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6.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투란도트의 집」 세 번째 질문입니다. 「투란도트의 집」 현재의 결말에 500자 정도를 더 덧붙여주세요. 바로 이어지는 내용도 좋고, 한참 시간이 흐른 뒤의 후일담도 좋습니다. 여러분들이 만든 결말을 읽고 싶습니다.
와, 이런 멋진 질문은 뭐람...........
저는 정말로 다른 분들이 만들어주신 결말이 보고 싶은데, 참여율이 저조할까봐 걱정입니다. 경품이라도 걸었어야 했나...? 실은 다음 세 작품에 대해서도 다 같은 질문을 드릴 예정입니다. 모든 작품들이 결말에 뭔가 머뭇거림의 흔적이 있다고 생각해서요!
이건 마치 새로운 시대의 문예창작과 교수님께서 내주신 학기말 과제 같습니다. 고민해보겠습니다.. 장교수님..
문예창작과 학생이 되어보는게 꿈인데...이렇게 이루어질 지니(?) 장교수님 학기말 성적 어떻게 주실지...쓰지도않고 고민 ㅎㅎㅎ
AI로 해오시면 학점 안 드립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보겠습니다. ㅎㅎㅎ
@장맥주 으아, 진짜 고민되네요. ㅎㅎ
ㅎㅎㅎ 재미있게 써주세요! <포틀랜드 오피스텔> 함께 읽을 때도 500자 더 쓰기 질문을 드릴 예정인데 그때 저도 참여할게요!
“달이 참 아름답다.”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창가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가기 정말 달이 아름답게 떠 있을까봐 두려웠다. 내가 무엇을 내걸 수 있을지 생각했다. (end) 다음날 나는 문자를 보냈다. “나와요. 당신을 치유하고 싶으니.” 그녀는 내가 지시한 장소와 시간으로 나왔다. 우리 둘은 설치 미술 전시회에 갔다. 아이의 빈 방을 그대로 재현한 조용한 작품이었다. 작은 침대, 낡은 인형, 벽에 걸린 시계, 동그란 무지갯빛 담요. 그녀는 그것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생각했다. 이 여자, 이런 것을 많이 상상했구나, 그래서 무덤덤하구나. 나는 그녀가 얼만큼 깊게 들어간 것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절규하지 않은 투란도트가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았다. 그러자 나는 물렁해지고 고통스러워졌다. 압도적인 상실의 공기에 질식할 것 같았다. 괜히 여기에 왔어. 그러다가 벽에 걸린 액자가 줄이 끊긴 듯 툭 기울어졌다. 그 바람에 무너져 내린 것은 내 쪽이었다. 고통의 실체에 마주치자 나는 그녀를 치유하겠다는 생각은 무너지고, 내 무력함에 눈물을 터트렸다. 이제야 그녀의 몸에 내 성기를 처음으로 넣어본 느낌이었다. 나는 작품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흐느꼈다. 그러자 그녀가 쪼그리고 앉아 내 어깨에 손을 댔다. “우리 지금 자러 갈까?”
장작가님이 언급하신 쓸쓸함+ 차무진 작가님의 색깔이 보여서 ㅎㅎ 좋습니다 @차무진 작가님도 혹시 계획하신 연작은 없으실까요?? 혹시 어떤 주제에 마음이 가는게 있는지 궁금하네요^^ 이건 개인적 궁금증인데 작가님들 책들을 읽다보면 어떤 작가님들은 저자를 읽지 않아도 글에서 그분의 색채가 느껴지고 어떤 작가님은 어떤 배우들이 악역과 선한역을 얼굴 갈아끼우고 번갈아 하듯 색깔보다 책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던데 그런 것은 작가님들께서 의도해서 그렇게 집필하시는걸까요???
