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_삼프레스] 모두의 주거 여정 비추는 집 이야기 『스위트 홈』 저자와 함께 읽기

D-29
- 정태운(1992) "탈당 신고서" - 태운 씨 빌라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신탁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위험을 직접 촉발한 것이나 다름없다. 임대인의 체납 세금을 추심하는 캠코 담당자가 태운 씨 거주 빌라에 걸린 부동산담보신탁계약 내용을 파악 못 한 채 주택 공매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신탁계약상 건물 소유 권리가 있는 금융기관이 임대인이 불법 임대차계약을 맺은 사실을 알았고, 17가구 임차인들에게 퇴거 명령을 하고 명도 소송을 걸었다. 공매도 즉시 취소됐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의원 특의 노력으로 태운 씨를 비롯한 빌라 주민들은 즉각적인 퇴거 위협에서 놓일 수 있었다. p.104-105 나만 열심히 하면 영원히 잘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사업을 1년 정도 하다가 상황이 바뀌었죠. 엘지디스플레이가 상당수 공장들을 파주로 이전한다고 했거든요. 삼성 쪽도 일부만 남기고 구미에서 빠지고. 그런 변수까지 다 고려하는 게 사업이라는 걸 그때 배운 거죠. p.121 저는 원래 국민의힘 당원이었어요. TK에서 자랐잖아요. 지역 투표도 그렇고 대통령도 국민의힘 착착 찍었죠. 정치에 관심이 깊었다기보다 그냥 부자 편에 마음이 갔던 것 같아요. '오로지 자기 능력과 자신감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는 거다' 늘 그렇게 생각했고요. 그 노력들이 미친 전세제도 속에서 완전히 무산될 줄은... p.139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104-105/121/139, 오지은 지음
- 서은하(1988) "화장실이 집 안에만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 그녀의 성장기 '집들'에 관한 기억이 거의 남지 않은 건 집에서 도무지 공간적 감각이 새겨질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폭력을 쓰는 아빠, 생계를 부양하는 아픈 엄마, 양상이 서로 다른 치매 환자였던 조부모를 어른이자 동거인으로 두고 살았다. 맘 놓고 기댈 어른도, 간직할 에피소드랄 것도 없는 "벗어나고 싶은 집." 신을 신어야 했던 부엌의 시멘트 바닥, 거기서 쓴 요강, 밖으로 완전히 나가야 있던 화장실이 "형편이 좋지 않았음"에 관한 구체적인 촉각으로 남은 걸 빼면 그녀의 집 이야기는 강한 인상을 남긴 사건 사고와 줄곧 연결됐다. 아빠의 교통사고, 엄마의 발병, 할머니의 폭력, 다시 아버지의 추락사고. 그럼에도 긍정적이고 독립적인 은하 씨 특유의 성격이 무엇보다 귀한 자산 그 자체였다. 부모처럼 서민으로 살아도 빈틈없이 일하면, 부모만큼 힘든 노후는 맞지 않을 거라는 희망과 의지로 억척스레 살고 있었다. p.146-147 은하 씨는 '강서구 빌라왕'에게 전세사기를 당했다. 그것도 계약 중간에 집주인이 바뀌어 졸지에 당했던 일이다. 한번 보지도 않고 은하 씨가 살던 집을 산 새 임대인은 감옥에 있는 상태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도 모자라, 계속 바뀌었다. p.151 대출 문제로 속을 많이 태웠어요. 전세사기인 건 200% 확실하고, 보증금 못 받으면 나는 대출 갚을 돈이 없으니까요. 만기일이 다가올수록 속이 타들어가서 일찍부터 은행으로 향했어요. 물어보는 수밖에 없잖아요. 기가 막힌 건, 거기서도 코 베일 뻔했다는 거죠. 대리라는 사람이 저보다 다른 신용대출로 갈아타서 연체를 막으라고 했거든요. 돈 갖고 오는 거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그 얘길 듣고 제 딴엔 조금이라도 더 이자가 싼 인터넷 은행 대출을 바로 알아보다가, 문득 정신이 들었어요. '이게 내가 할 짓이 진짜 맞나' 싶더라고요. 사기당한 마당에 일반 신용대출로 갈아타면 이자 비용이 훨씬 높아지잖아요. (중략) 결국 거의 포기 상태로 연체 맞은 거예요. 바로 은행 팀장이라는 사람한테 연락이 오더라고요. (중략) 팀장이 방법을 알려주더라고요. 