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

D-29
하지만 진화의 포커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그렇게 딴 판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도 중요했다. 악어, 거북이, 개구리도 살아남았지만 결코 포유류가 도달한 정점에는 가닿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로열플러스 패를 받아든 그 소수의 포유류는 자기에게 찾아온 그 행운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았다. 다재다능한 능력, 진화 능력, 방랑벽 등 그들에게는 살아남은 다른 집 집단들을 신속하게 능가할 수 있게 도와준 무언가가 있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5장254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 이번 주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빼곡히 채워서 마무리하는 일정인데, 다들 계획대로 읽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부엌의토토 님 천천히 따라오세요. :) 오늘 10월 27일 월요일에는 8장 '풀이 말을 낳은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8장의 '사바나의 검은 눈보라'부터 '포스트디스토피아에 적응하기'까지 읽습니다.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으로 387쪽부터 417쪽까지입니다. 에오세가 지나고 올리고세, 마이오세로 넘어가면서 데워졌던 지구가 식기 시작합니다. 남극의 빙하가 등장하고, 지구 표면 온도가 떨어지고 건조해지면서 정글의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하죠. 그 결과 나타난 사바나와 초원이 펼쳐지면서 포유류가 어떻게 적응하면서 진화하는지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아메리카 사바나는 오늘날의 환경하고만 다른 것이 아니라 그 이전인 팔레오세와 에오세의 환경과도 달랐다. 6,600만 년 전 소행성이 공룡을 쓰러뜨린 이후의 팔레오세 세계는 온실과 같았다는 점을 기억하자. 북아메리카대륙의 상당 부분을 정글이 덮고 있었고, 극지에는 얼음이 없었다. 그러다 5,600만 년 전 팔레오세-에오세 경계에는 발작적으로 지구 온난화가 일어나면서 온실이 더 끓어올랐다. 에오세의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기온이 어느 정도 내려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온실이었다. 정글은 계속 남아 있었고, 극지에는 얼음이 없었다. 그러다가 3,400만 년 전에 에오세가 올리고세로 넘어가면서 세상이 바뀌었다. 온실이 냉장실로 갑자기 바뀌더니 결국에는 냉동실이 되었다. 마치 수도꼭지에서 뜨거운 물이 갑자기 끊기고 차가운 물만 나오는 것처럼 변화가 갑작스러웠다. 종합적으로 볼 때 지구의 온도가 떨어지는 데에 기껏해야 30만 년 정도가 걸렸다. 고위도 지역은 평균 섭씨 5도 정도 떨어졌지만 장차 아메리카 사바나가 될 지역처럼 대륙 안쪽의 깊은 내륙에서는 그 영향이 훨씬 두드러져서, 이곳에서는 온도가 섭씨 8도 정도 떨어졌다. 대지와 바다가 냉각됨에 따라 좀 더 계절을 타며 기후가 더 다양해지고, 예측하기도 더더욱 어려워졌다. 이것은 소행성 충돌 이후로 가장 심하고,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기온 변화였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지구 온난화가 반대 방향으로 이것을 뛰어넘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두고 볼 문제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1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포유류의 먼 선조가 살던 석탄기-페름기 이후 수억 년 만에 처음으로 커다란 빙상이 대륙 전체로 퍼져나갔다. 북극은 아직 얼음으로 뒤덮이지 않았다. 북극은 남극처럼 하나의 땅덩어리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빙하가 자라나기 더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뒤늦게 얼음이 자리를 잡으면서 매머드와 검치호 같은 동물이 함께 등장하게 된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2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에오세-올리고세 냉각이 만들어낸 가장 두드러진 결과물은 남극의 빙하였지만, 기온 급강하의 효과는 범지구적으로 느껴졌다. (…) 정글의 규모가 줄어들면서 처음에는 성긴 삼림 지대로, 그다음에는 사바나, 그다음에는 탁 트인 초원으로 대체됐다. 이것은 올리고세 전반에 걸쳐 아주 느리게 진행된 과정이었고(3,400만 년 전에서 2,300만 년 전까지), 마이오세(2,300만 년 전에서 500만 년), 애시폴 포유류가 살던 시기, 그리고 그 너머까지 계속 이어졌다. 이렇게 기온, 기후, 식물 생태가 통째로 변해버렸으니 포유류 역시 거기에 적응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2~403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풀들이 올리고세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거의 1,000만 년에 걸친 시간 동안 숲이 계속 사라지며 새로 열리는 땅덩어리를 집어삼키면서 점점 풍부해졌고, 약 2,300만 년 전 마이오세 즈음에는 완전한 초원 지대를 이루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7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평균적으로 가축으로 키우는 소는 먹는 것의 4~6퍼센트가 흙이다. 그에 반해 나뭇잎을 먹는 동물이 삼키는 흙의 비율은 2퍼센트 미만이다. 소보다 풀을 밑동까지 더 바짝 뜯어 먹는 양은 상황이 더 고약하다. 뉴질랜드에서는 양이 먹는 것 중 33퍼센트가 흙이었던 경우도 관찰된 적이 있다. 바꿔 말하면 풀을 2킬로그램 먹을 때마다 흙도 1킬로그램 먹는다는 얘기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8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동물이 풀을 먹는 거나 나뭇잎을 먹는 거나 그냥 다 식물을 먹는 거라고 여겼지, 둘을 딱히 구분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었거든요. 근데 그게 엄청 다른 거였군요. 기후 변화로 정글이 사라지고 초원이 확산되면서 포유류가 다양하게 적응하고 변화하는 모습이 놀라웠어요.
