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 달간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읽으며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과 파괴적 욕망, 그리고 존재의 의미에 대한 깊은 사색을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완벽한 미(美)와 그것을 파괴하려는 충동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내면의 복잡한 풍경을 탐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이제 11월에는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과 함께 우리의 시선을 개인의 내면에서 우리가 발 딛고 선 '세계'로 확장하려 합니다. <금각사>가 개인의 내면에서 폭발하는 미적 집착을 다뤘다면, 11월에는 <침묵의 봄>을 통해 인간이 자연에 가하는 폭력과 그로 인한 생태계의 침묵을 목격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전체에 대한 책임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제목은 '침묵의 봄'이지만, 우리는 낙엽이 지는 가을에 이 책을 읽습니다. 어쩌면 생명이 움트는 봄이 아니라, 자연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가을이야말로 이 책을 읽기에 더 적절한 계절일지도 모릅니다.)
왜 지금 <침묵의 봄>을 읽어야 할까요?
1.인간의 오만함과 자연의 취약성에 대한 경고: 레이첼 카슨은 살충제(DDT)와 화학물질이 자연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히며, 인간이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믿음에 도전합니다. 새들이 노래하지 않는 봄의 침묵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실존적 위협에 대한 날카로운 경고입니다.
2. 환경 운동의 출발점이 된 고전: 1962년에 출간된 이 책은 현대 환경 운동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 저작입니다. 60년이 지난 지금, 기후 위기와 생태계 붕괴가 현실이 된 시대에 카슨의 예언적 통찰은 더욱 절박하게 다가옵니다. 과거의 경고가 현재의 위기로 이어지는 과정을 함께 추적해볼 수 있습니다.
3. 과학적 엄밀함과 시적인 문장의 조화: 해양생물학자였던 카슨은 복잡한 생태학적 원리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명료한 언어로 풀어냅니다. 동시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그녀의 시적 감수성이 담긴 문장들은 독자에게 지적 자극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4. 개인의 용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증명: 거대 화학 기업들의 압박과 비난 속에서도 진실을 말하고자 했던 저자의 용기는 한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침묵하지 않고 행동하는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믐클래식 2025] 11월, 침묵의 봄
D-29

그믐클럽지기모임지기의 말

그믐클럽지기
[그믐클래식 2025]
1월 책 <일리아스> 기원 전 8세기 : 완독
https://www.gmeum.com/meet/2191
2월 책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기원 전 4세기 : 완독
https://www.gmeum.com/meet/2273
3월 책 <군주론> 16세기 : 완독
https://www.gmeum.com/meet/2351
4월 책 <프랑켄슈타인> 1818년 : 완독
https://www.gmeum.com/meet/2452
5월 책 <월든> 1854년 : 완독
https://www.gmeum.com/meet/2527
6월 책 <마담 보바리> 1857년 : 완독
https://www.gmeum.com/meet/2653
7월 책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1920년 : 완독
https://www.gmeum.com/meet/2721
8월 책 <순수의 시대> 1920년 : 완독
https://www.gmeum.com/meet/2802
9월 책 <제 2의 성> 1949년 : 완독
https://www.gmeum.com/meet/2899
10월 책 <금각사> 1956년 : 진행 중
https://www.gmeum.com/meet/3035
11월 책 <침묵의 봄> : 모집 중

침묵의 봄 - 개정증보판2024년은 레이첼 카슨이 세상을 떠난 지 60주기가 되는 해다. 개정증보판은 ‘제2의 레이첼 카슨’으로 평가받는 샌드라 스타인그래버의 서문과 《침묵의 봄》 출간 이후 환경 관련 글, 연보 등을 추가했다. 《침묵의 봄》을 더 깊이 이해하고, 카슨을 좀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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