임대차계약 묵시적 갱신이 되면 한 번은 연장할 수 있다고. '살았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화가 났죠. 대리라는 사람은 그동안 팀장한테 보고 한 번 안 했다는 소리잖아요. 신용대출로 갈아탔으면 나는 더 큰일나는 상황이었는데... p.171-173 70대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난 날, 그분 얼굴은 지금도 기억나요. 그날도 화곡역 근처에서 전세사기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 쪽으로 오셔서 막 화를 내던 분이었거든요. 칼을 가지고 다니신다고 하셨고요. 할머니랑 단둘이 지내는데 다 늙어서 본인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집주인이 눈에 보이기만 하면 죽이고 나서 죽으려고 하신다고... 얼마나 힘든 상황일지 상상도 안 가더라고요. 문득, 할아버지가 내 미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갑자기 현실이 너무 막막했고요. 그날 너무 힘들었어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계속 전세사기 피해자인 삶을 벗어나지 못하겠구나' 그런 걸 실감했거든요. 내가 70대 할머니가 됐을 때 또 전세사기 당하지 않으리란 법이, 그런 세상이 여기 없으니까요. p.178-179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146-147/171-173/178-179, 오지은 지음
- 박혜빈(1992) "피해를 말할 수 없는 사회에서 말하기로 했다" - 임차인을 살뜰히 챙기던 중개인, 그가 속한 부동산, 업계에서 오래된 큰손이라던 임대인, 모든 게 '거짓'이었다. 임대인은 사기전과자였고, 중개인은 중개 수수료에 웃돈을 얹어 주는 임대인과 전세사기를 공모했으며, 부동산 대표는 이름만 판 바지 임대인이었다. 이 모든 짓은 허술한 관리체계 위에서 쉬이 벌어졌다. 심지어 LH도 혜빈 씨 임대인에게 159억 원을 사기당했다. p.184-185 정작 임대인이 계약 날 안 왔어요. 황당했죠. (중략) '나 같은 1억 1천짜리 잔잔바리는 돈도 아닌가 보다' '잔잔바리 계약 하나하나 신경 안 쓰나 보다' 했죠. 집을 몇백 채 가지려면 얼마나 대단한 부자인지 짐작도 안 갔거든요. 그게 다 모래성인 줄 모르고. 위임장 받아서 계약하는 게 불법도 아니니까 계약했어요. 제가 선순위 임차인인지 확인도 했고요. 그런데 등기부등본에 나오는 정보도 아니고, 부동산에 물어볼 수밖에요. p.201 현실이 너무 비현실적이니까 처음엔 믿기질 않았어요. 뭐랄까, 전세사기 알자마자였던 10~11월은 인생이라는 게 없었던 느낌이에요. 계쏙 우울하고 침몰하는 거 같았거든요.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조차 사치로 느껴져서 밥을 못 먹으니까 출근해서도 굶고, 잠도 안 자고, 울기만 하고, 한두 달만에 7kg가 빠지더라고요. p.206-207 가까운 지인 몇 분은 알지만, 사실 이 무제를 이야기해봐야 더 힘들어지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알지도 못하면서 "으휴 좀 더 알아보지"라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고, 전세사기를 무슨 젊은 날 겪을 법한 고생 정도로 여기는 분들도 있어요. 저한테 직장 튼튼하니까 '너는 괜찮다' 하는 분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고생과 범죄는 염연히 다른 문제죠. 괜찮고 말고는 제가 판단할 상태고요. 전세사기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맥락을 납득시키는 건 힘이 너무 많이 들어요. 거기 정부가 일조했고요." p.208-209 여전히 여러 경험과 감정을 동시에 통과하는 중이에요. 그 과정에서 피해자끼리 서로 힘이 많이 됐고 시민단체도 고마웠어요. 피해자를 향한 시선이 곱기만 한 건 아니지만 지지해주고 보듬어주는 분들도 있고요. 혹시 아직도 혼자 힘들어하는 피해자분이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어요. 돈보다 그분 자신이 더 소중한 사람이라고. 제발 자책하지 말라고요. p.214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184-185/201/208-209/214, 오지은 지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속 후련해지는 말이 나오네요
