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눔] 송강원 에세이 <수월한 농담> 혼자 펼치기 어렵다면 함께 읽어요!

D-29
엄마가 이름표 때문에 슬펐던 건 아닐지 혼자 마음대로 상상했다. 누군가의 딸, 아내, 며느리, 그리고 엄마. 자식이 하나밖에 없는 엄마는 나 말고 당신을 ‘엄마’라고 부를 사람은 없다. 내가 있어서 엄마는 엄마가 되었고, 엄마다. 엄마라는 이름표만이라도 없다면, 엄마가 조금 홀가분해질 수 있을까 순진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를 열심히 쓰면서도 엄마를 애써 지우려 했다. 그렇게 쓰고 또 쓰고 돌고 돌아서 결국 엄마다...(중략) 그래서 이렇게 쓰고 또 쓰고 돌고 돌아서 엄마를 쓴다. 저물어가는 엄마를, 스러져가는 엄마를, 그러다 한순간 붉게 작열하는 엄마를, 그 모든 엄마를 쓰고 또 쓴다. 결국 해가 지고 어두운 밤이 찾아오겠지만 저물어가는 풍경을 가장 선명히 기억하려는 마음으로. <수월한 농담>, 송강원 저는 아이들에게 '엄마'라고 불리는 게 좋아요ㅎ 저밖에 들을 수 없는 말이잖아요 저도 엄마라고 부르는게 싫어서 김여사님~으로 가끔 부르긴 하는데 결국 엄마더라구요.
#삶의 재발명 부분을 읽으며 <안녕한 죽음>이 떠올라서 책을 데리고 와 봅니다
안녕한 죽음 - 두려움을 넘어 평온한 마지막을 준비하는 지혜나의 죽음, 마지막의 마지막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가족의 마지막을 생각해본 적은? 먼 훗날의 일이니까, 또 무섭고 불길한 일이니까 미뤄두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 《안녕한 죽음》의 저자 구사카베 요는 그 마지막을 ‘지금’ 생각해놓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 이야기한다.
소개글만 봐도 마음이 먹먹해지네요. 주말에 읽어볼게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보란 듯이 요구하는 일이 몸에 밴 아버지의 엄마 앞에서 나는 나의 엄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나는 옥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자주 묻는다. 버릇처럼 튀어나오는 “아들이 좋으면, 다 좋지”라는 대답은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대답 대신 침묵이 길어질 때면 이것과 저것을 던져본다. 둘 중에 어떤 걸 덜 원하는지를 답하는 것이 그나마 편해 보이기 때문이다. - <수월한 농담>, 송강원 - 밀리의서재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송강원 지음
죽음을 끌어안은 삶이 이토록 다채로운 것이라면, 죽음은 과연 사라지는 일일까. 사라지는, 사라진 것들은 모두 슬픈 일일까.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수월한 농담-p25, 송강원 지음
엄마가 저물면 어디로 가게 될까.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 - p56, 송강원 지음
엄마가 아프고 나서야 시간은 유한해졌고, 서로의 마음이 교차하는 기쁨이 공통의 것이 되었다.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엄마를 쓰다가> P64, 송강원 지음
방과 후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 그날 저녁 옥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 내가 가장 가까이서 옥이 풍기는 죽음을 맡았는데 그때 나는 왜 아무것도 하지 못했나. 그날 아침 꿈에 대해서, 슬픔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나는 왜 옥에게 다시 묻지 못했을까. 차라리 옥 앞에서 울면서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따지기라도 하지, 왜 못했을까. 그 시절을 돌아보며 어린 나의 멱살을 잡았다가 천천히 놓는다. - <수월한 농담>, 송강원 - 밀리의서재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송강원 지음
작가님. 안뇽하세여~~^^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여기 자책하는 부분이 나오는데요. 제가 부모가 되고 보니, 자녀는 그 존재 자체가 빛이더라구요. 꼭 무엇을 하지 않으셨더라도 옥은 아드님이 큰 의지가 되었을꺼에요.
자신의 부재를 메우려는 아버지의 정성은 주로 일방적이었다. 불편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어린 마음에도 그의 최선을 지켜주고 싶었던 것 같다. 엄마가 평생 그러했듯이.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p.11, 송강원 지음
어른이 되면 상대방을 온전히 헤아릴 줄 알았는데요. 돌이켜보니 저만 봐도 일방적인 "선의" 나 "호의"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이 문장이 많이 와 닿았어요. 강원님의 어리고 넓은 마음이 느껴져서 먹먹했어요.
먼저 표현하기 전에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볼 줄 아는 여유와 배려가 필요한 것 같아요. 저도 막연히 짐작하고 내 멋대로 베풀고 그만큼 반응이 없으면 혼자 서운해하는 일들을 그만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랍니다.
찰나 속에서 간절하게 영원을 바랐던 무대 위의 순간을 비로소 이해한다.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송강원 지음
이 문장이 어마어마한 상상력을 불러일으켜요. 찰나, 영원, 간절...
오늘 아침, 엄마는 다시 눈을 떴다. 병원임을 알아차리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또 여기네.” “엄마…… 실망이 크제? 이왕 눈 뜬 거 오늘 내랑 잘 지내보자.”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송강원 지음
나를 낳았던 몸은 재가 되었고 내게 사랑을 남기고 떠난 혼은 마리아가 되었다. 그렇게 엄마가 저물었다.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P.104, 송강원 지음
엄마가 저물었다. 저 문장이 가슴 시리게 와닿네요. 육신은 저물었지만 작가님의 마음속의 어머니는 오늘도 내일도 다시 떠올라 함께 빛나고 계실거니까요.
맞아요 존재의 상실이 마음속에서 다시 새롭게 자리 잡는다는 것. 새롭게 깨달아가요.
부산으로 가는 길. 나는 알고 있다. 집에 도착하면 엄마는 집에 없을 것이다. 나는 엄마 없는 집으로 가는 중이다. 집에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엄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왜냐면 부산에 가면, 집에 가면, 늘 엄마가 날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한 번도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러므로 엄마 없는 집으로 가면서 엄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건 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다.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송강원 지음
낯선 사람에게 도움받는 일을 불편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엄마는 첫날부터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했다. 죽고자 하는 일은 살고자 하는 의지만큼 강했다.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송강원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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