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41. 2026년, '웰다잉' 프로젝트 책을 함께 추천해요.

D-29
오늘 새벽에 마무리한 서재 이혼시키기의 마지막 챕터에서 몇문장 가져와봤습니다. “ 삶 한가운데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개별적이다. 병도 고통도 죽음도 부딪치며 살아서 얻는 경험도 고유하다.“ “ 암이라는 병은 삶과 죽음의 차이가 백지 한 장보다 가볍다는 것을 깨우쳐준다. 나의 남은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삶의 아름다움을 알아차리기 위해서 이 모든 것이 한시적이라는 각성, 일상과의 미적 거리가 필요하다. 인간은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죽음이야말로 헛것을 분별하는 눈을 열어준다. 삶의 중력에 휩쓸리지 않는 곳은 자기 안의 심연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 세상은 우리 시선으로 존재한다. 세상을 사랑한다는 것은 관심하고 집중하는 것, 일상의 작은 움직임, 햇빛 한줄기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이다.“ 근래에 읽은 책들중 가장 많은 문장에 공감했고, 주말에 필사해보려고요.
자신의 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과연 그랬던 적이 있기는 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기도 모르게 떠오르곤 했다. 모든 사람이 어느 시기에 직면하게 되는 의문인 것 같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의문이 이토록 비정하게 다가오는지 궁금했다. 이 의문은 슬픔도 함께 가져왔다. 하지만 그것은 그 자신이나 그의 운명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일반적인 슬픔이었다(그의 생각에는 그런 것 같았다).
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그가 걷고 있는 지금 이 순간만으로 충분해서 더 이상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출발해서 레이크 오자크에서 만났다. 오자크 대산맥 외곽의 산악지역에 있는 휴양지였다.
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좀 상관없지만 <오자크>라고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4시즌 짜리 드라마가 있습니다. 배경으로 오자크 호수가 나오는데 갑자기 생각난 김에 추천해 보아요. 쫄깃한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취향에 맞으실 듯 합니다.
호러 가족 드라마 <오자크> 팬입니다! 사실 이 작품은 줄리아 가너가 하드 캐리 했다고 볼 수 있어서요 얼마 전 줄리아 가너 주연의 명작 호러 <웨폰>이 개봉해, 개봉 첫날 엄격한 '청소년 관람불가' 신분증 검사를 통과하고 영화관에 입장해 관람했습니다 대단한 작품이었어요 ㅎㅎ
굿바이 오자크제이슨 베이트먼, 로라 리니 등의 출연자들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오자크》의 캐릭터와 제작진은 어땠으며, 앞으로 무엇이 가장 그리워질까. 스포일러 포함.
웨폰평범한 수요일, 어느 마을 학교의 같은 반 학생 17명이 등교하지 않는다. 그날 새벽 2시 17분, 잠에서 깬 아이들이 어둠 속으로 달려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남은 아이는 입을 다물고, 사라진 아이들을 찾으려는 이들은 악몽 같은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스토너>를 거의 다 읽어갑니다. 그의 삶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네요. (스포일러일 수도 있어 아래 처리할게요.)
한 백인 남자가 첫사랑에 성공해 좋은 집안의 여성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살아가다 교수가 된 뒤 자신이 가르치던 여학생과 관계를 맺지만 결국 헤어지고, 말년엔 암으로 생을 마감한다.
이렇게만 보면 그는 실패한 인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안정적인 삶을 산 사람처럼 보입니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한 사람...하지만 이 소설이 주는 깊은 울림은, 그 단조로운 삶 속에 스며든 우수와 절제된 묘사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작중 “그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남들 눈에 틀림없이 실패작으로 보일 자신의 삶을 관조했다”는 문장이 나오는데, 저는 오히려 그가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평생 해냈고 (그것도 고용 불안 없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도 경험한 인물로 보입니다. 요즘 청년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이 두 가지만으로도 스토너는 충분히 ‘성공한 삶’을 산 사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이야기는 담담하게 흘러가지만, 책장은 놀라울 만큼 잘 넘어갑니다. 의외로 재미있고, 여운도 깊은 소설입니다.
현대인들에게는 오히려 <서부 전선 이상 없다> 가 공감하기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전쟁에 휘말려 입대한 젊은 청년 파울과 그의 친구들은 먹을 것도 부족한 채, 방금 전까지 함께 웃고 떠들던 친구가 다음 날이면 사라지는 현실 속에서 권태조차 사치인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 한국의 독자들에게 <스토너>가 더 깊이 다가온다는 사실은 꽤나 의미심장한 것 같아요. 어쩌면, 이제 우리의 삶이 그만큼 나아졌다는 방증일지도 모르겠고요.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옛날에 ebs 세계의 명화로 재미있게 보았었는데 원작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영화는 전장을 직접 다룸에도 격렬하기보다 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차분하게 연출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느꼈던 서늘함과 허무함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https://youtu.be/xl4A2fJG4ws?si=-qguliIdELKeVqRY 레마르크 작품 중 유일하게 읽어본 작품이 (역시 중딩 때 읽은ㅋ) <개선문>인데 굉장히 재미있게 잘 읽혔고, 전쟁의 참상을 시크하면서도 리얼하게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를 읽으며 레마르크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습니다.
