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혼자 읽기

D-29
리바이어던이 통제권을 쥐자,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이제 개인이 부를 쌓는 방법은 일대에서 제일 악독한 기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궁정에서 왕과 측근들에게 호의를 구하는 것이다. 사실상 정부 관료 조직이나 마찬가지였던 궁정은 다혈질이나 시한 폭탄 같은 사람은 원하지 않았다. 지방을 대신 다스릴 믿음직한 관리인을 원했다. 귀족은 마케팅 방식을 바꿔야 했다. 왕의 수하들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려면 예절을 닦아야 했고, 그들의 심중을 이해하려면 감정 이입 능력을 길러야 했다. 궁중(court)에 맞는 행동거지는 'courtesy'라고 불렸고, 이것이 곧 예절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콧물을 어디에 닦을지 알려주는 에티켓 지침서는 궁정에서 행동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에서 유래했던 것이다. 엘리아스는 궁정을 상대하던 귀족에서 귀족을 상대던 엘리트 부르주아에게, 엘리트 부르주아에서 중간 계층에게, 수백 년에 걸쳐 예절이 흘러내린 과정을 추적했다. 그리고 국가의 중앙 집권화와 대중의 심리 변화를 연결 짓는 자신의 이론을 이렇게 요약했다. "전사에서 신하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중세 후기에 벌어진 두 번째 외생적 변화는 경제 혁명이었다. 봉건제의 경제 기반은 땅과 땅을 경작하는 농부들이었다. 부동산 중개인들이 즐겨 말하듯이, 땅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더 만들어 낼 수 없는 물건이다. 땅에 기초한 경제일 때, 생활 수준을 높이고 싶은 개인의 일차적 선택지는 이웃의 땅을 빼앗는 것이다. 맬서스적 인구 팽창기에는 생활 수준을 높이기는 커녕 그대로 유지하려고만 해도 그렇다. 게임 이론의 언어로 말하자면, 땅에 대한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다. 한 사람이 얻으면 다른 사람이 잃는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포지티브섬 게임은 행위자들이 다 함께 운을 향상시킬 선택지가 있는 시나리오다. 일상의 전형적인 포지티브섬 게임이라면 선의의 교환을 들 수 있다. ... 인간의 협동행위와 공감, 신뢰, 감사, 죄책감, 분노처럼 협동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감정은 포지티브섬 게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선택되었다는 통찰이야말로 진화 심리학의 중요한 성과였다. ... 포지티브섬 게임은 폭력의 동기도 바꾼다. 당신이 다른 사람과 호의나 잉여를 교환한다면, 그가 죽는 것보다는 살아 있는 편이 당신에게도 더 좋다. 그리고 당신에게는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예상해볼 동기가 주어진다. 그가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만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쉽기 때문이다. 많은 지식인이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히에로니무스를 좇아서 사업가의 이기주의와 탐욕을 경멸했지만, 자유 시장은 사실 감정 이입을 장려한다. 훌륭한 사업가는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아니면 경쟁자가 꾀어갈 테니까. 그리고 고객을 더 많이 모을수록 부자가 될 테니까. 온화한 상업(gentle commere)이라고 불리는 이 개념은 1704년에 경제학자 사뮈엘 리카르가 처음 말했다. - 상업은 상호 효용으로 사람들을 잇는다. ....... 사람들은 상업을 통해서 심사숙고, 정직, 예절, 언행의 신중함과 조심성을 배운다. 지혜롭고 정직해야 성공한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에, 악행을 피한다. 최소한 현재와 미래의 지인들에게 나쁜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점잖고 신중하게 행동한다. (사뮈엘 리카르)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문명화 과정의 두 유발 기제는 -리바이어던과 온화한 상업- 이어져 있다. 상업의 포지티브섬 협동은 리바이어던이 다스리는 널따란 공간 속에서 융성한다. 국가는 화폐와 도로처럼 경제 협동의 하부 구조로 기능하는 공공재를 누구보다도 잘 공급하며, 행위자들이 약탈과 거래의 상대 수입을 놓고 저울질할 때 한쪽으로 무게를 더한다. ... 