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혼자 읽기

D-29
대량 살상은 사실 요란한 전투가 아니라 음흉한 습격에서 발생한다. 이런 식이다. 한 무리의 남자들이 동트기 전에 상대 마을로 숨어들어, 마을에서 제일 먼저 아침 소변을 누려고 오두막을 나온 남자에게 화살을 박아 놓고, 무슨 소동인가 보려고 몰려나온 다른 사람들도 쏘아 죽인다. 그러고는 오두막 벽에 창을 던지고 문이나 굴뚝에 화살을 쏘아 넣고, 집에 불을 지른다. 그러면 잠이 덜 깬 사람들을 잔뜩 죽일 수 있다. 이윽고 상대가 방어 전열을 가다듬었을 때는 공격자들이 벌써 숲으로 사라진 뒤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한 비교 문화 연구에 따르면, 목숨에는 목숨으로 복수한다는 생각에 확실히 찬성한 사회가 전체 조사 대상의 95퍼센트였다. 부족 사회 사람들도 가슴에서 솟아나는 연기를 느꼈음을 물론이요, 자신의 적도 그렇게 느낀다는 사실 또한 잘 알았다. 그들이 간혹 습격할 때 한 명도 남김없이 모조리 학살했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생존자를 한 명이라도 남기면 그가 나중에 참살된 친족에 대한 복수를 꾀할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견했던 것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비국가 사회들의 폭력에 대한 묘사는 수렵 채집인이 본질적으로 평화롭다는 고정관념을 허문다. 그러나 그 폭력의 수준이 이른바 문명화된 사회들에 비해 더 높은지 낮은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 문명이 폭력을 증가시켰는지 감소시켰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숫자를 따져보는 것밖에 없다. .... '만일 내가 특정 시대를 살았다면, 폭력 피해자가 될 확률이 얼마였을까?' 이 사고방식에 따르면, 여러 사회의 폭력 피해를 비교할 때는 폭력 행위의 숫자가 아니라 인구 비율이든 개인의 위험률이든 비율에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최근 경제학자 리처드 스테켈과 존 월리스는 아메리카 원주민 유골 900개에 대한 데이터를 살펴보았다. 유골은 캐나다 남부에서 남아메리카까지 분포했고, 모두 콜럼버스 상륙 이전에 사망한 사람들이었다. 연구자들은 유골을 수렵 채집인과 도시 거주자로 분류했다. 후자는 안데스와 메소아메리카의 잉카, 아즈텍, 마야와 같은 문명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다. 수렵 채집인 중 폭력적 외상의 징후가 있는 경우는 13.4퍼센트였다. ... 한편 도시 거주자 중에서는 2.7퍼센트로, 21세기 이전 국가들의 수치와 비슷했다. 다른 여러 요인들이 같을 때, 문명 속 삶은 폭력 피해자가 될 확률을 5분의 1로 줄여주는 셈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두 민족지학적 조사에 따르면, 수렵 채집 집단의 65~70퍼센트는 최소 2년마다 전쟁을 했고, 90퍼센트는 최소 매 세대마다 전쟁을 했으며, 그렇지 않은 집단도 거의 모두 과거의 전쟁에 대한 문화적 기억을 갖고 있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최초의 리바이어던은 폭력의 문제를 하나 풀었으나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 냈던 셈이다. 덕분에 사람들은 살인과 전쟁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줄었지만, 대신 독재자, 성직자, 도둑 정치가(kleptocrat)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여기에서 우리는 평화화라는 단어에 숨은 음흉한 뜻을 깨우친다. 그것은 단순히 평화를 가져오기만 하는 과정이 아니었다. 강압적인 정부가 절대적인 통제를 가하는 과정이었다. 인류가 이 새로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몇 천 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심지어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그들(중세인)이 늘 사나운 표정, 찌뿌린 미간, 호전적인 얼굴로 다닌 것은 아니었다. ...... 오히려 반대였다. 그들은 좀 전만 해도 농담을 하다가, 서로 놀리면서 주거니 받거니 말이 오가다가, 그 웃음의 와중에 난데없이 사나운 아귀다툼에 휘말렸다. 우리에게는 모순으로 보이는 것들이 - 뜨거운 신앙심, 지옥에 대한 강렬한 두려움, 죄책감, 요란하게 터져 나오는 기쁨과 명랑함, 갑작스러운 격분, 통제되지 않은 증오와 호전성 - 사실은 변덕스럽게 바뀌는 기분처럼 하나의 감정 구조에서 나온 증상이었다. 그들은 후대인보다 더 자유롭게, 직접적으로, 솔직하게 충동과 감정을 분출했다. 거리낌 없이 강렬한 신앙심, 호전성, 잔인성은 우리에게나 모순으로 비칠 뿐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좀 더 억제하고 절제하고 계산하며, 우리의 충동 구조에는 사회적 터부가 더 깊이 엮여 들어 자제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문명화 과정>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사람들이 자기 통제력을 어떻게 강화하거나 낮출까 하는 것은 심리학에서 흥미로운 주제이다. 