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8.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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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이정철 선생님의 책 가운데 제일 좋아하는 책이 『언제나 민생을 염려하노니』(역사비평사, 2013)라고 했었잖아요. 그 책에서 네 명의 조선 시대 정치인을 높이 평가하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율곡 이이(1537~1584), 오리 이원익(1547~1634), 포저 조익(1579~1655), 잠곡 김육(1580~1658) 이 네 명입니다. 우리가 읽는 책에는 율곡 이이와 오리 이원익만 나옵니다. (오리 이원익을 적극 천거한 게 율곡 이이입니다.) 다음은 이 책의 제목입니다. 제목으로도 어떤 캐릭터인지 짐작이 되시죠? * 율곡 이이, 탁월했지만 이해되지 못한 경세가 오리 이원익, 진심으로 헌신한 관리 포저 조익, 이론과 현실을 조화한 학자 잠곡 김육, 안민을 실현한 정치가
언제나 민생을 염려하노니 - 조선을 움직인 4인의 경세가들조선시대 경세가인 이이, 이원익, 조익, 김육의 이야기. 이들은 민생의 원칙을 안민에 두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아부었다. 책은 '조선의 개혁'이라는 큰 주제하에 네 사람의 일대기를 다룬 작은 평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66페이지까지 읽었습니다. 갈등구조를 파악해가는 과정 재미있네요. 50페이지 첫부분에 인순왕후 사망이 선조의 친정(직접인사권행사)의지와 함께 동서분당을 촉발했고 이를 당시 누구도 이이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나오는데 선조친정의지는 그렇겠지만 어떻게 인순왕후 사망이 동서분당을 촉발했는지는 책을 읽고도 모르겠네요. 인순왕후 사후 선조가 친정의지를 다지며 사림을 이용하면서도 왕권에 도전이 되지않게 견제하기위해 상황을 방관 혹은 부추겼다는건지...류승룡은 당파적 목적에서 당론이 일어났다기보나는 사적 감정 때문이라고 했는데 책 제목의 답이 될듯요. 선한 정치인도 인간이기에 사적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 사적감정들이 어쩌면 그냥 흘려보낼 있었던 살인사건을 동서분당의 시초로 변주하니까요. 그렇기에 책에서 언급하듯 도덕적 신뢰가 법제도보다 우위에 있는 낭천제에서 언관들이 한치의심없이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 도덕적 신뢰를 정치적 힘의 기초로 삼는 것이 말이 안되는거죠. 도덕적 신뢰를 근간으로 권력을 가진 후 계속 '스스로' 그 신뢰를 정당화하는 식의 행태는 지금도 여전한듯하네요. 도덕성이야말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건데. 리더쉽이 리더 개인의 인간적 특성이라기보다는 집단 구성원의 특성과 더 밀접하다는 언급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김계휘에 대해 찾아보니 심의겸 측 사람 즉 서인으로 당시 지목되었지만 실은 분열을 지양했다고 하니 강한 당파성으로 분당이 시작된건 아닌게 맞는듯 해요. 그리고 김계휘 후손 중 구운몽의 김만중이 있다네요.
@oh 네, 말씀하신 내용과 연결이 되는 듯해요. 내일 읽을 부분까지 염두에 두면, 선조는 사림이 자기를 압박하는 상황(이이가 지향했던 정치)보다는 자기가 사림과 거기에 더해 구신까지 이렇게, 저렇게 배치해서 상호 견제를 유도하면서 자기 정치를 하는 데에 치중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사림 사이의 분열은 선조로서는 필수적인 요소였겠죠? 지는 해인 구신을 통합 세력인 사림이 대신하는 게 아니라 사림을 또 갈라치기할 수도 있으니. (또 앞으로 읽으면서 의견 나눠요.) 저는 다시 읽고 있는데 1부 뒷 부분으로 넘어가면 완전히 흥미진진해집니다. 사극 보는 듯해요. 하하하!
넵! 임진왜란 때 도망간 겁쟁이 무능력의 대명사로만 인식하고 있어서 선조의 영악한 명민함이 새삼 놀랍습니다. 그래도 임금인데 너무 우습게 보고 있었나봐요. 한면만 극대화시켜놓은 이미지로만 역사속 인물들을 알고 있어서 제겐 선조도 새롭네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겁쟁이는 맞지만 멍청하기보다 오히려 매우 약삭 빠르고 자신에게 이익이 가는 방식을 아주 잘 취하는 머리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실은 이런 동사분쟁을 더 부추기게 한 것도 우유부단하거나 무능력해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신하들의 힘이 세지는 것보다는 자기들끼리 서로 물고뜯게 해서 상대적으로 군주의 권위와 입지를 강하게 하려는 거죠.