개선문평생 장편소설을 여덟 편밖에 쓰지 않은 레마르크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로, 이전 소설들의 후편이라고 할 수 있으며 레마르크의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소설이다. 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전쟁의 공포에 떨며 비참한 운명의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반전 소설이다.
『개선문』은 제 인생책 중 하나입니다 조앙 마두와 칼바도스 마시는 기분으로 평생을 살고 있습니다 (과장 222) 하케를 차에 태우고 급 브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확 꺾는 라비크를 나 자신이라 상상하며 오늘을 버티고 있습니다 (과장 333) 전쟁을 직접적으로 겪지 않은 덕분에, 『개선문』과 『무기여 잘 있거라』로 전쟁을 배운 것 같아요 얼마 전 @프렐류드 님과 술 마시다가 『개선문』의 조앙 마두를 말씀하셔서 눈물이 쑥 나왔는데, @SooHey 님이 자시 말씀하시니 운명 같네요 ♡
저도 칼바도스를 몹시 궁금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사과로 만든 술이라는 각주가 달려 있어서 중딩답게 달콤한 맛을 상상했었습니다. 어른이 되면 꼭 먹어보리라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못 먹어봤네요. 언젠간 꼭 먹고 말 꼬야~~~!!!ㅋ
칼바도스 찾아보니 가을과 겨울에 어울리는 술이라고 나오네요. 언젠가 꼭 드실 수 있기를 저도 같이 응원해 봅니다. ^^
집에 한은형 작가님이 보내주신 책 <밤은 부드러워, 마셔> 라는 책이 있어서 뒤적이다가 칼바도스 이야기 발견했습니다. 사과로 만들었지만 쓰기만 하고 향기는 없고 알코올 냄새만 가득하다고 적어 주셨네요. ㅎㅎ
밤은 부드러워, 마셔: 어나더 라운드스콧 피츠제럴드의 『밤은 부드러워라』와 영화 어나더 라운드에서 제목을 가져온 이 에세이는 술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어떻게 또 한잔 더를 부르며 삶의 장면을 확장하는지 보여준다. 술 소비의 변화 속에서도 인류의 역사와 일상의 기쁨에 스며든 술의 의미를 되짚으며, 음식과 안주가 만들어 내는 작은 환대를 함께 담았다.
그럼 사과는 대체 왜 쓴 걸까요? 아깝구로.. -_-a 좋은 정보 감사해요ㅎㅎㅎ 그래도 묵어봐야 안 되겠습니까?!! 압생트도 먹어보고 싶은 술 중 하나인데, 오리지날 버전의 약기운은 다 뺐다고 하더라고요. 아쉽게 말입니다 ... -_-
개선문 하면 칼바도스 아닌가요?! 히히 듣기만 해도 좋네요 이 책도 수북강녕에 입고해야겠습니다! (쓰기만 하고 향기도 없단 얘기는 애써 무시)
나이가 많아서 이상해 보이는 학생들은 열렬하고 진지했으며, 시시한 것들을 경멸했다. 유행이나 관습에 무지한 그들이 공부를 대하는 태도는 스토너가 예전에 꿈꾸던 학생의 모습 그대로였다. 공부를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로 생각하는 모습. 스토너는 지금 이 시절이 지나고 나면 결코 이렇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때가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하지만 그는 초월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앞으로도 영원히 초월하지 못할 것이다. 무감각, 무심함, 초연함 밑에 그것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강렬하고 꾸준하게. 옛날부터 항상 그곳에 있었다 ---- 상대가 여성이든 시(詩)든, 그 열정이 하는 말은 간단했다. 봐! 나는 살아 있어.
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떠난 뒤 조급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들이 가끔 있었다. 별로 여행을 하고 싶지도 않으면서 여행을 떠나는 순간을 기대하는 사람처럼.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이, 그도 떠나기 전에 할 일이 아주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았다. ----- 그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지만, 책이 옆에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었다. ---- 자신이 이토록 편안하다는 것이 놀라웠다. 고든에게 자신이 얼마나 편안한지 말해주고 싶었다. 자신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도, 그것을 생각해도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리 중요해 보이지도 않았다.
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제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느꼈던 느낌이나 감정과 비슷한 부분들이 많이 나와서 밑줄을 많이 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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