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D-29
소설인데, 소설에 대한 생각들이 슬그머니 경계선을 흐리고, 선을 넘고, 안개가 가득하고, 어둠 속으로, 어둠이라고 여겨졌던 지역으로 문을 열고, 여기가 지금까지 있던 곳이었는지 자꾸둘러보며.....
@진공상태5 @어둠속에서 이 와중에 두 분의 아이디가 이 소설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 뿐일까요? ㅎㅎ 네 읽을수록 독특한 소설인 것 같아요.
2/8 오늘로 1부의 말하기에 해당하는 짧은 소설들을 다 읽었습니다. 이 책은 빨리 진도가 나가지도 않지만 빨리 읽는 것이 별 의미가 없는 책인 것도 같습니다. <모두 다 해서 100명의 사람>을 읽다가 고작 100세대 100명의 사람을 거치면 그 어떠한 인류의 사상도 완전히 파괴된다는 이야기일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100세대 2,500년이면 그렇게 소멸하고 사라지는데 충분한 시간일까? 그렇다면 적어도 인류는 이제 한 번 파괴될 시점에 와 있는 걸까? 갑자기 세기말 느낌이랄까... ㅎㅎ
2/10 소설을 나눈 각 장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네요. 1부 <말하다>에 수록된 소설들보다는 2부<이야기하다>에 수록된 소설들이 좀 더 소설스럽다고 해야하나요? 좀 더 이야기 구조가 있고 분량도 깁니다. 그래도 여전히 내용은 모호한데 모든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난 이상 독자의 것이 된다니 제가 느끼는 대로 생각해도 무방하겠죠? <구룡주교차로>나 <언젠가 381 고속도로에서>나 모두 무언가를 갈망하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처음부터 곁에 있는 어떤 것을 찾아 헤매는 이야기 같다는 점에서 1부의 이야기와 비슷해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죄르지 페허의 헨리크 몰나르>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아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2/13. <은행가들>과 <한 방울의 물>은 모두 고대도시가 배경입니다. 방사능에 피폭된 체르노빌로 향하기 위해 키예프에 모인 친구들과 가장 오래 전부터 사람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 바라나시에서 헤매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야채를 파는 노점상들이 있는 것마저 기적처럼 느껴지는 곳을 향하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업무 이야기와 거리에 늘어선 똥탑과 오취로 가득한 도시에서 완전한 평면을 가진 구로서의 물 한방울을 설명하는 남자는 죽음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기대할 것 없는 무가치한 것에 매달리는 허무함을 그리는 작가의 시선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2/14 <저 가가린>은 그나마 이 소설집 중에서 스토리라인을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은 소설입니다. '있을 것 같은'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잘 따라간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쩄거나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러시아 우주비행사 가가린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헝가리 과학자의 이야기입니다. 가가린이 왜 알콜중독이 되었고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에 대해서 이 과학자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우주에 가서 지구가 낙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가가린의 이야기를 어느 누구도 믿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결국 그런 결론이 담긴 노트를 남기고 그 역시 지상으로의 낙하한다는 것으로 소설이 맺음 된다는 점에서 참 이 소설집은 일관성이 있습니다만... ㅎㅎ
2/15 오늘로 이 책은 완독했습니다. 2부 '이야기 하다'의 마지막 소설인 <축복 없는 장소를 걸으며>는 어쨌거나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역설적인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문구들이 많았습니다. 저자의 의도는 어떤 것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사원에서는 주님의 영광을 기렸으나, 주님의 말씀에서는 그 ㅜ엇도 배워 가지 않았습니다."라는 구절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3부에 실린 <이스탄불의 백조>는 너무 실험적이네요. 빈 백지로만 구성된 17면 뒤에는 32개의 주석만이 실려 있습니다. 주석을 보고 백지에 채워질 내용을 재구성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기에는 카바피에 대한 지식도 없고 해서 불가능하네요. 하지만 이런 시도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만일 우리가 알 수 있는 어떤 주제로 이런 형식이 시도 되었다면 나름대로 앞의 백지를 그려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어쨌든 긴 완독의 과정에 함께 해주신 @진공상태5 님과 @어둠속에서 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신간은 좀 더 읽기 쉬운 텍스트로 해야겠어요. (完)
완독을 축하드리며 다음번 읽기 텍스트로 어떤걸 선정하실지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물병자리지니
@진공상태5 두 번째 책은 <여행하는 여성, 나혜석과 후미코>이고 20일부터 시작합니다. 같이 하셔요^^
어? 나혜석을 고르셨네요? 20일이라.. 우선 책을 찾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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