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_삼프레스] 모두의 주거 여정 비추는 집 이야기 『스위트 홈』 저자와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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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책 제목이 몇 번 수정되면서 '스위트 홈'으로 결정되었는데 이 책은 이 제목이 맞다는 생각이 밍묭님 피드백을 보면서 한 번 더 드네요. 히히
나를 쉬게 하는 기억들. 나의 집은 내가 살아 있다고 느끼는 모든 시간 속에 있는 것 같다. 이야기가 끝 난 뒤 남은 두개의 빈 찻잔, 세마리의 오리가 사는 천변, 애 리조나의 별빛들, 화초에 돋아난 싹을 발견한 어느 아침. 그러고 보면 나는 자주 집을 잊고 사는 것 같다. 이렇게나 도처에 널린 집을
[큰글자도서] 우리의 여름에게 르트루바유 증, p.110, 최지은 지음
[큰글자도서] 우리의 여름에게첫 시집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로 단숨에 주목받는 젊은 시인으로 활약하며 독자에게 두루 사랑받아온 최지은이 첫번째 에세이 『우리의 여름에게』를 창비 에세이& 시리즈로 출간했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생의 슬픔과 행복을 다정히 보듬는 특유의 필치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번 에세이에서 작가는 자신의 유년기를 내밀한 고백의 목소리로 풀어놓으며 감동을 선사한다.
대른 책을 읽다가 문득 이 문장에서 스위트홈 생각이 나서 공유합니다.ㅎㅎ
책의 판형이 제작자와 소비자 사이에 그런 의미 전달로 되었다니 너무 좋네요. 디자인 전반에 대한 것은 디자이너 제안을 따라 의견을 주고받으며 작업했는데요. 특히 판형에 대한 디자이너의 생각이 굳건했고, 그 생각에 반하는 합리적인 주장과 근거는 딱히 찾을 수 없어 제안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책 판형에 대한 선입관'이라는 위험부담은 감수하면서 책을 받아들게 되는 사람들에겐 어떤 감정이 들까, 궁금했습니다!
1 후자입니다. 피해를 직접 입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2 저희 집도 가난한 시절이 있었어요 주택에 살았었는데 구조가 특이해서 화장실만 이층?으로 동떨어져 있고 계단도 높이가 높아서 어린나이에 화장실 가려면 높은 계단을 올라서 가야해서 힘들었어요 ㅋㅋㅋ 그러고 사정이 나아져서 아파트로 이사갔을때 집이 너무 좋아서 신났어요 이제보명 걍 평범한 집인데 말이죠 3 저는 집순이라 대체로 집에 있으면서 집안일하고 취미활동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 정창식(1982) "로프를 타는 순간이 편할 때도 있어요" - "세입자라서 슬픈" 상황에 갑자기 닥친 건 임대인의 탓도, 다른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임대차 3법' 발표 직후 상당수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 갱신을 거절했다. 본인이나 직계존비속이 실거주할 경우엔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다는 '법의 구멍'이 임차인을 대거 전세시장으로토해냈다. 매물이 귀해 하루가 달리 가격이 뛰는 전세시장에서 '두더지 게임'을 하듯 전셋집을 잡고 놓치고 찾고 놓치느라 "세입자는 집을 고를 수 없었다." 신중할수록 보증금 부담이 늘어나는 시장 상황에서 산달을 앞둔 부부가 완전히 안전하게 들어갈 집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이었다. 급등한 시세에 대출은 필수였다. 버팀목 대출을 끌어와 들어간 다가구 집에 HUG 전세보증보험까지 나오진 않았다. p.220-221 정부와 은행은 즉시 '일시 상환'이라는 칼을 무섭게 빼들었고, 위험에 빠진 4인 가족의 재정 상황은 더 궁지로 몰렸다. 집은 경매로 넘어가 급속도로 낙찰되더니 새 전세 임차인들 이삿날을 일괄 통보했다. p.222 회사 택시를 모시던 아버지도 개인택시를 하시면서부터는 부모님 벌이가 다 좋아지셨어요. 그런데 IMF가 터진 거죠. 아버지도 마찬가지로 수입이 거의 안 되셨는지 개인택시를 처분하고 버스 회사 직원으로 들어가셨어요. 결국 어머니도 분식집을 접으셨죠. 거의 10년 하신 가게인데, 음식점 같은 데로 일을 나가신 걸로 기억해요. 영화 「기생충」 속 반지하가 이사한 우리 반지하 집이랑 너무 똑같더라고요. 특히나 화장실 구조가요. 물도 잘 안 내려가거니와 벌레가 진짜 끝없이 나왔어요. 엄지손가락만 한 바퀴벌레에 곱등이 같은 것들, 정말 질색이었죠. 