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 2부 함께읽기

D-29
지난밤 자신을 위협했던 군중에 속했던 커닝햄 아저씨를 변호하는 에티커스, 그런 아버지에게 반박하는 젬에게 에티커스는 다시 말합니다. 지난밤 커닝햄 아저씨는 맹목적인 군중인 동시에 여전한 자기 자신이기도 했다고. 그리고 그걸 여덟 살짜리 스카웃이 일깨워 줬던 거라고.
When asked upon what grounds, Judge Taylor said, “Champertous connivance,” and declared he hoped to God the litigants were satisfied by each having had their public say. They were. That was all they had wanted in the first place. drugstore Coca-Cola in bulb-shaped soda glasses. Greasy-faced children popped-the-whip through the crowd, and babies lunched at their mothers’ breasts.
[세트] 앵무새 죽이기 (그래픽 노블) + 앵무새 죽이기 - 전2권 프레드 포드햄 지음, 이상원 옮김, 하퍼 리 원작
톰 로빈슨 재판이 있는 날 법원 앞 광장에서 사람들이 피크닉 나온 것처럼 식사를 하는 장면인데요. 물론 사회 풍자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저는 왠지 이 장면 묘사가 정겹더라고요. 사람들의 삶이 생생하게 그려져서 그런 가봐요, 사람들의 생생한 삶은 언제나 좀 애틋하니까.
Judge Taylor had one interesting habit. He permitted smoking in his courtroom but did not himself indulge: sometimes, if one was lucky, one had the privilege of watching him put a long dry cigar into his mouth and munch it slowly up. Bit by bit the dead cigar would disappear, to reappear some hours later as a flat slick mess, its essence extracted and mingling with Judge Taylor’s digestive juices. I once asked Atticus how Mrs. Taylor stood to kiss him, but Atticus said they didn’t kiss much. The witness stand was to the right of Judge Taylor, and when we got to our seats Mr. Heck Tate was already on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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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판사의 다소 지저분한 습관을 언급하면서 챕터 16이 끝납니다. 톰 로빈슨 재판이 시작되네요.
Maycomb’s Ewells lived behind the town garbage dump in what was once a Negro cabin. The cabin’s plank walls were supplemented with sheets of corrugated iron, its roof shingled with tin cans hammered flat, so only its general shape suggested its original design: square, with four tiny rooms opening onto a shotgun hall, the cabin rested uneasily upon four irregular lumps of limestone. Its windows were merely open spaces in the walls, which in the summertime were covered with greasy strips of cheesecloth to keep out the varmints that feasted on Maycomb’s refuse. The varmints had a lean time of it, for the Ewells gave the dump a thorough gleaning every day, and the fruits of their industry (those that were not eaten) made the plot of ground around the cabin look like the playhouse of an insane child: what passed for a fence was bits of tree-limbs, broomsticks and tool shafts, all tipped with rusty hammer-heads, snaggle-toothed rake heads, shovels, axes and grubbing hoes, held on with pieces of barbed wire. Enclosed by this barricade was a dirty yard containing the remains of a Model-T Ford (on blocks), a discarded dentist’s chair, an ancient icebox, plus lesser items: old shoes, worn-out table radios, picture frames, and fruit jars, under which scrawny orange chickens pecked hopefully. One corner of the yard, though, bewildered Maycomb. Against the fence, in a line, were six chipped-enamel slop jars holding brilliant red geraniums, cared for as tenderly as if they belonged to Miss Maudie Atkinson, had Miss Maudie deigned to permit a geranium on her premises. People said they were Mayella Ewell’s. Nobody was quite sure how many children were on the place. Some people said six, others said nine; there were always several dirty-faced ones at the windows when anyone passed by. Nobody had occasion to pass by except at Christmas, when the churches delivered baskets, and when the mayor of Maycomb asked us to please help the garbage collector by dumping our own trees and tr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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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7 밥 유웰이 증언대에 서자, 스카웃(이라기보다 성인이 된 진 루이스의 회상에 가까운) 목소리로 유웰이 사진 집에 대햬서 묘사해줍니다. 