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개 챕터씩 읽어가고 있는데요. 3장은 케플러와 튀코, 뉴턴과 같은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무척 재밌었습니다. 문장 그대로 우리는 케플러의 평생에 걸친 수고로 우주의 이정표를 얻었고,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환상보다 냉혹한 현실의 진리를 선택"한 케플러의 과학적인 용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뉴턴을 묘사한 문장들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와닿았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물체가 떨어지는 일은 태초부터 있었다. 달이 지구 둘레를 돈다는 사실은 까마득한 옛적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현상이 같은 힘에 따라 일어난다는 엄청난 사실을 최초로 알아낸 사람이 뉴턴이었다> 라는 문장이에요. 모두가 이미 당연하게 여기는 자연스러운 것들 너머의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끈질긴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알아내는 사람들. 그들의 지성과 헌신덕분에 "엄청난 사실"들이 드러나는 순간은 언제나 경이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주목했던 부분이 "그래 좋다. 그래서 어쨌다는 말인가?" (P.141) 이었던것 같습니다. 이 질문과 비슷한 뉘앙스를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 앞 부분에서 저는 읽었던 것 같아요. 대단한 과학 법칙앞에서 우리가 쉽게 갖게 되는, "그래서?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 라는 태도. 그런데 그게 우리에게 적용되는 법칙이란 말, 우리는 이 중력이란 힘으로 지구 표면에 붙어 살고 있다는 표현이, 우리가 떠나온 곳이 코스모스라는 말을 더 실감나게 해주었어요.
특히 뒤이어 4장에서 금성에 대한 묘사들을 읽는 동안, 혹시.. 하며 슬금슬금 올라온 개인적인 예감(?)이 .. 마지막에 저자가 마무리하는 내용과 적중했을때는 좀 기분이 묘했습니다. 저는 사실 환경오염이니 지구온난화에 대해 피부로 그 중요성을 실감해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금성에 대한 묘사를 읽으며 불현듯.. 지난주에 읽었던 헤이케게가 생각났습니다. 인위도태. 인간의 개입이 끼치는 영향이 제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크고 광범위하다고 느꼈던 예였거든요. 그리고 지금 현대의 인류가 지닌 힘, 이것이 지구에 미칠 영향. 어쩌면 충분히 예상할수 있는 결과를 우리는 금성을 통해서 이미 볼수도 있겠다.. 란 생각이 들면서, 예상치 못했던 근거로 "설득"을 당한것 같아요. 이를테면, "지구온난화? 그래서? 그게 나랑 지금 당장 무슨 상관인데?" 에서, "아 우리는 모두 그 영향을 받고 사는 존재인데. 우리는 코스모스에서 왔잖아"로요. 눈에 당장 보이지 않지만, 어제와 비슷한 오늘과 또 크게 다를바 없을 내일처럼 나의 일상속 자연스러움과 당연한 풍경들안에서는 별 대수롭지 않아보일지라도. <다른 관점>에서는 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 최소 코스모스를 읽는 동안에는 "그 관점"을 저도 한동안은 유지할수 있을것 같긴 하지만, 글쎄요 "저" 라고 크게 다를까 싶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일단 알았으니, "그래서?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는 이젠 안할 생각입니다.
