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08.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

D-29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무음 처리 돼서 더 극적이었어요. 뭐 하지?하는 순간 조지 클루니가 문을 닫아 버리더라고요.
조지 클루니 출연 버전 영화에서 건질 거라고는 그의 섹시한 엉덩이 뿐이라고 혹평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영화 괜찮던가요?
그 나체신 볼 때 피트니스에서 달리기 하던 중이라 얼른 돌려 버렸습니다. 1시간 10분쯤이라 시간 외워 놓고요. 나중에 보려고요! 요샌 그런 장면 봐도 저런 몸매 만들려고 얼마나 고생했을꼬~란 생각만 들지만(전 조지 클루니의 댄서같이 쫙 갈라진 등근육이 더 놀라웠습니다), 내심 그 안에 중요한 내용이 있을까 봐 시간은 외워 놓습니다. 가끔 안 보고 지워 버릴 때도 있지만요. 책이랑 진도 맞추려고 아직 다 안 봤어요. 다 보면 말씀 드릴게요~ 아직까진 별로 재미가 없네요. 책은 정말 재미있는데 말이쥬
연출을 통한 상황 묘사에서 차이가 확실히 있네요. 무음 처리를 통해 관객들 각자의 상상에 맡기는 게 재밌네요.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각자 보는 감상이 다를 것 같고요. 영화를 안 봐서 단정 짓기 어렵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소설에서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리지 않았다는 상황묘사에서 공포감이 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의 묘사가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아마 제 상상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
“우리는 인간 말고는 아무것도 찾으려 하지 않아. 다른 세계는 필요치 않은 거지. 우리가 원하는 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인 거야.”
솔라리스 p.160,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이 같은 사실을 기초로 해서 과학자들은 지금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솔라리스의 바다가 '사고력을 지닌 괴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솔라리스 51p,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우리는 다른 행성에 사는 종족을 정복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지구의 문화를 그들에게 전파하고 그들의 유산과 교환하고 싶을 뿐이라고. 그러면서 스스로를 '신성한 교류의 기사'라고 여기지. 이것 또한 거짓일세. 우리는 인간 말고는 아무것도 찾으려 하지 않아. 다른 세계는 필요치 않은 거지. 우리가 원하는 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인 거야.
솔라리스 160p,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현재 260p 쯤 읽고 있는데,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구가 체조한다.'고 표현한 부분이 있어요. 거기서 지구가 체조하는 상상을 하고 빵 터졌습니다.
정신이 멀쩡한 사람들도 꿈에서는 평소에 전혀 모르던,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질문을 하거나 대답을 듣곤 하지 않는가. 이런 경우 꿈속의 등장인물은 결국 우리 자신의 심리적인 활동에서 비롯된 산물임에 분명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일시적인 독립성을 확보한 듯 보이는, 우리와는 분리된 개체다. 왜냐하면 꿈속에서 그들이 입을 열 때까지는 그들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내뱉는 언어는 분명 우리 정신의 고유한 어떤 부분에서 조합된 것이다.
솔라리스 p.108,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우리가 원하던 바로 그것일세. 다른 문명과의 접촉과 교류. 우리는 지금 그 접촉을 실현하는 중이라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우리 자신의 추악함과 어리석음, 그리고 수치스러움과 대면하게 된 거지. 그것도 엄청나게 확대된 형태로 말야."
솔라리스 p.160~161,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사르토리우스?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사람마다 대처가 다른 법이지…… 그는 지금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네. 그에게 정상적인 상태란 공식적인 차림새를 유지하는 걸 말하지."
솔라리스 p.167,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나는 어젯밤 솔라리스 행성에 도착했을 때, 이 공간의 공허한 시선과 마주하고는 얼마나 소름 끼쳤는지 떠올려 보았다. 그러자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솔라리스 p.197,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전 오늘부로 <토의>까지 읽었습니다. 솔라리스의 바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배경이 드러나지만 하나의 질문의 답을 얻으면 다음 질문이 기다리고 있네요. 1) 『작은 외전』의 베르통에 대한 보고서는 그 구체적인 진술에도 불구하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묻혀버리게 됩니다. 왜 평의회는 베르통의 증언을 부정하고 덮었을 것 같나요? 책의 설명대로 단지 베르통이 학위가 없는 조종사에 불과하다는 이유일까요? 베르통이 자신이 보았다고 주장하는 광경이 정말 온전한 사실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 캘빈은 베르통의 보고서를 읽은 뒤 더 이상 두렵지 않다고 합니다.(p.197) 그리고는 다시 나타난 하레이를 아무렇지 않게 맞이하죠. 그러다가 또 하레이의 드레스를 보고 섬뜩함을 느낍니다.(p.206) 처음에 왜 캘빈은 갑자기 공포를 극복했다고 느꼈을까요? 그러고는 또 왜 다시 하레이로부터 공포를 느껴 도망친 걸까요?
