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6.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제가 오래 전, 박범신 작가님이 <은교> 독자와의 만남에 다녀 온 적이 있어요. 그때 작가님은 이 책을 밤에 읽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낮엔 온갖 사회적인 허위의 옷을 입고 살아야 하지만 밤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원시적인 자아와 만날 시간이니. 그러면서 솔직히 그 작품에서 이적요와 은교가 섹스도 하고, 불타는 사랑도 하는 장면을 넣고 싶었는데 그러면 '불온한 서적'으로 찍힐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죠. (참, 아시나요? <은교>가 어떤 내용인지? 아실 거라믿고. ㅎ) 한마디로 그 작품을 통해 삶을 깽판 놓고 싶다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깽판! 다른 건 몰라도 우리도 살아가면서 깽판 놓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렇다고 진짜 깽판 놓을 수는 없고. 그래서 사람들은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리만족을 위해. 전 <은교> 되게 인상 깊게 읽었는데, 당시엔 작가님의 말은 수긍은 하겠는데 용납은 못하겠더라구요. 그래도 그분은 작가는 항상 인간의 오욕칠정에 천착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그때는 막연했는데 살아가면서 이해하겠더군요. 그전까지 저는 소설을 재미있고, 없고, 읽히느냐 안 읽히느냐 이런 것으로만 판단하려고 했던 저의 유아적 태도에서 아, 소설이란 그런 거였구나. 새 차원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소향 작가님의 작품만 봐도 "나"가 인생에서 시현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는 그냥 평범하게 사회적 틀에 맞혀 그럭저럭 잘 살았을 거예요. 그런데 시현을 만나면서 마음의 균열이 생기고, 비로소 잠자고 있던 욕망이 수면 위로 올라오잖아요. 그것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게 소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것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죠. 저도 한때는 내가 왜 소설을 읽어야 하는 걸까? 회의한 적도 있었습니다. 근데 소설이야 말로 인간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소설은 學이 아니잖아요. 그냥 보고 즐기면 되는 거지. 재미없으면 안 읽으면 되고. 저 같이 공부머리 없는 사람에게 딱 좋은 것 같습니다. ㅋ 거북별님도 그렇게 소설에 조금씩 다가가 보시기 바랍니다.^^
@stella15 "작가는 항상 인간의 오욕칠정에 천착해야 한다" 스텔라님 글 읽으니 제가 강연을 듣고 온 기분이에요. "소설이야 말로 인간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씀도 공감합니다. 좋은 글 정말 감사드려요.
저도 잊고 있었는데 @거북별85 님 덕분에 생각났습니다. 박범신 작가님 일선에서 물러나셨는지 새 책 내셨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네요. 엄청난 분이셨는데...
@stella15님의 긴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제가 소설을 본격적으로 읽은 시점은 장강명 작가님이 좋아서 그믐을 알게 된 22년 가을정도 부터이거든요 제가 예전에 읽은 책들은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명확했습니다 내용에 대해 논쟁은 있을 수 있지만 따로 해설이 필요하지도 않구요 그런데 소설이란 장르로 들어오니 모든 것들이 너무 불명확했습니다 '성장욕구'(나이들면서 알았습니다 😅그리고 정아은 작가님 북토크와 책을 읽고 자각했구요)가 있는 저로서는 좀 이해가 가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소설을 읽고 재미있었다고 하면 작가님들께서 좋아하셔서 음~재미와 성장 사이에 무슨 관련성이 있나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실은 그래서 아직도 작품 속에서 재미 외에 어떤 의미가 느껴지지 않으면 푹 빠져서 읽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소설을 읽다가 내가 일상적으로 외면했던 상황들이나 문제들을 아주 예민하게 그 상황 속으로 독자를 가두어 두거나 그 옆에 가져다두는 듯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 이게 소설의 힘인가?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리고 @stella15님이 말한 소설이 인간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분야라는 말이 확! 와 닿았습니다 한번씩 독자를 자신의 작품 속으로 정신없이 빨아들이고 느끼게 하는 작가님들을 보면 마법사같으세요^^ 소설속 세계로 조금씩 즐겁게 다가가보겠습니다😁
저도 @거북별85 님처럼 생각했어요. 덕분에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완성된 상태의 소설만 읽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게 되어서 그런 걸까 싶기도 하고요. 소설가에게는 생각보다 자유가 많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
@stella15 차무진 작가님 그런 분 아니라고 쓰려고 했는데 아래 직접 써주셔서 저는 간단하게 그렇지 않을거라고만 쓰겠습니다. ㅎㅎㅎ
아오마메, 푸른콩 여인입니다 제 최애캐 중 하나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탄생시킨 냉철한 사랑꾼?이라 할 수 있는데, <파과>의 조각과 비교해 생각해 볼 때가 많습니다 (젊은 or 나이든 여성 킬러, 사랑과 인정에 좌우되는) 그에 비해 이 작품의 '나'는 그냥 하남자 일 뿐! 으로 여겨져서 연우 이모가 사랑하지 않았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나'의 매력이 아예 없;;; ㅋㅋㅋ 저의 생각인데,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며 확인하니 신기합니다 네트워킹의 힘! ㅎㅎ
[세트] 1Q84 1~3 세트 (문학동네 30주년 기념 특별판) - 전3권꽉 막힌 고속도로의 비상계단을 내려오면서 다른 세계로 접어든 여자 아오마메. 천부적인 문학성을 지닌 열일곱 소녀를 만나며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작가 지망생 덴고. 그들 앞에 펼쳐지는 1Q84의 세계.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두 남녀는 몇 개의 달이 떠 있는 하늘 아래에서 만나게 될까?
