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의 빨간 지붕

D-29
한국인이 일본말을 정확히 발음 못 하듯이 일본인도 한국어 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못한다. 뭔가 항상 냄새가 난다. 경상도 사람들이 쌀 발음을 못하는 것하고 같다.
일본엔 메밀국숫집이 많다.
글을 읽을 때 그 안에 들어가 그걸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비행기에서 보면 한국은 아파트만 보이고 일본은 단층집만 보인다.
젊을 땐 한적한 곳을 걸으면 괜히 들뜨면서 옛날 생각도 나고 그랬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 그런 것도 없다. 정서가 많이 메말랐다.
일본은 가라오케에서 뭘 잘 시켜 먹는다.
일본인은 음식을 먹기 전에 거의 예외 없이 인사를 하고 먹는다. 아마도 신에 감사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그들은 지진이나 태풍 같이 재난이 많아 어떤 신에 늘 비는 것 같다.
여자들의 질투가 무섭다. 별 것도 아닌 것 때문에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다.
한 사건의 인물, 그 주변 인물들의 증언이 이야기를 구성하기도 한다.
작가가 여자면 인물들이 확실히 여자가 많다. 여자는 여자가 더 많이 알아 그런 것이다.
아버지가 없다고 그것으로 잘못을 논하는 인간들에게 책 잡히지 않겠다고 그것을 어머니가 따로 가르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아버지가 없으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냥 그런대로 살면 되는 것이다. 남에게 크게 피해만 안 주면 되는 것이다.
귀엽다는 말은 뭔가 소득은 없을 것 같은데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말하는 것 같다.
나는 책에 감사의 절을 여섯 번 올렸다. 어제 안 한 것 같아 그렇게 한 것이다.
술 먹을수록 자기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게 책을 겨냥한 거면 된다.
글의 재미와 지침 글 초반에 작가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쓰지만 독자는 지금 작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하철 직원도, 상대가 자기처럼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설명하지만 승객은 무슨 소릴 하는지 도통 모를 수 있다. 백성들을 어리석음 속에 그대로 방치하려고 (그래야 고분고분하니까) 예전에 한글 창제에 반대한 양반들처럼 요즘도 법원 판결문이나 의사들의 용어(Jargon)는 한글화할 생각 전혀 없어 영어 그대로 쓴다. 드라마에서 의사들이 하는 전문용어 설명이 밑에 잠깐 자막으로 스치듯이 나오는데, 잠깐 멈춤 없이는 다 읽기도 쉽지 않다. 의료분야 용어 순화(醇化)에 미디어도 책임이 큰데, 그런 식으로 감싸주니까 나라가 온통 의대 공화국이 되어 정권조차 감히 어쩌지 못하고 ‘정권은 의사들을 이기지 못한다.’라는 명제만 언제나 참이 되어 국제적으로는 과학 분야 노벨상 하나 없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한국에서만 큰소리 뻥뻥 치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때, 역무원이 119에게 “어느 병원으로 가시죠?” 하면 “저희도 빈자리가 있는 병원을 가면서 알아봐야 합니다.” 라는 공허한 대답만 듣게 되고, 교통사고 환자가 전국 병원을 뺑뺑이 돌다가 결국 사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게 일어난다. 그들이 자기들만 쓰는 외계어를 고수하는 이유는, 자기 영역에 함부로 접근하지 말라는 소리다. 한 마디로 자기 기득권 유지와 밥그릇 챙기기에 다름 아니다. 옛날에 백성들이 한문(漢文)만 있어 방(榜)을 붙여도 무슨 소린지 모르게 하려는 것하고 같다. 겉에서 봐서 모르니까 더 그럴듯해 보이는 것이다. 민중이 문자를 아는 사대부를 우러러보게 하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보면 세종대왕이 얼마나 위대하고 백성을 아꼈는지 안다. 왕도 실은 기득권인데, 그것보다는 오직 백성들의 입장(알 권리)만 생각해서 한글을 몰래 만든 것이다. 아, 이 대목에서 너무 흥분한 것 같은데 다시 돌아와서, 책을 나중에 또 읽으면 초반에 작가가 한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뒤에 가서 어느 정도 흥미를 붙인 다음에 다시 앞부분으로 돌아와서 읽으면 이해 안 되던 게 그제야 이해가 되는 경우도 많다. 독자가 작가를 100% 다 이해하긴 힘들다. 그래서 좋은 책을 거듭 읽으면 처음에 미처 몰랐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도 있다. 독자가 작가가 쓴 책의 내용에서 그 작가보다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이다. 