이 소설에서 메이컴의 다른 이웃들에 대해서는, 각자 여러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정도 포용하는데 유웰, 특히 밥 유웰은 예외죠. 단순히 그가 인종주의자라서가 아닙니다. 듀보스 부인도 인종주의자였지만 에티커스의 존중을 얻었고. 하지만 밥 유웰은 예외입니다. 그리고 분명 이 소설에서 밥 유웰이 그런 대접을 받는 건 정당하겠지만, 만약 그가 일종의 대표성을 띠게 된다면? 그럼 좀 복잡해집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I didn’t think so: Atticus was trying to show, it seemed to me, that Mr. Ewell could have beaten up Mayella. That much I could follow. If her right eye was blacked and she was beaten mostly on the right side of the face, it would tend to show that a left-handed person did it. Sherlock Holmes and Jem Finch would agree. But Tom Robinson could easily be left-handed, too. Like Mr. Heck Tate, I imagined a person facing me, went through a swift mental pantomime, and concluded that he might have held her with his right hand and pounded her with his left. I looked down at him. His back was to us, but I could see his broad shoulders and bull-thick neck. He could easily have done it. I thought Jem was counting his chick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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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챕터 마지막 문단. 메이엘라 유웰의 오른쪽 눈 상처를 들어 왼손잡이인 밥 유웰을 몰아붙이는 에티커스. 거기에 흥분하는 젬. 한편 의문을 표하는 스카우트의 반응입니다. 다음 챕터에서 톰 로빈슨이 외팔이라는 게 드러나면 역시 에티커스의 주장에 힘이 실리겠죠. 그런데 저는 또 한편으로, 이게 실재 재판이라면, 만약 오늘날 우리나라 재판이라면 에티커스의 주장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의문이긴 합니다. 물론 소설에서는 누가 유죄인지 독자가 알지만요. 실제 재판에서는 모르는 건데, 과연 왼손잡이 하나로 이 재판을 뒤집을 수 있을까? 톰 로빈슨 재판은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이지만 재판 자체는 소설의 다른 부분보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소 전형적이고 헐리우드적이라고 해야 할까. 독자 입장에서는 누가 유무죄인지는 이미 결정된 재판이라는 점에서 덜 흥미롭기도 한 것 같고요.
Atticus raised his head. “Do you want to tell us what happened?” But she did not hear the compassion in his invitation. “I got somethin’ to say an’ then I ain’t gonna say no more. That nigger yonder took advantage of me an’ if you fine fancy gentlemen don’t wanta do nothin’ about it then you’re all yellow stinkin’ cowards, stinkin’ cowards, the lot of you. Your fancy airs don’t come to nothin’ — your ma’amin’ and Miss Mayellerin’ don’t come to nothin’, Mr. F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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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18 후반부에서는 메이엘라 유웰에 대한 에티커스의 심문이 이어지는데, 긴장감이 높습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에티커스가 메이엘라의 논리적 헛점을 파고들고, 메이엘라는 그걸 알고 있기에 그를 적대시하기 때문이겠죠. 에티커스에 대한 메이엘라에 대한 적대감이 인상적입니다. 꽤 복잡한 미움 같아요. 한편으로는, 만약 이게 실제 법정이었다면, 즉 내가 저 방청객 중의 하나였다면(스카우트의 시선이 아닌) 이 모든 상황은 꽤 다르게 비춰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니까 에티커스의 접근은 꽤 설득력이 있지만 톰 로빈슨의 무죄를 입증하기에 아주 충분한 것은 아니다. 물론 무죄를 완벽하게 입증 못 시킨다고 하서 그게 곧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입증해야 하는 것은 무죄가 아닌 유죄이고, 검사가 입증해야만 하는 거겠죠. 충분히 입증 못하면 무죄로 추정해야 하는 것이고요. 단지 요즘은 성폭행 성추행 사건에 있어서는 사실상 그런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피의자 쪽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야만 하다보니, 입증못하면 유죄취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 법정에 빗대서 바라보게 되면 생각이 좀 복잡해지네요.