비 많이 오면 발목까지 집에 물이 차고요. 근데 집이 어렵다고 위축되진 않았던 거 같아요. 좋은 부모님이었던 거죠. 심적으로도 힘드셨을 텐데... (중략) 반지하 집에서 군대를 갔는데 제대할 때 다행히 부모님이 집을 취득한 상태였어요. 형편이 확 핀 건 모르겠고, 지인들이 싼 매물을 알려줘서 앞뒤 안 보고 사셨을 거예요. 축대 위에 있어서 전망이 참 좋았어요. 작았고요. 옥탑방이 있어서 거긴 세를 받고, 우리 네 식구는 방 두 개짜리 1층에 살았거든요. 마당이라고 하긴 좀 뭐해도 집 앞에 두 평 정도 되는 공간에 수도 있어서 거기서 빨래할 수 있고, 감나무도 있었어요. 방을 혼자 써 본 게 3년 정도? 작은방을 형이랑 같이 쓰다가 형이 결혼했거든요. 잘 때마다 불 끄라고 시키는 사람 없고, 좋은 점미 많더라고요. 좋아하는 영화 밤새도록 보고. 진짜 많이 봤어요. p.226-227 어떤 사람은 말해요. 애초에 규모를 확 줄여서 훨씬 작은 전셋집으로 가야 하지 않았냐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말이라는 건 참 쉽죠. 살림살이를 다 처분하는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그래요. 식구는 더 늘었고요. (중략) 정작 근본 원인은 그대로 두고 괜한 피해자 탓하는 건 아무 소용없어요. 조건 맞는 집 찾는 건 잘못이 아니죠. 알릴 수만 있다면, 전국 8도 어디든 내 얼굴 내 목소리를 다 팔아서라도 다 알리고 싶었어요. 피해 초기만 해도 이렇다 할 정부 대책은 없고 우리만 절실하니까. p.240 한국은 부동산으로 부를 불리는 구조잖아요. (중략) 은행 같은 금융 기관은 손쉽게 짐을 덜고, 피해자 개인만 소리 없이 무너지던 문제니까. 허술한 제도에 기가 차요. 개선까지 갈 길이 먼데 당장 피해 회복에도 소극적으로 나오는 책임자들 보면... 피해자들이 그냥 제풀에 지쳐 보기하길 바라는 거잖아요. p.241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220-222/226-227/240-241, 오지은 지음
- 이재호(1991) "'신혼 닭꼬치'의 기쁨을 빼앗긴 집" - 하숙집, 월세방, 기숙사를 거치며 주거 생활비 절반 이상을 스스로 해낸 대학 생활은 일종의 독립 예행이었다. 고됐지만 자유로운 날들이었다. '식당 집 아들'이라는 정체성 아닌 정체성을 벗어난 시공간에서 펼쳐진 생활이었기 때문이다. 초중고등학교 생활기록부마다 남은 '소심함'의 기록은 깨졌고, 또래 친구는 물론 아르바이트로 대한 손님의 기억도 좋은 경험으로 남았다. 진학 때 목표대로 대학 시절을 착실히 보낸 재호 씨는 예상대로 취업했고, 빠르게 생활비 빚을 청산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차곡차곡 모은 돈이 마중물로 쌓일 즈음 독립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살 집이었다. (중략) 연말엔 본격적으로 결혼식장을 잡고 있을 줄 알았는데,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갔다. 이웃집 전세사기 소식이 청천벽력처럼 전해지고, 임대인은 잠적 상태였다. 계약 때만 해도 부동산에서 추앙했던 그의 재력은 실상 텅 빈 껍데기였음이 점점 드러났다. p.248 "결혼을 앞둔 청년은 파혼을 겪었고, 임산부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유산했습니다. 피해를 감당하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분도, 암 투병 중에 병세가 악화된 피해자도 있습니다. 법의 판단이 부디 전세사기 범죄에 대한 경고로 남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 요구합니다." p.251-252 "집주인이 망하면 이 동네가 아니라 수원이 다 망하는 거예요." 이렇게 진짜 말했어요. 수원에 가진 건물만 어마어마하게 많은 임대인이라면서. 다른 건물들에 비하면 근저당도 낮게 설정된 거라고 했고요. 중개인이 그렇다니까 안심했죠. p.266 스트레스가 심하면 어떻게 되는지 처음 알았네요. 얼마 전에 집에 실려 들어왔거든요. 저도 모르게 버스 정류장에서 잠이 들어서 부모님 쪽으로 연락이 갔대요. 한동안 정신 나갔던 거죠. (중략) 주변 사람들이 너무 걱정할까 봐 일단은 혼자서 이겨내려고요. (중략) 오늘 와이프는 사실 친구 결혼식 청첩장을 받으러 갔어요. 그래서 오늘 인터뷰한 건데, 마음이 좀 그래요. 우리도 결혼식 계획을 벌써 잡으려고 했다가 전세사기로 힘들어진 상황이다 보니까, 생각을 비우려고 해도 쉽지 않아요. 내년이나 내후년쯤엔 결혼할 수 있을까요? 애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무 어렵게 됐어요. 어느 틈에 계속 빚만 늘어났으니까요. p.268-269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251-252/266/268-269, 오지은 지음
