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8.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1월 18일 화요일은 3부 5장 '선조 17년~22년: 불안한 평화' 나머지를 읽습니다. 272쪽부터 289쪽까지입니다. 이이 사후에 겉으로는 서인과 동인을 두루 등용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사실은 동인 좌장 이산해를 앞세워서 선조가 자기가 정국 주도권을 확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내일(11월 19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이 책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기축옥사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국왕이었고, 누구도 공개적으로 그의 말이 자신의 이전 발언과 다르다고 따져 묻기는 어려웠다. 심지어 선조는 이이가 심의겸과 사귀는 것을 자신이 늘 그르게 여겼다고 말하였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이정철 지음
말하자면 선조는 이이와 성혼이 심의겸과 가까이 지낸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두 사람에 대해서는 수용하는 입장을 취했다. 당파적으로는 동인 손을 들어주면서도, 이이와 성혼을 개인 차원에서 수용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p.281, 이정철 지음
'적가문서'에는 정여립이 역모를 꾸민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조는 위 두 가지 사항을 동일하게 인식하였다. 그 결과 사건 처리를 과도하게 몰아 간 두 가지 결과가 나타났다. 하나는 사건 관련 인물들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적가문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법적 처리가, 편지 내용에 대한 선조의 자의적 판단에 의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p.313, 이정철 지음
정작 중요한 것은 정치적 측면에서 선조가 어떻게 거의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기축옥사’를 밀고 나갔는지 해명하는 것이다. (241쪽) ‘계미삼찬’에서 선조가 조정 상황을 주도하는 방식이 나타났다. 그것은 특정한 인물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그를 통해서 자기 의도를 관철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 첫 번째 대리인으로 내세워진 인물이 이이였다. 재위 기간이 쌓이고 나이가 30세를 넘어가면서 그는 드디어 정치제도가 자신에게 부여한 힘을 능숙하게 다루기 시작했다. 기축옥사 과정에서 그는 조정을 완전하게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신하들에게 거의 제한받지 않는 독재에 가까운 권력 구축에 성공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림이 분열되었기 때문이다. (242쪽)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이정철 지음
어떤 면에서 이날 결정은 계미삼찬과 그 형식에 있어서 다르지 않다. 계미삼찬이 그랬듯, 이날 결정도 선조가 내린 것이었다. 하지만 계미삼찬과 달라진 점도 뚜렷했다. 그는 조정 내 당파의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데 있어서 대단히 신중해졌다. 특지를 통해서 자기 목소리와 감정을 드러내는 대신, 조정 내 당파 간 목소리를 이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켰다. 선조도 계미삼찬과 이이의 죽음을 통해서 배운 것이 많았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289쪽, 이정철 지음
이이는 조제보합론을 구체화하면서도 급격한 국정 상황에서 논의를 하나로 모으는데 집중하기위해 동인강경파를 배제하는 쪽으로 약간 입장 변화를 하네요. p.254 반면 선조는 자신이 헀던 말을 바꾸기도 하고 심의겸이라는 함정을 이용해 동인들이 자신들과 의견을 달리하는 정적을 제거하는걸 다 알고도 판을 깔아주고요. 오직 정국 주도권에만 관심있는ㅠㅠ. 최초의 군 출신왕이어서 입지다지는데 집착이 컸겠네요. 이발이 자기아버지 조문 오지않았다는 이유로 중립적이었던 구봉령을 심의겸의 문객으로 지목했다는 기록은 선악구분 혹은 옳고 그름의 구분을 얼마나 치졸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느껴져 소름돋네요. 물론 구봉령 문집에 소개된 일화니 진실인지는 확신할 순 없겠지만 구봉령과 관련된 서술내용으로 볼 때 충분히 의심스러워요. 도학정치니 하는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뜬구름잡는 소리구나만 계속 되내게됩니다. 인간들이 무슨 도학정치를.. 이제 하이라이트만 남았네요!
