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08.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

D-29
다 좋은데 전 이 감독 이름이 영 입에 붙질 않아요, 그냥 대런까지만 생각해내곤 얼버무립니다. ㅠㅠ
1) 예전에 '런던 스파이'라는 영드에서 보았는데, 권력자들은 본인들의 이익에 반하면 인류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과 상관없이 묻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인류는 그들에겐 상관없는 거죠. '솔라리스'를 아직 끝까지 읽어 보지 않아 정확히 왜 그런지 모르겠고, 끝에도 안 나올 것 같지만 그들에겐 불필요하거나, 이익에 반하는 정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인류의 불안을 조장할까 봐? 혹은 @밥심 님 말씀처럼 '베르통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 정도일 것 같습니다. 2) 전 감정적으로 받아들였어요. 처음엔 '귀신' 내지는 나에게 해를 끼칠 '외계인'이라 생각했지만, '솔라리스'가 만들어낸 복제품?이라면 본인이 알던 하레이와 딱히 다를 바 없는 존재라 생각하고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죽었는데 귀신으로 나타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란 상상을 하는데, 저에게 해를 끼치든 어쩌든 전 울면서 반가워 할 거 같거든요. '진짜'의 여부는 상관없을 것 같아요. 영원히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체념했던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에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유하고 싶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전 보고서의 마지막에 베르통이 차마 언급하지 않은 '끔찍한 광경'이 대체 무엇일지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제가 평의회 의원이었다면 무슨 내용인지 알고 싶어서라도 그의 발언을 인정하고 듣고 싶었을 것 같아요. 물론 사적인 호기심과 공적인 판단은 다른 문제지만..
결말을 기대해 봅니다!! 106명이 한번에 죽는 장면이랑 연관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어쩌면 그녀를 속이고 있는 것은 내 쪽이고, 그녀는 나를 속이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녀는 오직 그녀 자신이었으므로.
솔라리스 p.205,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그녀는 통조림을 따는 것 말고는 나만큼이나 요리에 소질이 없고,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나는 통조림 두 통을 허겁지겁 먹어 치우고, 커피도 몇 잔 마셨다. 하레이도 음식을 먹기는 했지만, 마치 어린아이들이 부모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기계적인 동작으로 억지로 입안에 쑤셔 넣는 모양새였다.
솔라리스 p.212,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앞에서 말한 드레스의 묘사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 문장 같습니다. 주인공의 눈 앞에 있는 현재의 하레이가 과거의 하레이와 완전히 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걸 캘빈과 대조시켜 보여주는 느낌이죠. 예전에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에서 주인공 로봇 '데이비드'가 사람을 따라하려고 억지로 시금치를 먹다가 고장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로봇은 생물체가 아니라 허기를 느끼지 못하지만, 솔라리스의 복제물은 유기체로 보이는데 하레이도 배고픔이나 허기를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캘빈이 실험을 하며 나오는 정보들도 그렇고 하레이의 정체가 무엇인지 점점 궁금해지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ofzIdn6PeSc
잠도 안 잔다고 나오니 솔라리스가 만들어 낸 다른 개체라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세세한 특성까지는 복제하지 못한? 혹은 안 한 것 같습니다. 책에서는 안 나오지만, 영화에선 기억은 있지만, 내가 그 행동을 했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복제물이니 기억만 복제된 거라 그런 점을 감독이 잘 잡아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캘빈이 예전의 당신이 아닌 '현재'의 당신을 사랑한다고 할 땐 뭐지? 했네요. 그건 어떤 감정일까요?
“이것은 인간이 아닐뿐더러, 실존 인물을 그대로 복제한 존재도 아닙니다. 그들은 그저 우리의 뇌가 어떤 특정 인물에 대해 가지고 있던 관념의 물질적 투영에 지나지 않습니다.”