- 하정(1977) "집은 새로운 경험으로 계속 변모하는, 공간 - 글쓰고 그림 그리길 좋아하는 어린이였다. 상도 제법 타던 재능으로 아버지 사회생활에도 힘을 보탠 딸이건만 칭찬이나 격려받은 기억은 없다. '성평등' '여성의 사회 진출' 같은 단어조차 낯선 시절 가정을 이룬 부모에게 '어차피 시집'으로 귀결될 세 번째 여자애의 재능이나 장래 희망에 관심 둘 여력은 없었다. 성차별이 문화인 시대, 귀한 막내 남동생과 기 센 두 언니 사이의 셋째 딸인 하정 씨는 집에서 다만 조용히 자랐다. 딸이라서, 셋째라서, 맘 높고 연필 한 자루 놓을 곳도 점유할 수 없는 집을 벗어난 건 그럼에도 곧잘 했던 공부 덕이다. 무슨 꿈이나 진로 고민이 아니라 대입 그 자체가 혹여 거절될까봐, 장학금을 주는 대학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입학했다. p.273-274 집에서 아무것도 아닌 애로 자라서인지 늘 무엇이든 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아무 맛도 없는 물이 어디로는 흘러갈 수 있는 것처럼요. p.290 캠프힐은 각국 자원봉사자들을 받는 장애인 공동체예요. 저는 아일랜드로 갔어요. 단체에서 구매한 교외의 집들이 지역에 여러 채 있고, 그 집에 원주민인 장애인이랑 임시 거주자인 자원봉사자들이 같이 살면서 일하면서 생활했어요. 공동체 자체가 집이면서 생산도 하는데, 작은 사회나 마찬가지거든요. 중요한 건 우리가 같이 사는 곳이 시설이 아니라 집이라는 거고, 저같은 봉사자 두 명과 원주민인 장애인이 같이 정말 집다운 집에서 살았어요. 목장, 농장, 빵집 등등에 배치돼서 서로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면서 지켜보고 서로 돕고요. .(중략) 일터는 잘만 돌아가고, 집은 다들 기가 막히게 아름답게 잘해놓고 살아요. 가구는 다 원목에, 침구도 정말 폭신폭신했어요. 누가 거주하든 정서에 좋은 영향을 주도록 꼼꼼히 설계된 결과라고 하더라고요. 생활의 모든 요소가 원주민과 봉사자를 차별하지 않고요. 마을에서 채소를 직접 기르기도 하지만 작더라도 집마다 유리 온실에서 식물 돌보고, 동물도 같이 사는 게 거기선 당연한 일상이에요. '사는 환경이 좋아야 된다'는 게 단체가 중요시했던 가치였어요. 그래야 행복하고, 안정을 취할 수 있다고요. 저는 집을 돌보는 기본적인 일을 캠프힐에서 다 배웠어요. 제가 봉사자로 갔다가 오히려 사는 방법을 거저 얻어 온 거죠. p.293-295 보증보험은 부동산 중개인이 강력하게 권유해서, 사용할 일이 없길 바라면서 가입했어요. 근저당 9천만원 잡혔던 건 싹 정리하고 들어왔고요. 저도 대출해야 해서 근저당 또 설정하면 계약 해지한다는 특약까지 걸었으니까 임차인 입장에서 할 건 다 하고 계약한 거예요. 보증금은 매매가랑 같은 2억 6천이었는데 어차피 시세가 다 그랬고요. 계약하고 바로 확정일자 받고, 전입신고도 문제없이 했어요. (중략) 입주한 지 딱 2개월만에 새로 9천만원 근저당이 잡혔더라고요. 은행에서 전화로 알려주니까 알았지, 안 그랬으면 몰랐을 거예요. 누가 이사 2개월 만에 등기부 떼겠어요. 진짜 웃긴 일이죠. 집 주인이 집 담보로 대출하면 세입자도 위험해지는데, 이걸 알릴 의무가 없다는 게요. p.301 집이 죄책감 덩어리가 됐거든요. 나갈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고. 집에 있으면 집 구할 때 거친 단계 단계를 떠올리면서 내가 '안 한' 게 뭐였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는 거예요. 끊임없이 과거로 돌아가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자책하고 계속 자책하는 거죠. '왜 제대로 안 알아봤지?' '명함 받고서 왜 전화를 안 해봤지?' '근저당 다시 잡은 거 알았을 때 바로 계약 파기를 했어야 하는데' 그게 진짜 지옥이에요. 따지고 보면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 우리 다 제도 안에서 움직였잖아요. 가해자가 정밀하게 나를 타겟팅해서 어렵게 성공시킨 사기도 아니고 그냥 대충 망쳐 놨는데 다들 재수없이 막 걸렸고요. 그 많은 사람이 어디에서 오는 돌인지도 알 수 없이 다 돌을 맞은 건, 그러기 너무 쉬운 구조니까요. 말을 거의 못 했죠. 정신 나가서요. p.305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273-274/290/293-295/301/305, 오지은 지음