파과 (리커버)한국 소설에 가장 강렬하게 새겨질 새로운 여성 서사를 탄생시킨 구병모 작가의 《파과》가 새 옷을 갈아입었다. 40여 년간 날카롭고 냉혹하게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아온 60대 여성 킬러 ‘조각(爪角)’.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게 삐걱거리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다.
ㅎㅎ 1Q84를 읽다만 후유증이죠. 더구나 본지가 거의 10년됐을라나? 그러니 완두콩과 푸른콩 헷갈리죠. 그래도 같은 콩과라 다행입니다. ㅋㅋ 그렇죠? 나는 그냥 평범해요. 시현을 사로잡을만한 뭔가가 없죠. 그래서 미안할 수는 있어도 사랑할 수는 없고, 이용해 먹기 딱 좋은...
저도 아오마메 때문에 IQ84 를 더욱 재밌게 읽었던. 그렇게 절도있고 심플하게 한번 살아보고 싶기도해요~목적이 있거나 킬러여야 가능한가 ㅎㅎ 마찬가지로 파과의 조각도 매력넘치는 시니어 여성 캐릭이었슴다^^ 나의 매력이 없....그러고보니 그러네요~대신 얼굴만 잘생겻을것 같아요ㅎㅎ
엇, 두 분 그리 말씀하시니 귀 얇은 저는 급땡기는데요? 책은 정말 언제 어느 때 다시 붙들게 될런지 모르죠. 영화 <파과>도 예고편 보니까 궁금하긴 하더라구요. 주인공 이름이 조각이군요. 전 왜 수북강녕님 조각이라고 하시나 뜨아했었다눙. ㅎㅎ
아오마메가 소시오패스는 아니지만 아무튼 소시오패스처럼 보일 정도로 냉정하고 유능한 청부살인업자로 나오는데 저는 거기서 너무 몰입이 안 되더라고요. 살인청부업에 대해서는 저도 모르긴 매한가지이지만, 아오마메는 만화책 보고 상상해서 만든 캐릭터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ㅎㅎㅎ 그러고 보니 ‘치명적 사랑은 구원으로 치환될 수 있다’는 게 『1Q84』의 주제이기도 한데, 책을 읽는 동안 그 주제에도 그리 설득되지 않아서... 하루키 센세 죄송합니다... <침대와 거짓말>에서 500자 백일장 꼭 참여해주세요! ㅎㅎㅎ
오, 스텔라님 덕분에 좀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네요. 저는 시현의 마지막을 읽으며(왜 눈물을 흘리잖아요) 어쩐지 시현도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생각했거든요. 복수는 있으나 남자의 잘못이 아니고, 남자의 사랑이 진실하니 그것이 시현에게 가 닿지 않았을까 하며... 그런데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하는 게 소설적으로는 더 참신한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이...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소향 작가님은 또 모르죠. 소향 작가님이 어떻게 생각하시든 그게 맞을 거예요.^^
저도 @고우리대표님처럼 생각했는데 만일 나와 너가 사랑이 아니라면? 이 작품 드라마로는 어떻게 확장될 수 있을까요? 그래서 그냥 치명적 사랑이다에 1표 던집니다^^
@stella15 500자 백일자 안 하셔도 지금 써주신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싶은 게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시각이네요. 와우!
캬~~일단 박수!!! 짝짝짝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잘 쓰시다니. 저는 쓰다가 포기했지만 연해님과 똑같이 생각한 부분, '나는 죗값을 톡톡히 치를 것이다.' 저도 너가 자기의 죗값을 치르는것을 피하지 않는다고 적었어요. '복수로 시작된 관계였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게 아픔을 전하는 일을 열렬히 응원 할 수 없다'는 @연해 님과 저도 같은마음^^
문득 얼마 전에 본 이 기사가 떠오릅니다. 이상하게 시작해도 사랑이 될 수도 있나 봐요. https://m.seoul.co.kr/news/world/global-topic/2025/10/29/20251029500008
저도 이 연인이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박수까지!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한 부분을 공감해주신 것도요. "너가 자기의 죗값을 치르는 것을 피하지 않는다"는 @초록책잔 님의 문장에서 '피하지 않는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문장이 더 강렬한 느낌이네요. 받은 상처를 복수로 응징하는 연쇄적인 악순환이 살짝 조심스럽더라고요. 하지만 시현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이 글을 쓰다가 문득, 차무진 작가님의 <빛 너머로> 속 이 문장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건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지요. 남의 신발을 신어보지 않았으면 함부로 판단하지 마세요." 어렵고 복잡한 마음이지만, 여운이 깊게 남는 소설이었어요. 곡 추천도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퇴근길에 산책하며 들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쓸쓸한 음색이 갑자기 추워진 요즘 날씨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가냘픈 목소리도요.
미래의 작가 연해 님! 와~문체도 내용도 정말 대단합니다. 전 다섯 글자도 못 쓰겠던데... 다음에 만나면 꼭 사인해 주세요! 근데 어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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