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
D-29

달달하게산

잎새별
금성에서는 서쪽에서 해가 떠서 동쪽으로 진다. 일출에서 다음 일출까지 지구 시간으로 118일이 걸린다. 금성의 공전과 자전에는 신기한 점이 또 하나 있다. 지구에 가장 근접할 때마다 금성의 동일한 면이 지구를 향한다. 금성이 자신의 공전과 자전을 지구의 공전 운동과 절묘하게 맞추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은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p204
세상을 통째로 태워 버릴 듯 맹렬한 더위, 모든 것을 뭉개 버릴 듯한 높은 압력, 각종 맹독성 기체, 게다가 사위는 등골 오싹한 붉은 기운을 띠고 있어서 금성은 사랑의 여신이 웃음 짓는 낙원이 아니라 지옥의 상황이 그대로 구현된 저주의 현장이라 하겠다... 금성은 전 행성 규모에서 대참사가 벌어지는 내행성계의 한 세계이다. p208 ~209
언젠가는 지구의 기온이 온실 효과로 인해 급격히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지구 전체의 평균 기온이 1도 내지 2도만 상승해도, 그것이 초래할 재앙은 자못 심각하다. p213
우리의 아름답고 푸른 행성 지구는 인류가 아는 유일한 삶의 보금자리이다. 금성은 너무 덥고 화성은 너무 춥지만 지구의 기후는 적당하다. 인류에게 지구야말로 낙원인 듯하다. 결국 우리는 이곳에서 진화해 왔다. 지구의 현재 기후 여건이 실은 불안정한 평형 상태일 가능성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기 파멸을 가져올 수 있는 수단들을 동원하여 지구의 연약한 환경을 더욱 교란시키고 있는 중이다. 그것이 초래할 심각한 결과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이다. 지구의 환경이 지옥과 같은 금성의 현실이나, 빙하기에 놓여 있는 화성의 현재 상황으로 근접할 위험은 없는가? p214 《코스모스》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코스모스》 4장 <천국과 지옥>을 읽었습니다. 물론 다 이해 못한 부분이 많지만요.^^

알프레도
4장 천국과 지옥의 절반을 읽었습니다. 혜성의 조각이 떨어져 마치 핵폭발와 같은 사건이 일어난 퉁구스카 사건과, 재앙의 전조로 여겨지는 핼리 혜성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2기를 지원하며 쓴 글에서 궁금증을 가졌던 우주적 사건의 시간의 크기를 4장에서 바로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지극히 낮은 확률로 일어난 혜성 충돌이 맞음을 검증하는 과정의 부분에서 과학에 대한 문장이 인상깊었습니다.
과학은 자기검증을 생명으로 한다.~과학은 자유로운 탐구 정신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했으며 자유로운 탐구가 곧 과학의 목적이다. 이 (p.195)
왜 혜성이 물과 암모니아로 구성되었는지 궁금증에 찾아보다.
책에 기술된 '오오트의 혜성 핵 구름'이 윤하의 노래 제목인 '오르트 구름'인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혜성의 물과 암모니아가 어떤 과정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최신 가설이 있는지, 성간구름에서 별과 행성이 만들어진다는데, 오르트 구름도 그런 가능성이 있는 영역인지 궁금합니다.
nanasand
시간이 조금 늦었지만 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 모임 참여하겠습니다.

권인
"새로운 발견이 과학의 연구, 성과, 성장의 동기가 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망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갈릴레오가 크리스티나 대공비에게 보내는 편지 中)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285
"저는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아니하며, “편히 살려면 남의 눈에 띄지 말아야 한다.”라는 제 좌우명대로 지금껏 조용히 지내왔습니다. 원컨대 앞으로도 조용히 살기를 바랍니다."
(데카르트가 쓴 편지 中)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286
갈릴레오와 데카르트의 상반되는 태도를 잘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지동설을 주장하며 온갖 고초를 겪은 갈릴레오 덕분에 세상이 바뀌었죠.
저는 데카르트에 훨씬 가까운 사람이어서 갈릴레오 같이 탐구심과 모험심 강한 사람들이 존경스럽습니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저 같았다면 문명의 발전도, 과학의 진보도 없었겠지요.
"끊임없이 지속되는 탐험과 발견이야말로 인류사를 특징지은 인간의 가장 뚜렷한 속성이었으며, 인류사를 장식한 일련의 탐험 중에서 보이저 계획이야말로 가장 최근의 사건이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279
"탐험 항해는 본국에 경제 교역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 이상을 가져다줬다. […] 그 속에는 지식 그 자체를 추구하는 과학적 탐구의 욕망, 미지 세계와 그곳의 동식물을 발견하고자 하는 호기심 그리고 자신들과 다른 사람들을 알고 싶은 열정이 있었다. 이 모든 것은 탐험을 이끄는 또 하나의 강력한 추진력이었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p. 281-282

람다CDM
바닷가소년님의 대화: 흑흑 영어로 읽다보니 영 진도도 안 나가고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가 많습니다. 전에도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는데 3년이 걸렸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읽어보겠습니다. 속도가 조금 느려도 괜찮을까요?