ㅋㅋㅋㅋ 차무진 작가님 작품은 읽으면, 이건 차무진이다! 싶죠~
저는 아직 연작을 쓰고 있지 않지만 해인- 모크샤-무아 윤회 3부작중 마지막 무아를 언젠가 만들어보겠다는 생각만 있습니다 (생각만요) 작품마다 악역과 선한 역을 얼굴 갈아끼우듯 자유롭게 색을 달리하시는 작가님들을 존경합니다. 저는 그런 능력이 없어서...그냥 제식대로 쓰다보면 고루한 톤만 자꾸 노출되고 맙니다. ㅠㅠ 그러니 의도는 아니고...실력이 없다는 것입니다요. (노력하겠습니다)
작가님의 출중한 능력을 과소평가하시다니!!(살짝 버럭톤~) 전 작가님 작품 속 색깔이 느껴지는게 좋습니다^^ 단지 궁금해서 질문드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유명가수들 중에도 목소리톤이 독보적이라 <복면가왕> 프로에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기는 하더라구요^^ 윤회 연작도 멋지네요~ 언젠가 집필하시면 또 냉큼 읽겠습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결말이었습니다. 이게 대본이라면 연출자가 여러 톤으로 해석할 수 있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가 비로소 그녀의 절망을 체감하는 슬픈 이야기로 연출할 수도 있겠고, ‘당신을 치유하겠다’ 운운하던 시건방진 아이가 정말로 어린아이처럼 우는 블랙코미디로 연출할 수도 있겠고, 시종일관 건조한 톤으로 연출해서 나의 노력과 그녀의 반응, 마지막 대사까지 부질 없음을 강조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작가님은 어떤 톤을 상상하시면서 쓰셨는지 궁금하네요. ㅎㅎㅎ 재미있는 결말 한번 더 감사드려요!!
누가 이 질문에 답을 달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차무진 작가님...
작가님 글을 읽으니 우먼크라임 앤솔러지 『푸른 수염의 딸들』 가운데, 소향 작가님이 쓰신 「리셋」이 떠올랐습니다 아이의 방을 재현한 설치미술과 미니어처라는 점에서요 역시 대문호 분들의 상상력은 서로 통하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 책방연희에서 열리는 『푸른 수염의 딸들』 북토크에 가서 부끄러움을 극복할 수 있다면 소향 작가님께 이 에피를 말씀드리고 싶네요 :)
푸른 수염의 딸들『푸른 수염의 딸들』은 각기 다른 장르에서 독창적인 필력을 인정받은 작가들이 모여 완성한 여성 중심 범죄 스릴러 앤솔러지다. 이 소설집은 ‘복수하는 여성’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각자의 색깔을 극명하게 드러낸 5편의 단편을 선보인다.
아. [푸른 수염의 딸들]은 제가 소향작가님께 서명본을 받았는데....아직 읽지를 못했어요.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소향 작가님 작품이 제일 기대됩니다!!!
