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과학책] '코스모스'를 완독할 수 있을까?

D-29
부제가 눈길을 끌었다. 처음엔 바닷가에서 이 단어가 계속 기억에 남아 이쪽으로 내용이 모여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 당시가 우주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이어지던 시기였지만 한편으로 이제 갓 태어난 신생아였다. 그것을 표현하자면 바닷가에서 궁금하지만 다가가기 두려운 미지로 한발 내딧는 순간이였으니 이렇게 비유해서 적었을것 같다. 두번째 푸카에서는 놀랐다. 이 단어를 여기서 볼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푸카는 비슷한 성부가 연결되어 이루어지는 음악으로 알고있다. 처음에는 따로 들리지만 돌림노래처럼 조금지나면 멋진 화음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한다. 역시 마지막 추, 찌, 사냥꾼의 설명에서 방점을 찍었다. 세번째 하모니 그런데 천상과 지상이라 무슨 말일까하며 펼치는데 역시 틀렸네, 어 이건 신화네 환상이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틀린것에는 다른것에는 왜를 붙여 비교분석해서 그것보다 나은 것으로 발전시키고 신화는 왜 그들은 별의 이름에 신들의 이름을 붙였을까 어떤 이유에서 라고 찾으면서 천상과 지상을 하모니로 연결했다. 어렵고 두껍다고 옆으로 옆으로 밀리기만 했던 책인데 이렇게 읽으리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가연마미 '푸가'라는 단어의 등장이 정말 의외였죠? 지금에야 우주를 배경으로 한 휘황찬란한 영화와 영상들이 (아주 많이) 있기에, 음악이 흐르는 우주를 상상하는 것이 어렵진 않지만 처음 출간했던 1980년의 독자들이 느꼈을 전율도 색달랐을 것 같아요. 추, 찌, 사냥꾼의 설명도요. 물론 지금은 더 대중화된 묘사가 많아졌겠지만 여전히 이 표현들이 가지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두꺼운 책'에 대한 편견을 조금씩 부수고 계시네요! 이것만으로도 완독의 여정이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2주 차도 천천히 걸어가보아요.
지구 밖의 세계에는 어떤 생물이 살고 있을까?
코스모스 p.64,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외계에 생명이 살고 있다면 그들은 어떤 모습일 것이며, 또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코스모스 p.64,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지구 밖의 세계에는 어떤 생물이 살고 있을까? 이 한 문장을 보니 외계인은 도대체 어떤 모습일지 이런저런 상상을 하게 됩니다. 얼마 전엔 나사에서 화성에서도 생명체의 흔적일지도 모를 결과가 나왔다는 발표를 했더라고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바로 옆 행성에서 그런 이야기가 들려온다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멀리까지 뻗어나가요. 이 넓은 우주 어딘가에는, 우리가 상상도 못 한 모습의 외계 존재들이 얼마나 많이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첫 주차 분량인 2장까지는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히 2장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어요. 엄청나게 긴 시간의 흐름을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따라가면서, 외계라는 거대한 스케일에서 출발해 진화, 그리고 유기 분자의 세계로 점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 외계에 생명이 살고 있다면 그들은 어떤 모습일 것이며, 또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바로 SOAK의 「탄화수소 화합물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영상과 그 안에서 던졌던 저자의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탄소와 같은 14족 원소인 실리콘은 탄소처럼 4개의 공유 결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지구가 아닌 다른 환경에서는 실리콘 기반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을까?” 이 콘텐츠가 올라왔던 때가 코엑스 미래교육박람회였고, SOAK 부스에서 막 업로드된 영상을 바로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자리에서 이 질문 하나를 붙들고 정말 오래 고민하고, 다른 행성들의 여러 조건을 하나씩 떠올려 보면서 그런 환경에서 과연 실리콘 기반 생명이 성립할 수 있을지 계속 생각했었죠. 그래서인지 이번에 『코스모스』 2장을 읽을 때, 그때 품었던 질문과 고민이 자연스럽게 다시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주제를 건드리는 책과 콘텐츠들이 서로 느슨하게 연결되면서, 예전에 한 번 스쳐 지나갔던 호기심이 다시 살아나는 경험이랄까요. 오랜만에 『코스모스』를 다시 펼쳤는데도 여전히 새롭고,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2주차 내용은 또 어떤 생각들을 던져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땅상어 긴긴 독후 감상 글 감사합니다 ! 저희 코엑스 행사 세 곳 다 오셨던 것 기억한답니다 :) 책/콘텐츠는 깊이 읽어주는 독자가 있어야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책의 형태이든, 콘텐츠의 형태이든, 오래 품고 있는 질문이 하나 있다면 깊은 사유가 가능한 것 같구요. 이제 오늘부터 2주 차 독서에 들어가시겠네요! 저도 3장 이후의 이야기들을 또 간간이 올리겠습니다. 땅상어님 다음 글도 기다립니다..! (늘 감사드리며)
12월부터 시작인데 벌써부터 설레이네요~ 벽돌책 함께 읽었는데 그믐에서 두 번째로 읽게 되겠네요~^^
반갑습니다! 간간이 이 방에도 편하게 글 남겨주셔요.
