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08.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

D-29
2주차 부분을 다시 읽고 있는데 왠지 이 문장이 앞에서 나온 하레이에 대한 캘빈의 인상과 대조되네요. 캘빈은 하레이가 언제나 겁이 많고 주장을 내세우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하레이는 캘빈의 예상을 뛰어넘는 극단적 선택을 했죠. 캘빈이 하레이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녀의 본심을 다 알고 있던 게 아니죠. 복제되어 등장한 하레이가 보여주는 모습에 캘빈은 당황합니다.(p.129) 과연 그 '낯선 모습'은 복제된 하레이의 어설픈 모방에서 나온 것일지, 아니면 캘빈이 몰랐던 하레이의 진면모가 복제된 하레이에게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인지 궁금해지네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머릿속에만 넣어 두고, 감히 실행에 옮기거나 외부에 드러내고 싶지 않은 어떤 상황이나 대상을 품고 있게 마련이네…… (…) 그런데 그런 생각이 어느 순간 피와 살을 가진 실체가 되어 나타나는 거야. 그게 다일세."
솔라리스 p.158~159,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우리는 인간 말고는 아무것도 찾으려 하지 않아. 다른 세계는 필요치 않은 거지. 우리가 원하는 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인 거야."
솔라리스 p.160,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우주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상화된 이미지, 지구본과 같은 모양에 지구의 문명보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문명을 만나기를 기대하면서도, 실제로는 우리가 미개했던 시절의 원시적인 이미지를 찯으려고 애쓰고 있는 거야."
솔라리스 p.160,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괴물> 챕터를 읽는 중인데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솔라리스 바다가 만들어내는 각양각색의 형태를 정교하게 서술해낸 것을 읽으며 도대체 무엇을 모델로 이런 상상을 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저도 머릿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려는데...잘 안 펼쳐지더군요. 과학적 단어들도 많이 나오는데 도통 모르겠지만, 애매모호하게 추상적으로만 그리는 것이 아닌 솔라리스의 바다를 명확하게 그린 부분에서 감탄했습니다.
아메바를 보고 저런 상상을 했을까 싶네요. 저도 지금 <괴물> 챕터에서 대칭체에 대한 내용까지 읽었는데 점점 심오한 내용들이 나오네요. 정말로 생체기계나 생체컴퓨터인가 싶기도 하고.. 대칭체의 묘사에서 재밌는 점은 시간이 경과할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특성이 상상력이라는 요소와 딱 맞아떨어진다는 점 같네요. 쉽게 머리에 상상하기 어려우면서도 복잡다단한 형상이 우리의 지구상 현실에서는 비슷한 존재가 없기에 오로지 머리로만 그려내야 하니까요. 매순간 변화하고 보는 이의 시선과 위치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는 사물로서의 대칭체는 같은 대상을 두고도 다르게 인식하는 우리의 사고와 상상력이 물질화 된다면 저렇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236쪽 숨김없이 진실을 털어놓기만하면, 모든게 해결되리라고 순진하게 믿으며 지나친 솔직함으로 오히려 서로를 힘들게 하던 과거의 추억이 이 표현에 서려 있었다. 244쪽 인간은 본인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마음속으로는 항상 가설을 세우게 마련이다.
솔라리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솔라리스의 바다를 '인격적 괴물'로 표현하는 부분도 나오는데 언젠가 지구에선 '날씨'가 외계생명체가 아닌가?란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인간들은 어쩔 수 없이 외계생명체를 스타워즈에 나오는 인간이든 동물이든 요괴든 형태를 갖춘 것으로 묘사하잖아요. 근데 제 생각엔 상상할 수 없는 형태의 외계생명체도 존재하는데 날씨는 어떨까?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해불가 예상불가
완전 솔라리스식 마인드네요. ㅎㅎ
스티브 소더버그의 '솔라리스'를 다 보고, 오늘부터 타르코프스키의 '솔라리스'를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 분이 영화평에도 써 놓은 것처럼 '솔라리스'를 하나의 개체로 이해하는 것이 제게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개념인 것 같습니다. @밥심 말씀처럼 소더버그의 '솔라리스'는 책을 읽지 않으면 절대 이해도 되지 않고, 한없이 지루하기만한 영화였어요. 저는 책을 읽고 보니 생략된 디테일들이 보였지만, 스릴러적 면모도 애매하고, 왜 아내가 아닌 줄 알면서도 사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고요. 영화로 그리기엔 너무나 짧았습니다. 지금 책을 거의 다 읽어가는데, 영화와 끝이 다를지도 궁금합니다.
나의 뇌전도, 내 두뇌 활동의 모든 것이 기록되어 방사선 다발의 진동으로 전화된 후 바다를 향해 발사될 것이다. 저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괴물의 깊은 내면으로, 스나우트가 말했었다. "설마 그녀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면, 고통스러워 견딜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 뇌전도는 의식적인 부분과 무의식적인 부분을 포함한 모든 사고 활동을 빠짐없이 기록한다. 만약 내가 그녀의 소멸을 원한다면, 정말로 그렇게 될까?
솔라리스 345p,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방금 막 <액체 산소>까지 읽었습니다. 단순한 사고에서 시작하여 긴장감이 감돌던 이야기가 마지막에 가서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감동을 확 주네요. 소름이 온몸에 돋으면서 살짝 울컥했어요.. 정말 예상할 수 없으면서도 강하게 흡입하는 내용과 문장이네요.
297쪽 그러나 내가 가장 두려워하고 있었던 게 바로 ‘솔직한 대화’였다. 444쪽 이론은 실제의 경험을 고스란히 전해주지는 못하는 법이다.
솔라리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책을 반납해야해서 조금 일찍 완독했습니다.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독서 내내 들었습니다. 다른 분들 완독하시면 짧은 소감 올리겠습니다.
솔라리스가 영화뿐아니라 오페라까지 있네요. 설마 이 내용으로 오페라까지 만들다니 놀랍습니다. https://youtu.be/9QxY7ubpNhA?si=YK1H-xLmb5bvGr_4
올려 주신 영상을 소리 없이 봤지만, 무대 장치가 대단하네요. 뮤지컬도 아닌 오페라라니~!
아직 책을 읽는 중이라 일부러(?) 관련 영화나 다른 매체를 안보고 있는데 빨리 책을 다 완독하고 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어떻게 이 작품의 분위기와 배경을 담아내려고 노력했을지 궁금해요
단 솔라리스의 바다는 인간에 대해서만은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동식물과 같은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해서는 미모이드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다. 반면 마네킹이나 인간의 모습을 본뜬 인형, 강아지 조각상이나 모형 나무 등은 그 재질을 가리지 않고 거뜬히 복제해 버린다.
솔라리스 p.251,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미모이드만 다른 단어들과 달리 영어인데 아마도 모방한다는 뜻의 mimic을 따와 미모이드라고 이름을 지은건가 싶네요. 미모이드는 왜 무생물과 무정물은 잘만 모방하면서 생물은 무시하는 걸까요.. 그래놓고는 또 왜 갑자기 솔라리스는 복제된 인간을 창조한 걸까요.. 어쩌면 생물은 이미 그 자체로 지능과 의식이 담겨 있기에, 솔라리스는 자신의 지능과 의식을 담을 다른 형상을 찾고 있는게 아닐까 상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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