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8.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D-29
선조가 우려했던 일이 일어난 셈이다. 자신이 가장 신뢰하던 두 사람이 사건 영향권에 들어가고 있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350, 이정철 지음
이걸 보니 예전 세일럼 마을의 마녀사냥 분위기가 생각나네요. 겉잡을 수 없이 아무 사람이나 다 혐의가 확대되던..
이원익의 선조에 대한 충은 선조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반면, 이산해의 충은 개인 선조에 대한 추종에 더 가까웠다. 그런 맥락에서 그의 충성은 조선시대에 강조되던 충 개념과 달랐다. 오늘날, 국가의 정체와 특정 정권은 구분된다. 조선시대에 이는 종묘사직과 금상 즉, 현재 왕의 관계와 비슷하다. 이산해는 양자를 구분하지 않았고, 사실은, 그랬기 때문에 선조도 그를 좋아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352, 이정철 지음
선조와 이산해 관계는 선조와 이이 관계와는 전혀 달랐다. 말 그대로 이산해는 선조의 종속변수였다. 그는 무언가를 주장하며 선조를 설득하거나 그에게 반발한 적이 없다. 사실 이산해의 행동이 지금의 현실에서는 오히려 익숙하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어떤 조직 안에서 논리와 당위로 상급자와 부딪히는 것을 감수하는 것에는 신념과 용기가 필요하다. 당연히 이이보다는 이산해 유형의 사람이 많기 마련이다. 공동체의 이상을 위해서 분투하기보다는 개인의 보상을 위해서 애쓰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354, 이정철 지음
선조는 재주 있고, 충성심 강하고, 자기주장이 없는 듯 보이는 이산해가 좋았다. 이이가 대표적인 경우였지만, 다른 사람들은 선조를 가르치려 했다. 물론 그것은 이상적 정치에 대한 바람에서 나온 것이었지만 자존심 강한 선조가 좋아할 리 없었다. 이산해는 결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357, 이정철 지음
성혼은 정여립 사건의 근본 원인이 국정과 민생 문란에서 비롯되었고, 백성의 악함에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심지어 백성이 처해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행위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 사건의 책임은 정여립이나 백성이 아니라 당국자들과 국왕 선조에게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전하께서는 완악한 백성의 악역에만 허물을 돌리시어, (자기) 몸을 살피고 사심을 극복하는 실제 마음에 미진한 점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359, 이정철 지음
아 정말.. 적가문서를 읽은 선조의 충격과 이이와 이산해에 대한 선조의 태도를 보면 정말.. 능력 없고 찌질한 놈들이 더 자존심의 상처는 더 잘 받는다는 말이 와닿네요.. 그나저나 성혼의 상소를 보면 정말.. 그가 너무 과소평가되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 이이의 단점도 날카롭게 지적해주는 진정한 친구의 모습을 보이더니.. 그 공포정치의 상황에서도 이런 바른 말을 선조에게 하다니.. 대단한 용기입니다.
실은 지금 7장을 읽으면서 어려워서 막혔는데요;; 정개청의 구절의 배절의 논란 부분에서 절의청담설을 모르니 이에 대한 논의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절의는 뭐고 청담은 뭐고 그걸 왜 배절의/구절의했다는 건지;; 숨겨진 동기인 배사론은 좀 이해가 갔는데 겉으로 드러난 동기라는 배절의는 왜 그런지 잘 모르겠네요.. 제가 이쪽에 대해 완전 무식해서;; 저만 이해 못 한 건가요?
제가 이해한 바를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가며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절의란 지조와 의리를 뜻하고요 청담이란 맑고 깨끗한 이야기를 뜻하므로 세속적인 시사보다는 현묘한 도리나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주고받는 논의를 뜻합니다. 이 절의와 청담을 정개청이 비판한 글이 바로 절의청담서(동한절의진송청담설서)입니다. 정개청이 어떻게 비판했냐 하면 절의를 강조하다가 세상을 경시하는 오만한 마음에 빠질 수 있고 청담을 강조하다가 현실 문제를 외면하고 나라와 백성에 아무런 도움을 못주게 된다고 말입니다. 중국 동한 시대의 절의와 진송 시대의 청담에 내포된 모순과 폐해를 분석하고 경계한 것인데, 이 글을 기축옥사 시 정개청을 공격할 때 공격하는 측(예를 들면 정철)에서 정개청이 유교에서 중시하는 절의와 청담을 배반했다고 해석을 한 것입니다. 정개청은 모순점을 지적해서 더 잘해보자는 뜻으로 쓴 것(배절의가 아니라 구절의라고 쓴거야)이라고 주장한 것인데, 선비들이 배절의보다 더 혐오하는 배사론으로(정개청의 스승으로 여겨지던 박순에 대한 정개청의 배신) 엮어 끝내 정개청을 보내버린 것입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저는 아직 7장 읽으려면 멀었지만, 제가 읽었던 책에서 '배절의' 부분이 있어 사진을 올려 볼게요.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한국사傳 3 - 기록 아래 숨겨진 또 다른 역사역사 속에서 조명 받지 않은 숨은 인물로 역사 다시 보기를 시도한다. KBS에서 방영중인 <한국사前>을 책으로 엮었다. 국내의 권위 있는 학자들은 물론, 전 콜레 주 드 프랑스의 한국통 마크 오랑주 교수 같은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최신 연구결과를 흡수했다.
