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 님,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내내 전남에서만 살아서 어렸을 때는 전학 자주 다니는 친구가 그렇게 부러웠답니다?! 연해님 서울, 광주, 창원 찍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갑자기 철없던 시절 생각이 나네요. (나중에 생각해 보면, 정작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면서 적응했을 당사자는 참 힘들었겠지, 이랬어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8.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D-29

YG

연해
매달 의미 있는 책으로 모임을 이끌어주시는 YG님이 항상 고생이시지요. 감사한 마음이 계속 누적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2월도 잘 부탁드... (뻔뻔)
저도 한 동네에서만 오랫동안 살아왔던 친구들에게, 본인들도 이사(전학) 좀 가고 싶다는 말을 종종 들었더랬죠. 저는 초, 중학교 모두 입학한 곳에서 졸업했던 적이 없어 그 말이 낯설기도 했고요. 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클리셰처럼 등장하는 전학생 판타지("와, 쟤가 전학생이래!")는 나름 현실이기도 한데요. 그 호기심이 생각보다 빨리 식는다는 게... (헤헤)
어릴 때는 새로운 환경에 자꾸 적응해야 하는 게 힘들고, 무섭고, 외로웠는데요. 지금은 그 덕에 어느 집단에 가도 있는 듯 없는 듯 (마치 오랫동안 그 공동체에 있었던 사람처럼) 은근슬쩍 잘 적응하는 것 같습니다. 큰 잡음 없이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법도 나름 터득한 것 같고요. 하지만 작정하고 괴롭히려 드는 호전적인 사람들은 막아낼 재간이 없더라고요.

도롱
저도 책을 읽으면서 도덕적 확신이 정치에 큰 세력을 형성한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부엌의토토
“ 더구나 그가 배운 도학은 단순히 머리만 쓰는 이론 지식이 아니다. "날마다 의관을 정제하고 읍양과 진퇴를 고례대로 따르고", "검속", 즉 엄중하게 단속함을 주로 하는 《소학》의 실천적 가르침이 도학의 핵심이다. 이 시기 도학은 추상적 이론이나 정치적, 사상적 대의에 대한 단순한 지지를 뜻하지 않았다. 그것은 몸으로 익히고 행동으로 표현해야 하 는 것이었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4부7장406쪽,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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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 이이의 판단 착오는 단순히 조정 상황에 대한 그의 이해 부족 때문에 빚어진 일은 아니다. 그보다는 사림에 대해서 이이가 가진 인식과 믿음이 판단 착오를 일으키게 한 근본적 원인으로 보인다. 이이는 일종의 인지부조 화 상태에 있었다. 이이에게 사림은 부패하고 부도덕한 구세력을 물리친 정의로운 집단이다. 그 집단 구성원 사이에 사소한 오해와 갈등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입장 차이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사림은 정치집단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도덕적 실천 공동체에 가깝다. 하지만 현실의 사림집단은 이미 이이의 그런 인식을 넘어서 정치화되고 있었다. 이이는 그것을 몰랐거나 혹은, 인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이의 사림에 대한 인식 역시 과거 특정 시기에 고착되어 있었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p.426,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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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 사림은 왜 분열했을까? 물론 어떤 시대의 정치에도 나타나기 마련인 정치권력에 대한 욕망이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사림의 분열은 스스로에 대한 강력한 도덕적 확신에 기인했다. 분열을 정당화하는 기제는 스스로 확신한 도덕적 정당성이었다. 그들은 공론의 이름으로 갈등했고 분열했다. 사실 이이는 희생자만은 아니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p.469,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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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토토
“ 나주에서 비롯된 정개청을 둘러싼 갈등은 그가 가진 두 가지 특성에서 비롯되었다. 하나는 그가 미천한 향리 가문 출신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도학 이해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정개청을 둘러싼 갈등은 향권, 즉 지방고을 내의 주도권을 둘러싼 지역적 갈등일 뿐만 아니라, 신분적 갈등임과 동시에 당대의 학문적 경향 사이의 갈등이기도 했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4부7장407쪽,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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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 시비是非와 원칙에 민감한 젊고 비타협적인 지식인들이 그들이다. 정철과 최영경은 서로를 미워했지만, 흥미롭게도 그들에 대한 친구들의 평가는 비슷하다.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지나치고, 다른 사람 의견을 구차히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은 비단 두 사람만의 특징은 아니다. 이 시기 인물들에 대한 평에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지나쳤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선조 대 정치세력 간 분열은 정치적 욕망의 표현이기도 했지만, 다른 일부는 도덕적 확신에 따른 행동의 결과이기도 했다. 도덕적 확신에 찬 사림은 결국 그것보다 더 강력했던 권력에 대한 욕망의 자장磁場으로 빨려들고 마침내 함몰되었다. 그들은 정치세력 간의 시비가 아닌 민생개혁에 대한 추구가 자신들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지 못했다. 역설적이게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그들 중 극소수가 살아남아 그것을 이해하게 된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