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이 세계라는 돼지우리 속에서 태어나 갇혀 있지.
그리고 오물 속에 뒹구는 돼지들처럼 뭐가 어찌된 건지도 모르고 눈앞에 어른거리는 젖꼭지를 향해 아우성치지. 사료 통으로 빨리 가려고, 밤이 되면 침대로 돌아가려고 허둥대는 거야. ”
『사탄탱고』 거미의 작업II,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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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Ho
“ 그는 끈질기게 찾아오고 또 찾아드는 욕망에서 간절히 해방되고 싶었다.
지금쯤 체념을 알게 된다면 그로서는 최상일 것이다. 이 세상에 왔을 때 말없이 모든 것에 따랐듯이 그렇게 무덤으로 갈 수 있다면 말이다. ”
『사탄탱고』 거미의 작업II,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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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Ho
“ 운이 없으면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성理性도 필요할 터인데, 그것이 바로 이리미아시가 가진 것이었다. 그것도 칼날처럼 예리한! 한때 그가…, 후터키는 얼굴에 미소를 띠며 회상했다, …공장에서 한자리를 맡게 되었을 때 관리자들부터 총책임자까지 사람들이 떼로 몰려가서 그를 만나려고 했을 정도였다. 왜냐하면, 페트리너가 전에 말했듯이, 이리미아시는 “희망 없는 사람들의 가망 없는 상황을 구제해줄 목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닥없는 어리석음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법, 그가 결국은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도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었다. ”
『사탄탱고』 거미의 작업II,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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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Ho
이리미아시라는 인물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의 원천이 드러나네요..
'그러나 바닥없는 어리석음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법'
바닥없이 어리석은 마을사람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죽음으로 위장한 것이었을까요?
GoHo
“ 모두가 무력감에 사로잡혀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한 시간, 한 주, 한 달이 가는 것을 초조하 게 바라보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더 이상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종일 정든 부엌에 웅크리고 앉아 시간을 보냈고, 어쩌다 돈이 조금 생기면 채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술을 마시는 데 써서 없애버렸다. ”
『사탄탱고』 거미의 작업II,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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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it conjured the past but it also spoke of perpetual decay.
그 소리는 지나간 일들을 상기시켰고, 동시에 기묘한 시간의 작용으로써 기억 속 과거의 소멸을 알려주는 성 싶었다. ”
『사탄탱고』 83,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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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의사가 읽던 책의 작가의 문체가 옛날 역사를 얘기하는지 미래에 대한 예지인지 헷갈리던 것처럼 곰팡이 내, 썩어가는 술집의 삐그덕대는 소리 등 비바람 등 모든 환경과 감각이 지긋이 오래되고 계속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마치 미래를 예견하는 듯한 한결같고 지겨운 시간의 늪 속에 빠져들어 벗어나지 못할 것같은 무기력함을 상기시킨다.
borumis
5장에서 6장으로 넘어가면서 대략적인 소설의 구조와 주제, 그리고 제목의 의미를 이해해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대략적으로 탱고의 기본 스텝을 배운 적이 있는데, 탱고는 baldoza (box step) 이라는 여섯 스텝으로 이루어집니다. 재미있는 게 파트너를 두고 추는 것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앞으로 가면 다른 사람은 뒤로 가고, 마치 앞으로 이동하는 것 같아도 결국에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탱고의 기본 스텝입니다. 이 이야기도 보면 6개의 챕터가 앞으로 진행되는 것 같으면서도 (그리고 이리미아시의 부활과 귀한으로 인해 이에 대한 기대감이 마을 사람들을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듯하면서도) 실제로는 의사가 읽었던 책처럼 과거의 역사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묵시록이 혼동되는 것처럼 뒤에 나오는 6개의 챕터는 제자리(?)로 돌아가는 방향일 것 같다는 예감이 오는군요.
borumis
“ she felt neither hurried nor becalmed - she was no longer concerned about what she should do but knew precisely where to step, her movements faultless and properly directed, it was as if she was rising above the field of battle and her vanquished foes.
