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이 오랫동안 친구였다는 말씀에 제가 올해 읽었던 『우는 나와 우는 우는』이라는 책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이 책의 저자인 하은빈 작가는 태어난 지 22개월이 되었을 때, 근이영양증을 진단받아 '동이'라는 전동 휠체어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라는 이름의 연인과 (서울)대학교 연극 동아리에서 처음 만나 연애를 하거든요(이 책의 결말은 헤어짐이지만, 그 또한 하나의 사례일 뿐 제 글에 오해가 없기를 바라요). 그래서 하뭇님이 말씀하신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 미처 생각할 수 없는 수많은 상황에서의 어려움과 입장 차이"라는 문장에도 고개를 주억거렸습니다. 제가 그 책을 읽으며 미약하게나마 알아갔던 부분이었으니까요(그럼에도 모르는 게 너무나 많지요).
저는 당시 하은빈 작가의 북토크도 다녀왔었는데요. 그녀가 계속 우의 곁에 있었던 건, 그녀가 유별히 착하거나 우가 극진히 잘해주거나 그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단지 우와 있는 것이 웃겼기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꽤나 유쾌한 커플이에요). 명석하고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우를 하은빈 작가는 진심으로 사랑했고, 우를 사랑하게 된 것 또한 우의 장애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우가 장애인이 아니었다면 헤어짐의 이유도 사랑의 양상도 크게 달랐을 것이라고. 장애가 없는 우는 우가 아니고, 이 사랑의 특수한 상처들 또한 없었을 것이라는 그녀의 목소리에 유독 힘이 실렸던 기억도 납니다.
제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과거에 제가 만났던, 특수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구)연인은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떠나 그저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제자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다는 마음이 들 때가 많았어요. 저 또한 그 마음을 닮아가려 노력했고요. 그래서 하뭇님의 "적어도 비하와 차별, 혐오는 사라졌으면 좋겠어요."라는 문장에, 저 또한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보니, @하뭇 님과 그믐에서 제대로 대화를 시작했던 게 아마 '필사모임' 덕분이지 않나 싶은데요. 종종 모임이 겹치면서 이러저러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번 이야기는 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진솔한 말씀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는 나와 우는 우는 - 장애와 사랑, 실패와 후회에 관한 끝말잇기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에서 활동했고 일라이 클레어의 《눈부시게 불완전한》을 우리말로 번역한 하은빈 작가의 첫 책이자, 장애를 가진 연인과 함께하다 헤어진 후 장애 담론의 언저리를 서성이게 된 개인적 경험이 담긴 책이다.
책장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