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D-29
[6]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1558년 명종 13년 10월, 퇴계 이황은 지금의 국립대 총장 격인 성균관 대사성이었다. 그리고 고봉 기대승은 이제 막 과거에 급제한 청년이었다. 그해 겨울 12월에 퇴계가 고봉에게 첫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 후로 두 사람의 편지 교환은 1570년 12월 퇴계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13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었다.
기선달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씁니다. 병든 몸이라 문밖을 나가지 못하다가, 덕분에 어제는 마침내 뵙고 싶었던 바람을 이룰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감사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아울러 깊어져, 비할 데가 없습니다. 내일 남쪽으로 가신다니 추위와 먼길에 먼저 몸조심하십시오. 덕을 높이고 생각을 깊게 하여 학업을 추구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만 줄이며 이황이 삼가 말씀드렸습니다.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덕이 머물 자리, 생각을 둘 자리의 개별성을 고려하며 보편성을 확보하는 지점
겉으로 처지가 바뀔수록 안으로 반성하고 보존함은 모두가 덕에 다가가고 어짊을 익히는 경지이니, 그 즐거움에 끝이 있겠습니까?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또 선비들 사이에서 그대가 논한 사단칠정의 설을 전해 들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 스스로 전에 말한 것이 온당하지 못함을 근심했습니다만, 그대의 논박을 듣고 나서 더욱 잘못되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다음과 같이 고쳐 보았습니다. “사단의 발현은 순수한 이인 까닭에 선하지 않음이 없고, 칠정의 발현은 기와 겸하기 때문에 선악이 있다.” 이처럼 하면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 전에 배운 것은 아득하고 새로 배운 것은 거칩니다.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그렇지만 제 생각에는, 먼저 이기에 대해서 분명하게 안 뒤에야 마음•성•정의 뜻이 모두 자리 잡게 되고 사단칠정을 쉽게 분별할 수 있을 듯합니다. 후대 여러 학자들의 이론이 자세하고 분명하지만 자사, 맹자, 정자, 주자의 말씀으로 견주면 차이가 있는 듯하니, 그것은 이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예를 갖추되 중언부언하지 않고 문장 뒤로 뜻을 숨기지 않는다.
무릇 아직 발현되지 않은 사람의 마음은 성이라 하고 이미 발현된 것은 정이라 하는데, 성은 언제나 선하고 정은 선악이 있습니다. 이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다만 자사와 맹자가 강조하는 것이 서로 다른 까닭에, 네 가지 단서인 사단과 일곱 가지 감정인 칠정의 구별이 있을 뿐, 칠정의 밖에 따로 사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무릇 성이 발현될 때 기가 작용하지 않아 본연의 선을 즉각 이룬 것이 바로 맹자가 말한 사단입니다. 이것은 완전히 순수하니 곧 천리의 발현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칠정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니, 바로 칠정 중에서 발현하여 절도에 맞은 것의 싹입니다. 그러므로 사단과 칠정을 댓구로 놓고 순수한 이와 기를 겸한 것이라고 번갈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인심 • 도심을 논한다면 이런 설이 옳을 수도 있겠지만, 사단칠정의 경우에는 이렇게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칠정을 인심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 이가 기의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가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스스로 발현된 것이 이의 본래 모습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 나아가고 물러감에 모두 학문을 기준으로 하고, 의리의 끝없음을 깊이 알아서 스스로 만족하는 생각을 갖지 말고, 허물 듣기를 좋아하고 착하게 되기를 즐기어 진리가 쌓이고 공력이 오래되면, 도가 이룩되고 덕이 서게 되어 공은 저절로 높아지고 업이 저절로 넓어질 것이니, …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논픽션 <두려움이란 말 따위>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동아시아)[📚수북탐독]9. 버드캐칭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SOAK과 함께 <코스모스> 읽고 미국 현지 NASA 탐방까지!
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
내 맘대로 골라보는《최고의 책》
[그믐밤] 42. 당신이 고른 21세기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그믐밤] 17.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북티크
🎨책과 함께 떠나는 미술관 여행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오늘날, 한국은?
🤬👺《극한 갈등:분노와 증오의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출간 전 독서모임![서평단 모집] 음모론에 사로잡힌 한국 사회에 투여하는 치료제! 『숫자 한국』[책 증정_삼프레스] 모두의 주거 여정 비추는 집 이야기 『스위트 홈』 저자와 함께 읽기
책을 들어요! 👂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Nina의 해외에서 혼자 읽기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위화의 [인생]강석경 작가의 [툰드라]한 강 작가의 소설집 [여수의 사랑]
⏰ 그믐 라이브 채팅 : 12월 10일 (수) 저녁 7시, 저자 최구실 작가와 함께!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비문학 모임 후기를 모았습니다
[독서모임 아름 비문학 모임 8기 1회] 2025년 9월, 크리스틴 로젠, <경험의 멸종> 모임 후기[독서모임 아름 비문학 모임 8기 2회] 2025년 10월, 김성우,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모임 후기[비문학 모임 8기 3회] 2025년 11월, 파코 칼보, <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 모임 후기
중화문학도서관을 아시나요?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12월의 책 <엑스>, 도널드 웨스트레이, 오픈하우스[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11월의 책 <말뚝들>, 김홍, 한겨레출판[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9월의 책 <옐로페이스>, R.F.쿠앙, 문학사상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나의 인생책을 소개합니다
[인생책 5문5답] 47. 이자연 에디터[인생책 5문5답] 39. 레몬레몬[인생책 5문5답] 18. 윤성훈 클레이하우스 대표[인생책 5문5답] 44. Why I write
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만나는 철학자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도서 증정]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괘씸한 철학 번역>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증정]《너를 위해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니체가 말했다》 저자&편집자와 읽어요!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