한 가능성은 자기 통제가 근육과 비슷하다고 보는 것이다. 가령 식사 예절을 연습하면 자기 통제력이 전반적으로 더 강해져, 자신을 모욕한 사람을 발끈하여 죽이는 걸 저지하는 데도 더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다른 가능성은 남 앞에 설 때 거리를 얼마나 두어야 하는지, 공공장소에서 몸을 얼마나 가려야 하는지 등등에 대한 사회적 규범에 맞춰 자기 통제 다이얼이 설정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 가능성은 주어진 환경에서의 비용과 편익에 따라 자기 통제가 적응적으로 조절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기 통제는 무조건 좋지만은 않다. 당신의 자기 통제가 너무 강하면 공격자가 그것을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당신이라면 뒤늦은 복수가 소용없다고 판단하여 보복을 참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반면에 당신이 반사적으로 응수할 것이고 그 결과가 지독하리라고 예상되면, 상대는 애초에 당신을 더 존중한다. 이 경우 우리는 주변 환경의 위험도에 맞추어 자신의 자기 통제 다이얼을 조절해야 할 것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엘리아스는 여기(우리의 폭력 행위의 감소가 충동,명예, 성적방종, 무례함, 천한 식사 행실의 감소와 맞물렸다고 주장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애초에 어떤 외생적 유발 기제가 변화를 개시했는지를 짚어 보았다. 그는 정확히 두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는 유럽이 봉건 영지와 봉토로 조각조각 나뉘었던 수백 년의 무정부 상태를 끝내고 진정한 리바이어던으로 통합된 일이었다. 중앙 집권 군주들은 힘을 길렀고, 다투는 기사들을 통제했고, 왕국 너머로까지 촉수를 뻗었다. 군사 역사학자 퀸시 라이트에 따르면, 15세기 유럽에는 독립적 정치 단위가 5000개 있었다.(주로 남작령이나 공국). 17세기 초 30년 전쟁 시기에는 그것이 500개로 줄었고, 19세기 초 나폴레옹 시대에는 200개가 되었고, 1953년에는 30개 미만이 되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리바이어던이 통제권을 쥐자,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이제 개인이 부를 쌓는 방법은 일대에서 제일 악독한 기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궁정에서 왕과 측근들에게 호의를 구하는 것이다. 사실상 정부 관료 조직이나 마찬가지였던 궁정은 다혈질이나 시한 폭탄 같은 사람은 원하지 않았다. 지방을 대신 다스릴 믿음직한 관리인을 원했다. 귀족은 마케팅 방식을 바꿔야 했다. 왕의 수하들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려면 예절을 닦아야 했고, 그들의 심중을 이해하려면 감정 이입 능력을 길러야 했다. 궁중(court)에 맞는 행동거지는 'courtesy'라고 불렸고, 이것이 곧 예절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콧물을 어디에 닦을지 알려주는 에티켓 지침서는 궁정에서 행동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에서 유래했던 것이다. 엘리아스는 궁정을 상대하던 귀족에서 귀족을 상대던 엘리트 부르주아에게, 엘리트 부르주아에서 중간 계층에게, 수백 년에 걸쳐 예절이 흘러내린 과정을 추적했다. 그리고 국가의 중앙 집권화와 대중의 심리 변화를 연결 짓는 자신의 이론을 이렇게 요약했다. "전사에서 신하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중세 후기에 벌어진 두 번째 외생적 변화는 경제 혁명이었다. 봉건제의 경제 기반은 땅과 땅을 경작하는 농부들이었다. 부동산 중개인들이 즐겨 말하듯이, 땅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더 만들어 낼 수 없는 물건이다. 땅에 기초한 경제일 때, 생활 수준을 높이고 싶은 개인의 일차적 선택지는 이웃의 땅을 빼앗는 것이다. 맬서스적 인구 팽창기에는 생활 수준을 높이기는 커녕 그대로 유지하려고만 해도 그렇다. 게임 이론의 언어로 말하자면, 땅에 대한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다. 한 사람이 얻으면 다른 사람이 잃는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포지티브섬 게임은 행위자들이 다 함께 운을 향상시킬 선택지가 있는 시나리오다. 일상의 전형적인 포지티브섬 게임이라면 선의의 교환을 들 수 있다. ... 인간의 협동행위와 공감, 신뢰, 감사, 죄책감, 분노처럼 협동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감정은 포지티브섬 게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선택되었다는 통찰이야말로 진화 심리학의 중요한 성과였다. ... 포지티브섬 게임은 폭력의 동기도 바꾼다. 당신이 다른 사람과 호의나 잉여를 교환한다면, 그가 죽는 것보다는 살아 있는 편이 당신에게도 더 좋다. 