요컨대 문명화의 두 힘은 서로를 강화한다. 엘리아스는 이것을 한 과정의 두 부분으로 보았다. 국가 통제의 중앙 집중화와 폭력의 독점, 장인 길드와 관료 제도의 성장, 물물교환에서 화폐로의 전환, 기술 발전, 상업 발달, 갈수록 더 넓은 지역의 개인들이 상호 의존의 그물망을 이루는 것. 이 모두가 하나의 유기적 전체를 이룬다. 그 속에서 잘 살고 싶은 사람은 감정 이입과 자기 통제력이 제 2의 천성이 될 때까지 계발해야 한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유기적' 전체라는 비유는 엉뚱한 것이 아니다. 생물학자 존 메이너드 스미스와 외르시 서트마리는 문명화 과정과 유사한 진화적 동역학이 생명 역사의 주요한 변화들, 즉 유전자, 염색체, 세균, 진핵 세포, 생물체, 유성 생식을 하는 생물, 동물 사회가 차례차례 등장한 과정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매 단계마다, 자기를 돌보는 능력과 협동의 능력을 모두 갖춘 개체들은 자신보다 더 큰 전체에 포섭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을 때 늘 협동을 택하는 편이었다. 개체들은 서로 편익을 주고받으면서 각자 전문화했고, 하나가 나머지를 착취하여 전체에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 장치를 개발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많은 범죄학자는 국가의 평화화 효과가 단순히 잔혹한 강제력에서 나오지 않고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국가가 모든 술집과 농장에 끄나풀을 심어서 불법 행위를 감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령 그러더라도 그것은 공포로 다스리는 전체주의 독재 국가일 뿐, 시민들이 자기 통제와 감정 이입을 통해 공존하는 문명사회가 아니다. 리바이어던은 시민들이 그 법률, 집행, 기타 사회 제도들의 적법성을 느낄 때만, 그래서 리바이어던이 등을 돌리자마자 나쁜 충동으로 도로 빠져드는 일이 없을 때만, 사회를 문명화할 수 있다. 이것은 엘리아스 이론에 대한 반박이라기보다는 약간의 수정이다. 강제적 법치는 군벌의 유혈 소동을 끝낼 수 있지만, 폭력을 그보다 더 줄여서 현대 유럽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구가 자신에게 부과된 법률에 동의해야 한다는 다소 모호한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오늘날 폭력과 낮은 사회경제지위가 상관관계를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엘리트와 중간 계층이 사법 제도를 통해 정의를 추구하는 데 비해, 하류 계층은 폭력 연구자들이 흔히 '자력구제(self-help)'라고 부르는 행동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 법학자 도널드 블랙은 큰 영향력을 발휘한 논문 <사회적 통제로서 범죄>에서 우리가 범죄라고 부르는 행동의 대부분이 범인의 시각에서는 정의의 추구라고 지적했다. 블랙은 범죄학자들이 예전부터 잘 알았던 통계 하나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전체 살인 주에서 소수만이 (아마도 10퍼센트 미만이) 실제적 목적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실제적 목적이란 도둑질 중에 집주인을 죽이거나, 체포되던 중에 경찰을 죽이거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사실을 노려 강도와 강간 피해자를 죽이거나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더 흔한 살인 동기는 도덕적인 것이다. 모욕에 대한 보복, 집안싸움의 격화, 불성실하거나 자신을 떠난 연인에 대한 처벌, 그 밖의 질투, 복수, 자기방어 행위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범죄학자 마크 쿠니는 블랙의 영향을 받아 <엘리트 살인의 감소>라는 논문을 썼다. 논문에서 쿠니는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 가난한 사람, 못 배운 사람, 미혼자, 소수 집단 구성원 -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살 때가 많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이런 사람들 중 일부는 마약 거래, 도박, 장물 판매, 매춘 등의 불법 행위로 생계를 꾸리기 때문에, 직업적 분쟁이 생겨도 제 이익을 챙기겠다고 소송을 걸거나 경찰을 부를 수 없다. ... 