우리가 이제 떠나려는 탐험에는 회의의 정신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중략) 회의의 정신은 공상과 실제를 분간할 줄 알게 하여 억측의 실현성 여부를 검증해준다.
코스모스 37쪽,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 있는 영양분들은 세포라는 장치를 통해 그 모습과 성격이 계속해서 바뀐다.' 이 문장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되는데, 뒤따르는 '오늘의 백혈구 세포가 엊그제 먹은 시금치나물이라는 이야기이다.'라는 문장은 몇번을 곱씹게 된단 말이죠... 아무래도 코스모스를 한 달 만에 읽는 건 아까운 일인 것 같아요. 야금야금 길-게 아껴 읽어야겠습니다.
마이크로코스모스 세계와 거시적 코스모스 세계를 액티브하게 오가시는 게 느껴집니다 후후. 네, 한 달 넘어가면 다음 달에도 야금야금 함께하셔요! 그러고보니 린 마굴리스의 <마이크로코스모스>도 흥미가 가더라구요. 읽고 계신 책과 비슷한 제목..!
모두 2주차에 무사히 돌입하셨나요? 날이 너무 좋으면 책보다는 몸을 쓰는 야외활동에 더 매료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평소에 머리 쓰는 일이 많으면, 머리 쓰는 독서가 힘들어지곤 해서, 독서를 '쉼'으로 받아들이는 게 어려워지는 것 같구요. 책 읽을 (마음의) 여유를 마련하고 사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튼 저 말코는 코스모스 독서가 여러분에게 '쉼'이 되기를 바랍니다..! ---- [2주차: 11/8~11/14] (약 170쪽) 4장 천국과 지옥 ...162 5장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 ...216 6장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 ...274
병렬독서의 유혹을 이기기가 힘들었네요.그리고 무엇보다 날이 좋아서 아웃도어인간으로 살다보니 오늘에사 2장을 읽게되네요.p67--풀피리 하나로 연주되는 지구 생명의 이 외로운 음악 하나가 우리가 우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음악일까? 우주생물이 들려줄 음악은 외로운 풀피릿소리가 아니라 푸가일 가능성이 높다.우리는 우주음악에서 화음과 불협화음이 교차하는 다성부 대위법 양식의 둔주곡을 기대한다ㅡㅡp92__인간은 겉보기에 나무와 뚜렷하게 다르다ㆍ의심할 여지없이 인간은 나무와는 다른 양식으로 세상을 인지한다.그러나 생명 현상의 핵심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분자 수준에서 나무와 인간은 근본적으로 같은 화학반응을 통하여 영위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ㅡㅡㅡ더욱 중요한 점은 핵산정보를 단백질 정보로 바꾸는데 나무와 사람이 동일한 설계도를 사용한다는 점이다.이 점에 있어서 지상의 모든 생물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
@시네마천국 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아웃도어 시즌이 워낙 짧으니 틈틈이 즐겨야죠. 부랴부랴 속도 맞춰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주에서 생명체가 지구에만 존재할 경우를 외로운 풀피릿 소리에 은유하고, 다양한 우주 생물의 존재 가능성을 다성부 푸가로 대조하는 구도의 표현력이 정말 일품이죠. 또한 앞서 다른 분들도 그렇고, 저 또한 그렇고 2장에서는 확실히 '분자 수준'에서 봤을 때 지구상 생명체들의 차이가 없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에 푹 빠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즐거웠던 2장!
