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8.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D-29
언관제도는 지금 한참 나온 사간부 사헌부 홍문관으로 알고 있었지만 구언제도는 많이 안 배웠네요. 여론 수렴의 취지와 조금 다르게 상소자 처벌 문제에 대한 논의로 실제적으로는 다소 취지에 빗나간 것 같긴 하지만..
이이의 본의와 무관하게, 양측은 당시 자신들이 처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이이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95, 이정철 지음
이런 확증편향적 에코챔버라니;;;
이이는 왜 주희와 다른 주장을 했던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두 사람이 상정한 정치 개혁의 방식이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주희를 포함한 남송의 이학자들은 "군주를 얻어 도를 행"하는 방식을 상정했다. 반면에 이이는 사류를 하나로 만들어서 선조에게 개혁을 압박하는 방식을 상정했다. 때문에 주희에게 신하들의 단합된 힘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바른 입장과 생각이 더 중요했다. 어차피 그것을 구현할 힘은 황제의 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이에게는 사류의 단합이야말로 개혁의 중요한 요소였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97, 이정철 지음
이 주희와 왕안석의 구법당 신법당 얘기는 잘 모르는 부분이어서 나중에 다시 찾아봐야할 것 같네요. 왜 신법당이 중앙정부의 제도적 방법을 중시하고 구법당은 지방분권적 입장인지.. 그리고 주희가 중앙정부보다는 지방분권적 입장이라는데 '군주를 얻어 도를 행'하는 방식을 상정한다는 것은 또 무슨 얘긴지..
그는 '정치' 논리 뒤로 몸을 숨긴 개인의 판단과 행위를 정조준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02, 이정철 지음
이이는 개인이 집단 안에서의 역할로 한 행위와, 개인의 독립적이고도 실존적 행위를 같은 차원에서 보았다. 그의 논리에서는 '정치'나 집단의 이름으로 개인의 책임을 면제받을 수 없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02, 이정철 지음
이렇듯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에 동인 강경파가 이이에 대한 탄핵에 나섰지만, 결국 이들은 이이를 탄핵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 오히려 삼사 내부가 분열되었다. 더불어 조제보합론이 쉽게 부정될 수 없는 정치적 명분과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07, 이정철 지음
흥미롭게도 이이 역시 면신례를 거부하여 파직된 바 있다. 이이나 김우웅 모두 조직의 이름으로 개인의 신념을 침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유형의 인간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09, 이정철 지음
면신례가 뭔가 했더니 조선시대 신입관료가 치렀던 신고식이네요.. 참 왕따에 신고식에 못된 것만 다 배웠네요. 예전에도 학폭이 엄청 났을 듯.. 그나저나 이이처럼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우웅 참 멋있습니다. 그의 스승 조식도 동시대의 이황에 비해 저술이 적어서 그렇지 꽤 멋진 유학자다고 하죠. 이이나 김우웅 둘 다 어딘가 집단의 움직임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 마이 웨이를 걸을 수 있는 개인주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사림의 화합과 균형을 위해 애썼네요. 개인의 출세보다 대사, 그리고 작은 집단보다 더 큰 집단을 위해 일하는 이들의 특징인 듯합니다.
너무 많은 인물과 사건이 얽혀서 슬렁슬렁 맥락만 파악하며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답답했네요. 특히 구신들이 동인한테 붙어서 다시 관료직에 진출하고 개인적 이익을 위해 당파적이 되는 무리들을 보며 ㅠㅠ. 사림의 분열을 막고 하나의 힘으로 선조를 압박해 개혁을 이끌려는 의도로 이이가 화합을 추구했듯 동인들로 개인적감정이나 이해관계로만 서인을 배척하지는 않았을듯 해요. 이이가 믿었던 류성룡만 봐도요. 서인축출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상실현의 가장 빠른길이라 생각했을듯요. 옳고 선한 길이란 것이 각자 다 다르고 그 생각중 어느것이 절대적으로 바른지는 그 당시에는 모르니까 참 어렵네요. 그래서 돌고돌아 결론은 내편 네편 가르지않은채 시비를 따지고 선과 악이라는 기준으로는 나누지 않는 것이겠네요. 관직에서 물러난후 다시 등용되는게 흔했나봅니다. 신념에 맞지않으면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것 또한 일종의 자기주장 방식인듯해서 멋있다는 생각이 좀 덜해졌네요. 물론 아주 약간덜해졌습니다.