그냥 무심코 단순하게 쓴 글을, 독자가 거기서 큰 깨달음과 함의(含意)를 얻는 것이다. 이런 경우 그 독자는 헤비(Heavy) 독자다. 책에서 장(章, Chapter)이 바뀔 때(아니면 책의 첫머리에서), 그냥 느닷없이(맥락 없이) 낯설고 생소한 말을 꺼내기 때문에 독자는 이해가 안 가는 것이다. 영화로 치면 전에 끊긴 신과 이어지지 않는 다른 내용과 인물들이 등장하는 새로운 신(Scene)이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어느 정도 불친절해야 그 작가에게 뭔가 신비감이 감돌아 인기를 끌기도 하니까.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의도가 안 그렇더라도(신비주의 콘셉트가 아니더라도) 작가만큼 독자는 그 배경을 잘 몰라 글의 내용을 전부 다 이해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독자는 그냥 읽어나가려고 한다. 왜냐하면 책값이 아깝기도 하고 이 정도를 가지고 포기하면 자신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려운 책을 쓴 작가와 한번 일전을 겨루려는 독자의 고집과 오기가 작동해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런 흥미나 재미, 흡입력도 없어서 이해가 안 가는 책을 붙들고 있는 것보다 더 큰 어리석음과 시간 낭비는 없다고 본다. 독자는 이해되는 것만 가지고 진도를 나간다. 그 책이 충분히 자기에게 유용하다고 판단되면. 또는 흥미와 재미를 유발한다면. 참아가며 계속 읽는 것은 그 글이 지금 이해 안 가는 것을 충분히 상쇄(相殺)하고 남는 것 같아 그런 것이다. 그 재미가, 이해 안 가는 지금 부분에게 지면 독자는 한 번은 봐줘도 자꾸 그러면 그 책을 그만 덮을 수도 있다. 이런 걸 감안(勘案)해야 한다. 독자에게 자기 책을 끝까지 읽게 하려면 너무 자기만 아는 얘기를 두서없이 하지 말고 좀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글을 써야 한다. 되도록 쉽게 써야 한다. 알고 보면 어렵기만 한 글은 심오(深奧)한 뭔가가 있는 것보단 자기도 아직은 완전히 이해를 못 해서 그렇게밖에 설명(표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모르니까 자꾸 중언부언하는 것이다. 솔직히 어려운 책은 독자에게 남는 것도 없고, 자기 것으로 되는 게 하나도 없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 축적되면 차츰 어려운 책도 이해하게 된다.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 독자의 지침과 배신이 재미와 유용을 이기면 독자는 그 책을 저 구석으로 던져버릴지도 모른다. 이런 이해 불가, 불친절로 독자를 자꾸 지치게 하면 독자는 그 책, 그 작가와 멀어질 것이다. 그럼 점점 자기 책은 안 읽히는 책이 될 것이다. 그래도 좋은가? 쓸데없이 어렵게 하는 말이나 글은 정직하지 못한 것이고 자기 안의 뭔가를 숨기려는 것이다. 결국 상대에게 친절하게 알려주려는 게 아니라 자기방어에 급급하고 그 안에서 자기만의 어떤 혜택을 혼자만 누리려는 흉계(凶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가스라이팅해서 기억을 지워버리고 자기 살인에 대해 좋게 쓰라고 시키는 글인가.
남자가 떠날 때 그 슬픔을 노래한다, 이런 경우 주로 가수는 여가수다. 남녀는 상대를 몰라 신비로워 그에 대한 동경이 있다. 이런 걸 알고 여자는 남자 앞에서 내숭을 떨고 남자는 뭔가 있는 척 허세를 부린다. 상대에게 잘보이고 싶은 것이다. 이별의 노래에서 남자가 부르는 노래는 여자가 떠나거나 짝 사랑해 그 심정을 몰라주는 것을 원망하는 내용이다. 상대가 자신을 떠나는 것을 상상하며 들으면 이해가 간다. 남자는 남자의 노래를, 여자는 여자의 노래를 들으면서 자신의 이별의 아픔을 달랜다.
이별의 노래 남자가 떠날 때 그 슬픔을 노래한다, 이런 경우 주로 가수는 여자다. 다비치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를 들어보라. 남녀는 서로 베일에 싸여 상대를 몰라 그에 대한 동경이 있다. 자신이 상대가 안 되는 이상 서로 영원히 모른다. 여자는 여자를, 남자는 남자를 잘 알아 그 마음을 더 잘 알지만 신비감은 사라진다. 이런 걸 알고 여자는 남자 앞에서 내숭을 떨고, 남자는 뭔가 있는 척 허세를 부린다.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이다. 이별의 노래에서 남자가 부르는 노래는 여자가 떠나거나 짝사랑해 그 심정을 몰라주는 걸 혼자 서러워하는 내용이다. MSG워너비의 <바라만 본다>를 들어보라. 상대가 자신을 떠난 것을 상상하며 들으면 공감된다. 남자는 남자의 노래를, 여자는 여자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별의 아픔을 달랜다.
은중과 상연에서 상연 같은 캐릭터는 현실에선 잘 없다.
나는 한 문장 한 문장에 깊이 빠지면서 읽기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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