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

D-29
데모크리토스라는 인물의 소신에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특히 "독재 아래의 부유한 삶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가난한 삶을 택하겠"다는 부분은 정말 멋있습니다. "데모크리토스에게 있어 삶은 세상을 즐기고 온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이해는 곧 즐거움이었다. 그는 “축제 없는 인생은 여관이 없는 긴 여정과 같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356 "데모크리토스는 어떻게 보자면 독특한 인물이었다. 그는 여자, 아이들, 성性과 담을 쌓고 살았다. […] 그렇지만 그는 우정을 소중하게 여겼고, 즐거움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으며, 열정熱情의 정체와 기원에 관한 철학적 고찰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런가 하면 소크라테스를 만나러 아테네까지 갔지만 부끄러운 나머지 자기 소개도 하지 못했다. 그는 히포크라테스와 절친한 사이였으며, 물질계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경외했다. 데모크리토스는 독재 아래의 부유한 삶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가난한 삶을 택하겠노라고 했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359
'달은 천천히 움직이며 별 앞으로 지나가지만, 나중에 보면 별이 다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달은 별을 먹지 않는다.' p337 호모 속.. 소년이 통나무에 기대고 누워 바라보았을 그 밤하늘은 빼꼼함 없이 빛나는 별들로 가득했겠지요.. 우리에게는 견우와 직녀를 갈라놓는 이별의 은하수가 보츠와나 공화국 !쿵!Kung족에게는 '밤의 등뼈'였다니.. 같은 하늘 속에 펼쳐지는 다른 이야기들을 타고 밤하늘을 유영했을 그시대의 인류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면 정말 날밤 새는 재미가 있었겠다 싶습니다..ㅎ
코스모스 <6장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를 다 읽었습니다. 이 장에선 보이저 1호와 2호가 들려준 목성의 이야기와 목성과 비슷한 토성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올해 12월 7일에 목성이 달을 동무해 밤하늘에 떠있다는 뉴스를 접했던지라 목성에 대해 더 호기심을 갖고 읽었습니다. 목성은 별이 되려다 실패한 비운의 천체라는 부분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 *그렇게 고공에서 지구를 내려다볼 수만 있다면 집을 떠나 먼 나라로 여행하는 사람들처럼 우리도 집안 구석에서 이루어진 일들의 잘잘못을 더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며, 더 공정하고 올바른 평가를 내려서 결국은 모든 것들에 합당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 크리스티안 하위헌스, 『천상계의 발견』, 1690년경, 『코스모스』 p276 * 역사상 네덜란드가 그때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기는 없었다. 지혜와 꾀에 의존해서 살아야 했던 이 작은 나라의 외교 노선은 철저한 평화 정책이었다. 그들은 정통에서 벗어난 사조에 대해서도 비교적 관대했다. 마치 1930년대에 나치에게 쫓겨난 유럽 지식인들이 대거 망명해 오는 바람에 톡톡히 덕을 보았던 미국처럼, 온갖 검열로 사상의 자유를 억압받던 당시의 유럽 지성인들에게 네덜란드는 문자 그대로 이상향이었다... 사상의 자유를 존중하는 네덜란드의 전통에서 라이덴 대학교는 지동설을 주장했기 때문에 가톨릭으로부터 고문의 위협을 받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버리라고 강요받던 이탈리아의 과학자 갈릴레오에게 교수직을 제의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네덜란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갈릴레오는 네덜란드 사람이 설계한 스파이글라스를 개조하여 그의 첫 번째 천체 망원경을 만들 수 있었다. 이 망원경을 통해 태양의 흑점, 금성의 위성 변화, 달의 운석공 그리고 목성 주위의 네 위성 등을 관측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위성들은 “갈릴레오의 위성”으로 불리게 되었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0, p283~285 * 이 경우 목성은 현재와 같은 행성의 신세가 아니라 어엿한 별의 위엄을 자랑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이 거대한 행성, 즉 목성은 별이 되려다 실패한 비운의 천체다. 