- 김승현(1990) "삶이 궤도에 올랐다 여긴 순간에" - 첫 집은 실패였다. (중략) 제때제때 일처리를 안 하는 집주인 때문에 피해는 승현 씨가 다 보고, 몇 번의 월세를 날렸다. '집을 본다'는 게 어떤 행위인지 교훈을 얻었고, 두어 번의 원룸 집을 더 살았다. (중략) 조건이 올라갈수록 월급이 줄어드는 희한한 '형평성'이었지만, 올라간 대출 능력으로 월셋집은 졸업했다. p.316-317 승현 씨가 이용한 보증금 대출의 보증기관인 SGI에서 사실상 전세보증금과 낙찰 대금을 상계 처리하지 못 하게 '합법적으로' 막고 나선 것이었다. 이 문제로 자칫하면 경매 계약금까지 날릴 위기에 처한 피해자가 속출했지만, 규모가 작아 좀체 조명받지 못했다. p.318-319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316-319, 오지은 지음
- 이철빈(1993) "'덜렁덜렁'한 계약은 없었다" - 자라면서 세상에 느끼던 막연한 답답함은 철빈 씨 안에서 점차 건강한 문제의식으로 발전했다. "우리 사회가 굉장히 발전했다고 부자가 됐다고 하잖아요.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단지 가난해서, 제도가 미비해서 죽는 현실이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송파 세 모녀 사건'은 철빈 씨가 '선택할 삶'의 방향을 구체화한 계기다. 그해는 여러 모로 문제적이었다. 곧 세월호 참사가 터졌고, 하반기엔 부동산 가격 폭등이 이슈로 올랐다. 침체 국면의 경기를 부양시키겠다는 정부 정책이 낳은 결과였다. 그렇게 2014년 대한민국엔 생활고 죽음과 시스템 부재로 인한 죽음과 국가가 조장한 부동산 투기가 나란히 펼쳐졌다. 기이한 그 풍경이 목에 가시처럼 걸리던 철빈 씨는 그 가시를 빼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부동산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인턴을 했고, 학부 졸업논문으로 「공익신탁 활용한 유휴부동산 이용 활성화 방안」을 다뤘다. p.350-351 똑똑하게 고른 두 종류의 공유주택을 거치며 철빈 씨는 서울살이 접점을 차근차근 늘렸다. 주택 임대에 관한 업무가 주인 직업상, 임대차계약에 관한 지식과 정보도 쌓였다. 그렇게 상경 3년 차에 드디어 혼자만의 집을 구했는데, 전세사기를 당했다. LH까지 사기당한 현실 위에서도 꿋꿋이 '젋은 분들 경험'을 문제 삼던 국토교통부 장관의 현실 인식은 틀렸다. 철빈 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해 계약한 집에서 피해자가 됐다. 전세난 속에서도 일일이 건축물대장을 확인하며 불법 건축물을 거르길 몇십 차례, 합법 건물의 근저당도 없는 임대사업자 주택을 찾은 게 바로 '빌라왕' 김대성의 집이었다. 계약 과정에 깨끗했던 서류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중략) 그와 같은 집주인을 둔 1200여 명은 김대성이 어느 날 주검으로 발견되며 더 큰 혼란으로 빠졌다. 임대인이 그렇게 큰 세금을 밀린 사람인지 임차인이 미리 알 수 있었다면 상당수 예방됐을 피해다. (중략) 전세사기 3년째, 철빈 씨는 지금 파트타이머 활동가이자 독립 연구자로 잉ㄹ하며 더 근본적으로 임차인의 피해를 예방하는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p.352-355 모든 조건이 다 들어맞는 '깨끗한 주택'이더라고요. 7평 좀 안되는 2억 1천만 원짜리 원룸인데 근저당도 압류 기록도 없고, 그 흔한 불법 건축물도 아니라 대출 문제도 없고요. 결정적으로 민간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집주인 매물이었어요. 임대인 보증보험 가입 의무도 있겠다, 법적 규제도 어느 정도 받겠다, 지자체에서 관리 감독도 하겠다, 이 정도면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누나한테도 손님인 척 집을 또 봐달라고 부탁했어요. 내 눈에만 좋게 보인 걸까 봐. 계약서 쓰기 전엔 지인 중개사한테 검토 요청도 했고요. 제가 하나하나 너무 신중하게 구니까 임대사업자 등록 매물이라고 공인중개사가 얼마나 떵떵거렸는데요. (중략) 중개사가 내놓은 계약서에 오타가 한두 군데가 아니고 계약서 한 부는 아예 보증금을 빈칸으로 놓고, 좀 허술했죠. 모르겠어요. 그 중개인이 집주인 일당과 모종의 커넥션이 있어서 그렇게 대충대충이었는지는 증거가 없거든요. 절차상 문제는 없었고요. 제가 일일이 다 확인하고 따져서 제대로 고친 계약서로 진행했거든요. 수수료 내고 맡기는 일인데 신경을 많이 썼죠. (중략) 그런데 국토교통부 장관이 얼마 전에 망언을 했고요. 전세사기 피해를 두고 "젋은 분들이 덜렁덜렁 계약한 부분"이 있을 거라는 식으로요. 놀랄 정도로 틀린 말이거든요. 전세사기는 명확하게 정책 실패의 결과에요. p.372-374 바로 공동으로 변호사를 구해 소송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는 계약한 지 반년도 안 됐잖아요?