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서점] 비비언 고닉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같이 읽기

D-29
고래님 글을 읽고 @무슨 님이 써주신 글을 읽어봤는데요, 사람들이 원하는건..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나"이지, 있는그대로의 "나"는 아니라는 뜻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세상은 모두의 착각속에 이루어지는 조화로운 곳이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어느 누구도 나를 알고 있지 않아요. 그들이 보고 싶어하는 "진공상태5"가 있을뿐이죠. 혹은 그들 스스로가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 혹은 믿고 있는 "진공상태5"가 있겠지만, 사실 그건 진짜로 "진공상태5"가 아니에요. 하지만 상관없어요. 모두가 그런걸요. 모두가 자신의 프리즘으로 세상을 보고 있고, 모두가 그런 착각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그 속에 어떤 조화로움이 있어서 세상이 이상하지만 아름답게 굴러가고 있는것 같아요. 그냥 저의 진공상태5피셜 입니다 ㅋ ^^
이번 모임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같이 책을 읽어서 그런가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듯 합니다:) 저는 책을 일찌감치 다 읽고, 오랜만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버지 칠순 기념 여행이라 서점 문까지 닫고요ㅎㅎ 이렇게 여행한 게 근 1년 만이네요. 여행 다녀와서 오늘 서점 오픈 하자마자 그믐에 접속했습니다. 그 사이 이렇게 많은 글이 올라왔을 줄은! ㅎㅎ 다들 잊지 않고 책 읽고 계셨군요! 고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위에 '화제로 지정(노란 박스)' 해둔 @고래 님의 질문! 보셨나요? 저도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했습니다. 저도 읽으면서 잘 이해가 안가서 여러 차례 읽었던 부분이었어요. 해당 부분 발췌를 해봅니다. 책에는 내, 네 부분에 볼드 처리가 돼 있는데, 아래는 *표를 달아두었습니다. ------------------ "제발. 비니가 힘들어하고 있어. 그건 너한테 아무 의미가 없니?" "없어. 왜 있어야 되는데?" "걔가 원하는 건 너니까!" "아니야,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다니 무슨 뜻이야?" "그 사람은 날 전혀 몰라." 마리가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날 원할 수 있지? 그 사람이 원하는 건 내*가 아니야." "그럼 누군데?" 나는 멍해졌다. "넌 아무것도 모르니?" 마리가 부드럽게 말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절대 네**가 아니야." 마리는 자신의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117~118p) 우리는 호기심 가득한 차가운 표정을 하고 거기 서 있었다. 비니를 쳐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마리를 빤히 쳐다보았다. 마리는 혼자였다. 마리에게서 감정의 물결들이 흘러나왔다. 뜨겁고 조용한 물결들이었다. 그것은 지혜롭지만 모욕을 당한 외로움이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절대 네***가 아니야.) 우리는 연민도 슬픔도 없이, 젊고 쌀쌀맞은 얼굴로 마리를 쳐다보았다. 마리는 거기 앉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마리의 눈빛이 우리 가운데 한 명, 또 한 명을 멍하게 스쳐갔다. 그러다 내게서 멈췄다. 나는 내 몫의 혼란이, 단단하고 비열하고 집요한 혼란이 솟아오르는 걸 느꼈다. (122~123p)
저의 경우, 마리가 자신을 지칭하며 말한 '내*'는 '자신의 본모습'을 일컫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앞부분을 읽으면서 마리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그녀를 원한다는(심지어 약혼한 캐럴이 있는데!) 비니의 갈망 같은 게 잘 이해가 가지 않더라고요. 마리가 저자를 지칭하며 말한 '네**' 역시도 저자가 가진, 스스로만이 알고 있을 본모습이 아닐지요. 사람들이 어떤 사람에 대해 원하는 건(그게 누구이건 간에) 각자가 만들어낸(갈망을 더하든 더하지 않든) 하나의 이미지(혹은 허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저자 역시 마리의 본모습은 잘 알지 못했고(마리는 미지의 존재였다, 97p) 비니가 가진 부정한 욕망(112p) 을 제 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그저 짜릿해 하고 있었던 것뿐이지 않았나...(111p)
