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

D-29
북아메리카대륙에는 한때 다양한 거대 포유류들이 살았다. 그중에는 비버 같은 현존 동물의 더 큰 버전도 있었다. 늘보나 코끼리같이 현존 동물의 변종이었지만 더는 북아메리카대륙에는 살지 않는 동물도 있었다. 그리고 현대 포유류와는 거의 끈이 닿지 않는 기이한 생명체도 있었다. 거대 포유류는 세상 다른 곳에서도 살았고, 불과 몇만 년 전까지 살았던 동물도 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445,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진짜 놀라운 사실은 따로 있다. 우리가 아직도 빙하기에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 간빙기에 있어서 빙하의 성장이 중단된 상태다. 머지않아 지구는 다시 빙기로 들어가서 얼음이 시카고와 에든버러를 다시 뒤덮어 질식시킬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대기 중으로 열심히 내뿜고 있는 온실가스가 빙기의 도래를 억누르게 될 것이다. 이것은 지구온난화가 갖고 있는 뜻밖의 긍정적 부작용이 아닌가 싶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450,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이 대목을 읽고 황당해서 웃음이 났더랬죠.
북아메리카대륙과 남아메리카대륙의 결혼으로 포유류는 더욱 즉각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1억 년 넘게 분리되어 있던 두 세계가 이제 초특급 고속도로로 서로 연결되면서 포유류들이 양방향으로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와 뒤섞였다. 마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에 동독 사람들과 서독 사람들이 미친 듯이 서로 뒤섞였던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포유류의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아메리카 대교환'이라는 거창한 이름도 붙여주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452,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읽기 공지가 늦었습니다. (오전에 회의가 잡히면 꼭 이렇게 되더라고요;) 오늘 10월 28일 화요일은 8장 '초원이 전 세계로 번지면'을 마저 읽고 9장 '빙하기를 견딘 웅장한 동물'로 넘어가서 '북아메리카의 정치적 위상을 건 화석 탐구'까지 읽습니다.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으로 417쪽부터 446쪽까지입니다. 9장에서는 정말 우리가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의 주인공으로 잘 아는 매머드, 검치호 등이 등장하는 빙하기 포유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저는 <아이스 에이지>는 안 봤습니다만.)
마이오세 다음에 찾아온 플라이오세(Pliocene)에는 냉장실이 아예 냉동실로 변한다. 빙하가 북반구 대륙으로 번지면서 더 건조하고 탁 트인 초원이 더 넓게 퍼져나간다. 북아메리카대륙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뭇잎을 따 먹던 말이 모두 멸종하면서 풀을 뜯어 먹는 말들만 남는다. 이들이 약 400만 년에서 500만 년 사이에 기원해서 오늘날의 말이 된 말속(Equus)이다. 그러다가 말속은 더욱 쇠퇴해서 약 1만 년 전에 북아메리카대륙에서 멸종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17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한 장소에 고립되는 것에 만족할 수 없었던 후수류는 남아메리카대륙을 남극대륙과, 그리고 다시 호주대륙과 연결해주던 가느다란 육로를 고속도로로 이용해 여정을 이어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남아메리카대륙의 태반류도 남극으로 침입해 들어갔고, 적어도 한 집단은 호주에도 도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곳에서 확실한 발판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래서 후수류만 토종 단공류 동물들과 뒤섞이게 됐다. 에오세에 호주가 다른 대륙과의 연결이 끊어지면서 이곳은 유대류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거대한 실험실이 됐다. 많은 동물이 태반류와 비슷하게 수렴 진화했다. 그래서 유대류 버전의 개미핥기, 두더지, 사자, 마멋이 모두 존재했다. 그리고 뒤에서 보겠지만 독자적으로 진화한 종도 있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26~427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변함없이 공지 올려주시는 것만으로도 이미 너무 감사한걸요:) 저는 이 책 읽으면서 느낀 건데, 이번 주가 벌써 마지막이라는 게 좀 신기해요. 그만큼 술술술 잘 읽히기도 했고, 잘 몰랐던 포유류에 대해 더 알아가기도 했고. 용어들이 어려워 버벅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 주가 벌써 완독이라니! 근데도 여전히 용어가 어렵다니... (응?)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변종 되는 생명체들의 모습이 참 놀랍습니다. 그만큼 무섭(?)기도 하고요. 지금 우리의 형태도 나중에는 더 독특하게(?) 상상도 못했던 모습으로 변해있는 게 아닐지...
