 변하다니 너무 신기하네요. 사진에서도 푸른 빛이 영롱하게 감도는 게 신기합니다.
게다가 우리한테는 그저 비슷비슷해 보이는 레고블럭 같은 tribosphenos가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분석해서 결국 포유류와 단공류의 어금니 구조가 아주 미묘하게 다르고 이로부터 그들이 완전히 다른 진화 분지를 거쳐왔다니..! 도대체 이 고고학자들은 어떤 눈을 갖고 있는 걸까요? 전 솔직히 무수한 돌과 모래 더미에서 화석을 발견하는 것도 신기하지만 이 화석들의 미묘한 차이를 감지해내고 분석하는 능력이 너무 신기합니다.
그리고 작가가 오리너구리와 바늘두더지 단공류가 다른 이웃사람들이 다 젠트리피케이션되는 와중에도 꿋꿋이 옛 집안에 남아있는 나이든 부부로 표현한 게 너무 그럴듯한 것 같아요..
게다가 그 외에도 Gondwanatheria나 dryolestoid처럼 지금은 사라졌지만 또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던 포유류의 먼 친척들도 계속 발견되고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우리가 아직도 다 어금니에 낀 양치식물 찌꺼기만큼도 모르지만 이 긴 지구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동물들이 나타났다 사라져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네요.


연해
하하, 이 문장 말씀이시죠? 저도 이 문장 (귀여워서) 메모해뒀어요.

연해
“ 우리는 오리너구리와 바늘두더지가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이것은 주변 동네가 모두 젠트리피케이션되고 있는데도 자신의 낡은 아파트를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지켜낸 노부부와 비슷한 상황이다. ”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225,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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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제가 좋아하는 픽사 애니메이션 UP에 나오는 고집 넘치는 할아버지가 생각나네요.. ㅎㅎㅎ

연해
어랏! 저도 그 영화 좋아해요(뜬금없지만 찌찌뽕!). 초반부에 너무 슬펐는데, 뒤로갈수록 감동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향팔
올려주신 사진이 오팔 턱뼈 화석이군요. 이 화석 설명이 너무 신기해서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했어요!
밥심
상상하기 힘든 정도의 긴 세월에 대한 책을 읽고 있자니 문득 수년 전에 읽고 감동했던, 빅 히스토리를 다룬 SF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SF 소설 추천해달라고 하면 제가 추천하는 소설입니다. 아쉽게 절판되었지만 전자책은 있는 것 같고 대부분의 도서관에는 있습니다. ㅎㅎ

두 번째 달 - 기록보관소 운행 일지해양생물의 떼죽음 이후 60년 만에 인류는 최후를 맞이한다. 가열된 지구를 냉각시키고 전멸한 생명체를 되살릴 수 있을까. 천문학적 시간의 역사를 저장한 '두 번째 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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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대체 역사를 이야기하는 소설인 것 같아서 더 흥미롭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부엌의토토
“ 이날 저녁은 과학의 역사에서 기념비적이었다. 이때를 계기로 공룡에 대한 인류의 끝없는 사랑이 시작됐다. 이 일화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 속에서 회자되었지만 그날 버클랜드가 중요한 발표를 하나 더 했다는 사실은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몸집으로 보면 훨씬 작지만 공룡만큼이나 혁명적인 발견이었다. 석회암 평판 속에는 커다란 뼈 사이로 또 다른 유형의 화석이 붙여 있었다. 이것을 버클랜드는 그답지 않은 절제된 표현으로 가장 놀라운 유형의 화석이라 생각했다.
2.5cm가 될까 말까 한 2개의 작은 턱뼈에 뾰족한 치아들이 일렬로 나 있었다.
이것은 누가 보아도 확실한 포유류의 뼈였고 그 크기는 생쥐나 돼지의 하악골 정도였다.
즉, 포유류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역사를 갖고 있다는 첫 번째 신호였다.
”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장135~136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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