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8.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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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혼이 탄식으로 지적하듯이 이발, 정인홍의 합작으로 이이는 심의겸에 대한 자신의 종전 입장을 포기했다. 이발은 이이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이용해서 심의겸 탄핵에 대한 이이의 동의를 이끌어 냈던 것이다. 사실 심의겸은 이해 초에 함경 감사에서 이미 사직하여 현직에 있지도 않았다. 이발이 요구했던 것은 심의겸의 정치적 은퇴와 이이의 심의겸과의 완전한 정치적 관계 단절이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41p, 이정철 지음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옆사람의 강요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정치적 입장을 취하게 되는 것을 여기서도 보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 알게된 바가 수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송강 정철에 대한 이면을 알게 된 게 가장 인상깊습니다. 학창 시절에 관동별곡 등 문학 작품의 저자로 주로 배웠지 정치인으로는 생각도 못해봤거든요. 관동별곡도 유배되었다가 복직하면서 강원도 관찰사로 가서 쓴 작품이라고 해서 한 편 찾아 읽어봤더니 성은이 망극하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선조에 대한 충성심이 만빵이었던 게 보입니다. 진정 기축옥사는 정철이 선조의 꼭두각시가 되어 춤을 춘 사건이었을까요. 나무위키에 보니까 정철 때문에 죽었다고 믿는 이발의 후손들은 지금도 제사 때 칼질을 하면서 "정철, 정철" 하며 이를 간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가 쓰여 있습니다. ㅎㅎ 그리고, 율곡의 절친이었다는 성혼. 사실 전 이 분의 이름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360쪽 사진에 나와있듯이 우계 성혼의 우계기념관이 경기도 파주에 있다고 합니다. 후손들이 지었다고는 해도 이 정도의 기념관까지 보유한 인물인줄은 몰랐네요. 몰랐던 것 투성이입니다. ㅎㅎ
@밥심 그렇죠. 송강 정철이 '권력의 화신'이자 '비정한 살인마'라니! :) 오항녕 선생님께서 내신 책이 바로 그런 통념에 도전해본 책인 모양이에요. 이정철 선생님께서도 316~317쪽 각주에도 이 책을 언급하면서 토를 다셨지만 두 분의 포인트가 살짝 다른 것도 흥미로워요. 오 선생님께서는 추국장이라는 '제도-기관'에서 개인(정철이나 류성룡)의 역할이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시나 봅니다.
오늘도 기축옥사의 전개 과정을 계속 이어서 읽습니다. 321쪽부터 344쪽까지입니다. 정여립 모반 사건의 실제 주역은 모두 목숨을 잃고 나서, 서인 쪽의 동인 공격이 시작되고 정철이 복귀하죠. 선조가 동조하면서 동인의 주요 인물이 모조리 실각하고 귀양가고 옥사하는 비극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단풍 철이 지나서 보기에 썩 아름답지는 않겠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인 사림의 근거지이기도 했던 서원을 방문해보는 것도 독후감으로 좋은 방안 같습니다. 내년 꽃피는 봄에 가봐도 좋겠구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9곳의 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 소수, 도산, 병산, 남계해서 4곳을 가봤네요.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4부에 등장하는 기축옥사 때 죽은 최영경이 선조9년인 1576년에 조식을 배향하며 창건한 산청 덕천서원은 9곳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기축옥사를 생각하며 가볼만 한 곳이겠네요.
저는 일단 제가 매일 지하철 타고 지나는 동호대교 부근이 '독서당'이었다는 부분에 마음이 꽂혔습니다. 가기 쉬운 서울이기도 하고요.