예술의 힘이, 그러니까 각색해주신 새로운 이야기 자체의 힘과 더불어 화자가 경험하는 예술이 고스란히 그녀의 "진짜"를 체험하는 스토리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예술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세계를 탐험하고, 그로 인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 그녀가 그를 이해하는(다독이는) 마지막 결말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질문받은 순간부터 끄적끄적 적어왔던 글인데, 용기 내어 올려봅니다. 500자를 거뜬히 넘기네요. 분량 조절 실패입니다(죄송합니다). 위에 차무진 작가님이 아름답게 쓰신 글이 있어 더 죄송합니다. - 10년이 흘렀다. 그녀에게 나는 뭐였을까, 많은 시간 생각했다. 복원을 바라지 않는 그녀의 삶을 일으켜 세우고 싶었던 건 내 욕심이었을까. 스물아홉의 나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 믿었지만 서른아홉의 나는 그런 환상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다만, 한 인간이 다른 인간으로 인해 구원받을 수는 있다. 내가 처음 이 말을 했을 때, 이 무슨 해괴한 말장난인가 싶은 표정을 짓던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생각할 때 구원은 하겠다 또는 받겠다는 의지가 개입하는 순간 실패다. 구원은 좋은 관계 속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고 감정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느끼는 어려움이나 문제 혹은 결핍이 상대와 있을 때는 전혀 무리되지 않는 관계. 구원은 거기서 일어난다. 그래서 내가 그녀를 구원했는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더 남아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반발심 때문이었다. 자신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그것도 자신보다 일곱 살이나 어린 남자와 주기적으로 잠자리를 갖는 걸 알면서도 모든 걸 수용하는 그 남자를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고 싶었다. 아니, 어쩌면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적어도 내게 있어 그건 방치였다. 수용이 아닌 방치, 외면, 이 관계에 대한 게으름과 종결의 무성의한 행동이라 자신했다. 그래서 그 남자를 찾아냈다. 우연히 만난 게 아니라 찾아냈다고 말하는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의 직장이라 들었던 고층 건물 앞에서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인가 싶었지만 이미 시작한 일, 끝을 보고 싶었다. 그를 찾던 도중 그녀를 추궁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그에게는 오래전부터 다른 여자가 있었다. 심지어 아이가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부터 시작된 관계였다. 그녀는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계속해서 묵인해왔다. 그녀가 그토록 사랑해마지않는 그녀의 딸 때문이었다는 걸 알았지만, 모든 게 썩어버린 기분이었다. 그녀의 삶이 어디서부터 망가지기 시작한 것인지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남편의 마음을 잃은 순간부터였을까, 딸이 목숨을 잃은 순간부터였을까. 건물 로비로 들어서는 순간, 그를 애써 찾을 필요조차 없다는 걸 알았다. 운명처럼 그들을 봤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사진에서 본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던 두 사람. 동료애라고 가장하는 듯했지만 그 묘한 기류를 모르지 않았다. 서로를 향한 눈빛이 둘의 내밀한 관계를 말하고 있었다.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사진을 힘껏 구겼다. 사진을 건네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자 구토가 밀려왔다. 당신은 대체 어떻게, 이걸 어떻게 나에게, 이 모든 상황을 알면서 대체 왜! 그럴 거면 차라리 나한테 오지, 대체 왜! 잔뜩 소리치고 싶었다. 스스로를 파괴하는 그녀의 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조하며 쓸쓸하게 웃었다. "남편이 몰라, 계속 몰랐으면 좋겠어. 내 고통이 남편 때문인지, 아이 때문인지 계속 몰랐으면 좋겠어. 아는 게 더 비참해, 견딜 수가 없어." 비틀거리며 발길을 돌렸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당신에게 묻지 못한 게 있다. 나는 무엇이었냐고. 아니, 무엇이냐고. 그녀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단꿈을 꾸는지 새근새근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그녀를 구원한 게 맞을까, 이것도 구원이 맞을까. 지금도 그녀에게는 남편이 있다. 그녀의 남편에게도 여전히 여자가 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녀를 만나는 내가 있고, 이 관계의 옳고 그름을 논하고 싶지 않다. 모두가 욕한다 해도 당신이 내 곁에 있기만 한다면 상관없다. 이게 내 방식의 구원이니까.
좋은 작품을 막장스럽게 마무리해서 죄송합니다. 근데 종종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만나는 상대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걸 어쩌다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머리로는 당연히 헤어져야 한다는 걸 알죠. 근데 그게 무 자르듯이 단순할까? 심지어 여러 관계가 얽혀있다면? 거기서 시작된 이야기가 이렇게 지저분하게 얽혀 버렸습니다(라고 핑계를 대봅니다). 연애라면 모를까 결혼이라면, 거기다 아이까지 있다면? 아니 더 나아가서 나는 여전히 (바람을 피운)상대를 사랑한다면?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곤 했는데요. 아, 어쩌면 모른 척할 수도 있겠다, 너의 바람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내가 미쳐가고 있다,고 표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러나저러나 슬픈 이야기입니다. 마음이 하나인 사람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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