그들이 무정부 상태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이유는, 지위가 낮은 사람들과 사법 제도가 서로 적대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블랙과 쿠니에 따르면, 경찰은 저소득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대할 때 "무관심과 적대감 사이를 오가고, ....... 그들의 사정에 개입하기를 저어하지만 일단 개입하면 고압적으로 다룬다." 판검사도 "지위가 낮은 사람들의 분쟁에는 무관심한 경향이 있다. 그들의 이를 신속히 처리해 버리고, 당사자들에게 불만스럽게 느껴지는 가혹한 처분을 내린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이런 제약 (통계를 신뢰하기 어려운 현황)을 염두에 둔 채, 오늘날 전 세계 살인율 분포를 살펴보자. 가장 믿을 만한 데이터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것으로, 가능한 모든 나라들에 대해서 공중 보건 기록을 비롯한 여러 자료를 수집하여 그로부터 사망 원인을 추정한 데이터이다. 유엔 마약 범죄 사무소는 그 나라들에 대해서 추정치의 최고 및 최저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데이터를 보충했는데, 그림 3-9는 (제일 최근 보고서가 다룬) 그 2004년 수치를 세계 지도에 얹은 것이다. 좋은 소식은, 이 데이터에서 세계 각국의 살인율 중앙값이 연간 10만 명당 6명이라는 점이다. 한편 WHO가 국가 구분을 무시하고 전 세계의 살인율을 계산해 본 결과는 2000년에 연간 10만 명당 8.8명이었다. 어느 쪽이든 국가 이전 사회들의 세 자릿수 값이나 중세 유럽의 두 자릿수 값에 비해 훨씬 더 낮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흔히 서구 사람들은 세계의 무법 지대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끈질기고 영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양한 시대의 몇몇 사회들은 스스로의 유혈 사태에 물린 나머지, 범죄학자들이 문명화 공세라고 부르는 활동을 자진하여 개시했다. 국가 통합과 사업 증진의 부산물로 따라온 살인율 감소는 비계획적인 과정이었던 데 비해, 문명화 공세는 사회의 특정 부문이 (주로 여성, 장로, 성직자일 때가 많다.) 람보들과 래스콜(불량배 집단)들을 길들여 문명 생활을 복구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과정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미국은 총기 사고만 많은 것이 아니다. 총기 살해를 제외하고 밧줄, 칼, 파이프, 렌치, 촛대 등등으로 인한 살해만 헤아려도 미국이 유럽보다 살인율이 훨씬 더 높다. 유럽인은 늘 미국을 문명화되지 않은 나라로 간주하는데, 일면 옳은 말이다. 미국의 살인율을 이해하는 핵심은 미국이 원래 복수(複數)임을, 즉 합중국임을 기억하는 것이다. 폭력성 면에서 미국은 한 나라가 아니다. 세 나라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미국의 2007년 지역별 살인율 지도에서) 루이지애나의 살인율은 남부의 다른 주들보다 높고, 컬럼비아 특별구 곧 워싱턴 D.C.는 (눈에 띌락 말락 하는 검은 점이다.) 척도를 벗어나다시피 하는 30.8명으로서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중앙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남부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 구역들이 이상치가 된 까닭은 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흑인과 백인의 살인율 차이가 극명하다. 1976년에서 2005년까지 백인의 평균 살인율은 4.8명이었지만 흑인은 36.9명이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인종 간 살인율 격차는 옛날부터 늘 있었던 현상이 아니었다. 동북부 도시들, 뉴잉글랜드, 중서부, 버지니아에서는 흑인과 백인의 살인율이 19세기 초반에 내내 비슷했다. 간격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20세기에는 차이가 더 커져,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살인율이 치솟았다. 뉴욕에서는 1850년대에 흑인의 살인율이 백인의 세 배로 높아졌고, 한 세기 뒤에는 13배 가까이 높아졌다. 경제적, 주거적 분리를 비롯한 여러 원인을 따지노라면 책 한 권은 족히 채워질 것이다. 어쨌든 한 이유는, 앞에서 말했듯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저소득 공동체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다는 점이다. 