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주말 잘 보내셨어요? 오늘 11월 10일 월요일부터는 2부로 들어갑니다. 이번 주는 총 4부 가운데 2부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다 읽을 예정입니다.
사실상 은거하고 있었던 이이가 모종의 계기를 통해서 중앙 정치로 화려하게(?) 복귀합니다. 선조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덕분이었죠. 그새 정치 대립은 더 격화되었는데, 이이는 그 과정에서 사림을 다시 하나로 모아서 좋은 정치인으로만 꾸려진 드림 팀을 만들어 보려고 고군분투하죠. 그 과정이 오늘부터 수요일까지 나옵니다.
읽기 표는 세 부분으로 쪼개 놓았지만, 차근차근 각자의 호흡으로 읽으시면 됩니다. 일단, 오늘은 2부의 시작 '정치의 한복판에 선 정치적이지 않은 이이'를 읽습니다. 115쪽부터 131쪽까지입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8.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borumis
타고난 자질이 이미 그런데 어떻게 하찮은 독서의 힘으로 (본래의 기질을) 변화시킬 수 있겠는가.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28,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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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슬퍼할 얘기네요. ㅋ 근데 정말 이 부분에서 과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는..;;;

stella15
옛 선현의 하찮은 말을 담아주시다뇨? ㅎㅎ 그럴 줄 알고 자기계발 저자들 맞춤형으로 계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람은 믿는대로 된다고합니다. 너무 개의치 마시기 바랍니다. ^^

borumis
엄마가 항상 '넌 그렇게 책을 많이 읽으면서 왜 아직도 철은 안 드니?'하고 말하는 것 같이 들려서.. 참;; 그래도 엄마가 할 땐 그냥 마이동풍으로 건성건성 넘겨듣는데 이렇게 책에서 읽으면 마음에 좀 새기고 찔리게 되네요..

stella15
ㅎㅎ 엄마들은 다 그래요. 저는 이 나이에도 그런 말 듣고 산답니다. 저의 엄니는 좀 이상한 게 젊었을 때 거의 안 그러셨는데 오히려 요즘 부쩍 그래요. 아니 내가 이러고 산게 한두 해도 아닌데 저를 잡아 먹을게 없으니까 그런 걸 트집으로 잡더라니까요. ㅠ

borumis
제가 그래서 '책을 많이 읽는 것이랑 철드는 것은 전혀 상관이 없는데?'하고 반문하면 저희 엄만 '그래 니 참 잘났다'하는 대답으로 항상 일축하죠 ㅎㅎㅎ 그럼 저희 남편이 넌 항상 예능을 다큐로 받아서 문제야~하네요^^;;;;