목성이 별이었다면, 지금 목성이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의 거의 두 배 이상을 목성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목성이 가시광선 대역에서도 별로서 행세할 수 있다면, 태양과 짝을 이뤄 하나의 쌍성계를 구성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랬을 경우, 지구의 하늘에는 해가 둘이 있을 터이고, 밤은 아주 보기 힘든 희귀한 현상이 되었을 것이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0, p313 *토성은 목성보다 약간 작다는 점만 제외하면 물질 조성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측면에서 목성과 매우 비슷하다... 토성의 위성들 중에서 우리의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타이탄이다. 타이탄은 태양계 안에 있는 위성들 중에서 가장 거대한 존재로, 있으나마나 한 대기가 아니라 상당 수준의 대기를 실제로 보유한 유일한 위성이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0, p317
466페이지. 중성자별에 대해 읽었어요. 1초에 30번씩 자전한다니, 구성 물질 한 티스푼이 산 하나의 무게와 맞먹는다니... 상상하기 쉽지 않네요. 중성자별 조각 하나가 서울에 떨어지면- 거침없이 지구에 구멍을 내고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빠져나올거라는 재밌(지만 무서운) 이야기에 + 지구는 스위스치즈가 되겠으나 산책하던 사람은 사업 걱정에서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니 그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거라는 칼 세이건식 유머가 더해져... 중성자별을 잊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
고대 이오니아 인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므로 우주도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자연 현상에서 볼 수 있는 모종의 규칙성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다. p343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엘랑님의 대화: 케플러 시대까지도 보통 사람들은 하늘을 땅과 다른 천상의 세계로 생각했나 봅니다. 혜성을 수염이나 머리카락으로 표현한 이들의 경외심, 칼로 표현한 이들의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회의주의의 끝판왕 흄이 혜성을 행성의 생식세포로 생각한 것이 재밌습니다. 미지의 대상에 대한 표현에서 관찰하는 이들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뉴턴은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그리는 일종의 행성이다"라고 표현하며 마침내 신비를 벗겨내는군요. 실체가 드러난 이후에도 혜성이나 유성은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에 따라 고유한 심상을 불러일으킵니다. 누군가에게는 불꽃놀이나 천상의 신비, 다른 이에게는 노래 "별이 진다네"와 같은 마음이 들겠지요. 유성은 물론이고 은하수도 한번밖에 관찰한 적이 없어서 언젠가 여유롭게 밤하늘에서 혜성이나 유성을 바라보고 싶네요.
@엘랑 혜성을 구태여 행성의 생식세포로 상상했던 것 재밌죠. 말씀하신 대로 여러 논리를 대입해서 이해하고 싶다는 열망이 느껴집니다. 저는 초독했을 때 해당 부분을 읽으면서 당대 지식인들의 인간미가 느껴진다, 과학자들도 당대의 편향에 영향을 받은 역사적 산물이구나, 하는 점에 방점을 찍었는데요. 그런데 엘랑님 감상을 곱씹다 보니 이런 한계보다는 눈앞의 현상을 이해하려는 의지가 더 읽히네요. 방법론과 답을 이미 알고 있는 후대 사람으로서 다소 쉽게 생각했던 걸까 싶어요. 당대에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이해하려는 열망으로 내렸던 엉뚱한 가설과 해석들은 그 과정 자체로 이해를 위한 노력이었구나, 이 사람 정말 진심이었네, 싶습니다. 또 말씀하신 대로 밤하늘의 유성과 혜성은 과학적 실체가 드러난 이후에도 여전히 보는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투사하는 오브제로 작용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저 또한 "별 보러 가지 않을래" 같은 노랫말로 말랑해지는 무드와 정서로서 별을 감각할 때가 많고요. 사물을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고 투영하는 것 자체는 예술의 영역이라 저도 여전히 이런 방식을 좋아합니다만. 그만큼 '밤하늘'이 워낙 오랫동안 두터운 신비의 영역에 묻혀 있었기에 신비의 껍질을 벗겨내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구나 싶습니다. 평생의 훈련이 필요한 영역 같구요. 그래서 그런가 @송현정 님이 '별의 자녀'라는 키워드에 꽂히신 것처럼 저 또한 밤하늘의 별과 내가 같은 물질이라는 기원을 곱씹는 것이 매번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ㅎㅎ 결론은 별은 여전히 정서적으로 저를 설레게 하지만 우리는 별의 자녀라는 엄정한 팩트 또한 저를 설레게 한다, 입니다. 말이 길어졌네요. 계속 다음 장을 읽어가보지죠..!
