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책을 펼쳤는데 이야기가 너무 흥미진진해서「사르토리우스」까지 쉬지 않고 읽어버렸네요;; 등장인물이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데도 상황의 긴장감이 1961년 소설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었습니다. 오히려 솔라리스라는 거대한 행성에 극소수의 인물만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더 긴장되고 신경이 곤두서네요.
스토리가 재밌어서 다시 한 번 복습해서 읽으며 음미해봐야겠습니다.
[함께 읽는 SF소설] 08.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
D-29

은화
밥심
저도 ‘사르토리우스’까지 읽었습니다. 스나우트가 처음에 켈빈을 못 알아보는 장면에서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흑인 여자, 사르토리우스가 출입을 막고 있는 실험실 내부의 비밀스러운 상황 등이 영화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큰 흐름은 같기에 전 이게 어떤 상황인지 알고 읽은 셈입니다. 켈빈이 그토록 답답해하는 현재 상황의 진실 말이죠. 답을 알고 읽는다는 면에서 소설의 미스터리적인 재미를 놓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저자가 이걸 어떤 식으로 풀어가는지 전지적 시점으로 보는 재미가 장점으로 부각되네요. 아주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선 솔라리스 연구 역사에 대해서는 거의 안 나오거든요. 학자들이 반론을 거듭하며 수행해온 솔라리스의 정체를 밝히려는 노력을 상세히 설명해주어 좋았습니다. 과연 60년대와 70년대 sf 소설의 황금기에 쓰여진 이 소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르구인
“ 솔라리스는 붉은색과 푸른색의 두 개의 태양 둘레를 돌고 있다. 발견된지 45년이 지났을 무렵까지도 이 행성을 방문한 우주선은 한 척도 없었다. 당시에는 이중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에서는 생명이 발생할 수 없다는 가모프-샤프리 이론이 굳 게 뿌리내리고 있었다. 그러한 행성의 공전궤도는 두 항성 간의 상호 작용에서 비롯된 불규칙한 인력의 영향으로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
『솔라리스 (양장, 한정판)』 p.26,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김상훈 옮김, 이부록 그림

솔라리스 (양장, 한정판)작가의 대표작으로 그의 명성을 전 세계에 알린 소설. 안드레이 타리코프스키 감독과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낯선 우주 공간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로 사랑의 본질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거쳐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난 우주에 대한 인식의 확대를 보여준다. 과학소설의 보편적인 소재인 최초의 접촉을 바탕으로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을 다양한 플롯을 통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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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이 부분을 보니 바로 『삼체』의 설정이 떠오르네요. 대신 삼체는 태양이 3개고 궤도가 불안정하지만, 오멜라스는 2개고 바다가 항상성을 유지시켜준다는 차이가 있고요.
르구인
“ 바다를 제외하면 솔라리스의 궤도를 안정시킬 만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더욱이 행성물리학자들은 원형질 상태의 바다 속에서 일어나는 일정한 변화와 해양물질의 ‘신진대사’에 의한 중력 분포의 국지젹 변동 사이에 일정한 상호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 인했다.
결과적으로 생물학자가 아닌 물리학자들이, 무생물인 동시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변화를 일으킬 능력을 가진 ‘원형질적 메커니즘’이라는 역설적인 가설을 제기한 것이다. ”
『솔라리스 (양장, 한정판)』 p.29.,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김상훈 옮김, 이부록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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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2장에 나오는 <오멜라스의 역사> 부분도 상당히 재미있네요. 작품 해설을 보면 스타니스와프 렘이 사이버네틱스와 생물학, 사회학을 논한 작품이 여럿 있다는데(『대화』, 『기술대전』), 『솔라리스』도 그런가봐요.
이 소설에 대해서 그동안 좀 주워들어서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소설인지 몰랐네요. 생각보다 재밌고 스릴있어서 놀라는 중입니다. 저는 2장까지 읽었어요.

은화
이전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을 때 2개 이상의 별이 존재하는 항성계가 우주에는 흔하다고 써있던 문장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책에서도 두 개의 태양이 뜨는 행성의 하루는 어떨지를 묘사했는데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두 개의 태양, 두 개의 낮, 두 개의 빛.. 사실상 솔라리스도 태양으로 인해 전혀 다른 두 개의 얼굴을 가진 행성 같아 보였습니다.