가끔 보면 한 사람도 아니고 전원 다 교체하라는 건 내 뜻이 안 받아들여지면 우리 다 관두고 나가버리겠다고 생떼쓰는 것 같더라구요.
넵! 조선 정치인들은 도덕정치를 한다는 생각에 너무 오만한태도를 보이는듯 해요. 나는 옳다 바르다는 생각은 때론 타인에게 무척 폭력적일 수도 있는데..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에고.. 수고 많으셨어요! 잘 활용하겠습니다!
우와 감사합니다! 이렇게 그들의 역할 분담까지 세세하게.. 그런데 정여립처럼 원래 서인이었다가 동인 쪽으로 바꾼 사람도 있고.. 나중에 동인은 북인/남인으로 또 나뉘고.. 정말 머리가 터질 듯 복잡하네요;;;
그것도 정리해 보려고요~ 하하하!
화제로 지정된 대화
서인과 동인 관련해서 예습 삼아서 다음과 같은 코멘트도 덧붙입니다. 알고서 읽으면 바로 고개를 끄덕이실 거예요. 서인 박순의 역할: 당시 영의정이던 박순은 사림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으나, 정치적 입장은 서인에 가까웠습니다. 그의 존재는 초기 서인이 동인의 거센 공격을 버티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송익필의 존재: '구봉 송익필'은 훗날 기축옥사(동인 대학살)의 막후 설계자로 지목되기도 하는 인물. 1575년 시점부터 이미 서인 핵심 인사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그의 존재를 염두에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철의 부상: 정철은 이 시기부터 타협 없는 강경한 태도로 동인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서인의 '전투력'을 담당하는 핵심 인물로 부상하게 됩니다. 동인 동인의 복잡성: 서인이 비교적 단일한 기호(畿湖) 지역 기반의 기성 관료 그룹이었다면, 동인은 영남 학파(이황/조식) + 서경덕 학파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신진 세력의 '연합체' 성격이 강했습니다. 초기 입장: 이들은 '선명성'을 중시했습니다. 심의겸으로 대표되는 '척신(외척) 정치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는 도덕적 명분론이 강했습니다. 내부 분열의 씨앗: 표에서 보듯, 동인은 이미 초기부터 유성룡(이황계/온건)과 정인홍(조식계/강경), 이산해(서경덕계/전략가) 등 성향이 다른 인물들이 혼재해 있었습니다. 이 차이는 훗날 정여립의 옥사(기축옥사)를 거치며 서인에 대한 대응 방식을 두고 남인(온건파)과 북인(강경파)으로 분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동인들이 중시한 선명성이란 것은 어찌 보면 상대보다 더욱 청렴하고 정당성 있는 위치에 있다고 주장하는 오만함이나 극단적이고 배타적인 면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겠네요.
첫째는 동인과 서인이 정과 사, 즉 바름과 간사함으로 구분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본래 동인과 서인은 어디까지나 정치적 입장이 다를 뿐, 정사로 구분되지는 않았다. 이때부터 비로소 동인 일부는 서인을 공공연히 ‘소인’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당시 ‘소인’이라는 말은 예사 용어가 아니었다. 이 단어는 문정왕후 사망 후 조정에 진출한 신진사류가 명종 대 훈척계 인물들을 가리킬 때 썼던 용어이다. 소인은 정치적 대화나 타협 대상이 아닌, 싸워서 격퇴시켜야 할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77-78쪽,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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