'진짜 집'이 절실했다.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149, 오지은 지음
"17년째 최저임금 주는 회사를 왜 계석 다니냐고 빈덩거리는 사함들도 있어요. 버티는 거예요. 버터야 하니까요. 집안 사정이 있으니까 참을성이 좋은 거죠." P147 화장실을 가기 싫어서 거기서 요강 같은걸 썼어요. 화장실이 집 밖애 있었던 거죠. '일반적인 집'에 화장실이 집 안에 있는. P155 아픔을 느끼는 것도 다 상대적인 거니까요. 괜찮다는 말은 아니에요. 감정을 잃어버렸거든요. P159 기가 막힌건, 거기서도 코 베일 뻔했다는거죠. 대리라는 사람이 저보고 다른 신용대출로 갈아타서 연체를 막으라고 했거든요. 돈 갖고 오는 거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사기당한 마당에 일반 신용대출로 갈아타면 이자 비용이 훨씬 높아지잖아요. P172 내가 70대 할머니가 됐을 때 또 전세사기 당하지 않으리란 법이, 그런 세상이 여기 없으니까요. P179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놓고 유독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을 부정적으로 계속 사용했지만, 그 말이 다 진짜는 아닐거예요.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180, 오지은 지음
내일이나 모레, 전세 지옥과 함께 짧게나마 sns에 리뷰 올리겠습니당 ^^ 28일에 만나서 어떤 이야기 들을지 흥미진진한 1덕 올림.
감사합니다. 저도 28일 오프라인 책 이야기 모임이 너무 기대가 되네요!! 히히
사기치고 감방 좀 살면서 또 그렇게 장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더라고요 여기가.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177, 오지은 지음
내집마련이 어려운 현실에서, 소소한? 위법을 통해 아파트를 마련하려 했던 가정의 공포를 그린 단편 영화가 문득 생각나 공유합니다 임필성 감독 연출, 전도연 배우 주연의 『보금자리』라는 작품입니다 20분 남짓 짧은 영상이에요 불 끄고 보시는 것 추천합니다 섬뜩함 주의입니다 https://naver.me/xOdq9sNx
저 지난번에 불륜방(?;;)에서 @수북강녕 님이 추천해주신 이영애 나오는 영화 보고 이 영화가 리스트에 같이 떠 있어서 봤는데 섬뜩하다기보다 너무 슬펐습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랄까..ㅜㅜ
혹시 아직도 혼자 힘들어하는 피해자분이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어요. 돈보다 그분 자신이 더 소중한 사람이라고. 제발 자책하지 말라고요.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214, 오지은 지음
내 돈으로 삼겹살이라는 걸 사 먹는 날에 처음으로 콜라를 시켰어요. 그 다음부턴 20대 내내 식당에서는 무조건 콜라를 시켰는데, 나름의 해방 의식이었단 거 같아요.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78, 오지은 지음
보증금이라는 돈은 저한텐 인생이었거든요. 그 돈은 연극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여태껏 버티고 견뎠던 제 인내의 합이니까요. 그 인생이 전세사기고 무너지는것 같아서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다른 피해자분도 아마 비슷한 마음이었을 거에요.이번 사태 후에도 전세사기가 방치되지 않는다면, 그만큼 커지는 빚을 다음엔 누가 또 감당하게 될까요?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97, 오지은 지음
