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

D-29
저도 완독했습니다~ 초반엔 또 알 수 없는 공룡의 세계가 펼쳐지나 했는데, 중반부터 고래, 박쥐와 코뿔소 등등 친숙한 동물들이 나와 영장류로 마무리하는 흥미로운 전개에 푹 빠져 읽었습니다. 다음 책도 기대 됩니다!
포유류는 그냥 공룡의 자리를 대신한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스스로 공룡이 됐다. 포유류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74p,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호미닌의 진화를 읽다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1막에 등장하는 인간의 조상들이 떠올라서 영화의 장면을 찾아봤습니다. 큐브릭 감독이 치밀하기로 유명한 양반이라 상당히 고증을 잘 받고 영화를 만들었을 것 같아서 확인해보려고요. 일단 영화의 배경은 300-400만년전으로 플라이오세에 해당됩니다. 브루사테 책에 의하면 사바나 기후에 초원이 있고 인류는 침팬지와 갈려나와 아프리카에 호미닌 중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등장하는 시기이며 간단한 도구들이 만들어집니다. 영화에서는 과연 건조한 지역에 무리를 지어 사는 호미닌들이 등장하는데 직립보행을 하긴 하지만 팔로 지탱하며 걷기도 하네요. 그리고 풀 같은 것들을 뜯고 있는데 어이없게 옆에서 살이 통통한 동물들이 왔다갔다 합니다. 이 동물은 생긴 것이 맥과 비슷한데 지금은 아프리카에 살지 않지만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살던 시기에는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있죠. 영화에서는 각성한 호미닌들이 뼈로 맥을 때려잡아 육식을 하는 장면이 연이어 나옵니다. 인간의 대표적인 본성인 폭력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이죠. 참, 표범 같이 생긴 동물이 호미닌을 공격하기도 하는데 표범은 거의 2천만년전인 마이오세부터 있었다고 하니 이것 역시 어긋남은 없는 듯 합니다. 결론적으로 역시 큐브릭은 배경, 등장동물, 주인공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추정되는 호미닌 등을 잘 고증하여 영화를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을 읽은 덕에 이런 재미도 얻네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사진은 영화의 해당 장면을 캡쳐한 것입니다)
저도 밥심님 덕분에 연결되어 보이네요. 저 영화 봤을 땐 그냥 인류 진화의 시작 정도로만 봤는데,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와, 영화가 새롭게 보이고 이 책을 읽은 보람이 느껴집니다. 넘 멋진 설명 감사드려요!
와... 찾아보니까 이 영화 60년대에 만들어진 SF 영화네요? 놀랍습니다! 인간의 폭력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이 나온다는 말씀에 살짝 움찔했지만, 이 영화도 한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이 영화는 처음 볼 때 다소 지겹거나 이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어요. 혹시 다 보시고 이해가 안 되는 면들이 있으면 이동진 평론가가 한 시간에 걸쳐 해설한 동영상이 있으니 참조하시면 도움이 될 것 입니다. SF 계에서는 워낙 독보적인 영화로 평가받고 있으므로 참고(?) 끝까지 보시면 얻는 게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밥심 님! 저도 10장 읽으면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떠올랐어요. 거기에 음악이 슈트라우스? 의<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였나. 음악까지도 짜임새가 남달랐던. 이 책은 참 많은 걸, 던져주네요.
그럼 고래는 어떤 유형의 우제류로부터 진화했을까? DNA 친자확인 검사가 일부 해답을 제공한다. 고래의 현존하는 가장 가까운 친척은 하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68p,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이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만큼 충격적이었습니다. 고래와 하마라니...
자연은 애초에 고래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없었다. 자연은 그런 식으로 일하지 않는다.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때그때 생명체를 당면한 과제에 적응시키는 식으로 작동한다. 인디하우스가 물속으로 달아난 것은 그냥 포식자로부터 탈출하거나 먹이를 찾을 목적이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73p,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하지만 리우바가 젖만 먹은 것은 아니었다. 리우바의 내장에서 대변의 잔재가 발견됐다. 아마도 어미의 똥을 먹었을 것이다. 역겹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많은 포유류에서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일이다. 이것은 새끼의 장내세균을 발달시키는 역할을 한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468p,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흠....아기가 태내에서 꽃을 싸고 자기 꽃을 먹으면 위험에 빠지던데...(저희 아들도 그런 경우였는데, 다행히 먹기 전에 꺼냈다고 하시더군요. 우연찮게 수술 직전에 쌌다는 TMI였습니다.) 역시 에미의 피와 살과 뼈, 꽃까지 모두 아기에겐 좋은 영양분~ 너무 ㄸㄸ 거리면 이 신성한 게시판을 더럽힐 것 같아 '꽃'으로 미화해 보았습니다.
