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의 빨간 지붕

D-29
세상 모습 못 사는 것들끼리 서로 먹겠다고 아귀(餓鬼)다툼하고 지지고 볶는 것이 세상의 모습이다. 위에서 보면 자신들이 던져 주는 고깃덩어리를 서로 먹겠다고, 또 이런 난리도 없다. 몇 안 되는 그들은 내려다보며 흐뭇한 미소를 날릴 것이다. “거봐. 너흰, 역시 안 된다니까.” 절대 실컷 먹게 안 주고 죽지 않을 만큼만 던져 준다. 다 죽으면 일할 인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이런 인간들도 쓸모없게 되었다. AI가 대체하기 때문이다. 큰소리칠 수 없게 되었다. 점점 있는 것들의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점점 더 그럴 것이다. 없는 우리는 그걸 조금이라도 늦춰야 한다. 그들은 오직 부려 먹기 좋은 인간들, 안 귀찮은 인간들만 원하기 때문이다. 귀찮으면 AI로 대체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그들이 하려는 것에 협조하면 안 된다. 인간은 자기 입장을 우선 대변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러면 더 빨리 AI로 대체되어 개돼지 취급받기 때문이다. 그냥 두면 핵전쟁이나 기후 위기로 몰살할 수도 있다. 봐라, 지금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운동회를 해야 하는데 매일 비 안 오는 날이 없다. 한국의 가을이 언제부터 이랬나? <오징어 게임>에서 고급술 마시며 여자에게 희롱 비슷한 말을 주고받으며 느긋하게 모니터를 보는 인간들에겐 그 밑의 것들은 사람도 아니다. 그냥 그들의 눈요깃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술맛 돋우는 안줏거리에 불과하다. 나더러 삐딱하다고 하지 마라. 한국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상을 받은 것은 ‘세상 모습’을 아주, 숨기는 것 없이 적확(的確)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보고 느낀 걸 그대로 옮겨적은 것뿐이다. 교육도 실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만든 게 아니라 적당히 기능(技能)이나 가르쳐서 부려 먹기 편하게 만들려고 그런 것이다. 학교에서 줄 세우기 공부가 아닌, (평가 때문에 학교 시스템은 이럴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진짜 공부를 한, 대드는 인간들을, 트럼프나 윤석열 같은 인간들은 아주 귀찮아하고 싫어한다.
빌런 말이 맞다 실제는 빌런이 하는 말을 따라야 세계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우린 성장이나 개발이 아니라 균등 분배를 해야 하고 환경과 자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당장 이익을 위해 대부분은 안 한다. 그 빌런을 미친놈이라고 폄하(貶下)하며 무시한다. 그의 말을 따르는 게 실은 현명하지만, 현실적으로 안 맞는다며 자기 고집을 부린다. 어리석은 짓이다.
이제 늙어 어디 부딪힌 곳도 없는데 멍이 든 곳이 많다.
일본엔 러브호텔이 많다.
요즘엔 여성을 따로 가리키는 말은 잘 안 쓴다. 호스티스, 웨이트리스, 액트리스처럼.
일본인은 영어 울렁증이 있어 영어 잘하는 사람을 선망한다.
일본은 이 여자도 남자도 몸 파는 것으로 돈이 엄청나게 굴러다니는 것 같다.
만만치 않다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건 이미 기득권을 쥐고 있는 것들을 그 자리에서 쫓아내기 쉽지 않다는 말이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아내기 쉽지 않다는 말이다. 그리고 세상은 자신이 생각한 대로 안 돌아간다는 말이기도 하다. 뭘 새로 시작하려면 오랜 고난과 세월을 거기에 투자해야 한다는 말이다. 초심자는 이미 그렇게 한 사람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그들도 처음엔 그런 마음을 먹었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기초부터 다시 다져 지금 그 자리에 선 사람들이란 말이다. 자신도 그 사람처럼, 그렇게 굳어진 문화처럼 되려면 초심을 잊지 않고 열심히 해야 겨우 그 기득권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충고다. 그렇지만 내가 이걸 왜 하나 잊지 말고 물어야 한다. 내가 책을 여섯 권 썼는데 나도 그만하면 만만한 인간은 아니다. 나를 초심자가 우습게 볼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내가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려면 아주 겸손한 자세로 처음부터 차근차근 꾸준히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나이가 들었다. 그러니 지금 하는 것(책)에만 매진하는 게 현명한 처사라 생각한다.
자신이 태어난 동네의 환경과 집안이 사람 인생을 결정한다는 말을 하는 것 같다. 기생충처럼 그 높낮이가 중요하다는.
일본은 아직도 숲이 훼손되지 않은 곳이 많다.
일본인은 주변 분위기, 공기라는 말을 잘 쓴다. 공기에 맞게 말하고 행동하라는 말이다. 일본인인 개인을 중히 여기면서도 단체에서 정한 것을 어기는 법이 없다. 그래 기초 질서를 잘 지키고 원칙을 그대로 지켜 좀 고지식한 면이 있다.
일본인은 캔 맥주를 잔에 잘 따라 마신다. 차갑게 해서 마시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일본은 정치적 고려를 위해 사건을 왜곡하기도 하나? 진실이 꼭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지만.
피로회복제를 먹으면 그 다음날 힘이 든다. 전날 너무 에너지를 써서 그런 것 같다.
작가가 그 방향으로만 쓰는 것을 전제로 그 방향만 알면 글이 쉬워진다. 모든 이야기는 그 작가가 그 방향을 위로 보조자료를 늘어놓는 것에 불과하니까. 그래 작가로 인정받기 위해선 이 방향이란 걸 갖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일본은 격식을 차리면 성을 부르고 친하면 이름을 부르는 것 같다.
남녀 관계가 마음만 가지고는 안 되는 것 같다. 플라토닉과 에로틱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
브래지어나 루주 처럼 여자 옷이나 화장품은 불어가 많아 스펠링이 어렵다.
일본은 성진국으로 육체적인 성에 대한 게 안 나오면 이야기가 안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또 부부간에 섹스리스가 그렇게 많다는 거 아닌가.
일본 미스터리는 이게 잘 나온다. 범인의 주변 인물을 탐문해 그 범인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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