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6.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책장 펼치기가 너무 두렵습니다. (앙대...!!! ㅠ.ㅠ)
히히힛
와... 아들도, 부인도, 공노식 씨도 다 살리셨네요! 안도하며 통곡하는 공노식 씨의 모습이 떠올라서, 옆에서 안정시키라고 말하는 간호사가 괜히 얄미워요. 그분은 그분의 할 일을 할 뿐인데 말이죠. 공노식 씨는 시원하게 울고 나서 아주 경쾌한 발걸음으로 병원을 나설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지님:) 저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해보고 싶었는데, 공노식씨가 시원하게 울고 나서 경쾌한 발걸음으로 병원을 나설 거라는 결말까지 덧붙여주시니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네요. 그에게는 2회차 인생의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참, 맥락상 중요한 건 아니지만 간호사 아니고, 의사랍니다(속닥속닥). 밤이나 새벽에 응급실을 간 적이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챙겨(주시거나 호통쳐)주셨던 분들이 의사 선생님들이라 생활 경험에서 반영된... (하하)
앗! 의사였군요! 죄송해요, 제가 중요한 걸 놓쳤네요ㅠㅠ 연해 님이 설정하신 부분인데 중요하죠! 의사라고 생각하고 쓰셨을텐데요! 제가 안경을 써야하나 봅니다 흑흑... 그나저나 밤이나 새벽에 응급실을 종종 가셨다니요, 쓰신 글이 생활 경험의 반영이라니 마음이 쓰이네요. 아픈 것도 서러운데 왜 (챙겨주시고) 호통도 치셨을까요ㅜㅜ
아아, 죄송이라뇨! 아닙니다. 그냥 뭔가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하고 싶은 (쓸데없는) 강박이ㅋㅋㅋ 응급실의 새벽은, 갑자기 아파서 오신 분들이 많아 꽤나 왁자지껄한데요. 그러다보니 여기저기서 먼저 봐달라는 분들이 계셔 늘 아수라장 같았던 기억이... 저는 얌전히 누워있어서 직접 호통치지는 않으셨답니다(헷). 고질병이 하나 있어서 어릴 때부터 비실비실했어요(빈혈도 심했고). 지금은 많이 건강해져서 가끔, 아주 가끔만 재발하지만요.
지금은 많이 건강해지셨다니 마음이 놓이네요! 흠, 저도 여러 이유로 병원을 자주 가는 편이지만, 여러번 간다고 해서 적응이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통증은 늘 새롭고, 병원 가는 것도 지치고요. 그래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하기도 하고요. 아파 보니까 주변 사람들이, 가능하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더더더더더더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연해 님도 점점 더 건강 걱정 없이 지내실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 아주 가끔만도 재발하지 않으면 좋겠네요!
아아, 저 울 뻔했어요.... ㅠㅠ 모두 살려주셔서 감사해요!
공노식 씨는 축성받은 묵주 팔찌를 손목에 찬 채, 우복상 위의 징을 쳤다. 맑고 날카로운 파동이 정적을 갈랐다. 그는 수첩에 적힌 주문을 외웠다. 평생을 분석하고 해체했던 영시와는 질감이 달랐다. 그것은 은유나 상징이 아닌, 끊어진 회로에 정확한 전류를 흘려보내듯 명확한 목적을 가진 신호였다. 그가 그토록 경멸했던 허상의 언어가, 이제 그가 유일한 진짜라고 믿었던 기계적 방법론을 통해 현현하는 순간이었다. 미세한 파장이 촛불 주위에 맺히더니 이내 사람의 형상을 갖추었다. 아내였다. 수녀가 경고했던 끔찍한 몰골이 아니었다. 그저 아들 찬우를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해, 8개월 전 스스로 빛을 등진, 지독히도 지친 여인의 모습 그대로였다. 공노식 씨는 숨을 들이켰다. '괴력난신이 없기는.' 이성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상념이 가릴 수 없었던 진짜가 눈앞에 있었다. 그는 주저 없이 손을 뻗어 아내의 창백한 얼굴을 쓰다듬었다. 입관할 때, 차갑게 굳은 아들의 이마를 쓸어내리던 그 손길이었다. 배우지 않아도 알게 되는, 자식의 얼굴을 쓰다듬는 부모의 손길. 만질 수 없을 거라 여겼던 아내의 피부에 미약한 감각이 느껴지는 순간, 그녀의 메말랐던 눈에서 촛농 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여보..." "당신, 참 부지런히도 나를 찾아왔군요." 아내가 희미하게 웃으며 남편의 손을 잡았다. 인두에 데어 굳은살이 박인 손이었다. "나는 길을 잃었어요. 찬우 옆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빛 너머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 끝없는 절망의 회로 속에 갇혀 있었어요. 아이에 대한 그리움이 나를 이승에 묶어두었죠." 그들은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서로의 절망을 온전히 마주했다. 공노식 씨는 자신이 왜 영시를 버리고 기계에 몰두했는지 고백했다. 아들과 아내를 잃은 후, 인간의 언어는 전부 가식처럼 느껴졌다고. 