솔라리스 p.225~226,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하지만 난 그녀의 얘기가 그런 뜻이 아닐 거라고 확신했어. 겁이 워낙 많아서 감히 그런 짓을 저지르지는 못할 거라고……"
솔라리스 p.155,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이것은 하레이가 아니었다. 진짜 하레이는 자신의 주장을 내게 강요한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솔라리스 p.129,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2주차 부분을 다시 읽고 있는데 왠지 이 문장이 앞에서 나온 하레이에 대한 캘빈의 인상과 대조되네요. 캘빈은 하레이가 언제나 겁이 많고 주장을 내세우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하레이는 캘빈의 예상을 뛰어넘는 극단적 선택을 했죠. 캘빈이 하레이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녀의 본심을 다 알고 있던 게 아니죠. 복제되어 등장한 하레이가 보여주는 모습에 캘빈은 당황합니다.(p.129) 과연 그 '낯선 모습'은 복제된 하레이의 어설픈 모방에서 나온 것일지, 아니면 캘빈이 몰랐던 하레이의 진면모가 복제된 하레이에게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인지 궁금해지네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머릿속에만 넣어 두고, 감히 실행에 옮기거나 외부에 드러내고 싶지 않은 어떤 상황이나 대상을 품고 있게 마련이네…… (…) 그런데 그런 생각이 어느 순간 피와 살을 가진 실체가 되어 나타나는 거야. 그게 다일세."
솔라리스 p.158~159,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우리는 인간 말고는 아무것도 찾으려 하지 않아. 다른 세계는 필요치 않은 거지. 우리가 원하는 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인 거야."
솔라리스 p.160,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우주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상화된 이미지, 지구본과 같은 모양에 지구의 문명보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문명을 만나기를 기대하면서도, 실제로는 우리가 미개했던 시절의 원시적인 이미지를 찯으려고 애쓰고 있는 거야."
솔라리스 p.160,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괴물> 챕터를 읽는 중인데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솔라리스 바다가 만들어내는 각양각색의 형태를 정교하게 서술해낸 것을 읽으며 도대체 무엇을 모델로 이런 상상을 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저도 머릿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려는데...잘 안 펼쳐지더군요. 과학적 단어들도 많이 나오는데 도통 모르겠지만, 애매모호하게 추상적으로만 그리는 것이 아닌 솔라리스의 바다를 명확하게 그린 부분에서 감탄했습니다.
아메바를 보고 저런 상상을 했을까 싶네요. 저도 지금 <괴물> 챕터에서 대칭체에 대한 내용까지 읽었는데 점점 심오한 내용들이 나오네요. 정말로 생체기계나 생체컴퓨터인가 싶기도 하고.. 대칭체의 묘사에서 재밌는 점은 시간이 경과할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특성이 상상력이라는 요소와 딱 맞아떨어진다는 점 같네요. 쉽게 머리에 상상하기 어려우면서도 복잡다단한 형상이 우리의 지구상 현실에서는 비슷한 존재가 없기에 오로지 머리로만 그려내야 하니까요. 매순간 변화하고 보는 이의 시선과 위치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는 사물로서의 대칭체는 같은 대상을 두고도 다르게 인식하는 우리의 사고와 상상력이 물질화 된다면 저렇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236쪽 숨김없이 진실을 털어놓기만하면, 모든게 해결되리라고 순진하게 믿으며 지나친 솔직함으로 오히려 서로를 힘들게 하던 과거의 추억이 이 표현에 서려 있었다. 244쪽 인간은 본인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마음속으로는 항상 가설을 세우게 마련이다.
솔라리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솔라리스의 바다를 '인격적 괴물'로 표현하는 부분도 나오는데 언젠가 지구에선 '날씨'가 외계생명체가 아닌가?란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인간들은 어쩔 수 없이 외계생명체를 스타워즈에 나오는 인간이든 동물이든 요괴든 형태를 갖춘 것으로 묘사하잖아요. 근데 제 생각엔 상상할 수 없는 형태의 외계생명체도 존재하는데 날씨는 어떨까?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해불가 예상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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