집은 주인의 경험을 반영하는 공간 같아요.저는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그걸 잊지 않으려고 집에 펼쳐놓거든요. 그러니 집은 경험할 때마다 계속 변모하는 공간이기도 하죠.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282, 오지은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영화 보금자리를 보고 왔는데... 마지막 엔딩크레딧 배경 음악이 홈 스위트 홈을 불안하고 불편한 음악으로 변형한 곡이더라고요. 저도 (디자이너도) 스위트 홈을 제작하면서 역시 같은 음악을 같은 느낌으로 이야기와 엮으려고 했는데. 한국사회에 아파트를 둘러싸고 있는 이슈와 관련해서, 집과 관련해서 던지고 있는 다양한 측면의 이야기적 질문들이만들어지고 축적되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해 생각해봤던 것 같아요.. 이렇게 계속 이야기가 축적되면 언젠가는 정말 좋은 쪽으로 세상이 나아가기는 할까 하는 질문도 들고요.. 아마도 그렇겠죠??? 당장이아니더라도요. 모임은 어느 새 3주차로 접어들고 있는데 여러 분들이 이 이야기와 연결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추천해주셔서 참 좋습니다. (사실 이미 책을 다 읽으신 분들도 있지만! ㅋㅋ) 거의 완독에 가까워지는 3주차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을 나눠보면 어떨까 싶어 아래 질문을 드렸습니다! 1. 책을 읽으면서 든 주택임대차 계약, 혹은 주택임대차 정책과 관련되어 궁금한 것들이 생겼다면 남겨주세요. 2. 그밖에 책 기획부터 제작 완료까지, 책을 둘러싼 궁금증이 생기셨다면 뭐든 남겨주세요.
1. 주택임대차계약, 부동산 정책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제도나 정책 중에도 복잡하고 어려운 점이 없지 않겠지만, 실제로 삶 전반에 어마어마한 타격이나 손실을 입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부동산 문제는 자칫하면 평생 번 재산을 날릴 수도 있고, 거주 공간 없이 길에 나앉을 수도 있는 문제인데, 보통 사람이 알 수 없는 규정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금융 보험 상품도 복잡하지만 일대일 계약보다는 그래도 신뢰 가능한 기관과의 보편적인 상호 작용이 많고, 전재산을 넣는 위험은 부동산보다 덜하지 않나 싶어요 2. "등기부등본도 확인 안 했어?"라는 비난 섞인 책임 전가, "젊으니 다시 일어서라"는 무책임한 조언은 비단 전세사기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늦은 밤, 어두운 골목에서 폭행을 당했다 해서 그곳을 지나간 사람의 잘못이 아니고, 짧은 치마를 입었거나 술을 마셨다 해서 위법적인 범죄 행위를 당해도 되는 것이 아니죠 직장 상사나 시어머니가 극대노해 폭압적인 언행을 했다 하면 "니가 어쨌길래?"라는 반응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그건 결코, 다시는 이런 피해를 겪지 말라는 걱정으로 원인을 제거하려는 도움의 질문이 아니더라고요 원인은 내가 아니라 가해자 쪽에 있는데, (물론 조심하면 좋지만) 피해자, 약자 쪽에서 원인을 찾으려는 습성이 강한 것 같아요 3. 독특할 만큼 작은 판형, 인터뷰 요약 부분과 실제 인터뷰이의 독백 부분, 양쪽의 글씨체가 다르게 표현된 것이 좋았습니다 가독성을 더 높여 주었어요 책이 많으면 이사할 때 짐이 되곤 하는데요, 전월세로 자주 옮겨 다녀야 하는 경우 자켓 주머니에 넣은 채 이사할 수 있는 크기로 여겨졌습니다!
1 주택임대차계약이나 부동산 정책이 어렵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 복잡하더라구요. 평생을 고생해서 모은 돈을 전세 보증금으로 쓴 건데 그걸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는게 너무 화가 나요. 세입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더 없을까 ? 전세말고 더 나은 방법은 없나 ? 읽는 내내 고민하게 되는 부분들이었습니다.
완독했습니다! 전세로 살아본 경험이 없다 보니 잘 몰랐던 부분들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전세 사기의 민낯을 조금이나마 제대로 알게 된 느낌이에요.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조차 전세 사기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그럼에도 뚜렷한 대책조차 없다는 점이 마음 아팠습니다. 하루빨리 전세 제도가 개선되어, 제목처럼 모두가 진짜 '스위트 홈'에 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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