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8.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D-29
@연해 @YG 님 저 역시 변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도 일관성있고 성실한 사람을 좋아하죠. ㅎㅎ 그런 기질에 더해 나이를 먹어가니 이젠 머리가 아닌 몸으로 제가 좀 더 보수적이되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얼마 남지 않은 정년 퇴직때까지 직장에 큰 변화가 없었으면 하는게 솔직한 마음이지만, 이 상태로 변하지 않고 있으면 그게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변화는 필연적인데(이 책을 비롯한 역사가 입증하고 있죠) 그걸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능동적으로 주도하느냐의 차이 같습니다. 기질대로 살아야겠죠. 물론 선택은 자기 책임이고요.
그런데 선조가 크게 아프고 난 후 이전과 결을 달리하는 중요한 인사 조치를 취한 상황은 사료만으로는 명확히 이해되지 않는 의문을 남긴다. 그가 취한 인사의 내용이 당시 조정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 후에야 나올 수 있는 정교한 조치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래에서 서술하겠지만 길게 보면 선조는 바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스타일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선조가 정말로 아팠던 것인지 아프기만 했던 것인지 의문의 든다. 120쪽 동인 쪽으로 치우친 조정에서 이이를통해서 정치적 균형을 잡으려는 선조의 의도를 이이는 선을 따라 (정치를) 시행할 뜻으로 이해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이이가 조정에 머물기로 결심한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이이의 상소로 동인에 대한 이이의 입장이 알려지자 동인은 이이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주목할 것은 이 비판에 동인 강경파 뿐 아니라 류성룡과 이발도 일정하게 참여했다는 점이다. 그들의 발언은 확실히 이이를 옹호하는 쪽보다는 비판하는 쪽이었다. 123쪽 연이어 일어난 우성전, 이경중 탄핵 사건은 따로따로 발생했지만 당시에도 서로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두 사건 모두에서 앞장선 사람은 정인홍이다. 서너 달 후에 나타나는 그의 행동을 볼 때 그가 특정 당파 입장에서 탄핵에 나섰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두 사건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당시에 일어난 어떤 일이나 잘못 때문에 탄핵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거에 있었던 일, 이들 과거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탄핵 이유가 되었다. 두 사람 사례는 누구라도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들에 대한 탄핵은 당시 조정 내 정치적 긴장과 갈등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두 탄핵 사건과 관련해서 주목할 사실이 또 하나 있다. 이 사건들이 이이가 처한 정치적 상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두 사건 이후 이이가 두 사건을 주장했고 이것이 동인을 억누르고 서인을 부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심하며 불평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두 사건은 동인과 서인의 갈등이 아니라 오히려 동인 내부의 갈등이었다. 이 두 사건의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비록 주인공은 정인홍이었지만 그 배후에 이발이 있었다는 점이다. 131쪽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3장 선조13년말~25년 이이의 분투와 좌절, 이정철 지음