서론 부분입니다.
A single lifetime, even though entirely devoted to the sky, would not be enough for the investigation of so vast a subject ... And so this knowledge will be unfolded only through long successive ages.
세네카를 인용한 첫 문장에서. 참 오래 살고싶다. 세대를 건너뛰지 않고 내 눈으로 이 세계가 밝아지는 모습을 보고싶다. 나는 언제부터 트랜스휴머니스트를 꿈꿨을까. 코스모스를 읽고 나서부터였을까.
서론에 TV 시리즈 언급이 있는데,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다큐멘터리 본 분들은, 시청각 자료도 추천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다큐 나온 게 1980년이라 지금 보기에는 낡았을지도요. 닐 디그래스 타이슨이 나온 리메이크는 봤는데, 볼 만했습니다.
송현정
432페이지 입니다.
'애플파이를 맨 처음부터 만들려면,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애플파이를 이루는 (수소를 제외한) 원자들은 모두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고- 인간도 그러하다.
왠지 곱씹게 되는 이야기예요. 나를 이루는 원자들이 모두 별에서 왔다는 사실은 - 단번에 저를 판타지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거든요 ㅎ
'나는 별에서 왔다.'는 주문은 삶을 살아가는 데 든든한 빽(!)이 되어줍니다 +_+

권인
칼 세이건의 주옥 같은 말들이 참 마음에 듭니다.
"기술의 진보는 지식 추구의 자유가 전제돼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부분은 정말 공감되고, "놀라운 발견의 배후에는 항시 첨단 기술이 뒷짐을 진 채 우리에게 미소 짓고 있지만"이라는 부분은 왠지 미소를 짓게 하는 부분이어서 칼 세이건이라는 인물 자체에 호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번역자의 주석 중 갈릴레오가 토성의 고리를 보고 어리둥절해 하면서 귀처럼 생겼다고 기술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표현이 귀여워서 정말 한참 한참 할아버지인데 갈릴레오가 친근하고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
"기술의 진보는 지식 추구의 자유가 전제돼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네덜란드가 유럽 출판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286
"그가 사용했던 초기의 천체 망원경으로는 토성의 고리가 토성 양편에 대칭으로 삐죽하게 붙은 물체로 보였다. 갈릴레오는 어리둥절해 하면서 그것을 귀처럼 생겼다고 기술했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292 (주석 8)
"놀라운 발견의 배후에는 항시 첨단 기술이 뒷짐을 진 채 우리에게 미소 짓고 있지만 발견된 사실의 분석은 결국 인간 두뇌의 몫이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303
바닷가소년
람다CDM님의 대화: 다큐 나온 게 1980년이라 지금 보기에는 낡았을지도요. 닐 디그래스 타이슨이 나온 리메이크는 봤는데, 볼 만했습니다.
아무래도 책을 읽으며 가장 아쉬운 것은 지식과 정보의 업데이트였습니다. 책에서 낡은 느낌은 안 나는데 업데이트가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영상물는 낡은 느낌이 많이 나겠지요. 언제 개정된 영상을 봐야겠습니다.

잎새별
일론 머스크의 화성행 열차를 상상하며 <5장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를 읽기 시작했는데, 겨우 다 읽었습니다. 그래도 새로 알게 된 내용이 많아서 좋았어요.
