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과학책] '코스모스'를 완독할 수 있을까?

D-29
@땅상어 긴긴 독후 감상 글 감사합니다 ! 저희 코엑스 행사 세 곳 다 오셨던 것 기억한답니다 :) 책/콘텐츠는 깊이 읽어주는 독자가 있어야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책의 형태이든, 콘텐츠의 형태이든, 오래 품고 있는 질문이 하나 있다면 깊은 사유가 가능한 것 같구요. 이제 오늘부터 2주 차 독서에 들어가시겠네요! 저도 3장 이후의 이야기들을 또 간간이 올리겠습니다. 땅상어님 다음 글도 기다립니다..! (늘 감사드리며)
12월부터 시작인데 벌써부터 설레이네요~ 벽돌책 함께 읽었는데 그믐에서 두 번째로 읽게 되겠네요~^^
반갑습니다! 간간이 이 방에도 편하게 글 남겨주셔요.
우리가 이제 떠나려는 탐험에는 회의의 정신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중략) 회의의 정신은 공상과 실제를 분간할 줄 알게 하여 억측의 실현성 여부를 검증해준다.
코스모스 37쪽,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 있는 영양분들은 세포라는 장치를 통해 그 모습과 성격이 계속해서 바뀐다.' 이 문장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되는데, 뒤따르는 '오늘의 백혈구 세포가 엊그제 먹은 시금치나물이라는 이야기이다.'라는 문장은 몇번을 곱씹게 된단 말이죠... 아무래도 코스모스를 한 달 만에 읽는 건 아까운 일인 것 같아요. 야금야금 길-게 아껴 읽어야겠습니다.
마이크로코스모스 세계와 거시적 코스모스 세계를 액티브하게 오가시는 게 느껴집니다 후후. 네, 한 달 넘어가면 다음 달에도 야금야금 함께하셔요! 그러고보니 린 마굴리스의 <마이크로코스모스>도 흥미가 가더라구요. 읽고 계신 책과 비슷한 제목..!
모두 2주차에 무사히 돌입하셨나요? 날이 너무 좋으면 책보다는 몸을 쓰는 야외활동에 더 매료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평소에 머리 쓰는 일이 많으면, 머리 쓰는 독서가 힘들어지곤 해서, 독서를 '쉼'으로 받아들이는 게 어려워지는 것 같구요. 책 읽을 (마음의) 여유를 마련하고 사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튼 저 말코는 코스모스 독서가 여러분에게 '쉼'이 되기를 바랍니다..! ---- [2주차: 11/8~11/14] (약 170쪽) 4장 천국과 지옥 ...162 5장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 ...216 6장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 ...274
병렬독서의 유혹을 이기기가 힘들었네요.그리고 무엇보다 날이 좋아서 아웃도어인간으로 살다보니 오늘에사 2장을 읽게되네요.p67--풀피리 하나로 연주되는 지구 생명의 이 외로운 음악 하나가 우리가 우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음악일까? 우주생물이 들려줄 음악은 외로운 풀피릿소리가 아니라 푸가일 가능성이 높다.우리는 우주음악에서 화음과 불협화음이 교차하는 다성부 대위법 양식의 둔주곡을 기대한다ㅡㅡp92__인간은 겉보기에 나무와 뚜렷하게 다르다ㆍ의심할 여지없이 인간은 나무와는 다른 양식으로 세상을 인지한다.그러나 생명 현상의 핵심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분자 수준에서 나무와 인간은 근본적으로 같은 화학반응을 통하여 영위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ㅡㅡㅡ더욱 중요한 점은 핵산정보를 단백질 정보로 바꾸는데 나무와 사람이 동일한 설계도를 사용한다는 점이다.이 점에 있어서 지상의 모든 생물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
@시네마천국 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아웃도어 시즌이 워낙 짧으니 틈틈이 즐겨야죠. 부랴부랴 속도 맞춰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주에서 생명체가 지구에만 존재할 경우를 외로운 풀피릿 소리에 은유하고, 다양한 우주 생물의 존재 가능성을 다성부 푸가로 대조하는 구도의 표현력이 정말 일품이죠. 또한 앞서 다른 분들도 그렇고, 저 또한 그렇고 2장에서는 확실히 '분자 수준'에서 봤을 때 지구상 생명체들의 차이가 없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에 푹 빠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즐거웠던 2장!