이발이 이이를 설득한 논리는 이이의 심중을 꿰뚫어 본 대단히 정교한 것이었다. 이발은 이이가 심의겸과의 관계만 끊으면 동인이 이이를 믿고, 또 서인의 착한 선배들과도 화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득했다. 이발은 이이가 양보할 수 있는 최대치와 그것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치를 정확히 제시했다. 이이는 서인은 양보할 수 없지만 심의겸과의 관계는 양보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서인과 동인이 재결합할 수 있다면 그것은 감수할 수도 있었다. 결국 이이는 이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141쪽 정철이 심의겸과 정분이 두터웠지만 취향과 심사가 달랐다는 이이의 말과 정분이 두터웠는데 어떻게 취향과 심사가 다를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한 홍여순ㆍ권극지 주장의 충돌은 그 후로도 파장이 길게 이어졌다. 쟁점의 핵심은 정철이 외척인 심의겸을 추종하는 당여인가 아닌가의 문제였다. 가까웠지만 당여는 아니라는 주장과, 가까웠으니 당여라는 주장의 충돌이다. 정철에 대해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정철의 인격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것이 이 주장의 요지이고, 홍여순과 권극지는 결국 정철이 심의겸에게 정치적으로 영합했다는 말이다. 두 사람의 주장은 결국 정철이 외척이라는 말이다. 143~144쪽 이이의 발언에는 윤승훈은 물론 당시 홍문관 처치를 주도한 이발, 김우옹 등에 대한 깊은 실망이 배어 나왔다. 149쪽 이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윤승훈이 무슨 식견이 있겠냐고 반문하며 그가 단지 동인세력을 추종하느라 상관도 없는 일로 장난치듯 국가의 체모를 손상시켰다고 말했다. 조정에서 동인의 주장이 대세이므로 그것을 추종하여 자신의 출세를 꾀하려 했다고 보았다. 이이는 향후 윤승훈 같은 사람들이 잇따를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고는 자신을 물러나게 하여 그들 뜻대로 해 주라는 취지의 말과 함께 자신의 사직을 요구했다. 다분히 짜증과 분노가 읽히는 주장이다. 150쪽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3장 선조13년말~15년 이이의 분투와 좌절, 이정철 지음
오늘 읽은 부분에서는 조목조목 따지는 이이가 정치판에 신물이 났구나 싶네요.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도 민생 문제 해결에는 뒷전이고 꼬투리만 잡는 세력들에게 두 손 두 발 들고 집으로 가고 싶었겠어요.
이이는 선조에게 대신을 포함한 국왕 주변 고위관리들에게 물어서 자신에게 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신에게 죄가 없다고 그들이 동의하면 출사하겠다는 뜻이다. 이이의 요청은 삼사 언관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이의 요청은 삼사가 공론의 독점적 주체임을 공공연히 부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p.196, 이정철 지음
정치세력의 구도가 전처럼 ‘부도덕한 훈척대신’ 대 ‘도덕적인 사림’으로 나뉘어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사림 자체의 구조가 진화하여 ‘사림 대신’ 대 ‘사림 언관’으로 분화되었다. (..) 강경파 동인은 ‘사림 대신’을 ‘부도덕한 훈척’으로 보려했고, 이이는 ‘사림 대신’과 ‘사림 언관’을 포함하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려고 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이정철 지음
"자기 마음대로 권세를 부리고 임금을 업신여긴다는 것은 신하로서는 극죄의 명칭이다…. 을사년 간신 무리가 상대를 반역으로 지목하고서도 기껏 파직이나 물러나게 할 것을 주장했던 것처럼 고작 파직을 청한다는 말인가…. 대간에게 소중한 것은 공론을 담당하는 것 뿐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이정철 지음
이이를 탄핵하는 삼사에 대한 선조의 말을 읽으면서 왜 후련하죠.. ㅎㅎㅎ 오늘 읽기 부분에서... 선비로서의 정체성을 가졌다는 이이에 대한 설명은 대단해 보이지만 좀 답답하기는 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유자로서 산다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명분이 다 있어야 하는 것이고 떳떳해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사람은 보이질 않고 껕데기만 남은 것처럼 보일 때가 많아서 거리감을 느껴서일까요
“대간에게 소중한 것은 공론을 담당하는 것뿐이다. 자기의 사사로움을 달성하기 위하여 배척과 모함을 일삼는다면 그것이 어디 대간으로서 할 일인가, 경들이 만약 이이를 일러 나라를 그르친 소인이라고 한다면 마땅히 죄를 분명히 밝혀 그를 물리쳐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그를 공격하는 자가 소인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2부 4장, 202쪽, 이정철 지음
@aida 이 책을 읽으면 선조에 대한 통념이 깨지죠? 명민하고 상황 판단도 빠른 편이었던 듯해요. 자기 보신에도 능하고. 요즘이라면, 아랫사람이라면 일 잘한다고 윗사람한테 예쁨받으면서 대기업 같으면 임원까지 올라갈 스타일?
