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과학책] '코스모스'를 완독할 수 있을까?

D-29
@땅상어 '우주를 바라보는 마음에 대한 책' <- 요 부분 정말 공감합니다. 문장 하나하나에 정보를 빽빽하게 담아서 건네기보다, 태도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이 짙어집니다. 땅상어님은 저자의 의도적 배치에 계속 눈길이 가시나 봐요! 근사하게 잘 짜여진 정보의 맥락을 보면 인간이 얼마나 스토리텔링에 약한 존재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땅상어님 글을 보면 저자의 의도와 적극적으로 대화하면서 읽어가는 독서법도 재밌다는 게 느껴집니다 후후
@말코손바닥사슴 정말 공감합니다. 코스모스가 명저인 이유는 방대한 과학 지식 때문이 아니라, 그 지식을 전달하는 칼 세이건의 따뜻하고 겸손한 태도 때문인 것 같아요. 정보가 빽빽했다면 금방 지쳤을 텐데, 저자가 건네는 그 마음 덕분에 계속 읽게 되네요. 덕분에 남은 챕터들도 저자와 대화하듯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독서를 마무리하고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정리하다 보니 조금 늦어졌네요. 얼른 마무리해서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5년의 유명한 천문학자에게 '화성에 생명이 존재하는지' 물으면 오-래전 유명한 천문학자의 답-아무도 모름-과는 다른 답을 들을 수 있나요? 문득 궁금해지네요. 무언가를 '모른다'는 사실에 여전히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코스모스를 읽으며 좀 달라졌어요. 일단 '모른다'의 범위가 우주만큼 넓어졌고요...@_@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던 때 보다 훠얼씬 발전했다고 스스로 대견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내가 사는 세상을 '우주'로 정의하고 나니, 의외로 단순해지는 부분이 있네요.
맞아요.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모르는 게 얼마나 있는지를 알게 된 게 큰 발전인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부유했다.
코스모스 p.221 퍼시벌 로웰에 대한 서술 중,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처음 읽을 때는 지나쳤던 문장인데, 오늘은 왜 이 문장이 눈에 쏙 들어왔을까요. (하하.) 퍼시벌 로웰이 '행성의 본질과 진화에 관한 지식과 우주의 팽창에 관한 추론 그리고 명왕성의 발견 등과 관련해서 인류 문화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하는데... 퍼시픽 로웰의 '부'가 큰 공헌을 했겠다는 속물스러운 생각을 하게 되네요 ^^;;; '자신의 천문대를 건설하고' 이 부분도 다르게 읽히고요 ^^;; 이건희 컬렉션을 보며 부유한 덕후의 안목(?)에 감사했던 기분 비슷하게, 퍼시픽 로웰이 화성에 관심을 가져준 데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
@송현정 전혀 속물스럽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더군다나 현대 과학은 거대 과학 프로젝트가 핵심일 때가 많다 보니, 막대한 자본이 있어야 연구의 토대가 갖춰지곤 하잖아요. (중력파 검출 당시에도 이 이야기가 대두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과학 연구를 위한 물질적 토대를 누가 어떻게 가지고 있느냐가 과학의 향방에 결정적이다 보니, 공동체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독지가 개인의 의지, 혹은 부유한 덕후의 미감(!)이 가지는 '영향력'을 정무적으로 생각하는 건, 너무나 현실적인 감각인 것 같아요. 정부 정책의 의지는 말할 것도 없구요.. 그런데 퍼비설 로웰이 '조선'을 방문했다고 언급한 부분을 보고 찾아 보니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최초의 조선 견문록을 쓰시기도 했네요. 고종의 손님으로 방문했다고 하고요. 칼 세이건은 로웰이 '보았다고 생각한' 화성의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그의 믿음이 '지나쳤다'고 평가했잖아요. (224쪽) 이걸 빗대어 보면, 그가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보았던 조선 또한 있는 그대로 보려는 노력보다 그의 믿음이 좀 더 강한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나아갔어요. "진지한 천문학자라면 선입관은 잠시 한쪽에 밀어두고 열린 마음으로 화성의 경이로움을 기술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칼 세이건의 언급도 미묘하구요! 그리고 코스모스 집필 당시에는 '명왕성 발견'에 공헌했다고 언급되어 있지만, 이제 명왕성은 행성이 아닌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어 있으니, 요런 40년의 격차도 느껴지는 단락이었던 것 같아요.