그리고 당신에게는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예상해볼 동기가 주어진다. 그가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만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쉽기 때문이다. 많은 지식인이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히에로니무스를 좇아서 사업가의 이기주의와 탐욕을 경멸했지만, 자유 시장은 사실 감정 이입을 장려한다. 훌륭한 사업가는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아니면 경쟁자가 꾀어갈 테니까. 그리고 고객을 더 많이 모을수록 부자가 될 테니까. 온화한 상업(gentle commere)이라고 불리는 이 개념은 1704년에 경제학자 사뮈엘 리카르가 처음 말했다. - 상업은 상호 효용으로 사람들을 잇는다. ....... 사람들은 상업을 통해서 심사숙고, 정직, 예절, 언행의 신중함과 조심성을 배운다. 지혜롭고 정직해야 성공한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에, 악행을 피한다. 최소한 현재와 미래의 지인들에게 나쁜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점잖고 신중하게 행동한다. (사뮈엘 리카르)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문명화 과정의 두 유발 기제는 -리바이어던과 온화한 상업- 이어져 있다. 상업의 포지티브섬 협동은 리바이어던이 다스리는 널따란 공간 속에서 융성한다. 국가는 화폐와 도로처럼 경제 협동의 하부 구조로 기능하는 공공재를 누구보다도 잘 공급하며, 행위자들이 약탈과 거래의 상대 수입을 놓고 저울질할 때 한쪽으로 무게를 더한다. ... 요컨대 문명화의 두 힘은 서로를 강화한다. 엘리아스는 이것을 한 과정의 두 부분으로 보았다. 국가 통제의 중앙 집중화와 폭력의 독점, 장인 길드와 관료 제도의 성장, 물물교환에서 화폐로의 전환, 기술 발전, 상업 발달, 갈수록 더 넓은 지역의 개인들이 상호 의존의 그물망을 이루는 것. 이 모두가 하나의 유기적 전체를 이룬다. 그 속에서 잘 살고 싶은 사람은 감정 이입과 자기 통제력이 제 2의 천성이 될 때까지 계발해야 한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유기적' 전체라는 비유는 엉뚱한 것이 아니다. 생물학자 존 메이너드 스미스와 외르시 서트마리는 문명화 과정과 유사한 진화적 동역학이 생명 역사의 주요한 변화들, 즉 유전자, 염색체, 세균, 진핵 세포, 생물체, 유성 생식을 하는 생물, 동물 사회가 차례차례 등장한 과정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매 단계마다, 자기를 돌보는 능력과 협동의 능력을 모두 갖춘 개체들은 자신보다 더 큰 전체에 포섭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을 때 늘 협동을 택하는 편이었다. 개체들은 서로 편익을 주고받으면서 각자 전문화했고, 하나가 나머지를 착취하여 전체에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 장치를 개발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많은 범죄학자는 국가의 평화화 효과가 단순히 잔혹한 강제력에서 나오지 않고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국가가 모든 술집과 농장에 끄나풀을 심어서 불법 행위를 감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령 그러더라도 그것은 공포로 다스리는 전체주의 독재 국가일 뿐, 시민들이 자기 통제와 감정 이입을 통해 공존하는 문명사회가 아니다. 리바이어던은 시민들이 그 법률, 집행, 기타 사회 제도들의 적법성을 느낄 때만, 그래서 리바이어던이 등을 돌리자마자 나쁜 충동으로 도로 빠져드는 일이 없을 때만, 사회를 문명화할 수 있다. 이것은 엘리아스 이론에 대한 반박이라기보다는 약간의 수정이다. 강제적 법치는 군벌의 유혈 소동을 끝낼 수 있지만, 폭력을 그보다 더 줄여서 현대 유럽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구가 자신에게 부과된 법률에 동의해야 한다는 다소 모호한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오늘날 폭력과 낮은 사회경제지위가 상관관계를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엘리트와 중간 계층이 사법 제도를 통해 정의를 추구하는 데 비해, 하류 계층은 폭력 연구자들이 흔히 '자력구제(self-help)'라고 부르는 행동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 법학자 도널드 블랙은 큰 영향력을 발휘한 논문 <사회적 통제로서 범죄>에서 우리가 범죄라고 부르는 행동의 대부분이 범인의 시각에서는 정의의 추구라고 지적했다. 블랙은 범죄학자들이 예전부터 잘 알았던 통계 하나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전체 살인 주에서 소수만이 (아마도 10퍼센트 미만이) 실제적 목적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실제적 목적이란 도둑질 중에 집주인을 죽이거나, 체포되던 중에 경찰을 죽이거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사실을 노려 강도와 강간 피해자를 죽이거나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더 흔한 살인 동기는 도덕적인 것이다. 