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8.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D-29
@연해 @향팔 아, 저는 죽녹원은 못 가본 것 같은데. (가 봤어도 기억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 연해 님 어린 시절 광주에 사셨군요. 저는 목포에서 살았고, 고등학교만 광주 근처에서 다녔어요. 고등학교 때 주말마다 광주 가서 많이 놀았습니다. 하하하!
오! 농담 아닌 농담(이게 무슨 말인지...)이지만, 나이대를 가늠해보면요. 과거에 광주에서 알게 모르게 지나쳤을지도 몰라요. YG님 고등학생 시절 나이가 제가 꼬꼬마 시절 광주 살 때 나이랑 얼추... (쿨럭) 네,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저는 부모님 고향이 광주인데, 태어나기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꼬꼬마 시절에는 광주, 그 뒤로는 경상도 창원에서도 오래 살았었답니다. 여기저기 이사를 많이 다녔어요. 서울에 산 지는 이제 20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쓰고 나니 tmi...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쇄원, 송강정 체크!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마무리하고 계시지만, 그래도 읽기표대로 진도는 나가봅니다. 오늘 11월 25일 화요일은 4부 7장 '정개청 옥사'를 마저 읽습니다. 388쪽부터 407쪽까지입니다. 저는 예전에 읽었을 때는 이 부분이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 않은 사족 같았는데, 이번에는 4부가 유난히 마음에 밟히네요. 정개청도 최영경도요.
정개청은 선조 시대에 명멸했던 수많은 인물 중에서도 이채를 띤다. 그 특색은 단순히 개인적인 특성에만 기인한 것은 아니다. 시대 상황과도 긴밀히 연결되었다. 어찌 보면 그는 19세기 초 격렬한 이념적, 사회적 변동을 바탕으로 스탕달이 쓴 소설 『적과 흑』(1830)에 나오는 주인공 쥘리앵 소렐과 비슷한 면이 있다. 선조 시대는 새로운 학문 ‘도학’이 학문적 현실적 권위를 공인받은 시기이다. 새로운 권위는 새로운 인물을 통해서 기존 권위를 무력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는 극히 보잘것없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중년 이후 최고 수준의 학자이자 선생으로 떠올랐다. 그의 제자들이나 그가 친교를 맺은 인물들이 대개 명문 혹은, 적어도 양반 가문 출신이었던 것은 그의 신분적 배경과 뚜렷이 대비되었다. 새로운 학문 경향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그의 이름이 『선조 실록』에 나오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4부 7장, 389~390쪽, 이정철 지음
나주에서 비롯된 정개청을 둘러싼 갈등은 그가 가진 두 가지 특성에서 비롯되었다. 하나는 그가 미천한 향리 가문 출신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데도 높은 수준의 도학 이해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그가 획득한 새로운 학문은 신분상 약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명문 사대부 가문 제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하지만 여전히 사장과 문사는 과거 급제를 위해서 중요한 학술적 기능이었다. 학문의 목적이 과거 급제이고, 도학 이해가 아닌 관료 지위가 지배 신분의 조건이라면 새로운 경향인 도학은 필수적이지 않았다. 다수의 유생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고, 홍천경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정개청을 둘러싼 갈등은 향권, 즉 지방 고을 내의 주도권을 둘러싼 지역적 갈등일 뿐만 아니라, 신분적 갈등임과 동시에 당대의 학문적 경향 사이의 갈등이기도 했다. (4부 7장, 407쪽)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4부 7장, 407쪽, 이정철 지음
참, 흥미로운 벽돌 책 후보 가운데 재야 역사학자 딜런 유 선생님께서 쓰신『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뿌리와이파리)이라는 종잡을 수 없는 신간도 있습니다. 저는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연말에 읽을 책으로 찜해 뒀어요!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370여 년 전 조선의 해안에 불시착하여 17세기 전 지구적 소빙기의 혹독한 겨울을 넘기기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밥을 얻어먹었다던 사람들, 그 사람들처럼 넓은 바다를 건너 지구의 이쪽저쪽을 왔다갔다하면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인연을 맺었던 바로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우와, 진짜로 재미있는 책의 기운이 솔솔 느껴지는데요. 목차도 뭔가 통통 튀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 ㅎㅎ 뿌리와이파리는 좋은 책들을 많이 내주는 것 같아요.