아... '과학 연구 예산 삭감, 국가의 미래는?' 우리나라 과학분야도 정부정책때문에 큰 위기를 겪...었죠..겪..고있나요... 나아지고 있나요...? 252페이지를 읽는데, 미국 국립 항공 우주국이 종종 예측 불허의 예산 삭감을 당하고는 한다는 내용이 나오네요. 기대치않던 예산의 증액은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사건'이라고요. 예산은 한정되어있고, 돈 쓸 일은 많을테고.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지 않으면 위태위태한 상황에 놓이는 것이 현실이라면... 시간을 들여아하는 과학분야만큼은 정부의 지원 의지가 정말 중요하겠네요...
9장 별들의 삶과 죽음 인데 애플파이 레시피랑 무슨 연관이 의아해하며 읽었다. 하지만 읽으면서 아하며 이해가 되었다. 역시 글쓰기 풀어내기의 달인인가 이 번 장은 지구과학이였다. 모르는 단어 즉 정확한의미를 찾으며 읽었다. 횡성풍, 외각층, 중성미자 음 이런단어를 들어왔나하면서... 어떤 부분에선 예전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도 떠올리며 이런것들이 상상만이 아니라 근거가 있었네하며 놀라기도 했다. 예전 역사에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죽음이나 어떤 상황을 점친 기록도 떠올랐다. 나라의 국운이 달린 일도 있었으니 지금으로 보면 자연현상인데 당시에는 얼마나 큰 일이였을지 1999년 세상이 멸망한다, 컴퓨터 바이러스등 한창 시끄러웠던 기억도 같이 소환되었다. 지구과학 교과서를 다시 보는것 같아 느낌이 새로웠다.
아리스타르코스가 우리에게 남겨 준 위대한 유산은 지구와 지구인이 자연에서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통찰은위로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보편성으로 확장됐고 옆으로는 인종차별의 철폐로까지 이어졌다.그러나 이러한 통찰이 성공을 거두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반대쪽으로 흐르는 물결을 끊임없이 거슬러가며 저항해야했다.지구와 지구인을 우주에서 올바르게 자리 매김하는 일이 천문학,물리학,생물학,인류학,경제학,정치학의 발전에 원동력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의 결과가 완강한 사회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러한 통찰이 천문학 이외의 분야에 초래하게 되는 사회적 영향의 심각성 때문이라고나는 생각한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시네마천국 저도 이 대목이 참 좋았어요. '지구와 지구인을 우주에서 올바르게 자리 매김하는 일.' '지구와 지구인이 자연에서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통찰'이 초래했던 지난한 폭력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구요. 우주의 중심이 '우리'가 아니라는 인류의 온전한 자각은 아직도 요원한 듯하지만요. 세상에 산적한 자기 중심성을 회의적 시각으로 보면, 이 '자기 중심성'이라는 세계관이라는 게 벗어날 수 없는 주관성의 감옥일지도 모른다, 는 생각을 한 적도 있는데요. 하지만 깊이 파고들다 보니, 다소 뻔한 결론이지만 인간이 자기 주관성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을 허물고 타인을 수용하는 경험을 지속하는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에 닿았습니다. 언제나 말과 글은 쉽지만요.