123p에서는 괄호 안의 말이 저자가 마리에게 들었던 말을 그대로 마리에게 되돌려 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괄호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인지, 그저 이전의 마리와의 대화를 혼자서 복기한 것인지 궁금했습니다.(다시 보니 둘 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둘중 무엇이건... 저자는 마리에게 '네 말대로 사람들이 원하는 너의 모습은 결국 너가 생각하는 너가 아니다.' 라는 걸 다시한번 알려주고 싶었던건지도요. 너의 본모습은 지혜로울지라도, 그것을 드러내봤자 결국 이렇게 모욕을 당하게 되고 모두의 쌀쌀맞은 눈빛을 받으며 외롭게 되고 만다는, 그 현실을 깨달았기에... '마리는 나와 함께 그 방에 영원히 갇혀 있다. 간수인 나는 그 문간에, 잔인한 무지로 만들어진 땅 위에 서있다. 그 땅은 내가 마리의 외로움이 무슨 뜻이었는지 이해해보려고 무능한 분투를 할 때마다 몇 번이고 다시 자리를 바꿀 뿐,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무너지지 않았다.'(123p) 심지어 그 현실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라는 사실...
'그곳은 무분별한 갈망에 따라 앞날이 가늠되는 세계였다. 그곳의 모든 것이 그 무분별함에 달려 있었다. 무지한 채 남아 있기 위해서는 힘겨운 노력이 필요했다. 모르는 채 남아 있는 일에 실패한 사람들은 고립되었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은 항상 누군가의 굴욕을 필요로 했다.'(123p) 무분별한 갈망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자제하고 억제하는 것에 실패한 사람(마리)들은 고립되고, 성공한 사람(비니)들은 누군가의 굴욕(지켜보기만 했던 모든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결국 저자는 무지한 채 남아있기 위해 애쓴 사람 중 하나였다(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죠)라는 씁쓸한 현실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이 오래도록 변치 않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지만, 우리는 더더욱 [ 똑바로 앞을 보고, 입을 다물고, 온전하게 균형을 잡는 것 ] 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하기에 이 챕터에 이런 부제가 붙은 게 아닌가도 싶습니다. '입을 다물고' 라는 게 무분별한 갈망을 자제하는 것을 말하는 거라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gorogoro @바이올렛북 @고래 @핫팩 @요니 @Bench @진공상태5 @늘보 @anne @위대한개츠비 다들 2월의 마지막 날 잘 보내고 계신지요? 어제는 서점에서 이번 모임책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쉽지만은 않은 내용이었지만 같이 이야기 나누다보니 책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듯한 기분을 맛보았습니다. 온오프라인 모임을 동시에 하느라 한 권의 책을 곱씹어 읽으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도 같고요. 모두 저와 비슷한 마음으로 완독하셨기를 바라봅니다:) 3월부터는 또다른 책으로 모임을 진행합니다. 이번처럼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하는 책도 있을 예정이고요. 오프라인 모임만 진행하는 책도 있을 듯 합니다. 서너가지 책을 두고 아직까지 고민 중입니다만... 곧 모집 시작할 3월 모임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그러면 이렇게 2월의 '화목회'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참여해주셔서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마지막까지 이야기 나눠주신 @진공상태5 님! 특히 고맙습니다.^^)
2월의 마지막에서 제일 아쉬운 건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의 문이 닫힌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어요. 어제 아끼는 동생이 생일이라 이 책을 선물했습니다. 둘이서 조촐하게 독서모임을 하자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반만 읽고 그믐에서의 독서모임이 끝나 다음 내용이 궁금하네요. 요즘 이 책 저 책 욕심 부리느라 비비언 고닉과 깊은 애정을 못 나눠서 미안한 마음이네요. 동생이랑 3월까지 읽어 보겠습니다. 모든 분들 반가웠습니다!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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