* 시상은 대기의 안정도에 민감하다. 대기가 안정적인 곳에서는 별의 이미지가 흔들리지 않지만, 대기가 심한 교란을 겪는 곳에서는 별의 이미지도 몹시 흔들린다. 맑은 날 밤에 별빛의 깜빡거림도 대기 교란에 기인한다. 로웰은 자신의 고향에서 멀리 떨어졌지만 시상이 좋은 애리조나 주 플랙스태프라는 도시의 한 언덕에 자신의 천문대를 건설하고, 그곳을 “화성의 언덕”이라고 불렀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0, p223
* 하지만 이 계획에는 역오염이라는 새로운 위험이 따른다. 미생물을 찾기 위해 화성의 토양 표본을 지구에 가져와 조사한다면 당연히 표본을 미리 살균시켜서는 안 된다. 그 탐사의 목표는 그것들을 산 채로 가져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지구로 가져온 화성의 미생물들이 공중 보건에 위협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0, p266
*화성이 적정 수준으로 지구화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마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불과할 것이다...스키아파렐리는 그것을 가냘픈 홈이라는 뜻으로 “카날리”라고 불렀다. 하지만 로웰은 그것을 행성을 대규모로 개조하고 있는 지적 생명의 흔적으로 해석했다. 인간은 감정이 연루되면 스스로를 기만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웃 행성에 지성을 갖춘 존재가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보다 더 인간의 가슴을 설게게 하는 것은 없지 않겠는가?
이 시점에서 나는 굳이 로웰의 생각에 큰 무게를 실어 주고 싶다. ... 언젠가 화성의 지구화가 실현된다면 화성에 영구 정착해서 화성인이 된 인간들이 거대한 운하망을 건설하게 될 것이기때문이다. 이 경우 바로 우리가 로웰의 화성인인 것이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0, p272 ~ 273
바닷가소년
드디어 소개글을 넘어 1장에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어제는 20페이지 가까이 읽었네요.
P4. Those explorations required skepticism and imagination both.
전인교육이 중요한 이유. 사람은 모든 것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 한 분야에서는 당연한 일이 한 분야에서는 완전 새로운 사실일 수 있다. 보통 사람은 불균형적인 것 같다. 문이과를 나누는 건 참 잘못된 일이다. 같은 맥락에서 여대나 남중/여중/남고/여고도 사라졌으면 좋겠다. 우리는 젊어서 충돌해야 한다.
P5. The surface of the Earth is the shore of the cosmic ocean.
제목이 여기서 비롯됨. 생각해보니 참 아름다운 표현이다. 생각하지 않고 대충 훑고 지나가서 못 보는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얼마 전 곤충생태관에서 곤충 표본을 보았을 때가 기억난다. 알지 못하거나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너무도 쉽게 스러져버리는, 예쁜 것들이 있다.
밝거나 어두운 하늘을 땅에 누워서 바라볼 때가 있다. 두려움이 느껴진다. 저 넓고 깊은 곳으로 빨려들어가 허우적거리다가 죽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 영원히 어두운 곳으로 흘러들어가버릴 것 같은 두려움. 깊은 바다 중간에 빠져 물 속 깊은 곳을 바라볼 때와 비슷하다. 보여도 두렵고 보이지 않아도 두렵다.
무지가 두려움의 근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알면서 두려워지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전엔 높은 곳이 안 두려웠는데 지금은 두렵다. 비행기를 탈 때 전보다 두렵다. 더닝크루거 효과와 비슷함. 모르면 두렵지 않다가, 적당히 알게되면 두렵고 많이 알게 되면 두려움이 다시 없어진다. 이 두려움을 없애려면 공부하고 경험하는 수밖에 없다.
P10. Each star system is an island in space, quarantined from its neighbors by the light-years. | can imagine creatures evolving into glimmerings of knowledge on innumerable worlds, every one of them assuming at first their puny planet and paltry few suns to be all that is. We grow up in isolation. Only slowly do we teach ourselves the Cosmos.
가끔 툭툭 문학적인 문장이 나온다.
이것이 상상력일까. 나는 우주에 다른 지성체가 존재할 것이라 믿지 않는다. 존재할 순 있으나 우리와 조우하리라 생각지 않는다. 나의 우주관도 어느 정도 믿음일 따름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믿음일까. 알지 못하는 부분은 믿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실제 그 알지 못하는 부분이 알지 못하는 부분일까? 나만 알지 못하는 부분은 아닐까?