12시가 넘었네요. 너무 몰입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고 있었어요. 2장까지 읽을 때는 시야가 우주 바깥에서부터 쭉 우리 쪽으로 당겨지는 느낌이었어요. 멀리 있는 별, 은하 얘기하다가 그게 점점 생명으로, 또 더 작게는 분자나 화학으로 내려오잖아요. 그래서 “아, 우리가 진짜로 별에서 온 존재구나”를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장 같았어요. 자연이 크기만 다를 뿐 결국 한 덩어리라는 걸 보여주는 식으로요. 근데 3장으로 들어가니까 시선이 살짝 바뀌더라고요. 이제 우주 자체보다 그 우주를 보려고 한 인간 쪽으로 카메라가 돌아간 느낌이었어요. 옛날 사람들은 하늘을 신화나 점성술로 읽어냈고, 그게 시간이 지나면서 규칙을 찾는 과학적 천문학으로 정리돼 가는 과정을 세이건이 되게 부드럽게 설명하잖아요. 점성술을 그냥 틀린 거라고 치우는 게 아니라, “그때도 사람들은 하늘에 뭔가 질서가 있다고 믿었다”는 데서 출발했다는 걸 보여줘서 그 부분이 좋았어요. 같은 하늘을 보는데 보는 방식만 점점 정밀해진 거다, 이런 식으로요. 이번에 읽으면서 제일 달랐던 건 이거였어요. 예전에는 책에 케플러, 뉴턴 이런 이름이 나와도 “아 그런 사람이 있었구나” 하고 그냥 넘겼거든요. 누가 뭘 했는지 잘 모르니까 그냥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대충이라도 케플러=행성(운동)이고 뉴턴=만유인력 법칙이라는 걸 아니까, 세이건이 그 사람들을 한 명씩 불러낼 때마다 이야기가 탁탁 이어져요. “아 지금 이 대목이니까 뉴턴이 나오는구나” 하는 게 느껴지는 거죠. 그래서 예전에는 3장이 좀 인물 소개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천문학이 이렇게 단계적으로 쌓여왔구나” 하는 흐름이 끊기지 않고 그대로 따라가져서 훨씬 더 몰입이 잘 됐어요. 3장 읽으면서 좋았던 건 세이건이 옛사람들 방식을 무조건 비과학이라고 잘라버리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하늘을 신의 뜻으로 읽든, 왕의 운세로 읽든 기본 생각은 똑같잖아요. “저기 위에는 우연이 아니라 뭔가 질서가 있을 거다.” 다만 그걸 검증하는 방법이 없어서 점성술 쪽으로 표현됐을 뿐인데, 세이건은 그걸 과학의 전 단계처럼 놓아주더라고요. 그게 좀 편했어요. 저도 자연과학 전공하고 공부하고 있는데 가끔 운세는 보거든요. 그게 모순이라기보다, 인간이 원래 패턴을 찾고 싶어 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걸 생각하니까 3장이 더 부드럽게 읽혔어요. “틀렸으니까 버려”가 아니라 “그때도 하늘을 이해하고 싶어 했다”에서 시작해 주니까요.