저랑 진도가 거의 비슷하네요. 1) 인간이 그 간의 경험으로 이해가 잘 안되는 현상이 나타나면 비록 과학자들이라 할지라도 일단 거부하고픈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게다가 사고 발생 시 상황이 환상이나 망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환경이라는데는 대부분 동의했을테니까요. 베르통이 좀 더 저명한 사람이라면 판단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엔 처음 나오는 반응으로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 같습니다. 베르통이 자신이 보았다고 하는 광경은 소설의 내용이 어느 정도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믿어지지만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들었다면 믿기 어려웠을 듯 합니다. 2) 자신의 기억이 그대로 물질로 재현되는 현상에 맞닥뜨려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거의 체념한 상태로 이 상황을 받아들였지만 자신이 로켓에 태워 우주로 날려버린 첫번 째 하레이가 남기고 간 옷과 지금 자신 앞에 있는 두번 째 하레이가 입고 온 옷이 나란히 걸쳐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마치 하레이 두 명이 자신 앞에 서 있는 듯한 공포를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기까지 읽어보니 압도적으로 소설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보다 재밌네요. 개인적으로는요. 그런데, 영화라는게... 어제부터 이번에 노벨 문학상 받은 라슬로의 <사탄탱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만연체를 좋아하지 않아서 소설은 읽지 않았습니다) 이게 7시간 30분짜리라고 합니다. 요즘 식으로 볼 때는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만들었어야 맞는 것 같은데, 하여간 어떻게 만들면 7시간이 넘는 영화를 만드나 싶어 호기심에 봤는데, 시작하고 10분 동안 바람이 부는 마을에 소가 왔다갔다 하는 장면만 나왔습니다. 일단 어제는 20분 정도만 봤습니다. ㅋㅎ 이런 식으로 영화가 계속 늘어지며 진행된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지겹겠지만 또 마성이 있다고도 합니다. 영화란 이렇게 다양하게 만들어지는 맛이 있는 거겠죠. 타르코프스키의 <솔라리스>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도 됩니다.
2번 물음의 답변에서 왠지 '부정의 5단계'가 생각나네요 ㅎㅎㅎ 더 이상 어떻게 할 도리가 없으니 역으로 지금의 상황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하는 수용 또는 체념에 의한 극복이려나요. 비슷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저는 캘빈이 보고서를 읽고 난 뒤 자신이 솔라리스와 '손님들'의 정체를 이해했다고 스스로 착각한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작은 외전』을 펼치기 전까지는 독자도 그렇고 캘빈도 마찬가지로 도대체 솔라리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도저히 감을 잡지 못하죠. 그러다가 베르통의 증언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잃어버린 연결고리가 무엇이었는지, 바다가 무슨 일을 벌이는 건지, 손님들이 어떤 존재인지 추정할 수 있게 되고요. 사람은 미지의 대상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데 근원과 원인을 알게 되는 순간 막연함과 신비감이 사라지죠. 자신의 앞에 나타난 하레이가 유령인지, 자신의 환각이나 정신병인지 파악조차 할 수 없었지만 이제 보고서를 읽고 난 그는 주입된 지식으로 하레이의 정체를 추측한 것 같습니다. (비록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다만 캘빈이 눈 앞의 하레이를 '진짜 하레이'와 동일한 존재라고 생각하여 마음을 열었던 건지, 아니면 오히려 진짜가 아니기에 자신이 주고 싶은 만큼의 안심과 감정을 열었던 건지는 모르겠네요. 두 번째로 나타난 하레이의 드레스 묘사에서 재밌는 점이 '모방'이 깃들어 있다는 점 같습니다. 첫 하레이의 옷은 단추나 지퍼가 없었죠. 옷의 세부적인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외형적인 면만 그대로 따라했다는 느낌입니다. 