은화
다시 말해서 지구의 유기체처럼 수억 년에 걸쳐 주변 환경에 적응하며 종의 기원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단번에 환경을 지배하는 힘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솔라리스』 p.45,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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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솔라리스의 바다와 소통할 수 있겠어?”
『솔라리스』 p.52,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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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의식을 배제한 생각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솔라리스의 바다에서 관측된 일련의 과정들을 가리켜 ‘생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솔라리스』 p.56,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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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어쩌면 나의 환각은 훨씬 더 일찍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혹시 나는 아직도 프로메테우스호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거기서 갑작스레 정신질환에 걸렸고, 지금껏 내가 경험한 모든 사건은 내 병든 두뇌가 만들어 낸 가상 현실이었는지도 모른다. ”
『솔라리스』 p.107,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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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오늘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이 그 난해하기로 유명한 타르콥스키 영화 '솔라리스'의 원작인 건가요? 앞에 설명 읽고 으잉? 했습니다. 지금 70쪽 정도까지 읽었는데, 전혀 상상이 안 되네요~ 검색해 보니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도 영화로 만든 걸 보니, 영화도 봐야겠습니다.
과학적인 설명들도 좋은데, 내용적으로도 두근두근합니다.
두 개의 태양 때문에 궤도가 일정하지 못하다는 건 삼체(이 책에서는 세 개의 태양이죠?)를 읽었을 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읽었는데, 명확하게 설명해 줘서 또 다른 재미가 느껴집니다.
밥심
제가 저 위에서도 썼지만 타르코프스키 영화는 지루했습니다. 예술영화 잘 보시는 분들이 좋아할 듯 합니다.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과도 비슷한 것 같고요. 유튜브에서 그냥 볼 수 있어요. 소더버그 영화는 사랑에 훨씬 초점을 맞추었던 것으로 얼핏 기억나는데 정확하진 않습니다. 소설을 읽고 나서 보면 훨씬 도움은 될 듯 하네요.

꽃의요정
예전에 사카모토 류이치 님의 영화 '코다'인가에서 타르콥스키의 <솔라리스> 보고 계셨고, 본인 책에서도 엄청 극찬을 하길래 절대 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했었어요. (사카모토 님의 음악 '솔라리'는 제 최애 음악이지만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분이랑 음악가분들이 추천하는 책 보면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여행을 가더라고요.
근데 전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재미있었어요! 첫장면에 유인원들이 뼈 때리는? 장면부터 마지막에 인간을 초월한 '초월인?' 장면까지 신기해 하며 봤던 기억이 있어요.

꽃의요정
Ignoramus et ignorabimus
우리는 몰랐고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솔라리스』 51p,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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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딱 저를 위한 문장이라 수집해 봤습니다. 망각의 천재

은화
저만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는데 왠지 이 문장이 <사르토리우스>의 내용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어요.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머릿속 사고 실험이 겹쳐 보였거든요. 내가 뭘 '알고 있는지', 나의 생각이 '진짜 생각'인지 스스로를 의심하면서 무지와 앎의 차이를 고민하는 모습 말이죠.

꽃의요정
아직 사르토리우스 캐릭터가 와닿는 부분까지 안 읽어서 잘 모르겠지만 주의 깊게 읽어 봐야겠네요.
얼마전에 '28년후' 영화 봤는데 서양분들은 철학적인 얘기할 때 라틴어 끼워넣기 좋아하는 듯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은화
<사르토리우스>까지 읽고 생각해볼 내용을 같이 얘기해보겠습니다.
1) 책에서는 솔라리스 행성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바다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두고 과학자들의 갑론을박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솔라리스가 천재적인 지성을 가진 존재인지, 아니면 그저 작동만 할 뿐 지성이 없는 무질서와 무지의 존재인지에 대해서죠.(56p)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지금까지 나온 정보를 볼 때 어느 쪽 입장이 더 설득력 있거나 본인의 생각과 비슷하다고 느끼셨나요?
2) 56p에서는 '의식을 배제한 생각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문장의 물음처럼 의식이 없음에도 생각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행동하고, 목표로 하는 바를 추구할 수 있을까요?
밥심
1) 같은 자극에 대해 반응을 보일 때도 있고 안 보일 때도 있는 사실에 근거해 지성을 가진 존재에 한표!
2) 의식이 없는데 어찌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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