하하, 역시 센스쟁이, @꽃의요정 님:) 저는 순간 꽃? 이러다가 꽃을 싸고 먹는다(이 표현은 괜찮겠...)는 말씀에 아아, 했습니다. 생생한 경험담까지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신성한 게시판이라는 말씀에 또 웃음 짓고 갑니다.
아르디피테쿠스는 우리가 유인원 친척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후에 계통수에서 아주 살짝 우리 편에 걸쳐 있는 호미닌이다. 다윈의 시대 이후로 인간이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과 가까운 친척이라는 것은 인정되어 있었고, 최근에는 DNA 친자검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침팬지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사촌이다. 우리는 유전자의 98퍼센트를 침팬지와 공유한다. 계통수의 진화 분기점, 즉 호미닌과 침팬지가 각자의 길로 갈라지며 나온 인류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찍을 수 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505,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자 세상은 그 전과 같을 수 없었다. 우리는 전진하면서 사냥을 하고, 불을 놓았다. 우리는 다른 동물도 함께 데리고 갔다. 침입종으로 이루어진 미니 생태계가 이동해 다니는 셈이며, 그중에서도 인간 자신이 가장 지독한 침입종이었다. 우리는 정복하고, 식민지로 삼고, 죽였다. 많은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아마도 사피엔스의 창끝에 운명을 달리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기본적으로 우리에게 흡수됐다. 우리 유전체 안에 살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그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고등한 행동과 의식 속에도 살아 있을지 모른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524,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진화는 호모 사피엔스, 홀로 남았지만 탁월한 이 포유류 종에게 큰 뇌와 단체로 협동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주었다. 우리는 우리가 지금 이 지구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고, 함께 머리를 맞대로 해법을 찾아낼 수 있다. 매머드와 검치호, 그리고 멸종한 수백만 종의 다른 포유류 사촌들에게는 이런 능력이 없었다.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도, 세상을 개선할 수 있는 능력도 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있다. 인간의 왕국 앞에, 그리고 우리 포유류 앞에 무엇이 기다리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부디 포유류의 왕국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545,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저도 오늘 완독했습니다. '우리의 선택'이라는 후기도 정말 좋네요. 포유류의 역사를 차근차근 알아가는 느낌이라 책을 펼칠 때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용어들이 어려워 버벅거렸는데, 나중에는 이마저 놓게 되더군요(응?). 일일이 다 기억하려고 (집착) 하지 말고, 한 편의 다큐를 본다 생각하고 천천히 이해하자, 라는 (변명의) 마음으로 완독했습니다. 긴 시간을 거치며 멸종했던 생명체들의 이야기는 안타까웠고, 자연이라는 게 새삼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이 벌어지면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없겠다(『일인분의 안락함』이 떠오르네요)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번 달에도 좋은 책 선정해주시고, 새로운 고생물학자를 알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YG 님:) 소개 글에 남겨주신 것처럼 스티브 브루사테는 '고생물학계의 이야기꾼'이 맞는 것 같아요. 이토록 많은 연구를 한 것도 놀라운데, 이야기까지 이렇게 잘 쓰기 있기 없기? (하하)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내가 이해하는 만큼만, 느끼고 배울 수 있는 만큼만 읽우면서 즐기자라고 마음을 먹고 모두 내려놓으니 책이 갑자기 너무 재밌어지더라구요. 내가 시험을 칠것도 아니고, 난 역시 책은 재미로 읽는 사람이야, 라고 다시 한 번 깨달으면서요. 연해님 완독 축하드려요! 다음책은 전자책이 없어 함께 못하지만 12월 책을 기대중입니다. 또 만나요~
"내가 시험을 칠것도 아니고, 난 역시 책은 재미로 읽는 사람이야."라는 말씀에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저도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괜한 욕심을 부릴 때가 있더라고요(뭔가 다 기억하고야말겠다는 객기인지 오기인지 모를 무언가가... 헤헤). 완독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1월은 전자책이 없어 함께하지 못하시지만 12월의 책은 전자책이 있어 함께하실 수 있기를 잔잔히 바라며, 앞으로의 벽돌 책 모임에서도 새벽서가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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