먼 우주에서부터 작은 지구를 찾아 떠나는 여정. 기원전 3세기 알렉산드리아의 에라토스테네스 이야기. 찬란한 알렉산드리아의 문화. 도서관. 그리고 1000년간의 암흑시대. 난 그 암흑시대가 너무 싫다. 그 시기가 없었으면 나의 꿈은 이미 이루어졌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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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문장
바닷가소년님의 대화: 드디어 소개글을 넘어 1장에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어제는 20페이지 가까이 읽었네요.
P4. Those explorations required skepticism and imagination both.
전인교육이 중요한 이유. 사람은 모든 것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 한 분야에서는 당연한 일이 한 분야에서는 완전 새로운 사실일 수 있다. 보통 사람은 불균형적인 것 같다. 문이과를 나누는 건 참 잘못된 일이다. 같은 맥락에서 여대나 남중/여중/남고/여고도 사라졌으면 좋겠다. 우리는 젊어서 충돌해야 한다.
P5. The surface of the Earth is the shore of the cosmic ocean.
제목이 여기서 비롯됨. 생각해보니 참 아름다운 표현이다. 생각하지 않고 대충 훑고 지나가서 못 보는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얼마 전 곤충생태관에서 곤충 표본을 보았을 때가 기억난다. 알지 못하거나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너무도 쉽게 스러져버리는, 예쁜 것들이 있다.
밝거나 어두운 하늘을 땅에 누워서 바라볼 때가 있다. 두려움이 느껴진다. 저 넓고 깊은 곳으로 빨려들어가 허우적거리다가 죽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 영원히 어두운 곳으로 흘러들어가버릴 것 같은 두려움. 깊은 바다 중간에 빠져 물 속 깊은 곳을 바라볼 때와 비슷하다. 보여도 두렵고 보이지 않아도 두렵다.
무지가 두려움의 근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알면서 두려워지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전엔 높은 곳이 안 두려웠는데 지금은 두렵다. 비행기를 탈 때 전보다 두렵다. 더닝크루거 효과와 비슷함. 모르면 두렵지 않다가, 적당히 알게되면 두렵고 많이 알게 되면 두려움이 다시 없어진다. 이 두려움을 없애려면 공부하고 경험하는 수밖에 없다.
P10. Each star system is an island in space, quarantined from its neighbors by the light-years. | can imagine creatures evolving into glimmerings of knowledge on innumerable worlds, every one of them assuming at first their puny planet and paltry few suns to be all that is. We grow up in isolation. Only slowly do we teach ourselves the Cosmos.
가끔 툭툭 문학적인 문장이 나온다.
이것이 상상력일까. 나는 우주에 다른 지성체가 존재할 것이라 믿지 않는다. 존재할 순 있으나 우리와 조우하리라 생각지 않는다. 나의 우주관도 어느 정도 믿음일 따름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믿음일까. 알지 못하는 부분은 믿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실제 그 알지 못하는 부분이 알지 못하는 부분일까? 나만 알지 못하는 부분은 아닐까?
먼 우주에서부터 작은 지구를 찾아 떠나는 여정. 기원전 3세기 알렉산드리아의 에라토스테네스 이야기. 찬란한 알렉산드리아의 문화. 도서관. 그리고 1000년간의 암흑시대. 난 그 암흑시대가 너무 싫다. 그 시기가 없었으면 나의 꿈은 이미 이루어졌을텐데.
코스모스를 2번이나 읽으신 뒤 원문으로도 꾸준히 읽고 있다니 대단합니다. '우리는 젊어서 충돌해야한다'는 선언처럼 느껴졌어요. 서로 다른 가치관이 충분히 충돌해야, 조금 더 안목이 넓어질텐데, 유투브 알고리즘에 의해 계속 같은 지식만 습득하는 사람들은 충돌의 기회조차 잃은 듯합니다.
GoHo
'나는 무의식적으로 우주선더러 발돋움이라도 좀 해 보라고 재촉하고는 했다. 저기 저 언덕을 기계 팔로 얼마나 들쑤셔 보고 싶었던가?
...
우리의 착륙지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한 지역을 나는 화성에서 100군데는 더 알고 있었다.
...