스스로 잘났다여기고 남들을 못하다여겼다고 절친 성혼이 대놓고 말해놓은 부분 기억에 남네요. 이이에 대한 우호적 입장에서 똑똑하고 올곧지만 순진한 이이가 약은 꾀를 내야하는 정치판에서 당한거라 생각했는데 사람의 마음을 살 생각도 노력도 없었던게 패착인듯요. 따지고 보면 결국 그게 정치력이니 정치력 부족 맞고요. 류성룡이 이이의 뜻에 동조하면서도 이이와 함께하길 꺼렸던 것도납득되네요. 성혼과 이이가 다른 학문적 배경차이로 다른 성향을 가지게 되었다는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독립적 성향도 좋지만 건강한 권위를 경험하며 자라는게 참 중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부모로서 다시한번 다짐하게 되네요. 성혼은 이이의 단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는데 절친인 그의 말이 이이에게는 닿지 않았나보네요. "재주가 트였기 때문에 경솔한 병통이 있어 치밀한 기풍이 부족하다, 견고하고 응집된 역량이 부족하여 남이 모함하는 선동하는 말에 동요되곤 했다." 후일도모를 위해 지금은 물러나는 정치력이 이이는 없었지만 YG님은 다른 선택을 하신듯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1월 13일 목요일(2026학년도 수능 시험 보는 날이네요! 수험생 가족이 있다면 행운이 따르시길!)에는 2부 4장 '선조 16년: 계미삼찬'으로 넘어갑니다. 오늘은 175쪽부터 203쪽까지 읽습니다. 이미 선조 때 여진(후금, 청나라)의 동향이 심상치 않았다는 사실부터 시작해서, 선조가 북방 여진족의 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이를 중용하죠. 여진족의 침략과 국정 개혁을 동시에 수행하려는 이이의 노력이 동인의 견제로 좌절되고 결국 이이는 낙향하고 (동인에게) 역풍이 부는 과정을 서술한 장입니다. 흥미진진하게 읽히죠?
경원부 사태(여진족 침략) 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말을, 이이는 전부터 여러 차례 선조에게 했었다. 그는 국정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병란을 맞이해서 나라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임을 경고했었다. 당시 조정에서 이런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정 개혁을 통한 구체적인 대비를 주장한 사람은 이이 말고는 확인되지 않는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2부 4장, 179쪽, 이정철 지음
6진 방어에 자원하여 만 3년을 채우면 서얼은 과거 시험을 볼 수 있고, 공사 노비는 천인 신분을 벗고 양인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사노비가 양인이 되었을 경우에는 공노비로 대신 충당하여, 사노비 주인에게 손해가 가지 않도록 조처했다. 선조는 이이의 안을 즉시 허락했다. 하지만 사헌부, 사간원 양사가 반대하여 이 안은 실현되지 못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2부 4장, 182쪽, 이정철 지음
선조 16년 4월 14일에 이이는 2차로 상소를 올렸다. 여기서 그는 1차 상소를 기초로 폐정 즉, 고쳐야 할 나쁜 정치를 혁신하기 위해 조정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을 네 가지로 압축했다. 공안을 개정하고, 군적을 고치고, 너무 작은 주 현을 합치고, 감사를 구임시키는 것이 그것이다. (…) 그의 네 가지 요구는 서로 잘 맞물려 있는 구조였다. 그 중심에 백성의 공물 부담 경감이라는 목적이 있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2부 4장, 183쪽, 이정철 지음
조선 왕조는 건국 당시부터 공론을 중시했다. 성리학을 국가 운영 원리로 삼아 건국한 것이 그 이유이다. (…) 이 당시 공론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갈등 요소는 누가 공론의 주체인가 하는 문제였다. 조선 왕조를 통틀어 보면 공론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인식은 한결같지 않았다. 국초에는 국왕이나 조정 대신들이 공론의 주체로 인식되었다. 18세기(영조와 정조 시대)에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서 공론이 위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두 시기의 중간 즉 16, 17세기에는 공론이 아래 있고, 삼사, 심지어 성균관에 공론이 있다고 생각했다. 16세기는 국초의 공론 주체에 관한 인식이 바뀌던 시기였다. 주목할 것은 이 시기 격렬하게 이어졌던 사화에도 불구하고 이런 인식이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2부 4장, 195~196쪽, 이정철 지음
당시(선조 8년 1575년) 이이는 홍문관 부제학이었다. 역시 그때도 그는, 논의는 일 자체의 옳고 그른 것으로 판단할 뿐, 간관이 한 말인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것이 그의 본래 입장이었다. 언관 자리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공론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주체일 수 없다는 말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2부 4장, 197쪽, 이정철 지음
@연해 @oh 님 덕담 감사합니다. 살다 보면,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 판단이 쉽지 않더군요. 제가 중학교 때 수학 선생님께서 천주교 신자였는데 저한테 졸업 선물로 이 문구를 적어서 책갈피로 주셨던 기억이 있어요. 선생님께서는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문으로 아셨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우리가 함께 읽는 책의 머리말에도 등장했던 라인홀드 니버의 아래와 같은 기도문(1932~1934년경)이 와전된 것이더라고요. 두 분도 지혜가 함께 하기를! "God, give us grace to accept with serenity the things that cannot be changed,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that should be changed, and the wisdom to distinguish the one from the other." (하느님, 저희에게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와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바꿀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 바꿔야 할 것을 바꿀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 제가 신자는 아니지만, 어제 이 기도문을 보고 수능 치고 나온 아들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수험생들에게 꼭 필요한 얘기네요.. 그리고 살아가는데 항상 필요한... 공유 감사합니다.