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아서 소송이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일을 갑자기 진행하는 것도 심적으로 너무 부담스럽더라고요. 정확히는 사기당했다는 게 일단 부끄러웠어요. 당해 보니 그렇더라고요. 내가 부끄러울 일이 아닌데, 보증금에 내 돈만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 돈까지 걸렸잖아요. 마음이 너무 조이고, 공포스러웠어요. p.377 우리 사회에 억울한 죽음이 너무 많으니까 전세사기로 몇 명 죽는 일에는 무감각해지는 건가, 싶네요. 당장 이번 달만 해도 청도 운문댐 노동자 두 분이, 인터뷰 직전에는 아리셀 공장 화재로 너무 많은 분이 일하다 돌아가셨잖아요. 이런 사회를 살다 보면 사람들이 냉소적으로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부는 애초에 전세사기 문제에 해결 의지가 별로 없었던 게 아닐까요? (중략) 전세사기 피해는 지금도 계속 접수돼요. 개정된 특별법으로도 여전히 피해 회복이 요원한 피해자가 많고요. 근본적으로는 전세사기를 예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죠. 방법은 쭉 고민하겠지만 어쨌든 더 절실하고 끈질기게 목소리 내는 쪽이 결국은 상황을 바꿀 거라고 믿어요. p.386-387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350-355/372-374/377/386-387, 오지은 지음
오늘 오프라인 북토크를 앞두고 후반부 ep 들을 읽으며 필사해 둔 부분들을 올립니다 저는 오히려 뒤로 가면서 인터뷰어(=작가님, 편집자님, 출판사 대표님)께서 왜 인터뷰이들의 어린 시절을 포함해 스토리를 구성하셨는지 이해하게 된 것 기분입니다 가족, 집, 경제 상황, 돈과 집, 직업을 대한 부모님의 태도와 그 영향, 어릴 때 주거의 기억 모두가 이 책 주인공들의 삶을 구성하는 그 모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시비비와 양형의 정도를 따지는 법정에서 전세사기 사건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게 됩니다 분식집을 하던 어머니가 IMF 로 공단이 이전해 가세가 기울고, 홍수 피해로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고, 넉넉하지 않아도 아끼고 모아 집을 사고, 그 집에서 감나무를 보고 형제들과 시간을 보내던 사람들이 성장하여 일을 갖고 돈을 모아 집을 구한 스토리가 있기에, 전세사기에 대해 더욱 분명히 바라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추운 날씨를 아랑곳 않는 따스한 열기, 스위트한 북토크 중이랍니다 :)
완독했습니다. 사실 주차별로 성실하게 모임에 참석하지는 못해서 부끄럽지만, 완독 감상을 남겨봅니다. 이 책을 통해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삶과 이야기를 더이상 지나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나오는 인터뷰이들의 이야기는 노동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집은 누구에게나 필수적이며 중요한 삶의 공간인데 이런 집을 이용해 사기를 친 범죄자들도 그렇고, 제도의 미비함, 정부의 태도도 그렇고 답답함과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런 한편 누군가는 전세사기의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해서 관련 연극을 만들고, 집회에서 피해 경험을 이야기하고, 대책위 활동 등 다시 삶을 어떻게든 살아가고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회의 많은 안전법이 유가족이 만들었다는 얘기처럼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이야기, 목소리가 사회와 제도를 바꾸는 소리이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이상 이런 피해가 없도록 정부차원에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 제도의 보완이 이루어지길, 더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책을 완독 했습니다. 읽는 내내 화가나고 슬펐어요. 한 분 한 분 열심히 살지 않으신 분들이 없으시더라고요. ㅜㅜ 그렇게 모은 돈인데 돌려받을수 없다는게 화가났어요. 그리고 형량도 정말 말도 안되고요. 그러니까 사기가 반복되는구나 싶더라구요 사람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얼른 생겼으면 좋겠어요
