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출판/책 증정] 《쓰는 몸으로 살기》 함께 읽으며 쓰는 몸 만들기! 💪

D-29
주제는 보여주지 않을수록 좋습니다.
쓰는 몸으로 살기 - 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어른의 글쓰기 p.54, 김진해 지음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밀당의 고수 같다. 알 듯 말 듯 그 비밀을 묘하게 잘 숨겨 놓는다. 보일 듯 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듯. 참 부러운 능력이다. 교수님은 이 능력을 비닐에 싼 김치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냄새로 비유하셨다. 이게 김치인지 아닌지 알 듯 말 듯한 그것을 독자로서 어떻게든 채워 넣는 것. 어쨌든 나는 아직 밀당의 고수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니, 어엿한 독자로서 바람직한 태도를 지니고 있는가 돌아볼 뿐이다.
우리는 주제를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선명한 메시지’로 생각하는데, 도리어 글을 읽는 사람의 밑바닥 어딘가에 가라앉아 있는 것을 깨워 일으켜 세우는 무언가가 아닐까요? 주제는 독자가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쓰는 몸으로 살기 - 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어른의 글쓰기 p.55, 김진해 지음
저는 글쓸 일이 참 많지만 ‘내 글’을 쓸 일은 만들어야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서랍 속에 묵혀 두었던 문장들을 꺼내어 그 글의 독자가 되어 보고 있습니다. 어떤 글은 분명한 글감이 없기도 하고, 주제가 너무 선명하게 드러나서 그 다음이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 글들도 많았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는 글도 있고, 어떠한 감정에 사로잡혀서 도입부터 어두움이 가득한 감정 쓰레기통에 쳐박힌 글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글쓰기의 뚜렷한 목적이 있다기보다 그저 기록을 해온 것 같습니다. 제 문장들은 갈 길을 몰라 헤매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1부를 다 마치고 나서 든 생각은 교수님이 책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내 글이 자기연민에 빠져 자기과시욕을 참을 수 없는 글이 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어떤 감정에 사로잡힌 글도, 그저 기록에 그친 글이라도 그 모든 과정을 거쳐야 쓰는 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종종 다른 작가님들께 이야기를 들어도 글을 '습관처럼 쓴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글이 마음에 들어도, 들지 않아도 결국 몸이 글을 기억하니까요. 그 흔적이 다음 문장을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채피쿠키 님만의 글이 더더욱 궁금해지네요. 세상 밖으로 나올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는 오랫동안 다시 읽지 않다가도 내 글이 막힐 때마다 다시 들춰 보며 ‘아, 나만 힘든 게 아니었지.’라고 위로도 받고 작가님의 생각 흐름을 따라가며 기분 전환도 되어서 다시 ‘내 글’을 쓰기 위해 발판 삼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수(달인)들이 '은둔형'인 경우가 많은데 이해가 갑니다. 한눈 안 팔고 자신이 하는 일을 곱씹기 때문입니다. '할 수 있는 것' 뒷면에 붙어 있는 '할 수 없는 것'을 함께 사고하되, '할 수 없는 것'에까지 도달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성인은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안다'고 하더군요(노자, <도덕경>, 47장), 2개의 눈이 있다면, 문을 열고 세상일에 귀를 쫑긋하지 않아도 새로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쓰는 몸으로 살기 - 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어른의 글쓰기 25, 김진해 지음
"보편타당한 얘기를 굳이 글로 쓰지 마시라는 겁니다(65p)"를 보고, 제가 왜 글을 써왔는지 알게 됐습니다. 어릴 때 학교에서 접한 '보편타당한 이야기'에 공감할 수 없었어요. 발언할 기회도 없으니, 모두에게 평등한 hwp를 찾았던 모양입니다. 1부 재밌게 읽었어요!