저도 어제 아이가 수능을 보느라 오늘에서야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네요..^^;; 살다보면 정말 선천적인 질병, 체질, 적성, 기질, 주어진 환경 등 바뀔 수 없는 게 많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자세는 바뀔 수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아이는 느리기도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매우 다른 아이여서 여러 방황과 고민 끝에 고등학교 자퇴했어요. 실은 저희 부부는 공부가 쉬운 편이었고 공부를 많이 했지만 둘다 딱히 공부를 잘 해야한다는 생각을 안 했고 아이도 공부에 대한 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아서 굳이 대학에 가야하지 않다, 어떤 것이든 네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너 자신에 대한 믿음을 얻으면 좋겠다고 말해줬어요. 그런데 본인이 고민을 스스로 많이 하다가 스스로 검정고시를 본인이 보고 올해 좀 뒤늦게 수능을 보겠다고 다짐하고 여러 가지로 수시도 정시도 알아보며 스스로 지원 방법과 서류도 준비하고 공부법도 알아보며 수능 4일 전에 수학 범위 배우는 것을 마쳤답니다 ㅎㄷㄷ 아무도 안 도와주고 강요 안해도 스스로 선택한 길이어서 그런지 확실히 적극적으로 배우고 집중하더라구요. 남들은 중학교 때 고등학교 범위를 다 나간다지만..ㅎㅎㅎ 이렇게 뒤늦게 속성으로 공부한 것치고는 꽤 잘 보았지만 여전히 좀 아쉬운 점도 있고 자신이 스스로 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어 어제 재수하겠다고 했어요. 전 무엇보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만족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멘탈이 탑재된 것 같아서 아이가 한층 더 성장한 것에 감사함을 느꼈어요. 저도 신자는 아니지만 라인홀트 니버의 이 스토익한 serenity prayer가 제 자신도 그리고 아이에게도 이 말을 여러번 다짐하곤 해요. 아이와 함께 본 애니메이션 '너의 색(kimi no iro)'에서도 이 serenity prayer가 나오고 영화 주제와 일맥상통하는데요. 링크의 1:11에서 나오지만 Heavenly father, I ask that you grant me the serenity to accept the things that I cannot change... 이 영화 속의 아이들도 제 자신도 저희 아이들도 변할 수 없는 것과 변할 수 있는 것을 분별할 지혜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일 평화가 함께 하길 바랍니다. 저도 처음에 이게 성 프란치스코인 줄 알았다가 재활 프로그램에서 많이 사용되는 라인홀드 니버의 기도문이라는 걸 알게 되고 이 책 프롤로그에서도 나온 니버의 책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을 읽게 되었어요. ^^;; 내 자신도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내 자신의 아이도 그렇지만 더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어찌 하겠습니까.. 지금으로써 최선을 다한 내 자신의 한계를 수용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고 이에 따라 물러설지 나아갈지 두쪽 다 용기를 필요로 하겠죠. https://youtu.be/jjfRNOVeuO8?si=r8T1tJoCr5z5_O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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