힘든 일로 모여서 1~2년을 같이 활동하다 보니 '진짜 이웃'이 되더라고요. 연고 없던 동네에 반가운 얼굴들이 생겼죠. p.391-392 제도 속 피해자가 되고, 그 구조적 결함을 인정시키는 싸움을 치르는 과정에서 안상미 씨는, 피해자들은 저마다 '든든한 사람들'을 새로 경험했다. 이웃사촌도, 존재를 몰랐던 시민사회도 거기 포함됐다. 전세사기가 사회적 재난으로 읽히고 다뤄질 때까지 그 책임과 해결을 당당히 요구하는 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데는 법과 제도가 아니라 그런 관계망이 버팀목이 돼줬다. p.393-394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391~394, 오지은 지음
계약종료일이 오자, 가장 먼저 일격을 가한 것은 '믿었던 버팀목'이었다. 자산 2천만원이 늘어난 서민에게, 2억여 보증금이 사라질 위험 따위는 더 이상 봐줄 만한 사정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스위트 홈 -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여정 이야기 p222, 오지은 지음
오늘이 이 모임 마지막 날이네요 암담한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미소와 온기가 함께 했던 북토크 때를 기억하며, 서로 든든하게 곁에 있어 주자고 다짐합니다 서평단에 선정되신 분들은 부디 이 좋은 책을 더 많이 알려 주시길 바랍니다 같이 읽고 나눌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
아늑한 집을 얻기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왔던 피해자분들의 목소리를 책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알 것 같네요. 많은분들이 전세사기 피해자분들의 마음을 공감해주면서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다음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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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꼭 읽게 해 드리겠습니다!
[책 증정] 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내 맘대로 골라보는《최고의 책》
[그믐밤] 42. 당신이 고른 21세기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그믐밤] 17.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북티크
🎨책과 함께 떠나는 미술관 여행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그믐 앤솔러지 클럽에서 읽고 있습니다
[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
듣고 이야기했어요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AI 에 관한 다양한 시선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결과물과 가치중립성의 이면[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AI 메이커스> 편집자와 함께 읽기 /제프리 힌턴 '노벨상' 수상 기념[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AI 이후의 세계 함께 읽기 모임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
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만나는 철학자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도서 증정]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괘씸한 철학 번역>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증정]《너를 위해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니체가 말했다》 저자&편집자와 읽어요!
<피프티 피플> 인물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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