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6.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내로 님의 결말이 추가되자 <포틀랜드 오피스텔>은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가 되는 거 같습니다. @소향 작가님이 쓰신 1부에는 형편없는 이야기꾼 세 사람이 등장합니다. 건이 엄마는 가짜 이야기로 연우 엄마를 공격하죠. 연우 이모가 건이 엄마와 ‘나’를 공격할 때 사용하는 것도 가짜 이야기입니다. 어쨌거나 이야기에는 힘이 있으므로 연우 엄마는 죽고, 건이 가족은 파괴됩니다. 그러나 이 가짜 이야기들의 힘은 거기까지입니다. 이미 일어난 역사를 바꾸지는 못하며, 가짜 이야기의 힘에 당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속았다, 당했다고 생각합니다. @내로 님이 쓰신 2부에서는 나와 연우 이모, 건이 엄마가 모두 노련한 이야기꾼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이제 그들은 가짜 이야기를 쓰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바꾸는 작업에 착수합니다. 2부에서 그들이 만든 이야기에는 1부의 이야기보다 훨씬 더 큰 힘이 있어서, 사람을 구원하기도 하고 나락에 떨어뜨리기도 하고 박제시키기도 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
저는 지금의 <포틀랜드 오피스텔>이 그 자체로 멋진 결말이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숙제를 하며 다른 분들의 결말을 읽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님 덕분입니다. 또한 '이야기'는 사실과 가짜를 모두 품은 단어인데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시니 제 결말이 진정한 소설로 재탄생하는데 기여한 느낌이 듭니다. 무엇보다.. 장르는, 작가님 말대로 모두가 노련한 이야기꾼이 되었으니 "성장" 소설이구요. 1부와 2부를 능숙하게 해석하고 연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맥주 하.. 어떻게 이런 해석이라니. 그믐의 이 방 아니면 어디서 이런 글을 볼까요?
와... '나'가 갑자기 멋있는 캐릭터로 단숨에 성장한 느낌이에요. "나는 개의치 않았다. 내 구원은 너의 답장이 아닌 나의 증명에 있었으므로."라는 문장에서 특히. 하지만 '너'의 존재감에는 역부족이었네요. 예상치 못한 '너'의 등장에 소름이 쫘악! 돋았습니다. 지독한 자기 연민과 기만이라는 '너'의 독설이 송곳처럼 박힙니다. 거의 촌철살인 아닌가. '오독'이 이토록 무서운 것이었군요. 제 글에 등장한 '너'가 강인하고, 매력적이었다 말씀해주셨지만, @내로 님의 글의 '너'는 정말이지, 압도적이네요. 5년 동안 쌓아 올린 통렬한 복수! 저는 이 글을 읽다가 문득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떠오르기도 했답니다. 그 책에서도 여주인공이 어마무시하지요. 이번에도 내로님의 '작품' 너무 잘 읽었습니다. 충격이 가시질 않아 얼얼하네요. 그건 그렇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신다고 하시더니 엄살이셨습니다? See far! (아, 이럴 때 쓰는 거 아닌가?)
"역시나"라는 부사를 쓰지 않을 수 없네요. 깊은 시선으로(혹은 시선이 깊어질 때까지), 역시나 숙제를 세심히 돌아봐주셨네요. 사람이 변화하는 것은 '과정'이기도 하지만 '결심'이라고, 한 교수님이 말씀하시더라구요. "나"를 결심의 대명사로 탈바꿈 시킨 것은 역시나 소설에서 편지를 쓰겠다는 "나"의 모습에서 착안했습니다. 물론 그가 책을 내게될 지는 저도 몰랐습니다. 시작은 아내였어요. 제 기준에 아내는 "신망"에 자신을 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유소년 시절을은 모르겠으나 적어도 대학 시절 가난한 청년을 사랑하는 희생적인 여자로, 이후 가정을 든든히 책임지는 아내, 이어 아이들을 지키는 엄마로서의 신망을 보기 좋게 획득했습니다. 가정이 파괴되었어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아요. 가정이 무너진 상황에서 "회복"을 말하는 새로운 신망의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녀는 작가의 길을 통해 새로운 신망을 공식화합니다. 이후 전남편인 "나"는 장인의 권력 때문에 더 이상 전문직 생활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의 세심함과 집요함은 그를 예술의 세계로, 활자의 세계로 이끌죠. "나"가 작가가 되지 않을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너". "너"야말로 예술가의 피를 가진 집안이고, 그 자신이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풀어내기만 하면 됩니다. 5년이란 시간은 충분한 시간이고, 꽤 많은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봤습니다. 줄리언 반스를 언급해주셔서 감사해요! '책이 재밌구나!' 라고 처음 느낀 게 14살 때 용이 나오는 판타지 소설이었어요. 이후 책과 친해질 기회를 잡지 못했고, 2년 전? <예감을 틀리지 않는다>를 읽고 소설의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줄리언 반스가 저를 소설의 세계로, 더 나아가 그믐의 이 자리에까지 있게 한거죠. 서로 다른 매력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속죄의 길을 걷는 연해님의 "너"야말로 아팠습니다. 속죄라고 하니, 최근에 개정판이 나온 폴 오스터의 <환상의 책>을 한 번 읽어보세요. 속죄란 무엇인지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가지게 됩니다. 저는 재밌어서 며칠만에 읽어내렸어요. 제 결말에서 5년이란 시간은 포틀랜드에 나온 나, 너, 아내를 완벽히 탈바꿈시켰고, 무엇보다 그들의 결심은 완벽하게 그 5년을 살게 했던 것 같습니다. <환상의 책>에 나온 화자 또한 몇 번의 결심 덕분에 죽을 위기에서도 살아냈던 것 같아요. 비록 세 번째 숙제에서 아이디어 부재에 봉착했지만 (엄살 아니에요!) 저 멀리 성실한 거인이 손을 흔들고 있었고, 덕분에 저만의 길을 새롭게 모색해볼 수 있었습니다. (근데 이정도면 See far를 저희 <새로운 시대의 문예창작과> 급훈으로 삼아야 하는 건 아닌지 교수님께 묻고 싶네요.)