12시가 넘었네요. 너무 몰입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고 있었어요. 2장까지 읽을 때는 시야가 우주 바깥에서부터 쭉 우리 쪽으로 당겨지는 느낌이었어요. 멀리 있는 별, 은하 얘기하다가 그게 점점 생명으로, 또 더 작게는 분자나 화학으로 내려오잖아요. 그래서 “아, 우리가 진짜로 별에서 온 존재구나”를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장 같았어요. 자연이 크기만 다를 뿐 결국 한 덩어리라는 걸 보여주는 식으로요. 근데 3장으로 들어가니까 시선이 살짝 바뀌더라고요. 이제 우주 자체보다 그 우주를 보려고 한 인간 쪽으로 카메라가 돌아간 느낌이었어요. 옛날 사람들은 하늘을 신화나 점성술로 읽어냈고, 그게 시간이 지나면서 규칙을 찾는 과학적 천문학으로 정리돼 가는 과정을 세이건이 되게 부드럽게 설명하잖아요. 점성술을 그냥 틀린 거라고 치우는 게 아니라, “그때도 사람들은 하늘에 뭔가 질서가 있다고 믿었다”는 데서 출발했다는 걸 보여줘서 그 부분이 좋았어요. 같은 하늘을 보는데 보는 방식만 점점 정밀해진 거다, 이런 식으로요. 이번에 읽으면서 제일 달랐던 건 이거였어요. 예전에는 책에 케플러, 뉴턴 이런 이름이 나와도 “아 그런 사람이 있었구나” 하고 그냥 넘겼거든요. 누가 뭘 했는지 잘 모르니까 그냥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대충이라도 케플러=행성(운동)이고 뉴턴=만유인력 법칙이라는 걸 아니까, 세이건이 그 사람들을 한 명씩 불러낼 때마다 이야기가 탁탁 이어져요. “아 지금 이 대목이니까 뉴턴이 나오는구나” 하는 게 느껴지는 거죠. 그래서 예전에는 3장이 좀 인물 소개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천문학이 이렇게 단계적으로 쌓여왔구나” 하는 흐름이 끊기지 않고 그대로 따라가져서 훨씬 더 몰입이 잘 됐어요. 3장 읽으면서 좋았던 건 세이건이 옛사람들 방식을 무조건 비과학이라고 잘라버리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하늘을 신의 뜻으로 읽든, 왕의 운세로 읽든 기본 생각은 똑같잖아요. “저기 위에는 우연이 아니라 뭔가 질서가 있을 거다.” 다만 그걸 검증하는 방법이 없어서 점성술 쪽으로 표현됐을 뿐인데, 세이건은 그걸 과학의 전 단계처럼 놓아주더라고요. 그게 좀 편했어요. 저도 자연과학 전공하고 공부하고 있는데 가끔 운세는 보거든요. 그게 모순이라기보다, 인간이 원래 패턴을 찾고 싶어 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걸 생각하니까 3장이 더 부드럽게 읽혔어요. “틀렸으니까 버려”가 아니라 “그때도 하늘을 이해하고 싶어 했다”에서 시작해 주니까요.
@땅상어 소감 한 줄 한 줄이 넘 생생합니다. 같이 읽는 기분이 나서 덩달아 저도 재밌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글의 시점이 정형화되지 않고 카메라 부감처럼 자유로운 면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운세, 점성술 부분을 비슷하게 느꼈어요. 비과학, 유사과학적 태도로 끊임 없이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고, 패턴을 찾고, 애써 의미를 담는 인간의 관성과 편향, 즉 인간의 한계를 꾸짖기보다는, 우리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다, 하고 가만히 느끼게 한달까요? 어쩌면 저와 땅상어님을 포함해서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온전히 과학으로 사유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인간의 한계를 느끼는' 과정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뻗어갑니다. 그리고 <'하늘을 이해하고 싶어서' 혹은 '인생의 고통을 회피하고 싶어서' 각종 무속신앙에 기대어 일희일비하는 태도가, 우리 종의 생존에 도움이 되나?> 하고 엄정히 자문하는 문화가 숙성되어야, 함께 변해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우리는 중력이란 힘으로 지구 표면에 붙어서 우주 공간을 날아다닌다
코스모스 141p,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지구에 올라타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고있는 나...를 상상하면 너무 신나요!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느낄 수 없지만 숫자로 표현된 속도를 보면 짜릿하달까요..ㅎ (네 시간 넘는 거리가 멀다며 나로호 발사를 관람하려했던 마음을 단번에 접는 나이지만... 우주를 쏜살같이 날아다니고있다고! )
@송현정 이 문장 정말 재밌어요. 직관적으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속도와 힘들! 하지만 대기권 밖을 벗어나지 않더라도 더 큰 시야에서 내려다보면 이미 우리는 우주를 날아다니고 있다는 새삼스러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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