넵! 임금으로서의 입지가 약해서 더 그랬겠죠? 원래 조선은 신하들끼리 무리짓지 말고 임금에게만 충성해야한다는게 기본 틀이었다는데 결국 자충수가 된거네요.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대목에서 끄덕끄덕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하다는 말씀에도요. 왜 다들 권력을 잡으면 초심(아 이 단어 왜 이렇게 낡은 느낌이지)을 잃고, 변질되는지. 아니면 원래 그런 인물이었던 건지... 너무 어렵습니다.
전 권력의 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예외없이 그 속성에 굴복하고 말죠. 그래서 권력을 쥔 사람(조직, 나라 등)은 적당한 주기로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하죠. 실제로 자정 작용에 의해 권력자는 끊임없이 교체되고 있음을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다행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스스로 정당성 부여는 꼭 권력자만 그러는건 아닌듯 해요. 다만 권력자들에게는 스스로 어거지 정당성을 부여해서라도 고수할 무언가가 더 많기에 두드려져 보일뿐.
수기치인은 조선시대 지식인들만 가졌던 믿음도 아니다. 라인홀드 니버(1892~1971) 가 쓴 오래전에 쓴 유명한 책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역시 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과연 좋은 사람들이 좋은 정치도 하고 도덕적인 사회도 만들 수 있을까? 10쪽 선조 대는 정치의 시대였다. 이 시대는 정치 세력의 다양성 면에서 넓은 스펙트럼을 가졌다. 흔히 선조 대를 당쟁이 발생한 시대라고 한다. 정확한 말은 아니다. 당쟁이 없던 시대가 어디 있었겠는가 그럼에도 이 책에서 동서분당이 발생한 선조 8년(1575)부터 기축옥사가 일어나고 일단락된 선조 23년(1590)까지 15년간의 당쟁을 살펴본 것에는 이유가 있다. 조선시대 전체를 통틀어 이 시대만큼 정치에서 이상이 드높이 외쳐진 시대도 드물었다. 그럼에도 그 결과는 몹시 비극적이었다. 12쪽 필자는 이 책에서 두 가지 목표를 가졌다. 첫째 목표는 이 시기의 갈등했던 정치적 입장들 각각의 내용이 어떤 것이었던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각자에게 각자의 정당성과 진정성이 있다고 상정했다. 둘째 목표는 당시 실제 상황이 어떤 것들이었고 그것들의 객관적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상충했던 각자의 입장이 똑같이 정당했다고 말하고 끝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12~13쪽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이정철 지음
선조 7년 후반 무렵 사류 사이에는 개혁에 대한 비관적 견해가 팽배했다. 이런 분위기를 배경으로 선조 7년 무렵부터 사류 사이에 선배와 후배가 불화하기 시작했다. 후배사류는 선배사류에 대하여 불만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동시에 선배사류 사이에서 소외된 인물들이 개인적으로 후배 사류와 결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허엽이다. 그는 현실성 없는 주장을 많이 하여 선조의 신임을 얻지 못했고 박순, 노수신, 이이 등에게도 소외되고 있었다. 30쪽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이정철 지음
읽으시면서 생각나는 우리나라 현실 정치인을 한 명, 한 명씩 떠올려서 대입해 보는 일도 독서의 재미를 높입니다. :)
흠...
@YG 선조가 가장 싫어한 사람이 '강경하고 과격한 사람' 이었다?고 하는데 송강 정철이 떠올랐어요. 물론 제 느낌입니다. 진짜는 누굴까요? 긍금하네요.
@부엌의토토 금방 등장하는 정인홍이라고 있답니다. :) 남명 조식의 직계라죠?