안녕하세요, <쓰는 몸으로 살기> 책 잘 받아서 읽고 있습니다. 취미 글쓰기 생활을 하면서 늘 '잘 쓰고 있는 건가?'에 대한 질문이 생기지만 글쓰기라는 게 잘한다, 못한다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을 실감할 때가 많았습니다. 1부를 읽는 동안 나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써왔는지, 나의 일상이 어떤 글감이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을 완독하고서 담백한 나만의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기네요 ㅎㅎ
안녕하세요, 보나 님! 글쓰기라는 게 잘한다, 못한다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영역이라는 말씀에 깊게 동감합니다. 김진해 작가님이 말씀해 주신 '그 글의 주인이 보고 싶어지는 글'은 좋은 글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이 살아가는 삶과, 그 삶을 대하는 태도 같은 게 궁금해질 정도면 필시 좋은 글인 것이겠지요!
좋은 글은 '그 글의 주인이 보고 싶어지는 글'입니다. 백과사전이나 요리법처럼 어떤 정보를 알려주는 글을 보고 글쓴이가 궁금하지는 않잖아요. 촘촘한 논리나 멋진 표현이 아닌, 글 속에 글쓴이의 목소리와 체온이 담긴 글을 만나면 그 사람을 만나보고 싶어지죠.
쓰는 몸으로 살기 - 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어른의 글쓰기 p.17, 김진해 지음
물론, 어떻게 주제를 생각하지 않고 글을 쓸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섣불리 주제를 발설하기보다는 비닐에 싼 김치처럼 주제의 냄새가 스멀스멀 배어 나오게 하면 좋겠습니다.
쓰는 몸으로 살기 - 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어른의 글쓰기 p.62, 김진해 지음
"많은 글이 힘을 잃는 이유를 아시나요? 쓰는 순간 독자를 '적'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출판사 인스타그램 속 카드뉴스를 보고 책에 관심갖지 않을 수 없었어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대학교 시절 제가 좋아하던 한 교수님은, 격양된 톤으로 사회 비판 리포트를 쓰는 제게 A+를 주면서도 종종 이런 지적을 하셨거든요. "네 글을 읽으면 어딘가 불편해지는 게 있어. 더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길 바란다면 이 불편함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해." 당시엔 교수님의 말이 좀 잔인하게 들렸어요. 제 목소리를 좀 숨기라는 뜻으로도 생각됐고요. 그런데 사회에 나가 가끔씩 업무로 글을 쓰게 되면서 교수님의 말씀이 이해되기 시작했어요. 학생의 리포트가 아닌, 대중에게 가닿는 글을 쓸 때, 제 의견(정치적/윤리적 사명으로...)의 정당성을 말하기 위해 독자의 윤리의식을 건드리는 글쓰기를 제가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더라고요. (Ex. 육식주의 문화를 비판하기 위해 비-비건들을 적으로 돌리는 글을 쓴다든지..) 그런식으로는 글쓴이도, 독자도, 세상도 성장하고 변화할 수 없는 것인데.
"내색은 안 하지만 글을 쓰는 많은 사람이 독자를 적으로 생각합니다. 설득하거나 굴복시켜야 할 대상으로요. 어리석으면 가르치려들고, 강하면 논파해서 기어코 이겨먹으려고 하죠. (...) 하지만 글쓰기는 상대를 제압하는 게 아니라 상대와 공존하고 싶다는 메시지입니다. 적도 친구로 만들고 싶기 때문에 치밀어 오르는 말을 눌러 천천히 글로 옮기는 것입니다. (...) '당신이 틀렸어!'라고 말을 할 때도 종국에는 '그러니 제발 나와 함께하자'고 하는 겁니다." (4-5p)
쓰는 몸으로 살기 - 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어른의 글쓰기 김진해 지음
김진해 작가님이 제가 고민해온 문제를 날카롭고도 상냥하게 언어화해주고 계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아무리 글쓰기 책을 뒤져봐도 이런 내용은 앞 부분에 잘 나오지 않는데, 처음부터 나와 놀랐고요! 점점 극단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글쓰기 책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아직 1부만 읽었지만요!) 결국 글쓰기에 있어 유일한 방책이란 '타인을 품는 글쓰기'뿐인 것 같다는 생각을 김진해 선생님의 언어를 경유해서 깨닫게 됐어요. 누워있지 않고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최대한 재미있는 표현을 발견하고, 힘에 부쳐도 내 생각을 끝까지 밀고 가 새로운 사유를 발견하고(물론 작가님 말처럼 너무 힘주면 안되지만요).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타인을 초대하고 함께하기 위한 의식인 건데, 저는 종종 거대담론 앞에 그 사실을 까먹었던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를 잘하는 덕목은 상대를 구체적으로 의식하고 배려하는 '사랑'인 것도 같네요. 2부는 더 구체적인 글쓰기 수업이 될 텐데, 그래서 더 기대됩니다.