죽은 회로에 전류를 흘려보내 다시 작동시키는 것만이 유일하게 진짜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것은 부활을 향한 그만의 서툰 몸부림이었다. 아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보통 사람이라면 진작에 술에 빠지거나 완전히 망가졌을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달랐지. 당신은 당신 방식대로 미쳤어요. 죽은 것들을 살려내는 그 부지런함으로 당신의 슬픔을 견뎠고, 그 고집스러운 몰두가 결국 여기까지 닿은 거예요." 아내는 잠시 말을 멈췄다. 이윽고 남편의 거친 손바닥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당신의 그 간절한 그리움이 나를 만지는 순간, 나를 묶고 있던 절망의 회로가 끊어졌어요. 당신이 당신만의 방식으로 나를 '수리'해 주었으니까. 이제 자유로워요. 길을 잃지 않고 빛 너머로 갈 수 있어요." 그녀의 형상이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했다. 빛이 그녀를 감싸 안았다. 아내는 공노식 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기, 다시 글을 써요. 평생 미뤄왔던 당신의 이야기. 상실과 그리움 속에서도 망가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당신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완성해야 할 진정한 수리일 거예요.“ 그녀는 마지막으로 그의 볼을 쓰다듬었다. “내가 말하지 않았나요? 나는 당신이 글을 쓰고 방에서 나와 들뜬 모습을 감추려 할 때가 가장 사랑스러웠어요.” 아내는 사라졌다. 다시는 불러내지 말라는 당부조차 필요 없는, 완전하고 영원한 이별이었다. 공노식 씨는 홀로 남았다. 그는 식탁 위로 다가가 딸 은아가 놓고 간 약 봉투를 집어 들었다. 알약 다섯 개. 그의 섬망 증세를 치료하고, 죽은 아내의 환영을 지우기 위한 약들이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알약들을 싱크대에 쏟아 버렸다. 이제 그것들은 필요 없었다. 그는 환영을 본 것이 아니었다. 그는 진짜를 보았고, 진짜와 작별했다. 더 이상 약의 힘을 빌려 현실을 외면할 이유도 없었다. 그는 책상 앞에 앉아 낡은 노트북을 켰다. 평생을 영시의 은유 속에 파묻혀 살았던 그였지만, 이제 그는 은유가 아닌 날것의 현실을 기록하려 한다. 바흐가 평균율로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으려 했듯, 그는 자신의 고통을 활자로 풀어냄으로써 무너진 삶의 질서를 재건하려 했다. 그는 키보드 위에 손을 얹고 첫 문장을 써 내려갔다. “안녕하세요, 공노식입니다. 한 영미 소설가는 우리 모두가 불가능한 일들을 믿고 싶어 하고,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평생을 이성이라는 이름 아래 그 간절한 욕망을 억누르며 살아왔습니다. 괴력난신 따위는 없으며, 인문 상식은 전부 가식일 뿐이라고 외치면서 차가운 기계의 회로 속으로 도피했던 것이지요. 허나 이제 저의 경험을 빌어 말씀드리건대, 불가능한 일들은 일어날 수도 있고, 더더욱이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는 듯합니다. 단지 저희가 그것을 감지할 주파수를 맞추지 못했을 뿐이었습니다. 이 책은 깊은 그리움 속에서 탄생하였습니다. 책이 세상에 나온 후에도 그리움은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지요. 아내와 아들을 향한 그리움은 저의 남은 생에 영원한 배경음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써야만 했습니다. 상실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인간의 삶은 언제든 산산조각 날 수 있으니까요. 그때, 그 소설가는 오직 한 가지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집중하는 법을 익혔다고도 했지요. 그것은 비록 편집광적인 삶이었을지언정, 그 파편들 속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듯합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고장 난 기계를 고치는 일이었고, 이제는 활자를 조립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기록은 부서진 조각들을 그러모아 무엇이든 고치려 했던 한 남자의 수리 일지이자, 그 집요한 몰두의 끝에서 마침내 기적을 목도한 기록입니다.” 타닥, 타닥. 건조한 키보드 소리만이 적막한 방 안을 채웠다. 그의 방황은 멈췄다. 그리움은 더 이상 그를 갉아먹는 고통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게 하는 영원한 동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오오, 공노식 씨는 그 작품으로 유명해지는 건가요? 그들은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서로의 절망을 온전히 마주했다. 아아. 이 장면, 너무 좋네요....