7장의 내용을 두쪽으로 요약 정리한 책이네요. 감사합니다!
우와! @밥심 님과 @부엌의토토 님 감사합니다! 역시 한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니 이런 부분에서 작가는 당연히 아는 상식으로 넘어가서 어렵네요! 청담을 검색하면 청담학원이나 청담동만 나와서;; ^^;;;; 근데 참 이렇게 글의 문맥에서 끄집어내서 자기 맘대로 해석하다니.. 참 해석하는 측의 의도에 따라서 이렇게 반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왜곡될 수도 있군요..
이 책 재미있어 보여요. 인물 중심의 한국사라 저처럼 만날 위인 이름들마저 헷갈리는 사람에게 좋을 듯..
오, 정말 압축 요약 정리가 딱 되는 자료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더 덕을 보고 있어요^^ 이 모임에서 책과 글을 올려주시는 회원님들께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역시 그믐은 지식공동체가 맞구나 하면서. 배우는 게 참 많아요. 그래서 감탄 또 감탄^^해요. 참말로 고맙습니다!
와, 이 대목... "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 원장에 따르면 기축옥사는 "3년 동안 집중 조사를 하며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굴비 엮듯 엮어서 죽인 처절한 당쟁이었다"고 설명한다. 정철이 그런 기축옥사의 주역이 됐다는 것은 어쨌든 불행한 일이었다. 후세는 이 모두를 정철이 지휘했다고 고발한다. 인구 400만의 조선에서 1000명의 선비가 살해당한 엄청난 사건에 정철이 깊이 관여했다는 역사의 기록은 천재 문인 정철과는 너무도 다른 이미지를 전해준다. 그는 왜 피바람 부는 당쟁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것일까? 송강 정철, 그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까?"
정철의 역할 및 책임에 대해서는 역사학계에서 통일된 의견은 없는 것 같습니다. 대체로 정철이 당시 맡은 직책 때문에 큰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선조와 서인들의 총대 역할을 한 것이므로 그 만의 책임일 수는 없겠죠. 그보다 전 나중에 정철의 처벌을 두고 의견이 갈려 동인이 북인과 남인으로 분리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대체 정철은 어찌되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결론은 그냥 병사했네요. 그 과정이 드라마틱하긴 합니다. 정철이 눈치도 없이 세자 책봉에 관심도 없던 선조에게 광해군을 어서 세자로 책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선조의 눈밖에 나게 되고 이 때를 틈타 이산해, 정인홍을 중심으로 하는 조식의 후학인 북인들은 정철을 죽여라 했고 류성룡과 이원익을 중심으로 하는 이황의 후학인 남인들은 그냥 가볍게 유배나 보내지 하고 싸운 겁니다. 그들 싸움의 결론이 나기 전에 화가 난 선조는 일단 정철을 유배를 보내버렸는데 하늘이 도우사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는 바람에 정철의 능력이 필요했던 선조는 그를 다시 불러 요직을 맡기고 전쟁을 수행하게 했고 정철은 또 그 일을 잘 했다고 하네요. 북인에 의해 죽임당할 틈도 없이 일하다가 1593년 12월에 병으로 죽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가 하이라이트인데요, 제가 얼마 전에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다가 충북 진천을 지날 무렵 표지판 하나가 쓱 지나갔습니다. 순간 어? 했는데 거기에 정철의 묘라고 써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찾아봤더니 정철의 묘지가 바로 진천에 있더라구요. 그렇게 지나다니면서도 못봤던 그 이정표가 하필 이 책을 읽는 동안에야 제 눈에 발견되다니요,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걸까요, 별 것 아니지만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네~ 정송강사가 진천 문백에 있어요. 거기에 묘도 있어요. 다른 곳에 있던 묘를 우암 송시열이 이장했다고 들었어요. 저는 거의 삼십 년 전에 갔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전라도 담양에 갔을 때 식영정이라는 정자에선 문인 정철의 흔적이 있었던 게 희미하게 기억 나요. 소쇄원이 유명해서 갔다가 면앙정, 식영정 들러 가사문학관에 갔었는데 거기에도 정철의 가사 작품들을 보고 고등학교 시절이 새록새록^^ 저는 이제 6장 읽고 있는데, 선조의 됨됨이에 제 감정이 아래로 향하고 있네요. (이순신을 대할 때도 기분 때문인지 지질히 못남 때문인지 공신에 올리지도 않고 그러더니만) 왕으로서 기반 없음에 그럴 만하다고 수긍하다가도 기축옥사 일 처리 과정을 보니열불이 나요. 정철이 위관을 맡아서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오오, 이렇게 자세한 설명이라니! 감사합니다. 익히 알고 있던 정철,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정철, @부엌의토토 님이 올려주신 책 사진 속 문구를 통해 읽은 정철까지, 읽으면서 궁금했거든요. 정철의 묘를 만나신 것도 신기한 인연이네요! @밥심 님 말씀처럼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인지, 이 책이 아니었다면 모르고 지나치셨을지. 저도 벽돌 책 모임하면서 이모저모 알아가는 게 정말 많은데, 이번에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쉬울 때만 불러서 부려먹고 필요없을 땐 내팽개치고.. 정철도 참.. 눈치없이 하라는 대로 다 하다보니 좀 고지식한 캐릭터긴 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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