매일 새로운 장소를 그것도 이 매력적인 행성의 다양한 지형을 요리조리 구불구불 돌아서 찾아갈 수 있게 된다니! 나는 생각만으로도 흥분이 된다.' p267
[Mars Pathfinder]
https://naver.me/G02nWPmO
https://naver.me/G3Pzeugi
마스 패스파인더 (영문명:Mars Pathfinder)는 미국의 무인 화성 탐사선으로 본체인 패스파인더와 이동식 탐사선인 소저너 로버를 지칭하는 말이다. 1996년 12월 4일에 발사되었으며 화성에는 1997년 7월 4일에 착륙하였다. 1996년에 폐렴으로 사망한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을 기리기 위해 "칼 세이건 추모기지"라고 부르기도 한다.(나무위키)
[Perseverence]
https://naver.me/x0aqs10l
https://naver.me/FOZQdVt0
[실제 화성 모습-이전 부분 영상 확장편]
https://youtu.be/zBwAZa6guTY
칼 세이건이 우주에서 보았을..
얼마나 저 모든 곳을 보고 느끼고 탐험하고 싶었을까요..


말코손바닥사슴
바닷가소년님의 대화: 드디어 소개글을 넘어 1장에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어제는 20페이지 가까이 읽었네요.
P4. Those explorations required skepticism and imagination both.
전인교육이 중요한 이유. 사람은 모든 것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 한 분야에서는 당연한 일이 한 분야에서는 완전 새로운 사실일 수 있다. 보통 사람은 불균형적인 것 같다. 문이과를 나누는 건 참 잘못된 일이다. 같은 맥락에서 여대나 남중/여중/남고/여고도 사라졌으면 좋겠다. 우리는 젊어서 충돌해야 한다.
P5. The surface of the Earth is the shore of the cosmic ocean.
제목이 여기서 비롯됨. 생각해보니 참 아름다운 표현이다. 생각하지 않고 대충 훑고 지나가서 못 보는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얼마 전 곤충생태관에서 곤충 표본을 보았을 때가 기억난다. 알지 못하거나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너무도 쉽게 스러져버리는, 예쁜 것들이 있다.
밝거나 어두운 하늘을 땅에 누워서 바라볼 때가 있다. 두려움이 느껴진다. 저 넓고 깊은 곳으로 빨려들어가 허우적거리다가 죽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 영원히 어두운 곳으로 흘러들어가버릴 것 같은 두려움. 깊은 바다 중간에 빠져 물 속 깊은 곳을 바라볼 때와 비슷하다. 보여도 두렵고 보이지 않아도 두렵다.
무지가 두려움의 근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알면서 두려워지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전엔 높은 곳이 안 두려웠는데 지금은 두렵다. 비행기를 탈 때 전보다 두렵다. 더닝크루거 효과와 비슷함. 모르면 두렵지 않다가, 적당히 알게되면 두렵고 많이 알게 되면 두려움이 다시 없어진다. 이 두려움을 없애려면 공부하고 경험하는 수밖에 없다.
P10. Each star system is an island in space, quarantined from its neighbors by the light-years. | can imagine creatures evolving into glimmerings of knowledge on innumerable worlds, every one of them assuming at first their puny planet and paltry few suns to be all that is. We grow up in isolation. Only slowly do we teach ourselves the Cosmos.
가끔 툭툭 문학적인 문장이 나온다.
이것이 상상력일까. 나는 우주에 다른 지성체가 존재할 것이라 믿지 않는다. 존재할 순 있으나 우리와 조우하리라 생각지 않는다. 나의 우주관도 어느 정도 믿음일 따름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믿음일까. 알지 못하는 부분은 믿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실제 그 알지 못하는 부분이 알지 못하는 부분일까? 나만 알지 못하는 부분은 아닐까?
먼 우주에서부터 작은 지구를 찾아 떠나는 여정. 기원전 3세기 알렉산드리아의 에라토스테네스 이야기. 찬란한 알렉산드리아의 문화. 도서관. 그리고 1000년간의 암흑시대. 난 그 암흑시대가 너무 싫다. 그 시기가 없었으면 나의 꿈은 이미 이루어졌을텐데.
@바닷가소년
Those explorations required skepticism and imagination both.
