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8.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D-29
아 이 시리즈 칸트는 읽어봤는데 좋더라구요. 추천 감사합니다.
선조의 이런 정치적 입장은 방계로는 처음 국왕이 된 것에서 비롯된 허약한 정통성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개혁은 선대의 것을 고치는 것이고, 자신의 지위의 근거는 바로 선대의 것을 이어받은 것에 있었다. 기본적으로 개혁은 그 내용이 무엇이든, 선조에게는 부담스러운 것이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p.42, 이정철 지음
엇! 수집해서 올리고 보니, 위에 같은 문장을 수집해주신 분이 두 분( @FiveJ @borumis 이나 계시네요! 역시 이 문장이:)
선조는 참..;;; 선조실록이나 징비록 읽을 때마다 고구마 100개 먹은 듯 답답하게 만드는 참 못나고 못난 국왕이었어요;; 컴플렉스로 똘똘 뭉친;;;
늦었습니다. 그래도 같이 읽으며 따라가면 되죠?
@은률 네, 환영합니다!
한마디로 낭천제는 도덕적 측면에서 젊은 낭관들이 대신들에 앞선다는 것을 공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젊은 사람들에게 부여되었던 도덕적 신뢰가 그들이 갖게 되는 정치적 힘의 기초였다. (...) “과격한 사람은 쓰지 말고 순후한 사람을 힘써 취하도록하라”.. 젊은 사류에 대한 선조의 부정적 입장 표명이었다. 사실 선조가 가장 싫어한 사람이 ‘강경하고 과격한 사람’이었다. 물론 자기 입장과 느낌이 기준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이정철 지음
낭천제 폐지까지는 잘 읽었는데.. 동서분당은.. 쏟아지는 인물들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ㅎㅎ 피혐과 처치.. 라는 삼사의 의사결정방식은 전혀 몰랐던 내용이네요. 미해결살인사건 하나로.. 합의가 안되어 자리를 걸고, 박순의 추감을 탄핵하면서 또 자리를 걸고.. 싸우다 보면 왜 싸우기 시작했는지 기억이 안나는 경험과 겹쳐지기도 합니다. 중간중간 이이의 조언이 그래도 고객 끄덕여지고는 합니다.
피혐과 처치는 저도 처음 들어보는 운영 방식인데 이걸 뭐라고 해야하나.. 지나치게 머리를 굴려 만든 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싸우다 보면 왜 싸우기 시작했는지 기억이 안나는 경험'이라는 말씀에 씁쓸하게 웃었습니다. 정말 그런 것 같아서요. 싸움이 시작된 이유는 사라지고, 이겨야겠다는 생각만 앞서는 슬픈 싸움...
맞아요. 실은 the Great War라는 1차 세계대전조차 정확히 왜 시작했는지 그 이유를 분석해보면 archduke Ferdinand의 암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고 모두가 동조하지도 않은 전쟁이지만 어쩌다보니 전 세계가 그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되었다는데 정작 계기나 이유를 불문하고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참 그만큼 더 거대하고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정正과 사邪로 가르지 않았듯이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태풍이 지나간 후에야 자기 정당성을 부여하는 듯해요.