그.. 아실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공노식씨도.. 공노식씨를 창조한 차모 작가님도 유명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느끼셨겠지만 제 결말은 작가분들을 향한 박수와 헌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드리고 싶은 말씀과 궁금한 점이 있는데, 결말을 비틀? 생각을 하고 작품을 읽다 보니 글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읽으며 작가님이 더욱 대단해 보이기도 했어요. 뭐지 이 디테일과 신박한 전개 그리고 독특한 분위기는.. 하고 말이죠. 궁금한 점은, "공노식"이라는 작명법입니다. 여러모로 대단한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례가 안된다면 어떤 사고과정으로 이 이름을 짓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내로 님. 다시한번 만들어 주신 [빛 너머로]의 결말 참 좋습니다. 저는 유명한 작가가 아니어서, 앞으로도 크게 유명할 일은 없을 듯한데 그래도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말씀 오래 간직하고 살게요. 공노식이라는 이름. 솔직히 말씀드리면 관념적으로 떠올랐어요. 아마도 저의 무의식에는 공돌이+늙은 사람+ 식자 이름을 가진 교수. 이것들이 경험 선입견이 섞여 그런 이름을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처음부터 떠올랐어요. 제가 그 이름을 지은 후,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상자랑 플라스틱을 버리러 갔는데 어떤 젊잖게 생긴 나이드신 분이 버려진 밥솥을 이리저리 보시더라고요. 그 분을 보고 딱 공노식씨다 싶었어요. 희한하죠. 글을 스케치 하는 기간에 그런 분을 만난 건. 사실 저는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이름을 특이하게 쓰려고 이런저런 궁리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늘해랑이. 연준희, 메어린, 수펄, 백한 등등....우리가 접하는 한국의 남자 이름들이 소설에 배치되면 극 감정을 해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건 순전히 제 선입견입니다. 옳다 그르다의 느낌은 아닌것 같습니다) 김철진, 박형수, 이명우, 차무진, 이러한 이름들이 너무 일상적이어서 소설이라는 안개 막을 하나 넘어서 특별한 세상으로 들어가야 하는 그곳에 어울리는 다소 특별한 이름을 가진 캐릭터가 서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그래야 허구성이 구축되는 게 아닐까, 그냥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연극 무대에서 배우의 톤은 일상의 톤과 다른 것처럼요. 또 특별한 이름이면 그만큼 기억도 잘 되고요. 아무튼 그러한 설명하기 애매한 느낌적인 느낌의 느낌이 있습니다. ^^ 공노식이라는 이름은 저도 참 마음에 듭니다. @내로 님께서 공노식의 이름이 마음에 든다고 하시니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와.. 관념적으로 떠오르셨다니.. 그럴 수가 있군요.. 저에게는 이거야말로 괴력난신이네요. 왜냐하면 저는 위 사진처럼 소향 작가님이 인류애를 말씀하셔서 정말 심플하게 No Sick으로 접근했거든요. 자연스럽게 화자의 직업도 영어와 깊은 관련이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병든(고장 난) 것들을 병들지 않은(No Sick) 상태로 되돌리려는 집요한 노력이 빛나서요. 세상을 향해 노! 식! 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외치는, 화자의 서투른 키보드 소리가 들리네요.
아픔이 없다...와. 정말이지 소설은 쓰는 자의 것이 아니라 읽는 분의 것임을 다시금 느낍니다. 너무 멋진 해석이고, 또 그러한 이름이어야 했군요. 방에서 세상을 향해 노, 식 이라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분투하는 화자. 저도 앞으로 공노식 씨를 그렇기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소향 작가님 말씀처럼 인류애가 넘치는 사람은 아닙니다. ㅠㅠ 조금이라고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와, no sick!!! 앞으로 Gong No Sick 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의미부여 잔뜩해서 그런지 이번 작품들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주인공이에요. 이대로 보내기에는 너무 아쉬워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그러나 같은 이름으로 꼭 봤으면 해요
@내로 님의 해석 진짜 멋지네요! ^^
엇, 그럼 작가님 이름 본명 아니고 필명이겠군요. 저도 10년전에 책 낼 때 본명 안 쓰고 다른 이름 썼는데, 제 본명 마음에 안 들어 쓴 그 이름 또한 흔해져서 뻘짓했구나 했습니다. ㅎㅎ
네네. 필명인데 이제 이 이름이 본명보다 더 좋습니다. ^^ 10년 전에 쓰신 필명이 문득 궁금합니다 ^^
ㅎㅎ궁금해하셔서 알려드립니다. 김지안이요. 영어 표기도 좋을 것 같아서. Kim G An. 영어 표기할 일도 없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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