바닷가소년님의 대화: 아무래도 책을 읽으며 가장 아쉬운 것은 지식과 정보의 업데이트였습니다. 책에서 낡은 느낌은 안 나는데 업데이트가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영상물는 낡은 느낌이 많이 나겠지요. 언제 개정된 영상을 봐야겠습니다.
@바닷가소년 코스모스 다큐 영상입니다. 댓글들도 재밌어요. 첫 방영 당시를 술회하는 영미권 시청자들의 감상이 많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W9dptug4wzY&list=PLWTsw1mh-VO9gWKnT7EhbbwpI2g7e1NoY 3분 19초경에 '우주를 정관하노라면~' 문장 나옵니다. 후후 (아래는 자막 있는 버전) https://youtu.be/j5n19aGLVUM?si=_vYyIphQBXD7RIEY
* 2장까지 잘 왔다. 이제 어느 정도 집중이 되는 것 같다. 영어 읽기 능력이 돌아오고 있는 듯. 읽기도 운동과 비슷하다. 쉬면 실력이 떨어지는데 전에 열심히 해놨으면 금방 돌아오기도 한다. * 푸가가 무엇인지 아는, 설명하는, 혹은 사용하는 과학자나 공학자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을까 * 인공지능 없이 내가 이렇게 원서 책 읽기를 지속할 수 있었을까. 단어를 쉽고 빠르게 찾는 간단한 프로그램도 만들어보고, 막히는 문장은 gpt에 돌려서 문법까지 알아내면 되니, 정말 도전이 편해진 시대이다. P23 T.H. Huxley 장 초에 인용구 중에 토머스 헨리 헉슬리가 있다. 다윈의 불독, 허버트 조지 웰스의 스승, 올더스 헉슬리의 할아버지. 진화론을 옹호하며 다윈 대신 개처럼 싸우고 다닌 투사. 멋진 사람. 세상엔 멋진 사람이 어쩜 이리 많을까. 전에는 읽히지 않고, 몰랐던 것들이 퍼즐처럼 채워진다. 비워둔 주기율표를 채웠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이것보다 훨씬 기뻤겠지. 참으로 살 가치가 있는 세상이다. P24 How, in the absence of life, were carbon-based organic molecules made? How did the first living things arise? How did life evolve to produce beings as elaborate and complex as we, able to explore the mystery of our own origins? 중고등학교 때 생명의 탄생에 관해 배운 기억이 난다. 유기물 스프에서 우연히 자기를 복제할 수 있는 존재. 이 존재를 받아들이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 잘 이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다른 학설이 더 유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식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게으르고싶은 우리 본성을 이겨내야 좀 더 사람답게 살 수 있다. 자기는 성당에 다닌다며 진화론을 ‘안 믿는’다는 학생이 생각난다. 어떻게 사실을 믿고 안 믿고로 나눌 수 있을까. “나는 저기 돌멩이가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이게 맞는 문장일까. 신이 세계를 창조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점은 빅뱅 이전에만 유효하다. 빅뱅 이전에 신이 있었고 신께서는 빅뱅을 일으키셨습니다라는 주장을 나는 존중할 수 있다. P24 Perhaps the origin and evolution of life is, given enough time, a cosmic inevitability. 당연한 말씀. 자신과 비슷한 것을 퍼뜨리는 것이 생명의 본질이기 때문. 우리(생명체)에게 존재 이유는 없지만 존재의 기본 원리가 있다. 인용하고, 곱씹을 문장들이 참 많다. 모국어 독서가 자동차 타기라면, 원서 읽기는 걷기 혹은 자전거 타기이다. 생각의 속도가 다르기에 하나하나의 문단과 문장이 다 중요해 보인다. 걷기에도, 자전거 타기에도, 차타고 보기에도 좋은 풍경이다. 잘 만든 책이다. P24 In the year 1185, the Emperor of Japan was a seven-year-old boy named Antoku. 대체 칼 세이건이 12세기 일왕에 관한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되어 코스모스에 실을 생각을 했을까. 일뽕의 영향일까. 문화의 힘은 참 대단하다. 지금 어느 분야의 명작이 탄생한다면, 조선시대 한성이나 고구려 이야기가 들어가기도 하겠지. 헤이케 모노가타리가 유명한 이야기 중에 하나였구나. 세번째 읽어도 생소하다. 게 이야기가 있었단 사실만 머리에 남아있구나.