솔라리스는 옷을 입을 줄 모르고, 옷의 개념을 모르기 때문에 단지 옷의 형태에만 집중한 것 같고요. 그건 마치 어린이가 사람을 그리거나 어설픈 인간모형의 장난감을 만들 때 단추 모양은 표현하더라도 실제 여닫는 기능이 구현되지는 않는 상황과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하레이는 캘빈이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자신이 알아서 드레스를 벗었죠. 정확히는 드레스에 단추나 지퍼의 기능이 추가된 게 아니라, 캘빈이 임시로 옷을 찢었던 방법을 그대로 따라합니다. 두 번째 하레이는 캘빈이 옷을 가위로 찢은 걸 원래의 방법인 줄 알고 모방을 한 게 아닐까요? 하지만 여전히 그건 잘못된 모방이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오답을 던졌는데 어설프게 알고 있어 걸려드는 상황 같지 않나요? 인간답게 행동하고자 모든 행동과 사소한 습관을 따라하지만 여전히 진짜가 아니라는 단서.. 그걸 보며 캘빈은 하레이가 '진짜와 구분할 수 없지만 여전히 진짜가 아닌' 존재임을 직감하고 두려움을 느낀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지퍼가 고장난 것 같다는 말을 덧붙여 어떻게든 오답을 가리려는 모습까지.. 좀 소름돋네요.
밥심 님이 말씀하신 영화 이야기를 읽다 문득 떠오르는 영화가 있어 올려 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느리고 지루해서 반복되는 장면을 1.5배속으로 봤습니다. 제가 유튜브 영화소개 보기, 몇배속으로 빨리 보기를 정말 싫어하는데 이 영화는 중간에 친구가 찾아와 열변 토하는 장면 빠놓곤....하....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숙면을 취할 것만 같은.... 이 영화가 극찬을 받았고, 담겨진 내용이 심오하다고 하는데 저에겐 부녀가 맛도 없는 감자만 먹다 암흑으로 끝나는 영화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들의 영양상태가 심히 걱정되었습니다.
토리노의 말1889년 1월 3일 토리노. 니체는 마부의 채찍질에도 꿈쩍 않는 말에게 달려가 목에 팔을 감으며 흐느낀다. 그 후 니체는 ‘어머니 저는 바보였어요’라는 마지막 말을 웅얼거리고, 10년간 식물인간에 가까운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 한편 어느 시골 마을, 마부와 그의 딸 그리고 늙은 말이 함께 살고 있다. 밖에서는 거센 폭풍이 불어오고 매일매일 되풀이되는 단조로운 일상 속에 아주 조금씩 작은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하는데…
어이쿠! 같은 감독의 영화로구만요. 끝까지 다 보신 건가요.
어머나!! 이런 우연이!! 네~1.5배속으로 끝까지 봤습니다. 사탄탱고도 1.5배속으로 보면 볼 수 있을 거 같네요.
아.. 저는 이 영화를 안 봤지만 부모님이 예전에 왓챠에서 보시다가 못 참겠어서 중간에 끄신 기억이 있네요. 저는 비극이건, 희극이건 어떤 식으로든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은 이런 작품들은 시도하기가 겁이(?) 납니다 ㅎㅎㅎ
이 영화가 상징하는 바는 하나님이 인류를 창조하신 날로부터 6일간을 역순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하는데....감독님이 그렇게 얘기하신 거겠죠? 그 영화를 보고 어떻게 해석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ㅎㅎ 예전에 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의 '마더!'는 하나님과 마리아의 이야기부터 예수님이 못 박히시고, 다시 마리아를 부활시키는 장면까지 명확하게 보였는데....쩝쩝
마더!시를 쓰는 남편(하비에르 바르뎀)과, 집을 꾸미는 아내(제니퍼 로렌스). 이들 부부의 보금자리는 남편이 결혼 전부터 살던 집인데, 이곳은 한때 큰 화재로 잿더미가 되었다가 아내의 헌신으로 재건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의 집에 손님이 찾아온다.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하는 남자(에드 해리스)는 하룻밤 신세를 지는가 싶더니 부부의 집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의사의 다른 가족들이 연달아 찾아오며 아내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하지만 아이디어의 고갈로 시를 쓰지 못하고 있던 남편은 낯선 손님들의 방문이 새로운 영감을 준다며 그들을 집에 머물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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