선조가 정철에게 크게 화를 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정철이 선조에 관해 중요한 점 하나를 간과한 듯하다. 백유양은 선조를 임금감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역모를 꾀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의 인식은 자연인 선조와 국왕 선조를 구분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아마도 선조 자신은 스스로에 대해 그런 구분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이것은 지금도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양상이다.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게 보이는 모습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p.316, 이정철 지음
홍문관의 요구는 분명했다. 선조에게 동서 중에서 한쪽을 선택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말하자면 서인을 정치적으로 배제하는 것에 동의할 것을 선조에게 요구한 셈이다. 그러자 선조는 동인에게 서인에 대해 숨기지 말고 ‘극언’하기를 요구했다. 선조는 자신의 정치적 파트너를 분명히 하는데 따른 책임을 동인에게 전가했던 것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이정철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1월 19일 수요일은 3부 6장 '선조 22년: 기축옥사 발발'을 들어갑니다. 293쪽부터 320쪽까지입니다. 정여립의 역모가 발각되면서 시작되는 이 사건은 조선 시대 사람 분열의 분기점이 되는 사건입니다. 기축옥사에 깊숙이 관여했던 '정철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서 동인이 나중에 북인과 남인으로 갈라서니까요.
모두 “빌어먹는 곤궁한 백성들”이었다. (…) 그들은 “반역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반국을 하고자 했다”라고 답했다. 선조가 반국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먹고 입는 것이 넉넉한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이정철 지음
저도 이 부분에 밑줄쳤어요. 솔직히 이 백성들이 왕이 누군지 직접 눈으로 봐도 알까요? 그저 이런 지긋지긋한 지옥같은 삶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
그죠... 그래서 저자도 3부 마지막에.. 성혼의 상소를 길게 넣은 것 같습니다. "성혼은 정여립 사건의 근본 원인이 국정과 민생 문란에서 비롯되었고, 백성의 악함에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심지어 백성이 처해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행위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 사건의 책임은... 당국자들과 국왕 선조에게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적가문서’에는 정여립이 역모를 꾸민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조는 위 두가지 사항(역모 참여와 정여립과 친한 관계) 을 동일하게 인식하였다. 그 결과 사건 처리를 과도하게 몰아간 두가지 결과가 나타났다. 하나는 사건 관련 인물들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적가문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법적 처리가 편지 내용에 대한 선조의 자의적 판단에 의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이정철 지음
...분명한 것은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면, 따져 보아야 할 사항을 따지지 않고 쉽게 피아彼我로만 구부하는 힘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313, 이정철 지음
백유양은 선조를 임금감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역모를 꾀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의 인식은 자연인 선조와 국왕 선조를 구분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아마도 선조 자신은 스스로에 대해 그런 구분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이것은 지금도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양상이다.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게 보이는 모습이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316, 이정철 지음
3장까지 다 읽고 각장의 첫머리에 있는 리더십, 프레임, 관점의 현재성이라는 제목아래 쓰여진 저자의 생각을 다시 읽으니 정리가 되어요. 훈척시대의 무능력하고 부패한 대신들은 건강한 리더십, 즉 구성원 모두가 인정하고 따를 가치를 제공하지 못했고 이에 서로 다른 프레임을 가진 무리들이 생겨 대립하게 됨. 기축옥사는 현재관점으로 보자면 사림분열을 이용한 선조가 주행위자로서 권력을 장악한 과정. 살짝보니 다음장에서 책 제목의 핵심답이 나오나보네요. 책임의 문제.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대략적 흐름만 파악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내용이 너무 상세할수도 있겠다했는데 제얘기네요. 그래도 술렁술렁이라도 계속 읽으니 뭔가 보이는 듯도 하네요.
각 장을 읽고나서 첫머리 글을 다시 읽는 독서법 좋네요. 뭔가 더 깨달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조선시대에 '독서'라는 단어는 오늘날의 그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조선시대 지식계층인 선비는 '독서인'으로 규정되었다. 위에서 말하는 독서란, 독서를 통한 깊은 정신적 수양, 행동은 물론이고 최종적으로는 개인 기질의 변화까지를 목적으로 하는 높은 수준의 지적 수련 과정을 뜻한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 127p, 이정철 지음
이이 씨와도 붕당정치와도 전혀 상관없지만, 제 마음에 와 꽂힌 '주석'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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