앞에서 이정철 선생님의 책 가운데 제일 좋아하는 책이 『언제나 민생을 염려하노니』(역사비평사, 2013)라고 했었잖아요. 그 책에서 네 명의 조선 시대 정치인을 높이 평가하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율곡 이이(1537~1584), 오리 이원익(1547~1634), 포저 조익(1579~1655), 잠곡 김육(1580~1658) 이 네 명입니다. 우리가 읽는 책에는 율곡 이이와 오리 이원익만 나옵니다. (오리 이원익을 적극 천거한 게 율곡 이이입니다.) 다음은 이 책의 제목입니다. 제목으로도 어떤 캐릭터인지 짐작이 되시죠? * 율곡 이이, 탁월했지만 이해되지 못한 경세가 오리 이원익, 진심으로 헌신한 관리 포저 조익, 이론과 현실을 조화한 학자 잠곡 김육, 안민을 실현한 정치가
언제나 민생을 염려하노니 - 조선을 움직인 4인의 경세가들조선시대 경세가인 이이, 이원익, 조익, 김육의 이야기. 이들은 민생의 원칙을 안민에 두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부었다. 책은 '조선의 개혁'이라는 큰 주제하에 네 사람의 일대기를 다룬 작은 평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66페이지까지 읽었습니다. 갈등구조를 파악해가는 과정 재미있네요. 50페이지 첫부분에 인순왕후 사망이 선조의 친정(직접인사권행사)의지와 함께 동서분당을 촉발했고 이를 당시 누구도 이이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나오는데 선조친정의지는 그렇겠지만 어떻게 인순왕후 사망이 동서분당을 촉발했는지는 책을 읽고도 모르겠네요. 인순왕후 사후 선조가 친정의지를 다지며 사림을 이용하면서도 왕권에 도전이 되지않게 견제하기위해 상황을 방관 혹은 부추겼다는건지...류승룡은 당파적 목적에서 당론이 일어났다기보나는 사적 감정 때문이라고 했는데 책 제목의 답이 될듯요. 선한 정치인도 인간이기에 사적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 사적감정들이 어쩌면 그냥 흘려보낼 있었던 살인사건을 동서분당의 시초로 변주하니까요. 그렇기에 책에서 언급하듯 도덕적 신뢰가 법제도보다 우위에 있는 낭천제에서 언관들이 한치의심없이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 도덕적 신뢰를 정치적 힘의 기초로 삼는 것이 말이 안되는거죠. 도덕적 신뢰를 근간으로 권력을 가진 후 계속 '스스로' 그 신뢰를 정당화하는 식의 행태는 지금도 여전한듯하네요. 도덕성이야말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건데. 리더쉽이 리더 개인의 인간적 특성이라기보다는 집단 구성원의 특성과 더 밀접하다는 언급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김계휘에 대해 찾아보니 심의겸 측 사람 즉 서인으로 당시 지목되었지만 실은 분열을 지양했다고 하니 강한 당파성으로 분당이 시작된건 아닌게 맞는듯 해요. 그리고 김계휘 후손 중 구운몽의 김만중이 있다네요.
@oh 네, 말씀하신 내용과 연결이 되는 듯해요. 내일 읽을 부분까지 염두에 두면, 선조는 사림이 자기를 압박하는 상황(이이가 지향했던 정치)보다는 자기가 사림과 거기에 더해 구신까지 이렇게, 저렇게 배치해서 상호 견제를 유도하면서 자기 정치를 하는 데에 치중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사림 사이의 분열은 선조로서는 필수적인 요소였겠죠? 지는 해인 구신을 통합 세력인 사림이 대신하는 게 아니라 사림을 또 갈라치기할 수도 있으니. (또 앞으로 읽으면서 의견 나눠요.) 저는 다시 읽고 있는데 1부 뒷 부분으로 넘어가면 완전히 흥미진진해집니다. 사극 보는 듯해요. 하하하!
넵! 임진왜란 때 도망간 겁쟁이 무능력의 대명사로만 인식하고 있어서 선조의 영악한 명민함이 새삼 놀랍습니다. 그래도 임금인데 너무 우습게 보고 있었나봐요. 한면만 극대화시켜놓은 이미지로만 역사속 인물들을 알고 있어서 제겐 선조도 새롭네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겁쟁이는 맞지만 멍청하기보다 오히려 매우 약삭 빠르고 자신에게 이익이 가는 방식을 아주 잘 취하는 머리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실은 이런 동사분쟁을 더 부추기게 한 것도 우유부단하거나 무능력해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신하들의 힘이 세지는 것보다는 자기들끼리 서로 물고뜯게 해서 상대적으로 군주의 권위와 입지를 강하게 하려는 거죠.
넵! 임금으로서의 입지가 약해서 더 그랬겠죠? 원래 조선은 신하들끼리 무리짓지 말고 임금에게만 충성해야한다는게 기본 틀이었다는데 결국 자충수가 된거네요.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대목에서 끄덕끄덕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하다는 말씀에도요. 왜 다들 권력을 잡으면 초심(아 이 단어 왜 이렇게 낡은 느낌이지)을 잃고, 변질되는지. 아니면 원래 그런 인물이었던 건지... 너무 어렵습니다.
전 권력의 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예외없이 그 속성에 굴복하고 말죠. 그래서 권력을 쥔 사람(조직, 나라 등)은 적당한 주기로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하죠. 실제로 자정 작용에 의해 권력자는 끊임없이 교체되고 있음을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다행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스스로 정당성 부여는 꼭 권력자만 그러는건 아닌듯 해요. 다만 권력자들에게는 스스로 어거지 정당성을 부여해서라도 고수할 무언가가 더 많기에 두드려져 보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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