소녀는 망설이지도 허둥대지도 않았다. 무얼 해야 할지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디로 가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소녀는 이제 자로 잰 듯 정확하게 목적에 따라 움직였고, 마치 전장에서 적을 밟고 솟아난 것 같은 모습이었다. ”
『사탄탱고』 124,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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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망설이지도 허둥대지도 않고 정확하게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그녀의 모습이 차분히 탱고 스텝을 밟는 것 같네요. 예전에 고무줄 놀이하면서 부르던 노래도 있죠 '전우의 시체를 밟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이들의 머리 속에 과연 어떤 생각이 있어서 이들을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게 하고 생각할 필요도 없게 만들었을까요?
borumis
“ But what precisely happened, that could only be determined by a maximum joint effort, by hearing ever newer and newer versions of the story, so that there was never anything to do but wait, wait for the truth to assemble itself, at which point further details of the event might become clear, though that entailed a superhuman effort of concentration recalling in what order the individual incidents comprising the story actually appeared.
그런데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여러 사람이 애를 써야만 알아낼 수 있는 법이었다. 거듭해서 조금씩 다른 새로운 이야기들을 들어보야아 하기 때문에 결국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다 보면 어느 순간 진실은 빛 아래서 낱낱이 드러나고, 사건들을 돌이켜 검토하면 원래 이야기에서 어떤 순서로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
『사탄탱고』 98,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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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이 소설 전체의 구조 또한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시점에서 각각 따로 진행되는 군요. 이 모든 이야기를 모아서 전체적인 사건의 윤곽과 순서가 드러나겠죠.
borumis
“ Until now she had always believed that it was failure only that was intolerable, but now she understood that victory too was intolerable, because the most shameful element of the desperate struggle was not that she remained on top, but that there was no chance of defeat.
지금까지 소녀는 패배만이 견딜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승리도 그렇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잔인한 싸움에서 부끄러운 점은 그녀가 이겼다는 것이 아니라, 질 가능성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것이다. ”
『사탄탱고』 121,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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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무슨 일이 일어나건, 그건 좋은 거야." 소녀는 생각했다. 모든 것이 간단해졌다, 영원히. .... 소녀는 자기가 정말로 옳다고 느꼈다. 지난 며칠 동안 일어난 일들을 돌이켜보면서 일들이 서로 어떻게 엮였는지를 생각하고 그녀는 웃었다. 모든 일이 서로 무관하지 않았고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의미로 연결돼 있었다. ”
『사탄탱고』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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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작가의 짖궃고 냉소적인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부분이네요. 볼테르의 캉디드에 나오는 Pangloss나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Pippa Passes에서 나오는 문장이 생각나네요: God's in his heaven-All's right with the world!
빨강머리 앤이나 에반게리온 만화에서 나왔다고 오인되기 하지만 실은 브라우닝의 시에서 가난한 공장 소녀 Pippa가 불륜과 암살 등으로 가득찬 어른들의 세계와 대조적으로 이런 낙천적 노래를 부르는 걸 보면서 솔직히 실제로 그런 희망과 꿈으로 가득찬 시선으로 이 시를 썼을까 하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라슬로 또한 그런 효과를 노린 게 아닌가 싶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꼬리별
[11.20 - 11.22 / 파트 D / ~ 춤의 순서 Ⅱ - 6 이리미아시가 연설을 하다]
D-1.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다른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borumis
“ "We are born into this sty of a world," he thought, his mind still pounding, "like pigs rolling in our own muck, with no idea what all that jostling at the teats amounts to, why we're engaged in this perpetual hoof-to-hoof combat on the path that leads to the trough, or to our beds at dusk." ”
『사탄탱고』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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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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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Ho
이리미아시의 침울한 목소리가 술집 안에 울려 퍼졌다. 그의 말들은, 요란하게 울려대지만 어떤 재난인지는 알려주지 않으면서 불길함만 증폭시키는 경고의 종소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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