저도 이 문장 좋아서 1기 모임 때 문장 수집으로 올려놓았답니다.
우리가 이제 떠나려는 탐험에는 회의의 정신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중략) 회의의 정신은 공상과 실제를 분간할 줄 알게 하여 억측의 실현성 여부를 검증해준다.
(한국어판│보급판│37쪽)
<칼 세이건의 말> 책에 다르면, 세이건은
'경외감'과 '회의주의'를 동시에 지닌 사람으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과학 문외한 사람들의 마음을 끌기 위해서는 '경이감'을 전달하되,
자신이 소개하는 과학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회의주의자'가 되어야 하는
맥락이었다고 하구요. ㅎㅎ
끝없이 의심하고 회의하며 진리를 얻는 과학을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기 위해선,
많이 달라 보이는 저 두 가치를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야 하는 건가 싶습니다.
저 문장에서 '전인적 교육'이라는 키워드와
'우리는 부딪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뻗어가신 부분도 대체로 공감해요.
되도록 많은 대면 경험, 갈등 경험, 화해 경험, 조율 경험이 쌓여도 모자란데..
선 긋고 거리 두고, 각자의 팬덤만 줄세우려고 하는 배타적/부족주의적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서 그런지 계속 우려되는 지점입니다.
관용, 차이를 인정, 애정을 잃지 않는 비판, 이런 오래된 가치를 계속 발굴하고 싶구요.
말씀하신 '더닝크루거' 개념도 왠지 공감이 갑니다.
자신의 앎에 대해서 가장 용감무쌍할 때가 대학교 4학년이라고 하죠.
그리고 자신의 앎에 대해서 최저 수준의 자존감으로
하락할 때가 대학원 1학년이라고 하고요..ㅎㅎ
그만큼 알면 알수록, 내가 아는 건 전체의 극히 일부라는 자각과 겸허함이 커진다는 의미 같아요.
내리신 결론을 보다 보니, 생각나는 저의 질문은
계속되는 인생의 공부와 경험은
"불안과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일까? 받아들이기 위해서일까?" 네요.
저는 요새 후자에 가깝거든요!
GoHo
'화성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이 지구를 잘못 사용한 수많은 사례가 있다 보니 이 질문을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진다.
만약 화성에 생명이 있다면 화성을 그대로 놔둬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런 경우라면 비록 화성 생물이 미생물에 불과할지라도 화성은 화성 생물에게 맡겨 둬야 한다.' p269
'생각한다'..가 아니라 '믿는다'..라는 표현이 더 깊게 와닿았습니다..
송현정
447페이지입니다.
'지구가 아파요' 하는 식의 의인화에 불만을 갖고 있는데요... (이게 웬 현실을 흐린 눈으로 보게 하는 감정적인 접근인가...)
'새로 태어난 별들이 '신생아실'에서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와 은하수 은하에서 자신들이 차지해야 할 자리를 찾아간다. 아직 풋내기에 불과한 젊은 별들은 실타래같이 빛나는 엷은 가스 성운을 자기 주위에 달고 다닌다. 이 가스 성운은 별들의 자궁이랄 수 있는 성 간운에 있던 기체 찌거기로서 어머니 성간운과 신생아 별이 아직도 중력의 끈으로 묶여 있음을 보여 준다.'
이 글을 읽고는 탯줄을 달고 엉금엉금 제 자리를 찾아 기어가는 아기별을 상상하지 않을 도리가 없으며...^^;;; 꼼짝없이 하늘을 향해 오구오구 하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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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문장
“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보면 지구는 특별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류에게는 다릅니다. 저 점을 다시 생각해보십시오.