@땅상어 소감 한 줄 한 줄이 넘 생생합니다. 같이 읽는 기분이 나서 덩달아 저도 재밌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글의 시점이 정형화되지 않고 카메라 부감처럼 자유로운 면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운세, 점성술 부분을 비슷하게 느꼈어요. 비과학, 유사과학적 태도로 끊임 없이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고, 패턴을 찾고, 애써 의미를 담는 인간의 관성과 편향, 즉 인간의 한계를 꾸짖기보다는, 우리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다, 하고 가만히 느끼게 한달까요? 어쩌면 저와 땅상어님을 포함해서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온전히 과학으로 사유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인간의 한계를 느끼는' 과정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뻗어갑니다. 그리고 <'하늘을 이해하고 싶어서' 혹은 '인생의 고통을 회피하고 싶어서' 각종 무속신앙에 기대어 일희일비하는 태도가, 우리 종의 생존에 도움이 되나?> 하고 엄정히 자문하는 문화가 숙성되어야, 함께 변해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우리는 중력이란 힘으로 지구 표면에 붙어서 우주 공간을 날아다닌다
코스모스 141p,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지구에 올라타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고있는 나...를 상상하면 너무 신나요!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느낄 수 없지만 숫자로 표현된 속도를 보면 짜릿하달까요..ㅎ (네 시간 넘는 거리가 멀다며 나로호 발사를 관람하려했던 마음을 단번에 접는 나이지만... 우주를 쏜살같이 날아다니고있다고! )
@송현정 이 문장 정말 재밌어요. 직관적으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속도와 힘들! 하지만 대기권 밖을 벗어나지 않더라도 더 큰 시야에서 내려다보면 이미 우리는 우주를 날아다니고 있다는 새삼스러운 사실!
3장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코스모스』는 그냥 이야기책처럼 느껴졌어요. 고대인들이 하늘을 신화와 점성술로 읽어내던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천문학이 태어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마치 인류의 긴 성장기를 보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세이건은 과학을 딱딱한 지식이 아니라, 우주를 이해하려는 인간의 이야기로 들려줬어요. 그래서 3장은 과학책이라기보다 사람 냄새가 나는 서사처럼 읽혔어요. 그런데 4장에 들어가자 완전히 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이번엔 감성보다는 설명과 논리가 주인공이었어요. 퉁구스카 대폭발, 금성의 대기, 온실효과 같은 과학적 주제가 중심에 있었죠. 세이건의 문장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이번 장은 확실히 이야기라기보다 강의에 더 가까웠어요. 읽는 내내 마치 우주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활자로 듣는 기분이었어요. 특히 금성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예전엔 사람들도 금성을 정글과 바다가 있는 낭만적인 행성으로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납이 녹을 만큼 뜨거운 지옥 행성이었잖아요. 세이건은 이걸 단순히 사실로만 끝내지 않고, 지구의 미래와 연결해서 경고했어요. 세이건이 말하는 금성은 그냥 특이한 행성이 아니라, 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지구도 그렇게 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예시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금성 이야기를 읽는 동안 점점 ‘우주 이야기’라기보다 ‘지구와 우리 이야기’를 같이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4장은 3장보다 설명이 많고 훨씬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오히려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
@땅상어 '무시무시하게 불유쾌한 장소로 판명된' 금성의 실체를 알아가는 과정이 정말 쉽게 설명되어 있었죠. “상대적으로 천국인 우리 행성을 금성이라는 지옥과 비교”하는 직관적 구도도 재밌었어요. 결국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곳이 낙원이자 천국, 아닌 곳은 지옥이라고 생각하는 건 지극히 '인간적인' 지구인의 관점이구나, 그런데 그게 참 맞구나, 새삼 느꼈답니다.
다음 기부터 참여하고 싶은데 혹시 영어책으로 읽어도 참여 가능할까요?
@초록단풍 네, 그럼요 참여 가능합니다 :) !
1666년 스물세 살의 뉴턴이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학생이 됐을 때 흑사병이 돌았다. 그래서 뉴턴은 자신이 태어난 외딴 고향 마을 울즈소프에 내려가서 어떤 의무에도 얽매이지 않고 1년의 세월을 편안히 보낼 수 있었다. 뉴턴은 그 1년 동안에 미분과 적분을 발명했고 빛의 기본 성질을 알아냈으며 만류인력 법칙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코스모스 155p,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누군가 뉴턴에게 어떻게 그리 놀라운 발견을 많이 할 수 있었느냐고 묻자 뉴턴이 '아무 참고도 되지 않을'답을 했다... 라고 서술한 문장을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본인도 '아무 참고도 되지 않을'답을 늘어놓는 범인..이면서..말이죠 ^^;; 그나저나 흑사병이 도는 1년동안 미분과 적분이 발명되었다니, 흑사병에 고마운 일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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