그들은 법에 호소하기보다는 명예의 문화에 (다른 말로 '거리의 법률'에) 의지하여 자신의 이익을 지켰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왜 (미국의) 남부는 오랜 폭력의 역사를 갖게 되었을까? 가장 포괄적인 대답은 정부의 문명화 사업이 남부에서는 동북부에서처럼 깊숙이 침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럽과는 비교할 것도 없다. 역사학자 피터르 스피렌뷔르흐는 미국에 "민주주의가 너무 일찍 당도했다."는 자극적인 주장을 한 바 있다. 유럽에서는 먼저 국가가 개인들을 무장 해제시키고 폭력을 독점한 뒤, 나중에 개인들이 국가 기구를 대신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먼저 개인들이 국가를 대신했고, 나중에 국가가 개인들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강요했다. 유명한 헌법 수정 제2조가 단언하듯이, 미국의 개인들은 무기를 지니고 소지할 권리를 유지했다. 미국인들, 특히 남부와 서부의 미국인들은 폭력의 적법한 사용에 대한 독점권을 정부에게 부여하는 사회적 계약을 온전히 맺은 적이 없었던 셈이다. 또한 대부분의 기간에 민병대, 자경단, 폭력배, 청원 경찰, 흥신소, 사설 탐정소 등이 적법한 폭력을 휘둘렀고, 개인에게도 좀 더 많은 폭력이 권리로 허용되었다. 역사학자들이 지적하는 바, 남부에서는 이런 권력 분담이 늘 신성하게 여겨졌다. 에릭 몬코넨의 말을 빌리면, 19세기에 "남부는 정부를 의도적으로 약하게 유지했고, 교도소 등을 삼가는 대신 지역적, 개인적 폭력을 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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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 구제 정의의 성패는 남들이 그 사람의 용명과 결의를 얼마나 신뢰하는가에 달려있다. 그래서 요즘도 남부인들은 신뢰성 있는 억제 조치, 달리 말해 명예의 문화에 집착하는 편이다. 그 핵심은 포식적, 도구적 폭력은 용인하지 않되 모욕이나 부당한 취급에 대한 보복은 용인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과 도브 코언은 이런 사고방식이 여태 남부의 법률, 정치, 태도에 침투해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들의 발견에 따르면, 강도 행각 중 벌어진 살인 통계에서는 남부인이 북부인을 능가하지 않았고, 말다툼으로 촉발된 살인에서만 그랬다. 남부인도 이론적으로는 폭력 사용을 찬성하지 않았지만, 가정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사용에는 찬성했다. 남부에서는 주 법률도 이런 도덕관념을 지지한다. 자기 자신과 재물을 보호하기 위한 살해는 크게 면책해 주고, 총기 구입에 제약을 덜 두고, 학교에서 체벌을 허락하고, 살인에 대한 처벌로 사형을 규정하며, 사법 제도가 기꺼이 사형을 실시한다. 남부에서는 남녀 모두 좀 더 기꺼이 군대에 가고, 사관 학교에서 고부하고, 외교 정책에 대해 매파적인 입장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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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영국 후미진 지역에서 온 이주자들이 남부 후미진 지역에 정착했다고 가정하는 것, 그리고 그런 지역들이 오랫동안 무법 상태였기 때문에 명예의 문화가 장려되었다고 가정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물론 그렇더라도 우리는 남부에서도 유효한 형법 제도가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는데도 왜 명예의 문화가 이토록 지속력이 좋은지를 설명해야만 한다. 어쩌면 남보다 먼저 명예를 포기하는 사람은 남들에게 겁쟁이라고 놀림 당하고 만만한 표적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그 지속력이 큰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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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미국에서는 적어도 다섯 군데의 주요 지역들이 - 동북부, 중부 대서양 연안주들, 남부 연안 주들, 캘리포니아, 남서부 - 문명화 과정을 겪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정도로 겪었다. 