저 역시 나뭇잎과 풀을 구분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면 목이 긴 기린은 나뭇잎만 먹을까 궁금해서 인공지능에게 물었더니 당연히 주식은 나뭇잎인데 먹이가 부족할 땐 풀도 어쩔수 없이 먹는다네요, 하지만 자세가 불안정해서 매우 불편해보인다고.. ㅎㅎ 게다가 미네랄 부족 시 죽은 동물의 뼈도 씹어 먹는답니다. @@ 역시 굶어 죽을 판에는 뭔들 못 먹나 싶네요. 한 일주일 속이 안 좋아서 밥을 맛있게 못먹다가 어제부터 조금 나아지는 것 같더니 갑자기 크림빵이 먹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급한대로 편의점에서 전통의 삼립 크림빵을 사서 홍차와 함께 먹으며 야구 코리안 시리즈를 보니 천국이 따로 없더라구요. 역시 먹는게 생물에게는 매우 중요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아, 이게 논점이 아닌데요). 현재의 말 역시 주식은 풀이지만 먹이 부족 시 나뭇잎을 먹기도 한답니다.
오, 기린이 위급 시에는 동물 뼈를 먹기도 하는군요. 맞아요, 죽게 생겼는데 뭔들 못 먹겠어요. (와중에 크림빵 말씀을 하시니 저도 땡깁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근데 밀가루 소화가 무사히 잘 되시었는지.. @밥심 님은 밥심으로 사셔야 되는디) 코리안 시리즈는 뉴스를 잠깐 보니 한화이글스가 올라가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에는 야구 보는거 겁나 좋아했는데 안 본지가 오래되어 소식을 통 몰랐거든요. 아니 이글스가 또 언제 이렇게 잘하게 되었나요. 18연패 찍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열흘간 못 마시던 커피가 땡기는 것 보니 슬슬 위가 정상화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야구는 저도 작년까지는 안 봤는데 왕년에 응원했던 mbc청룡 팀의 후신인 엘지트윈스가 올해 잘 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막상 보니까 또 재미있네요.
오, MBC청룡! 오랜만에 듣는 이름입니다. 저희오빠가 꼬마 때 응원하던 팀이에요. 근데 머리가 크고 나서는 OB베어스로 변절을 하더라고요(지금도 두산팬). 올해 가을야구 우승도 서울쌍둥이 팀이 할 것 같은데요? ㅎㅎ 근데 열흘이면 넘 오래 고생하셨네요. 커피가 땡기시더라도 상태 보셔가며 차차 드세요. 저는 카페인 중독이라 커피 없는 하루는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만..
한화팬들을 보살이라고 한다면서요! 이번이 26년전에 우승하고 이번에 게임한다던데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어요!
하하 저도 한화팬은 아니지만 옛날에 류현진 선수를 좋아해서 이글스를 응원한 적이 있었어요. (언더독 심리가 발동해서 그랬는지도 ㅎㅎ) 이번에 한국시리즈 올라간거 대단하네요.
허기가 반찬이라고… 배고프면 뭐든 먹게되고 뭐든 맛있죠!
그러니까요. 저는 이 대목 읽으면서 제 입이 다 까끌거리는 기분이었어요. 뭔가 풀을 먹고 있는 동물들을 보면 상쾌(?)하겠다 생각했는데, 흙도 같이 먹고 있다니...
풀은 공룡의 제국이 쇠약해지고 포유류는 여전히 그늘 속에 숨어 살던 시절인 백악기 늦은 말기가 되어서야 나타났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이 최초의 풀은 특별한 것이 없는 작고 미미한 존재였다. 풀밭에 공룡이 있는 그림을 본 적이 있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6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주요 진화적 전이(major evolutionary transition)란 한 유형의 생명체가 완전히 다른 외모와 행동 방식을 가진 생명체로 바뀌면서 새로운 생활방식에 적합한 몸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이론 속에만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실로사우루스와 도루돈을 비롯해서 고래가 변해가는 모습을 단계별로 보여주는 일련의 화석 골격이 존재한다. 누군가 화석 기록에는 전이화석(transitional fossil) 또는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걸어 다니는 고래 이야기를 좀 전해주기 바란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6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DNA와 달리 복사뼈는 실물로 존재하기 때문에 고래가 우제류임을 크게 의심하던 고생물학자들도 바로 설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좋았다. […] 여기서 고생물학자들은 드디어 꼬투리를 잡았다는 듯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 고래가 어떻게 물로 들어갔는지 밝혀주는 증거는 DNA가 아니라 화석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68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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