톰 로빈슨이 증언하는 장면에서 또 가슴이 미어집니다. ㅠ ㅠ 흑인이라는 이유로 선의를 베푼 것마저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다니요. 그를 유혹한 유얼 양은 정말 나빠요. 그녀의 아버지와 무슨 일이 있었을지 짐작하니 너무 끔찍합니다. 그녀의 삶도 불행하지만 그렇다고해도 톰이 유죄가 되도록 법정에 서게 한 건 용서받을 수 없어요.
챕터 19를 읽으셨나 보군요. 그렇죠. 그는 외로운 유얼 양에게 선의를 보였는데 그 결과가 참혹하죠. 유얼 양은 왜 그랬을까요? 혹은 왜 그래야만 했을까요, 라고 묻는다면 마치 그녀의 선택을 합리화하는 뉘앙스가 되긴 하지만, 그게 아니라 대부분의 악의적인 선택과 행동도 결국 필연적인 측면을 가진다는 점에서 궁금해지네요. 어쨌든 이렇게 재판까지 온 시점이면 톰이 강간범이 되지 않는 이상은 자신의 사회적 불명예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고. 또 어쩌면 자기 수치심의 증인을 끝내 사형을 통해 없애버리고 싶었을지도 모르고요. 그리고 어쩌면, 자기 거짓말을 스스로 절반 이상 믿어버렸을 가능성도 있겠죠.
Mr. Gilmer smiled grimly at the jury. “You’re a mighty good fellow, it seems — did all this for not one penny?” “Yes, suh. I felt right sorry for her, she seemed to try more’n the rest of ‘em—” “You felt sorry for her, you felt sorry for her?” Mr. Gilmer seemed ready to rise to the ceiling. The witness realized his mistake and shifted uncomfortably in the chair. But the damage was done. Below us, nobody liked Tom Robinson’s answer. Mr. Gilmer paused a long time to let it sink in.
[세트] 앵무새 죽이기 (그래픽 노블) + 앵무새 죽이기 - 전2권 프레드 포드햄 지음, 이상원 옮김, 하퍼 리 원작
메이엘라 유월에게 연민을 느꼈다는 톰 로빈슨의 발언이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부분입니다. 감히 흑인을 백인을 불쌍히 여겼다는 게 배심원들에게 기꺼울 수 없는 것이죠.
하지도 않은 일을 저질렀다고 자백해야하는 재판에 서야 하는 공포를 미리 느낀 롬 로빈슨은 결국 선한 일을 하고도 이렇게 사형까지 언급될 정도로 잔인한 재판을 받게 되네요. 재판을 보면서 복잡한 감정을 느낀 아이들과 주변 어른들이 해주는 대화가 인상적입니다.
최근 시간이 너무 안나서 꾸준히 감상을 올리지 못하네요. 절대 참여자 적다고 그런 건 아니고요^^ 전 지난 달에 다 읽긴 했는데, 그래도 다시 흝어보고 또 뭔가 써야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네요. 그래도 올려 주시는 피드백은 저가 함께하겠습니다. 꾸준히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주변 어른들이 해준 얘기 중 저는 챕터 20 돌퍼스 레이먼드 아저씨와 대화가 인상적이었어요. 그의 사회적인 위장술과 그 논리가 꽤 설득력 있달까.
톰 로빈슨이 감옥에서 도망치려 했다가 17발이나 총을 맞고 죽었다는 소식 ㅠ ㅠ 정말 그가 도망치려고 했을까요.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유얼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속이 메스꺼워졌습니다."(p.445) 이 문장 하나로 유얼 집안 사람들에 대한 감정이 정리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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