서부는 동부보다 폭력 감소에서 200년쯤 뒤져, 미국에서 무정부 상태의 종말을 상징적으로 알렸던 이른바 1890년 개척 종결 선언 때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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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를 비롯하여 그 밖에도 한창 팽창하던 폭력적 지역들, 가령 일용 노동자 야영지, 뜨내기 일꾼들의 마을, 차이나타운("관둬, 제이크, 여긴 차이나타운이잖아.")에서 소란이 잦았던 것은 꼭 무정부 상태 때문만은 아니었다. 코트라이트는 인구 구성과 진화 심리학의 조합이 난폭함을 격화시켰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그런 지역에는 미혼의 젊은 남자가 많았다. ... 모든 폭력 연구에서 보편적으로 관찰되는 한 가지 현상은 대부분의 폭력을 15~30세 사이의 남자들이 저지른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포유류에서 수컷이 암컷보다 더 경쟁적이다. 게다가 호모 사피엔스의 경우에는 남자가 위계 서열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평판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 평판은 성인기 초기부터 투자해야 얻을 수 있고 그 후에는 그 보상을 평생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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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자들은 가끔 이 연속선을 가리켜 '난봉꾼이냐 아버지냐 (cads vs. dads)'라고 부른다. 남자가 많은 사회 생태계라면, 남자 개인에게 가장 유리한 에너지 할당은 '난봉꾼' 극단이다. 알파메일의 지위를 획득하는 것은 곧 경쟁을 물리치는 일이고, 희소한 여성들에게 다가가 구애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여자가 많지만 남자 중 일부가 그들을 독점하는 환경에서도 난봉꾼 전략이 선호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제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할 만하다. 데일리와 윌슨이 지적했듯이, "스스로 생식 면에서 완벽한 실패의 궤도에 올랐다고 인식하는 생물체라면 어떻게든 현재의 궤도를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가끔은 죽음의 위험마저 감수해야 한다. 한편, 남녀 수가 같고 일부일처 결합이 이뤄지는 생태계에서는 남자들이 '아버지'를 선택한다. 그런 환경에서는 폭력적 경쟁이 남자에게 생식의 이득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큰 불이익을 암시한다. 자신이 죽어버리면 자식을 부양할 수 없으니까.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여자와 결혼이 젊은 남자를 문명화시킨다는 생각은 진부하고 입에 발린 말로 느껴지지만, 현대 범죄학에서는 당연한 상식이다. 보스턴의 저소득층 십대 1000명을 45년간 추적한 유명한 연구에서, 불량 청소년이 범죄자의 삶을 피할 수 있는가를 예측하는 요인으로 두 가지가 밝혀졌다.하나는 안정된 직업을 갖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가 아끼는 여자와 결혼하여 아내와 자식을 부양하는 것이었다. 결혼의 효과는 상당했다. 독신자의 4분의 3이 계속 범죄를 저지른 데 비해 기혼자는 3분의 1만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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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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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만나는 철학자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9. <미셸 푸코, 1926~1984>[책걸상 함께 읽기] #52.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도서 증정]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괘씸한 철학 번역>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증정]《너를 위해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니체가 말했다》 저자&편집자와 읽어요!
<피프티 피플> 인물 탐구
피프티피플-이기윤피프티피플-권혜정피프티피플-송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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