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08.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

D-29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며칠 전에 그믐에 가입했습니다. 모집 중 모임에 『솔라리스』가 떠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참가하게 되었고요. ^^ 스타니스와프 렘 소설은 처음입니다. SF를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관심은 많습니다. 『솔라리스』는 줄거리는 대충 알고 있고, 영화는 아직 못 봤어요. 소설은 아무 정보 없이 첫 페이지로 들어가는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냥 작품 해설부터 봤습니다. 줄거리를 대충 알고 있기도 하고, 널리 알려져 있는 이 소설의 주제(인간중심주의 비판, 인식의 한계, 알 수 없는 존재와의 접촉…)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처음부터 지켜보고 싶기도 했고요, 마음도 좀 급하고요. ㅎㅎ; 저는 김상훈 번역본(오멜라스)을 가지고 있는데요. 작품 해설을 보니, 스타니스와프 렘의 소설을 다 봐야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엄청난 분인지 몰랐습니다. 그믐에 가입해서 처음 만든 아이디가 33으로 끝나는 아이디였는데요, 모임에 맞게(?!) ‘르귀인’(from 어슐러 르 귄)으로 바꿨습니다. 혹시 착오있으실까 해서 알려드립니다. ^^; 묵혀뒀던 『솔라리스』를 이번 기회에 모임에 묻어서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르귀인 님! 순간 닉네임이 익숙한 어감이라 어디서 본 단어지? 했는데 어슐러 르 귄 작가님의 이름을 가져오셨군요 ㅎㅎ 르 귄 작가님의 소설을 좋아하시나 봐요. 황금가지와 시공사에서 작가의 전집이 나와 있던데 나중에 르 귄 작가의 헤인 연대기 작품들도 특집으로 연이어 읽어보고 싶네요. 한 달 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SF작가들이 많지만, 어슐러 르 귄을 특히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존경하는 만큼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책은 하나씩 모으고 있는데요, 너무 많네요. ^^;
낙하산이 기다란 꼬리를 펄럭이며 급하게 펼쳐졌고, 거기서 지상에서나 듣던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지구를 떠난 뒤, 몇 달 만에 처음 듣는 진짜 바람 소리였다.
솔라리스 p.16,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이 거대한 금속 구조물은 행성 표면이 아니라, 암청색 타원형 그림자를 지표면 깊숙한 곳까지 드리운 채로 상공에 떠 있었다. 그와 동시에 핏빛 바다 위로 짙은 자줏빛 고랑을 만들며 일렁이는 잔물결이 보였다.
솔라리스 p.17,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문득 프로메테우스 우주선에서 보낸 나날이 떠올랐다. 그곳에서 통용되던 엄격한 규율과 질서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소중한 가치로 느껴졌다.
솔라리스 p.25,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문이 서서히 열리는 동안, 나는 방 안에 누군가가 있는 것만 같은 예감에 사로잡혔다. 안으로 들어섰다.
솔라리스 p.34,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정적인 분위기임에도 긴장감이 엄청나네요.
바다를 제외하면, 솔라리스의 궤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그 어떤 요인도 발견되지 않았다.
솔라리스 p.44,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오늘부터 책을 펼쳤는데 이야기가 너무 흥미진진해서「사르토리우스」까지 쉬지 않고 읽어버렸네요;; 등장인물이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데도 상황의 긴장감이 1961년 소설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었습니다. 오히려 솔라리스라는 거대한 행성에 극소수의 인물만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더 긴장되고 신경이 곤두서네요. 스토리가 재밌어서 다시 한 번 복습해서 읽으며 음미해봐야겠습니다.