모욕에 대한 보복, 집안싸움의 격화, 불성실하거나 자신을 떠난 연인에 대한 처벌, 그 밖의 질투, 복수, 자기방어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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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학자 마크 쿠니는 블랙의 영향을 받아 <엘리트 살인의 감소>라는 논문을 썼다. 논문에서 쿠니는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 가난한 사람, 못 배운 사람, 미혼자, 소수 집단 구성원 -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살 때가 많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이런 사람들 중 일부는 마약 거래, 도박, 장물 판매, 매춘 등의 불법 행위로 생계를 꾸리기 때문에, 직업적 분쟁이 생겨도 제 이익을 챙기겠다고 소송을 걸거나 경찰을 부를 수 없다. ... 그들이 무정부 상태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이유는, 지위가 낮은 사람들과 사법 제도가 서로 적대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블랙과 쿠니에 따르면, 경찰은 저소득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대할 때 "무관심과 적대감 사이를 오가고, ....... 그들의 사정에 개입하기를 저어하지만 일단 개입하면 고압적으로 다룬다." 판검사도 "지위가 낮은 사람들의 분쟁에는 무관심한 경향이 있다. 그들의 이를 신속히 처리해 버리고, 당사자들에게 불만스럽게 느껴지는 가혹한 처분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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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약 (통계를 신뢰하기 어려운 현황)을 염두에 둔 채, 오늘날 전 세계 살인율 분포를 살펴보자. 가장 믿을 만한 데이터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것으로, 가능한 모든 나라들에 대해서 공중 보건 기록을 비롯한 여러 자료를 수집하여 그로부터 사망 원인을 추정한 데이터이다. 유엔 마약 범죄 사무소는 그 나라들에 대해서 추정치의 최고 및 최저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데이터를 보충했는데, 그림 3-9는 (제일 최근 보고서가 다룬) 그 2004년 수치를 세계 지도에 얹은 것이다. 좋은 소식은, 이 데이터에서 세계 각국의 살인율 중앙값이 연간 10만 명당 6명이라는 점이다. 한편 WHO가 국가 구분을 무시하고 전 세계의 살인율을 계산해 본 결과는 2000년에 연간 10만 명당 8.8명이었다. 어느 쪽이든 국가 이전 사회들의 세 자릿수 값이나 중세 유럽의 두 자릿수 값에 비해 훨씬 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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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서구 사람들은 세계의 무법 지대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끈질기고 영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양한 시대의 몇몇 사회들은 스스로의 유혈 사태에 물린 나머지, 범죄학자들이 문명화 공세라고 부르는 활동을 자진하여 개시했다. 국가 통합과 사업 증진의 부산물로 따라온 살인율 감소는 비계획적인 과정이었던 데 비해, 문명화 공세는 사회의 특정 부문이 (주로 여성, 장로, 성직자일 때가 많다.) 람보들과 래스콜(불량배 집단)들을 길들여 문명 생활을 복구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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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총기 사고만 많은 것이 아니다. 총기 살해를 제외하고 밧줄, 칼, 파이프, 렌치, 촛대 등등으로 인한 살해만 헤아려도 미국이 유럽보다 살인율이 훨씬 더 높다. 유럽인은 늘 미국을 문명화되지 않은 나라로 간주하는데, 일면 옳은 말이다. 미국의 살인율을 이해하는 핵심은 미국이 원래 복수(複數)임을, 즉 합중국임을 기억하는 것이다. 폭력성 면에서 미국은 한 나라가 아니다. 세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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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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