오늘 부로 저희 수업 이름은 <새로운 시대의 문예창작과>이고, 급훈은 <See Far>입니다. See Far! ^^
갬동..🥲
갬동2222🥹 저의 소원은 문예창작과 학생이 되어보는것! 우등생들 너무 많으셔서 그냥 교실에 같이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넘 행복해요!! 게다가 쌤이 @장맥주 님 🤓🤭
우등생이 너무 많아서 강사가 속으로 몹시 마음이 쫄아 있습니다. 이 반 뭐야... 무서워... ^^
그믐 백일장에 그믐 문예창작과 라니!!참 멋지네요!! 청강생도 함께만 해도 조으네요~😁
지금도 수강 신청 받습니다. ^^ 문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거북별85 님!
부칙으로 급훈 앞에 우리말 감탄사를 붙여서는 안된다는 조항을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급훈 시행령 부칙 1조 붙여도 되는 감탄사: 어머나, 우와, 오호라, 오오, 옳거니, 지화자 붙이면 안 되는 감탄사: 아, 이런, 에이, 에휴, 에라이, 으이구, 얼씨구 중립: 와, 헉, 음
오호라~see far! 얼씨구 ㅎㅎㅎ
이 방에 있다보니 see far 를 어디 책 제목으로라도 써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옳거니~ See far!
지화자! See far~~.
중간만 가도 좋겠는 학생. ㅎㅎ
교수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
우와, 이토록 정성스러운 화답이라니, 감동입니다. 내로님의 글을 읽으면서 '신망'이라는 단어가 생경하게 다가왔어요. 일상에서 자주 쓰이지 않는 단어인데, 이 단어에 매료된 아내의 삶에서 지독한 광기가 느껴졌거든요. '신망에 자신을 거는 사람'이라는 대목에서는 대상만 달라졌을 뿐 그녀만의 집착스러움은 계속되겠구나, 싶기도. 어쩌면 '나'를 향한 은경의 마음도 그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내로님의 설명을 읽으며 이해가 쏙쏙 되었습니다. 단연코 '너'의 등장이 가장 압도적이었지만요. 추천해주신 《환상의 책》은 어떤 책인지 몰라 살짝 검색을 해보았는데요. 상실, 우연, 기억, 애도 등의 단어가 눈에 들어왔어요. '속죄란 무엇인지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가지게 된다'는 내로님 말씀에, 제 읽을 책 목록에도 살포시 넣었답니다. 여담이지만요. 저는 속죄까지는 아니더라도 좋게 말하면 자아성찰, 더 정확히는 자기검열과 죄책감을 자주 갖는 편이에요. 그래서 '속죄'라는 단어에 유독 더 몰입하는 것 같고 '믿음'이라는 단어 또한 마찬가지 이유로 좋아합니다. 인간의 믿음이란 어디까지 가능한 것일까, 영원한 믿음이란 게 있을까(내일부터 읽기 시작할 <침대와 거짓말>의 세 번째 숙제도, 비슷한 결로 구상하고 있고요). 《환상의 책》뿐만 아니라 폴 오스터라는 작가는 위에 다른 분들이 올리신 글을 보니, 호불호가 꽤 갈리는 것 같네요. 저는 이분의 저서를 읽어본 적이 없는데, 궁금해서라도 이 책은 꼭 읽어보겠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문예창작과> 급훈 너무 좋은데요! 입에 쫙쫙 붙어요(하하하). 교수님도 흔쾌히 수락하셨으니, 다시 한 번 외쳐봅니다. 오늘 하루도 See far! (웃참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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