별들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코스모스 p.387,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별들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책을 읽다 이 문장에서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얼핏 보면 가장 쉬운 질문 같지만, 곱씹을수록 세상에서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쩌면 인류의 모든 지적 여정은, 바로 이 단순하고도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처음 이 두꺼운 『코스모스』를 집어 들었을 때, 거창한 학문적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사실 학문적인 건 하나도 몰랐거든요. 그저 '도대체 우주란 무엇일까', '저 너머엔 과연 무엇이 있을까' 하는 막연한 궁금증 하나로 시작했으니까요. 결국 그 투박한 호기심이 저를 SOAK으로 이끌었고, 코스모스 완독 챌린지까지 저를 끌고 온 힘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보이저호와 함께 우주 여행을 다녀온 뒤라 그런지, 7장에서 다시 고대 이오니아의 바닷가로 돌아온 여정이 더 각별했습니다. 은하수를 밤하늘의 등뼈라 불렀던 낭만적인 신화도 아름답지만, 우주를 신의 변덕이 아닌 이해할 수 있는 법칙으로 바라보려 했던 초기 과학자들의 용기에 가슴이 뛰더군요. 특히 이번 장을 읽으며 가장 전율이 일었던 순간은, 책 속 내용이 얼마 전 관람했던 카오스 강연 시즌2 <Across the Universe> 1강의 과학 연극 장면들과 겹쳐 보일 때였습니다. 책에서 허블이 변광성을 통해 우주의 크기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읽는 순간, 무대 위에서 봤던 리비트와 허블의 치열했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거든요. 연극을 통해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연구했는지를 생생하게 느껴서일까요? 문득 비교적 현대인 그들도 그토록 고됐는데, 맨눈과 이성만으로 세상의 편견과 맞서야 했던 더 먼 과거의 과학자들은 얼마나 더 외롭고 막막했을지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고대 이오니아 과학자들이 켰던 희미한 등불이 긴 시간을 건너, 마침내 우리 은하라는 껍질을 깨부수는 빛이 되기까지. 연극의 잔상과 책의 문장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서사시처럼 다가왔습니다. 2500년 전의 철학자들과 (제 기억 속) 무대 위의 허블이 시공간을 넘어 함께 밤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듯한 뭉클함이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가르는 여행" 제목을 보자마자 직관적으로 아인슈타인과 영화 <인터스텔라>가 떠올랐습니다. 실제로 읽어보니 코스모스 전체를 통틀어 가장 과학적 난이도가 높으면서도, 역설적으로 낭만적인 챕터더군요. 책에는 충격적인 계산이 나옵니다. 우리가 광속에 한없이 가깝게 가속한다면, 이론상 단 56년 만에 우주를 한 바퀴 돌고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수명 안에서 우주 전체를 볼 수 있다니 사실 잘 믿기지가 않네요. 하지만 그 짧은 여행의 대가는 가혹합니다. 여행자의 56년 동안 우주선 밖의 시간은 수백억 년이 흘러, 돌아갈 고향도 사랑하는 사람들도 모두 사라져 있을 테니까요. 우주 전체를 얻는 대신 나의 모든 세계를 잃는 여행. 낭만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또한 하나의 낭만이 아닐까 싶습니다.
@땅상어 <인터스텔라> 영화를 갑자기 또 보고 싶네요. 엄밀한 과학 지식에 기반한 픽션이 우리의 상상력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한 것 같아요. 물리학자 고재현 선생님도 '물리학자의 영화'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인터스텔라를 10번 넘게 보셨다고 하더라구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1676) '사실적으로 묘사한 우주'는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는 대목도 인상적이었어요. 우주적 시각에서 보면 너무 짧은 인간의 생애 <- 이 대비가 주는 먹먹함을 즐기면서 읽고 계시는군요!
저는 아직 책을 받아 보지 못했네요. ㅠ
@dulce06 에구, 월~화 중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
팔을 넓게 벌리고 휘돌아 감도는 나선 팔 구조의 위용, 4000억 '인구'를 자랑하는 성단에서 벌어지는 별들의 퍼레이드, 중력 수축의 고통과 충격에 소리 없이 신음하는 암흑 성간운들, 그 안에서 새로이 태어나는 행성계, 초거성들의 휘황한 광채, 중년에 이른 주계열성들의 늠름한 모습, 적색 거성들의 빠른 팽창, 백색 왜성의 단아함, 행성상 성운의 미련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신성, 초신성, 중성자별, 블랙홀 등은 어찌하고?
코스모스 p.478 p.479,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책에 한 페이지도 안 되는 이 짧은 부분에, 모든 우주가 다 들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별의 탄생부터 늠름한 젊은 시절, 그리고 장렬한 죽음까지. 우주의 생로병사가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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