이번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책 가운데 오구라 기조의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리와 기로 해석한 한국 사회』(모시는사람들, 2017)도 있어요. 한국 문화, 한국인의 정체성을 성리학의 '리'와 '기'로 단순화해서 보는 책인데요. 최고의 책이라는 평도 있고, 괴작이라는 평도 있는 문제작입니다. :) 오구라 기조는 1959년생. 도쿄 대학 독문과를 졸업하고 나서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동양 철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한 이색적인 경력을 가졌습니다. 2012년 4월부터 교토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고요. 오구라 기조와 비슷한 경력의 지식인 가운데는 후지이 다케시 선생님도 있습니다. (성향은 아주 다르지만요.) 후지이 선생님도 교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한국의 성균관 대학교에서 한국 현대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죠. 지금은 도쿄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 현대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 리(理)와 기(氣)로 해석한 한국 사회현대 한국 사회를 성리학의 핵심개념인 ‘리’와 ‘기’로 해부한 독창적인 한국론으로, 조선시대의 유학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를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절반은 한국에 몸담고 있으면서 절반은 한국 밖에 나와 있는,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한 상태에서 한국을 조망한다.
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양장본 Hardcover)『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는 해방8년의 정치지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 책이다. 회고록 등에 의존한 기존의 연구에서 벗어나 당대의 신문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역사적 흐름을 재구성해냈다. 족청의 중앙단부뿐 아니라 지방조직, 당 구성원의 출신과 계파 등을 밝혀냄으로써 당대 정치세력의 갈등구조와 헤게모니 양상을 실증한다.
무명의 말들이 책의 글들은 후지이 다케시가 2014년 여름부터 시작해 2017년 겨울까지 3년여 동안 &lt;한겨레&gt;에 연재한 칼럼 44편과 사진집에 실은 해설 1편, 문학지에 실은 글 1편을 엮은 것이다. 『무명의 말들』은 그가 6년 만에 펴내는 단독 저작이다. 후지이 다케시의 글을 ‘빛나는 성찰과 날카로운 문체’ 정도로만 소개한다면 표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의 글은 다만 잘 쓴 글이 아니라, 힘이 느껴지는 글이고, 읽는 이를 각성하게 만드는 글이다
한번 시작되면 몇 달씩 끌면서 또 다른 사건을 파생시켰다. 조정에서 문제를 처리하는 절차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그 밑바탕에는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라는 문제가 있었다. '리더십'이라는 말은 얼핏 리더 개인의 인간적 특성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리더십은 그것보다는 오히려 그 집단 구성원이 바람직하게 여기는 혹은 더 우선시하는 가치, 그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특정한 종류의 권위, 편안하고 익숙한 인간관계의 형식, 집단 내의 다면시되는 의사결정 방식 같은 것들과 더 많이 관련된다. 이것들 모두는 대개 그 집단 구성원들 삶의 누적된 경험에서 나온다. 과거는 우리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33~34쪽, 이정철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내일 11월 7일 금요일에는 읽기표대로 1부 2장 '선조 11년~13년: 대립 구도의 성립'을 읽습니다. 71쪽부터 111쪽까지입니다. 1부를 이번 주에 다 읽는 게 낫겠다 싶어서, 또 주말도 낀 금요일이라서 분량이 많습니다. 하지만, 흥미진진해서 금세 읽을 거예요. 오늘 분량을 읽으면서, 서인과 대립하는 이이를 보고서 '그런데 왜 이이가 서인으로 분류되지?' 하고 의문을 품은 분도 있으셨을 수도 있겠어요. (조선 정치사에 조금 관심이 있었던 분이라면.) 내일 읽을 분량에서 그 의문이 해결됩니다. 서인의 짧은 득세 이후 동인이 급격하게 세를 불리게 됩니다. 그리고 애초 서인에게 붙었던 구신들이 잽싸게 동인에게 붙으면서 그 세가 더욱더 커지죠. 그런 동인은 서인을 아예 현실 정치에서 배제하려고 합니다. 이런 흐름에 거의 유일하게 반기를 드는 사람이 이이입니다. 동서 분당이 아예 적대 국면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72p 읽다가 오타가 난 건가 했습니다. 이이가 서인을 견제해서 동인에서 인정받은 이발을 등용했다고 하는데, 이이가 서인으로 나와서 이게 뭔소리인가 했네요.
@YG 아하 임진왜란 때 의병장~ 하긴 선조가 정철에게 술 좀 덜 마시라고 은잔을 하사했다는 이야기를 생각하면 애정했었죠^^ 오늘 분량 읽으면서 이 책을 한마디로 한다면, 작가가 쓴 말 가운데 '번쇄하다'는 표현이 적확한 것 같아요. 그 뜻을 찾아보니 '일의 갈피가 어수선하고 복잡한 데가 있다'라네요. 사건 하나가 관계와 감정으로 얽히고설켜서 미분하고 또 미분하고 다시 적분한 듯한. 하여간 정신 차리고 읽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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