'피타고라스학파의 큰 오점인 실험을 천시하는 생각이 오늘날까지 살아 있으니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p370 머리주의 아닐까요..ㅎ 서양이나 동양이나.. 몸 쓰는 노동의 가치는 천시 여기고 머리쓰는 일은 존시하는.. 높은 곳에 권력이 있다는 믿음.. 과학에 있어서도 몸 쓰는 실험을 천시 여긴 이유.. 뇌의 위치가 발에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멀리 있는 달과 태양은 그 긴긴 세월 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밀물과 썰물의 들고 남을 재촉했을 것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풍화 작용도 바위를 부숴 모래로 만드는 데 한몫 했겠지만, 세월이라는 인내의 도움 없이는 해변의 모래밭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바닷가 모래밭은 우리에게 시간의 흐름을 실감케 하고 세상이 인류보다 훨씬 더 오래됐음을 가르쳐 준다.' p390 해변의 모래가 세월을 인내한 한때의 바위였다는 사실을 잊고 삽니다.. 라떼는... 그속에 인내한 세월이 담겼다는 걸.. 그리고 지금 보다는 큰 사람이었다는 걸.. 라떼는 말이야.. 속에서 들여다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고대 이오니아인들의 혜안에 감탄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동안 축적된 훨씬 많은 지식을 가지고도 그들보다 더 좁은 시선으로 세상을, 우주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주로까지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자 했던 그들 덕분에 자연과 우주에 대한 탐구가 시작되고, 오늘날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대 이오니아인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므로 우주도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343 피타고라스의 정리로만 알고 있던 수학자가 '코스모스'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니,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숨은 천재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코스모스’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이도 바로 피타고라스였다. 그는 우주를 “아름다운 조화가 있는 전체”, 즉 코스모스로 봄으로써 우주를 인간의 이해 범주 안으로 끌어들였던 것이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364 히포크라테스의 탐구 정신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신의 뜻이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탐구해서 이해해 내려고 노력하는 자세 덕분에 그 많은 업적을 이루어내고 후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 신이 내렸다 여긴다면, 그 목록에 어디 끝이 있겠는가?" (히포크라테스의 『고대 의술에 관하여 On Ancient Medicine』 中)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353
468페이지- 오늘은 중성자와 중력을 느껴 볼 차례이군요. 차 숟가락, 다람쥐, 한 모금의 공기, 애플파이 (그리고 나!)를 구성하는 중성자에 한 번 놀라고, 우리를 딱 '정상적으로' 지낼 수 있도록, '언짢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유지되는 지금의 중력에 감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중력이 변함에 따라 차로 된 커다란 방울들이 사방에 떠다니다-사방에서 비로 내리는 장관!을 상상해 보다 궁금해져서 우주공간에서의 물과 불을 검색해 보았네요. (무중력상태에서는 불꽃이 둥글게 보인다는 사실 +_+)
이 원자라는 것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는가? 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원자들은 모두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고 보니 별이 우주의 부엌인 셈이다.
코스모스 432,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별의 운명, 별의 최후는 그 별이 얼마나 큰 질량을 갖고 태어났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별은 진화하는 과정에서 자기 질량의 일부를 공간으로 서서히 방출한다.
코스모스 451,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태양은 새 연료인 헬륨을 태워서 추가 에너지를 얻는 동시에 탄소와 산소를 헬륨에서 합성해 낸다. 자신의 재에서 다시 불꽃을 피울 수 있으니, 별이야말로 불사조이다.