우와 이 책 정말 재미있어 보이네요! 저도 찜해둡니다~
행색이 초라하고 어리숙하여 이들 모습을 본 선조는 어이가 없어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선조가 이들을 보고는, 비록 여립이 반역을 했다고 해도 어찌 이런 무리와 공모했겠느냐고 말하였다. 이어서 그들에게 "너희들이 반역을 했느냐."고 묻자, 그들은 "반역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반국을 하고자 했다."라고 대답했다. 선조가 반국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먹고 입는 것이 넉넉한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299p, 이정철 지음
아나키스트의 탄생
도덕적 확신에 찬 사림은 결국 그것보다 더 강력했던 권력에 대한 욕망의 자장으로 빨려들고 마침내 함몰되었다. 그들은 정치세력 간의 시비가 아닌 민생개혁에 대한 추구가 자신들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지 못했다. 역설적이게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그들 중 극소수가 살아남아 그것을 이해하게 된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470, 이정철 지음
저도 오늘 완독했습니다. 워낙 미천한 상태로 읽다보니 용어도 어렵고 모르는 사람도 많고,,그래서 여러분들이 올려주신 글들도 읽고,,,,중간중간 검색하고 , gpt 에게 묻고하며 읽어야 했네요, 책보다 gpt에게 물어본게 더 많았던거 같습니다. 흠... 성리학의 중용(선한)에 대해 누구보다도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최악의 길로 가는 걸 보면서, 지금의 정치를 빗대어 보기도하고, 나 스스로도 개똥철학을 갖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나도 생각해 봅니다. Gemini에게 왜 조선 중기 선한?성리학 철학을 갖은 그들이 나쁜 정치를 했는지 물어봤더니 라고 잘 정리해주네요... 🔍 '중용' 해석의 독점과 배타성 - '중용'을 정의하고 실현하는 과정 자체가 정치 투쟁의 무기가됨 👑 권력 구조의 필연적 부패와 타협 📉 민생(民生)보다 명분(名分)을 중시한 오류 문득, 선조가 동인서인을 적절히 '중용'한것인가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번달도 아주 유익한 시간들이 었습니다. 완독한 후의 이 서운함은 여전합니다 ㅎ . 다음책을 또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전 아직 gpt나 기타 AI를 안 써보았지만 요즘 정말 많이 쓰나봐요. 실은 중용이나 선 등 이런 개념들의 해석이나 정의는 논란의 소지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영국인들이 자꾸 날씨 얘기만 하는 건지..ㅋ (어차피 영국 날씨야 만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또 그런 질문을 해야하고..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의견 차이를 인정(agree to disagree)하기가 힘든 게 당연한 게 인간 사회일까요.. 참 딜레마네요. 완독 축하드립니다~
@FiveJ 님,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꾸준히 함께 해주시고 매번 이렇게 완독하고 감상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달에도 즐겁게 함께 읽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1월 26일 수요일에는 4부 8장 '최영경 옥사'를 시작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입니다. 411~433쪽까지입니다. 남명 조식의 애제자였던 최영경이 기축옥사에 휘말려 희생당하는 과정입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한 시대의 정신적, 정서적 특징을 담고, 나아가 그 시대 자체를 빚어낸 것처럼 보이는 책들이 있다. 16세기 조선에서 『심경』이 그런 책이다. 이 책은 16세기 전반에 형성된 조선 사림의 특징을 대표하며, 그들이 사회적으로 형성되고 성장한 과정과 함께하였다. 동시에 이황과 그의 초기 제자들이 함께 연구하고 분석하여, 그 안에서 조선 성리학의 DNA를 획득한 책이기도 하다. 『심경』은 주희의 제자 진덕수(1178~1235)가 심의 수양을 목적으로, 여러 유학 경전에서 마음과 관련된 이론 즉, 심설만을 모아 놓은 성리학 책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4부 8장, 416쪽, 이정철 지음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이 정작 중국에서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유독 조선 학자들이 몹시 중시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성리학 그 자체의 문제 때문이라기보다는, 거의 전적으로 16세기 전반 조선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 때문이었다. 철학의 문제가 아닌 현실의 문제였던 것이다. 조선의 사림은 16세기 전반에 정치 사회적으로 훈척 세력과의 대결을 현실 조건으로 하여 형성되고 성장하였다. 당시의 현실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사화이다. 많은 무고하고 올바른 사림 성향 인물들이 사화에서 희생되었다. 이 과정에서 사림의 학문이자 조선의 성리학인 도학이 태동하고 형성되었다. 사림은 그 무고한 희생자들의 희생이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해야 했고, 현실에서 망각한 힘을 가진 무리들이 올바르지 않음을 증명해야 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4부 8장, 417쪽, 이정철 지음
저도 완독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결말이 궁금해서 속도가 붙어 계속 읽게 되더라고요. 사건 사고(?)도 많고, 등장인물도 워낙 다양해서 읽으며 버거운(제 기억력 탓이겠죠) 부분도 있었지만,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도덕적이다'의 기준이란 게 뭘까, 하는 것이었어요. 도덕적 확신에 찬 사람들이 정치를 하게 되었을 때, 이상과 현실이 어떻게 어긋나는지를 낱낱이 파헤치는 역사서 같았달까요. "도덕적 확신에 찬 사림은 결국 그것보다 더 강력했던 권력에 대한 욕망의 자장磁場으로 빨려 들고 마침내 함몰되었다."는 문장처럼요. 얼마 전에 친구와 이 책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정치인들 이야기도 하게 되었는데요. 그와 비슷한 맥락(정치만 하면 멀쩡한 사람도 이상해지더라, 그 집단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더라)으로 읽히기도 했습니다. 결국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 집단에 물들어가거나 죽거나...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분들은 제발 정치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계속 존경받으시면서 연구만하셨으면 좋겠다는 순진한 마음도 품게 됩니다.
이해가 가요. 존경받는 분들이니 그런 자리에 올라갔겠지만.. 그 자리가 그분들을 이상한 길로 몰고 가는 것 같기도 해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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