불현듯 '유도'를 설명하는 한 문장이 떠올랐어요. 유도는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기는 스포츠! 저는 글쓰기도 같은 기질을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글로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결국 그 사람이 나의 '독자'가 되어야 하는데, 상대를 적으로 상정해두고 다가가면 제 목소리도 닿지 않겠죠. 그런 의미에서 왜 김진해 작가님이 '적을 만들지 않는 글'을 써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는지 저도 너무 잘 알겠더라구요. 제목에 관한 에피소드는 전달해두었으니, 오후에 답변 주실 겁니다! 1부를 열심히 읽고 모임에 참여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 참, "드러난 글감, 숨겨진 글감"을 구분하는 파트도 무척 흥미로웠어요. 저는 드러난 글감(눈에 보이는 정보나 사건)을 쓰고 언어화하는 건 오히려 미숙하고, 숨겨진 글감(고유의 생각? 물론 저의 잘못된 요약일 수도)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드러난 글감을 감각적으로 잘 묘사하는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느껴왔거든요. 작가님은 피상적이지 않은 숨겨진 글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시는데, 제 생각에는 드러난 글감을 잘 언어화하고 자기 언어로 요약할 줄 아는 능력은 기본인 것도 같아요. 사실 두 가지는 연결되고 뗄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 책을 읽은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떤지도 궁금하네요.
+편집자님이 독서모임에 참여하신다는 글귀를 발견해서 추가로 적습니다. ㅎㅎ 처음에는 책의 제목을 '무적의 글쓰기'로 떠올리셨다고 작가님은 말씀하시는데, '쓰는 몸으로 살기'로 바뀌게 된 비하인드가 있을까요? (편집자 선생님의 생각이었다거나...!) 두 제목 다 좋아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셨는지 궁금하여 질문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쓰는 몸으로 살기> 담당 편집자 이연재입니다. 먼저 책에 관심가져주시고 세심한 질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김진해 교수님께서 프롤로그에서도 풀어주신 것과 같이 '무적의 글쓰기'의 의미는 중의적인데요. 책 내용을 모르는 독자 입장에서는 한 번에 그 의미가 잘 와닿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적을 무찌르고 '원톱이 되는 글쓰기'로 오해할 수 있겠다는 작은 우려가 있어 제목 방향을 틀게 되었습니다. '쓰는 몸으로 살기'는 교수님의 글쓰기 철학을 떠올리며 에필로그 속 표현에서 따와 만든 제목이에요. 이 책을 편집하면서, 교수님께서 생각하는 '쓰기'란 유연한 마음과 타자를 생각하는 태도를 갖춰 더 좋은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일종의 삶의 수련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다행히 교수님께서도 이 제목을 마음에 들어하셨고, 또 책이 나온 이후에도 독자 선생님께 이렇게 좋은 말씀도 들을 수 있어 기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주차(11.3~11.9) ─ 2부 <좋은 글은 어떻게 구성될까요>, 3부 <말해지지 않은 것을 써볼까요>를 읽으며 몸으로 쓰는 법 배우기 이번 주는 좋은 글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생각해 보고, 아직 내가 입밖으로 내뱉지 못한 어떤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며 '몸'으로 쓰는 법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생각을 덜어내고, 이야기에 손을 뻗는 그 감각에 집중해 보아요. 그 과정에서 느꼈던 것들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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