저 점이 우리가 있는 이곳입니다. 저 곳이 우리의 집이자, 우리 자신입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당신이 아는, 당신이 들어본, 그리고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사람들이 바로 저 작은 점 위에서 일생을 살았습니다. 우리의 모든 기쁨과 고통이 저 점 위에서 존재했고, 인류의 역사 속에 존재한 자신만만했던 수 천 개의 종교와 이데올로기, 경제체제가, 수렵과 채집을 했던 모든 사람들, 모든 영웅과 비겁자들이, 문명을 일으킨 사람들과 그런 문명을 파괴한 사람들, 왕과 미천한 농부들이, 사랑에 빠진 젊은 남녀들, 엄마와 아빠들, 그리고 꿈 많던 아이들이, 발명가와 탐험가, 윤리도덕을 가르친 선생님과 부패한 정치인들이, "슈퍼스타"나 "위대한 영도자"로 불리던 사람들이, 성자나 죄인들이 모두 바로 태양빛에 걸려있는 저 먼지 같은 작은 점 위에서 살았습니다.
우주라는 광대한 스타디움에서 지구는 아주 작은 무대에 불과합니다.
인류역사 속의 무수한 장군과 황제들이 저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그것도 아주 잠깐 동안 차지하는 영광과 승리를 누리기 위해 죽였던 사람들이 흘린 피의 강물을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저 작은 픽셀의 한 쪽 구석에서 온 사람들이 같은 픽셀의 다른 쪽에 있는, 겉모습이 거의 분간도 안되는 사람들에게 저지른 셀 수 없는 만행을 생각해보십시오. 얼마나 잦은 오해가 있었는지, 얼마나 서로를 죽이려고 했는지, 그리고 그런 그들의 증오가 얼마나 강했는지 생각해보십시오. 위대한 척하는 우리의 몸짓, 스스로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믿음, 우리가 우주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망상은 저 창백한 파란 불빛 하나만 봐도 그 근거를 잃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우리를 둘러싼 거대한 우주의 암흑 속에 있는 외로운 하나의 점입니다. ”
『창백한 푸른 점』 칼 세이건 지음, 현정준 옮김

창백한 푸른 점칼 세이건의 역저 <창백한 푸른 점>이 출판사를 사이언스북스로 옮겨 복간되었다. 전세계 많은 독자들에게 우주와 지구의 아름다움을 전했던 그 감동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 지금까지 가장 널리 읽힌 과학책인 <코스모스>의 저자로 유명한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 이후 15년 동안의 오랜 연구와 탐사 결과들을 바탕으로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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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문장
칼세이건의 이 창백한 푸른 점(지구)에 대한 문장은 명문이다. 읽을수록 가슴이 웅장해지며, 겸허해진다. 그는 인류가 서로 배려하며, 우리가 아는 유일한 터전인 저 창백한 푸른 점을 아끼고 보존하기를 부탁했다. 그 소망은 이루어졌는가.
GoHo
'보이저 호는 전진에 전진을 거듭해 아마 21세기 중반에는 이 태양권계를 넘어설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다른 항성계에 들어서는 일이 없이 별들 사이에 펼쳐진 무한의 공간을 향해 미끄러지듯 나아갈 것이다. 영원히 방랑할 운명의 우주선이 '별의 섬'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나와, 엄청난 질량이 묶여 있는 은하수 은하의 중심을 한바퀴 다 돌 때쯤이면 지구에서는 이미 수억 년의 세월이 흘렀을 것이다.
인류의 대항해epic voyage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p325
[보이저 1호 1광일]
https://youtu.be/LT5kF4JLw7k
이미지 페이지는 건너건너 A4 용지로 덮어가며..
영상은 요만한 폰을 1광일 만큼 떨어지게 팔을 뻗어 보고 있 습니다..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듣다보니..
심쿵심쿵.. COSMOS 대항해의 절반을 왔네요..
다른 분들 보다 훨씬 스릴 넘치게~ㅎ
GoHo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입으로 달달달 머릿글자로 우주를 배웠는데요..
이렇게 그 실체들을 다시 또 알아가게 되니 같은 것을 보면서 더 눈을 반짝였을 모험가 탐험가 연구자들에게 새삼 경외감이 듭니다..
선구자들은 중력을 거스르며 살아가는 사람들 같습니다..
눕지 않고 앉지 않고 서지 않고..
중력을 거슬러 도전하는..
칼 세이건은 독자들에게도 기회를 주네요..
절대 펑퍼지게 누워서 들거나 끼고 볼 수 없는 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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