borumis
“ 우성전, 이경중 탄핵사건... 두 사건 모두에서 앞장 선 사람은 정인홍이다. 서너 달 후에 나타나는 거의 행동을 볼 때 그가 특정 당파 입장에서 탄핵에 나섰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두 사건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당시에 일어난 어떤 일이나 잘못 때문에 탄핵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거에 있었던 일, 이들의 과거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탄핵 이유가 되었다. 두 사람 사례는 누구라도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들에 대한 탄핵은 당시 조정 내 정치적 긴장과 갈등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
두 탄핵 사건과 관련해서 주목할 사실이 또 하나 있다. 이 사건들이 이이가 처한 정치적 상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 두 사건은 동인과 서인의 갈등이 아니라 오히려 동인 내부의 갈등이었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31,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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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양사는 매일 전계의 의무가 있었다. 이것은 중국에는 없던 조선 고유의 제도로, 조정 공론을 국왕에게 전달하는 장치로 인식되었다. (...)
관료조직은 조직 자체의 특성인 의사 결정권 및 인사권의 편중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경직되고, 그 구성원인 관료가 조직 논리에 매몰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관료조직은 본래 설정했던 공공적 목적에서 벗어나서 조직 자체의 내적 목적에 의해서만 작동된다. 관료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조직 논리에 충실해야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대간을 포함한 언관은 관료조직을 설치한 본래 목적에 충실함으로써, 관료조직의 동맥경화를 막는 역할을 했다. 비관료적 기능으로 관료조직의 건전성을 유지하려는 것이 언관을 설치한 이유였다. 그러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관료조직의 위계를 뛰어넘어서 언관이 현실의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해서 왕과 직접 의사소통하는 것이다. .... 그러한 의사소통이 왕의 자의성에 의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매일 대계를 올리도록 의무화했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35,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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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이발은 이이가 양보할 수 있는 최대치와 그것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치를 정확히 제시했다. 이이는 서인은 양보할 수 없지만 심의겸과의 관계는 양보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동인이 재결합할 수 있다면 그것은 감수할 수도 있었다. 결국 이이는 이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41,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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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사실 이 시기에 언관에 대해서 이이처럼 말한 것은 조정의 가장 큰 금기를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었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언관조직은 조정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조직이었다. 역설적으로 이이 자신이 삼사가 그렇게 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 중 하나이다. 오히려 바로 그 때문에 이이는 삼사의 현실적 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
이이가 윤승훈을 동인세력을 추종한 식견 없는 인물로 규정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적어도 말만 보면 이이는 당시 절대적 권위를 지닌 언관의 지위를 정면으로 부정해 버린 셈이었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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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양사가 별로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고 언관의 권위를 대신의 권위 위에 두었던 것은 의미심장하다. (...) 본래 조선의 정상적인 정치운영 구조는 대신과 언관을 양대 축으로 했다. 각자는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았다. 대신은 민생을 포함한 국정현안 해결이 임무였고, 언관은 관리의 부패를 막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 사실 현안 해결과 부패 방지는 시대와 공간을 막론하고 어떤 조직이든 잃어서는 안 되는 요소이다. 두 가지 중 하나가 기능을 못하면 결국 그 조직은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 대신 기능의 부재는, 조정의 준재 이유가 국정현안 해결임이 오랫동안 망각되었음을 뜻한다. 신진사림은 대신이 문제해결 능력 없이 부패만 일삼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런 대신이라면 없어도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신진사림이 놓친 것이 있었다. 대신 개인의 무능력과 부패를 이유로 대신의 임무나 역할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대신의 임무나 역할을 부정한다는 것은, 언관 자신들도 포함된 조정 자체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왜 선한 지식 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52-153,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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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선조 14년쯤 몇 가지 사항이 비교적 분명해졌다.
첫째, 사림을 하나로 통합하는 목표는 실현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동사로 분열된 사림을 통합하는 것에 실패한 것은 물론이고, 이이는 자신이 가깝게 생각했던 인물들에 대해서조차 자기 생각을 납득시킬 수 없었다.
둘째, 국정 개혁에 대해서 선조는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이 시기에 이이는 자신의 개혁 요구를 몇 가지로 압축하였다. 공안을 개정하고, 전국 고을 수령의 수를 줄이고, 각 도 감사를 구임하는 것이 그것이다.
(...) 나아가 이이는 관리들에 대한 고공의 필요를 역설하였다. 고공이란 관리들의 평상시 직무 수행에 대한 감찰을 의미한다. 사실은 이것도 현실에서는 삼사가 장악하고 있었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59-161,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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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이이가 선조의 개혁 의지에 호소했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정치적 패배를 의미했다. 그는 사림의 단합된 힘으로 선조에게 개혁을 요구하려 했었다. 하지만 이미 사림의 독자적인 힘으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아니었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62,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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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류성룡은 "개혁하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이 일을 이이와 함께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이 시기에 류성룡은 개혁의 당위성보다는 당파적 전선에 따른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65,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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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이이가 일찍이 경연에서 "미리 10만의 군사를 양성하여 앞으로 뜻하지 않은 변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자, 류성룡은 "군사를 양성하는 것은 재앙의 단서를 키우는 것이다."라고 하며 매우 강력히 변론하였다. 이이는 늘 탄식하기를 "류성룡은 재주와 기개가 참으로 특출하지만 우리와 더불어 일을 함께 하려고 하지 않으니 우리들이 죽은 뒤에야 반드시 그의 재주를 펼 수 있을 것이다."하였다. 임진년 변란이 일어나자 류성룡이 국사를 담당하여 군무를 요리하게 되었다. 그는 늘 "이이는 선견지명이 있었고 충성스럽고 근실한 절의가 있었다. 그가 죽지 않았다면 반드시 오늘날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한다. ”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65-166, 이정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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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때는 늦으리...;; 징비록에서 냉정하게 현실을 인식하던 류승룡이 이랬다니 놀랍네요..
밥심
이런 차이들 때문에 율곡은 화폐에도 등장하고 율곡로도 있는데 큰 전쟁 동안 조선을 꾸려나간 서애에게는 별다른 보상도 없는 것인가요. 한편으론 이 책을 읽으면서 율곡이 그야말로 화폐에도 등장하고 길 이름도 부여받을 정도로 훌륭한 인물이었나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borumis
실은 율곡이이가 내세운 십만양병설도 실은 진위가 의심받고 있긴 한데.. 어쩌면 임진왜란보다는 이이가 그나마 민생에 직접 와닿는 나라 살림을 위한 국정 개혁 요구를 높게 본 게 아닌가 싶어요. 공물 수취를 위한 정부문서인 공안 개정, 쓸데없이 백성을 착취하는 고을 수령의 수를 줄이고 각 도 감사를 임기를 채우도록 오래 근무하게 하는 것 등 실제로 현실적이고 당장 필요한 개혁이었죠. 선조가 계속 무시해서 실제 이루어지지는 못했지만..;;
전 오히려 이황은 정말 왜 지폐에 있는지 궁금한데요..;;; 이이처럼 현실적으로 국정에 개입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홀로 정계에서 벗어나 성리학에 빠져 있는 사람 같았는데.. 제가 성리학에 대해 잘 모르고 이황의 학문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럴 수 있지만 이이처럼 국가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이는 서인, 이황은 동인 쪽이어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선가요? ^^;;;

borumis
실은 제가 너무 유교 성리학이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에 대해 잘 몰라서 얼마전 같은 너머북스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스위스인이지만 옥스포드 하버드에서 공부하고 한국인과 결혼한 한국학 박사 마르티나 도이힐러 교수님이 쓴 책들이에요. 전 실은 집안이 제사도 안 지내서 이런 문화가 참 낯설거든요. 근데 외국인인데도 이렇게 한국학을 공부한 분이 있다니 놀랍더라구요.

조상의 눈 아래에서 - 한국의 친족, 신분 그리고 지역성마르티나 도이힐러 교수가 여든이 넘은 나이에 지난 50년 동안의 열정을 다한 한국사 공부를 집대성한 <조상의 눈 아래에서>. 신라시대 초기에 생겨나 가장 대표적인 사회 단위로 뿌리내린 한국 고유의 출계집단에 초점을 두고, 신라 초기부터 19세기 후반에 이르는 한국 출계집단의 역사를 다룬다.

한국의 유교화 과정 - 신유학은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꾸었나15~16세기 당시 사회에 신유학(성리학)의 도입과 정착이 지속적으로 강력히 추진된 동기는 무엇이었으며, 신유학이 사회 구조에 미친 영향은 어떠했는가에 대한 공백을 메운 최초의 본격 시도였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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