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친구

D-29
책을 너무 많이 읽어 오른쪽 눈이 안 좋아져 실망까지 갈 것 같다.
작가는 자기 합리화의 고수다.
작가라서 인물들이 글 쓰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 영화 같은 게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 현실에서 우연이 있어도 영화는 우연이 겹치면 안 된다.
요즘 애들은 그래서 캄보디아에 가서 개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자기를 알아 기질에 따라 꾸준히 해야만 쌓인다는 것을 모른다. 이게 인생의 진리다.
남 욕하려면 인간이라는 게 이렇게 생겨 먹었다. 나쁜 것에서 나는 그게 아니면 남을 욕하는 것이다. 자기가 그것이면 절대 욕을 못 한다. 그러니까 남을 욕할 수 있으려면 사회에서 똑바로 살아야 한다.
나이 들어서 새로운 것을 개척하는 것보다 기존에 하는 걸 더 다듬는 게 훨씬 낫다. 이것도 인간 세상에서 거의 진리에 가깝다.
상대 성(性)은 모른다 남녀 간에 서로 모르는 게 있다. 잘생긴 남자 앞에서 하는 행동을 여자끼리는 서로 왜 그러는지 안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가 왜 저러는지 모른다. 그리고 예쁜 여자 앞에서 남자끼리는 저놈이 왜 저러는지 그 흑심(黑心)을 뻔히 알지만, 여자는 저 남자가 왜 자기 앞에서 저러는지 모른다. 이건 성별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래 여자끼리가 아니고 남자끼리가 아니며 상대 성(性)이 감(感)으로 모르는 게 있으니까, 여자는 남자를, 남자는 남자가 아닌 여자를 안심하고 믿고 하고 싶은 말을 약간 숨겨서(돌려서) 말한다. 상대가 말해도 이 정도면 잘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말하면, -말도 말이지만 표정이나 동작으로-같은 성이면 금방 눈치챈다. 그래 남사친이 한 여자에게 너무 빠지면 그 여사친이 “여자는 여자가 잘 아니까 한번 내 앞에 데려와 봐.” “그 여자도 너만큼 널 좋아하는지 알아보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여사친의 진단이 대개는 정확하다는 것이다. 같은 성이기 때문이다. 잘생긴 남자라도 남자는 그에게 별 관심이 없다. 그러나 여자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가 옆에서 자꾸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자기와는 별 상관이 없는 사람인데도 기분이 좋다. 남자도 예쁜 여자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괜히 기분이 좋다. 이러는 건 아마도 서로에게 아무리 해도 모르는 게 있기 때문이 아닐까. 모르니까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 떠나지 않는 것이다.
이왕 시작한 장사는 손님 위주로 떡볶이 떡은 소매가 아닌 도매로 많이 사들여 떡볶이에 넣는 것 같다. 요즘엔 장사하기도 편하다. 그러니 그 시간에 손님에게 뭘 해줄지 생각하면 장사가 더 잘될 것이다. 식당 같은 데서 종업원이 자기 일만 하면 그걸 유심히 본 손님은 앞으로 그 식장엔 안 간다. 예를 들어 다 먹지도 않았는데 그릇을 갖고 가면 아주 기분이 나쁘다. 일본인은 절대 안 그런다. 그런데 조선족은 종종 그런다. 손님을 위한 게 아닌 자기 위주로 장사를 해서 그런 것이다. 이런 집은 그런 식으로 장사하면 사실 며칠 못 간다.
일본인은 주로 목재 단독 주택에 많이 살아 고층 빌딩에 대한 위화감이 들어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한글 문서는 자간 거리를 일정하게 하는 게 우선이 아니라 띄어쓰기를 더 우선으로 해서 한 줄 길이를 맞추는 것 같다.
모국어는 문법 없이 그냥 쓴다. 나중에 문법을 배워 체계적으로 모국어를 배운다. 영어를 배우면서 문법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다. 실은 문법은 가르치기 좋아하는 인간들이 만든 것이다. 자기 권위도 세우기 위해.
모든 인간 활동을 보면 무든 게 자기 위주인 것을 알 뿐이다. 부정해도 그게 딱 들어맞는다. 역사를 왜곡하는 것을 보면 안다. 원래 하나를 알면 그게 모든 것에 다 적용되는 것 같다.
일본은 데이트를 데이토라 하는 건가. 하여간 일본말은 ㅗ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홋카이도처럼.
인간은 스스로 편견이 없을 수 없다는 것만 알아도 좋아진다.
정치인도 이젠 연예인처럼 팬이 있어야 오래 우려먹을 수 있다. 그게 바로 힘이다.
연예인은 맘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 팬클럽이 조종하기 때문이다. 그래 예술가도 아닌 것이다. 자기 진짜 소릴 못 낸다. 알고 보면 남과 안 엮인 예술가가 유일하고 진정한 예술가라 할 수 있다.
감기 기운이 날 계속 괴롭히면 운동하러 가면 그만이다.
안 유명한 예술가가 진짜 예술가 팬클럽들은 무슨 광신도들하고 비슷하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니까 사이비 종교에 빠지듯이 자기 연예인을 신처럼 모시는 것이다. 그 연예인이 잘못하면 간섭해, 그의 예술을 좀먹는다. 그러니까 아주 간섭 안 받고 자기 글 맘대로 쓰는 게 제일이다. 그저 인기 없고 안 유명한 예술가만이 진짜 예술을 하는 것이다. 자기 글 맘대로 써도 누가 뭐라 안 하고 그것으로 자기만족에 빠져 그 속에서 행복만 만끽하니까.
나는 책에 미쳐 다른 것에 미칠 수 없다. 종교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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