저도 ‘사르토리우스’까지 읽었습니다. 스나우트가 처음에 켈빈을 못 알아보는 장면에서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흑인 여자, 사르토리우스가 출입을 막고 있는 실험실 내부의 비밀스러운 상황 등이 영화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큰 흐름은 같기에 전 이게 어떤 상황인지 알고 읽은 셈입니다. 켈빈이 그토록 답답해하는 현재 상황의 진실 말이죠. 답을 알고 읽는다는 면에서 소설의 미스터리적인 재미를 놓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저자가 이걸 어떤 식으로 풀어가는지 전지적 시점으로 보는 재미가 장점으로 부각되네요. 아주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선 솔라리스 연구 역사에 대해서는 거의 안 나오거든요. 학자들이 반론을 거듭하며 수행해온 솔라리스의 정체를 밝히려는 노력을 상세히 설명해주어 좋았습니다. 과연 60년대와 70년대 sf 소설의 황금기에 쓰여진 이 소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솔라리스는 붉은색과 푸른색의 두 개의 태양 둘레를 돌고 있다. 발견된지 45년이 지났을 무렵까지도 이 행성을 방문한 우주선은 한 척도 없었다. 당시에는 이중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에서는 생명이 발생할 수 없다는 가모프-샤프리 이론이 굳게 뿌리내리고 있었다. 그러한 행성의 공전궤도는 두 항성 간의 상호 작용에서 비롯된 불규칙한 인력의 영향으로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솔라리스 (양장, 한정판) p.26,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김상훈 옮김, 이부록 그림
솔라리스 (양장, 한정판)작가의 대표작으로 그의 명성을 전 세계에 알린 소설. 안드레이 타리코프스키 감독과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낯선 우주 공간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로 사랑의 본질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거쳐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난 우주에 대한 인식의 확대를 보여준다. 과학소설의 보편적인 소재인 최초의 접촉을 바탕으로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을 다양한 플롯을 통해 보여준다.
이 부분을 보니 바로 『삼체』의 설정이 떠오르네요. 대신 삼체는 태양이 3개고 궤도가 불안정하지만, 오멜라스는 2개고 바다가 항상성을 유지시켜준다는 차이가 있고요.
바다를 제외하면 솔라리스의 궤도를 안정시킬 만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더욱이 행성물리학자들은 원형질 상태의 바다 속에서 일어나는 일정한 변화와 해양물질의 ‘신진대사’에 의한 중력 분포의 국지젹 변동 사이에 일정한 상호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생물학자가 아닌 물리학자들이, 무생물인 동시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변화를 일으킬 능력을 가진 ‘원형질적 메커니즘’이라는 역설적인 가설을 제기한 것이다.
솔라리스 (양장, 한정판) p.29.,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김상훈 옮김, 이부록 그림
2장에 나오는 <오멜라스의 역사> 부분도 상당히 재미있네요. 작품 해설을 보면 스타니스와프 렘이 사이버네틱스와 생물학, 사회학을 논한 작품이 여럿 있다는데(『대화』, 『기술대전』), 『솔라리스』도 그런가봐요. 이 소설에 대해서 그동안 좀 주워들어서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소설인지 몰랐네요. 생각보다 재밌고 스릴있어서 놀라는 중입니다. 저는 2장까지 읽었어요.
이전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을 때 2개 이상의 별이 존재하는 항성계가 우주에는 흔하다고 써있던 문장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책에서도 두 개의 태양이 뜨는 행성의 하루는 어떨지를 묘사했는데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두 개의 태양, 두 개의 낮, 두 개의 빛.. 사실상 솔라리스도 태양으로 인해 전혀 다른 두 개의 얼굴을 가진 행성 같아 보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구의 유기체처럼 수억 년에 걸쳐 주변 환경에 적응하며 종의 기원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단번에 환경을 지배하는 힘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솔라리스 p.45,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솔라리스의 바다와 소통할 수 있겠어?”
솔라리스 p.52,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의식을 배제한 생각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솔라리스의 바다에서 관측된 일련의 과정들을 가리켜 ‘생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솔라리스 p.56,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어쩌면 나의 환각은 훨씬 더 일찍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혹시 나는 아직도 프로메테우스호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거기서 갑작스레 정신질환에 걸렸고, 지금껏 내가 경험한 모든 사건은 내 병든 두뇌가 만들어 낸 가상 현실이었는지도 모른다.
솔라리스 p.107,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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