오늘 범위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내용은 토머스 제퍼슨의 화석 연구에 대한 열정이었습니다. 전 제퍼슨이 화석을 연구했을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아셨던 분 계신가요. 게다가 찾아보니 이 양반은 건축 농업 기상학 등 별 것을 다해서 그가 설계한 버지니아 대학 건축물과 근처의 사저가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등재가 되어 있네요.
저도 제퍼슨 부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백악관 방 한 켠에 화석을 늘어놓고 머리 아플 때마다 뼈 조립을 하는 대통령이라니. 전혀 몰랐는데 상상해 보니 참 재밌어요. 박물학자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온갖 것에 다 박식했군요!
호주 유대류 확산은 약 5500만년전 에오세 이른 초기에 시작했다. (...) 이들이 제대로 퍼지기 시작한 것은 올리고세다. 그리고 이어서 마이오세에 정점을 찍었다. (…) 이것은 풀의 왕국이 아니라 우림의 왕국이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약 500만년전 플라이오세 동안에는 호주대륙에도 초원이 찾아왔다. (..) 윔뱃과 캥거루는 식물석과 모래에 대처하기 위해 길게 늘어난 긴치아를 진화시켜 풀을 뜯어 먹는 동물이 되었다. 숲의 규모가 줄어들면서 코알라도 건조해진 환경에 적응해서 한 종류의 나무, 즉 유칼립투스 나무에만 의지해서 살아가는 종 하나만 남게 됐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빙하기의 도래였다."
북아메리카대륙과 남아메리카 대륙이 가볍게 접촉하면서 중앙 아메리카에 새로 생긴 이 다리가, 멕시코만을 관통해 흐르며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주던 해류를 막아버린다. (...) 더 많은 대서양 바닷물이 북쪽으로 향하게 되고 따라서 더 많은 습기가 북극에 제공되었다. (..)결국 빙하가 더 부풀어 오르게 된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아메리카 대교환 Great American Interchange . "북아메리카 대륙 포유류 에게는 적대적 인수 합병 기회."
빙하기 동안에는 어디에 있었든, 빙하와 얼 마나 가까이 있었든, 기이하고 털이 덥수룩한 초거대 포유류를 볼 수 있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지금 세상이 조금 허전해 보이는 것은 실제로 그렇기 때문이다. 거대동물이 여기 있어야 했다. 그리고 먹이사슬은 아직 그들의 부재에 완전히 적응하지도 못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은 9장을 마무리합니다. '평평한 지구'부터 '슈퍼스타들의 딱한 결말'까지 읽어요.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으로 446쪽부터 481쪽까지입니다. 10장에서는 고인류가 슈퍼스타 가운데 하나였던 매머드를 사냥하는 이야기로 곧바로 이어지니 저자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인정해 줘야 할 듯해요.
오늘 앞 부분을 읽으면서 괜히 이 책이 생각나서 웃었어요. 저는 저자가 횡설수설 이 얘기 했다가 저 얘기 하는 스타일의 책을 싫어하고 또 저자의 메시지도 설득력이 없어서 권하는 책은 아닌데, 또 재미있게 읽었다는 분도 많으시더라고요. 참, 이 책에 나오는 '평평한 지구론자' 모임에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께서 직접 참여(?)하신 얘기를 사석에서 들려줘서 웃은 적이 있습니다. :)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과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 - 의심을 생산하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철학적 대화 실험'그러고 보니 왜 그들과 직접 만나서 대화해볼 생각을 못 했을까?' 과학 부정론을 연구하는 괴짜 철학자 평평한지구론자, 기후변화 부정론자, 백신 거부자와의 대화에 도전하다!
지구가 평평했다면, 어제 읽었던 부분에 나오는 남아메리카에서 남극대륙을 거쳐서 호주까지 가는 포유류의 여정이 불가능했을 텐데 말이죠. 요즘에도 이런 평평한 지구론자를 설득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 남미 남단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극 항로를 통해서 호주나 뉴질랜드까지 가보는 일이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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