와, 서원에 많이 가보셨군요. 저는 4장에 나온 종묘 사진을 보다가 제가 서울에 살면서도 종묘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어요. 종묘는 외국의 유명 건축가들도 입을 모아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위대한 건축 예술이라고 한다면서요. 흰눈 덮인 종묘의 모습도 그렇게 아름답다던데, 올 겨울에 한번 꼭 가봐야겠습니다. 밥심님께서 알려주신 서원들에도 가보고 싶네요. 올해 산불이 크게 났을 때 병산서원도 위험했잖아요. 옛날 언제던가 산불로 낙산사가 타고 동종이 녹아버렸을 때 제 친구가 “여기저기 다 타버리기 전에 빨랑빨랑 가봐야 돼” 그랬었는데, 해가 갈수록 그 말이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그 외국의 유명한 건축가 중 한 명이 아마도 프랭크 게리 같은데, 스페인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지은 건축가죠. 굉장히 화려하고 전위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양반이 의외로 고전미가 넘치는, 단아한 종료 건물에 매료되어 가족까지 데리고 와서 구경한다고 하죠. 이 양반이 건축한 건물이 서울에도 있어요. 청담동에 있는 '루이비통 메종 서울'입니다. 사진 올려놓았으니 한 번 보시죠. 종묘의 그 흰눈 덮인 모습을 보려다가 실패한 제 경험 말씀드릴게요. 어느 날 아침 일어나보니 눈이 하얗게 쌓여 있길래 "그래, 종묘에 갈 기회다" 하고 바로 길을 나섰습니다. 부푼 기대감으로, 지하철 타고 한 시간 만에 갔는데 글쎄 종묘 입장을 불허하는 것입니다. 이유는 밤새 내린 눈이 쌓여 나뭇가지가 부러지며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당분간 입장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담장 너머로 종묘 안을 들여다보다가 발길을 돌렸던 쓰라린 경험이 있습니다. 흑흑. 종묘는 어느 때 가도 좋지만 비내리는 날 가도 아주 좋습니다. 고인들의 위패를 모셔놓은 곳이라 그런지 그 공기가 뭔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분위기도 숙연하면서 마음이 평화로와지죠.
오, 우리나라에 있는 건물이라고요? 대단하네요! 서울에 그렇게 오래 살아도 가 본데 보다는 안 가 본데가 더 많으니 서울촌*이 따로 없네요.ㅠ 근데 밥심님 낭만파시군요! 저는 눈이나 비 오면 집콕인데. ㅎㅎ
아직은 '낭만에 대하여' 보다 '부산에 가면' 노래를 더 좋아합니다. ㅎㅎ
ㅎㅎㅎ 최백호! 좋은 가수죠. 뭐 조용필이나 이승환 정도는 아니어도.^^
아앗.. 전 너무 맑고 청량한 조용필보다 이승환보다 최백호의 섹시하고 스모키한(?) 목소리를 좋아해요.. 실은 어제도 남편과 노래방에서 '낭만에 대하여'를 열창했다는 ㅋㅋㅋ
우아, 노래방! 좋으셨겠습니다. 저는 노래방 간지가 2천만년은 돠는 것 같습니다. ㅠ 지난 추석 때 TV에서 이승환 콘서트 실황을 며칠전 VOD로 봤는데 정말 대단하더군요. 나이가 60인가 그런 줄 아는데 30대라고 해도 믿을 것 같고, 팔의 근육이 장난 아니더군요. 왜 영원한 어린 왕자인지 알 것 같고. 혹시 기회되시면 함 보세요.
헤헤 두 곡 다 좋지만 저는 ‘영일만 친구’가 더.. ㅎㅎ
아, 네 맞아요! 가족까지 데려와서 관람한다는 그 건축가 맞는 것 같아요. 올려주신 루이비똥 건물 사진을 보니, 정말 본인의 건축 스타일과는 상반되는 종묘에 꽂힌 게 신기하네요. 그런데 흰눈 덮인 종묘의 미학이란 건 그 유명세만큼이나 쉽게 접할 수가 없는 것이었군요. 한 시간이나 걸려서 가셨는데 우째요!(엉엉) 하지만 밥심님 덕분에 저는 눈 쌓인 날엔 종묘에 못 들어갈 수도 있다는 귀중한 정보를 얻었네요. (생각도 못했던 대목입니다.) 이번 시즌 종묘 방문시 꼭 참고하겠습니다.
눈 내린 종묘에 아침 일찍 갔다가 감동한 경험이 있어요. 정말 고요하고 예쁘더라구요. 눈이 소복히 쌓인 날, 그 아름다운 시간을 누리시길 바라봅니다 :)
우와 도롱님은 그 시공간 속에 이미 계셨군요! 써주신 댓글을 읽으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는데요. 저도 이번 겨울에 꼭 가보겠습니다. (흰눈에 소복이 덮였으되 입장이 불허될 정도로 쌓이지는 않은 날로 잘 골라서요 ㅎㅎ) 고맙습니다.
아침에 눈떠보니 온 세상이 하얗더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바로 종묘로 가지 마시고 느긋하게 계시다가 오후쯤 가면 문제 없을 듯요. 아니면 전화해보는게 가장 확실하겠네요. ㅎㅎ 올 겨울에 눈덮인 종묘의 아름다움을 꼭 보게 되시길!
한 작가가 균일한 수준의 작품을 계속 쓰는 것은 어려운 듯 합니다. <바벨>을 쓴 쿠앙의 작품 중 <옐로페이스>를 읽었는데 범작으로 느껴졌고요, 단요의 <트윈>도 <피와 기름>에 비해 역시 범작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쿠앙과 단요의 작품은 몇 개 더 읽어봐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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