코스모스 452,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우리는 가장 근본적 의미에서 코스모스의 자녀들이다.
코스모스 477,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우리 조상들이 태양을 숭배한 것은 그들이 바보였기 때문이 아니다. 숭배의 대상은 자신보다 훨씬 위대한 것이어야 마땅하다. (중략) 천문학 연구는 바로 이러한 경외감에서 시작된다.
코스모스 478,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이 글에 달린 댓글 2개 보기
화성 외계인의 침곰을 그린 <우주전쟁>은 화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24인치 굴절망원경으로 화성 인공 운하를 찾아 헤메던 로웰, 과학적 사고로 화성 생명에 비판적이었던 월리스, 현대 로켓의 선구자들 치올코프스키, 고더드, 코롤로프와 폰 브라운을 거쳐 드디어 화성 탐사가 가능해지네요. 소련의 1971년 마르스3호, 1973년 마르스6호 화성 착륙 시도, 1976년 미국의 바이킹 착류선 성공. 로켓 개발부터 화성 탐사까지 인간의 집념과 욕망이 응집하여 수십년만에 성공을 이루는 역사가 인상적입니다. 저도 어릴 때 <우주전쟁>을 흥미롭게 읽었고 과학자의 꿈을 가졌고 NASA에 대한 막연한 로망이 있었어요. 과학은 신비를 밝혀내는 일로 그치지 않고 좋든 나쁘든 새로운 파장을 만들어 왔는데 특히 로켓은 ICBM이 되어 새로운 국제 질서를 생성하게 되었네요. AI 경쟁은 현대판 맨해튼 프로젝트처럼 여겨지기도 하던데 과학이 미신을 밝혀내 인간의 자유에 기여한 것처럼 AI도 고민과 기회를 함께 던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코스모스 감상 기록 8 - [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 ] 네덜란드의 당시 특성이 눈에 들어온다. 발명가를 제대로 평가하는 분위기, 기술의 진보를 가능하게 하는 지식 추구의 자유,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탐험 정신, 유럽 출판의 중심지라는 점. 자기 민족의 타성을 흔들어 사상가들로 하여금 사회 전반의 통념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동인이 그 사회에 있었다. 우리가 접촉할 수 있는 세계는 더 넓어졌는데,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사고의 시야는 오히려 좁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두려움과 방어, 공격성, 폐쇄성과 경직성이 한국 사회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두드러지는 흐름 같다. 기술이 발전하고 더 넓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코스모스 감상 기록 9 - [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 ] 그러나 필요한 분자들을 다 준비했다고 해도, 그것을 병 안에 넣고 흔들어 섞는다고 해서 새로 사람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원소와 분자가 모인다고 해서, 그것이 곧 사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어디에 있는지, 영혼은 언제 생기는지, 자아는 어떻게 성립하는지 묻게 된다. 인류에게 오래된 질문이다. 이번에 논란이 있었던 수능 철학 지문의 인격 동일성 문제도 함께 떠오른다. 조합의 방식에서 다양성이 나온다면, 내가 사람일 수 있는, 사람인 내가 나일 수 있는 조합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책에서는 새로 사람이 만들어지는 일은 우리의 능력을 훨씬 넘어서는 일이며, 이 점에 있어서는 앞으로 아주 긴 기간 동안에도 인간의 능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문장이 지금도 유효한지 궁금해진다. 아니면 저자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인간의 능력에 변화가 생겼을까. 과학적 배경지식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이 부분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SF 영화 속 장면들이 떠오른다. 지금 대목에서는 ‘고요의 바다’에서 만들어진 인간이나, 듄에서 각 행성마다 달랐던 인간 모습이 함께 생각났다.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증정-고전읽기] 조지 엘리엇의 『고장 난 영혼』[📚수북탐독] 10. 블랙 먼데이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나를 넘어뜨린 나에게』 함께 읽기 / 책 나눔 안내[책 증정] 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코스모스> 꼭 읽게 해 드리겠습니다!
[책 증정] 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내 맘대로 골라보는《최고의 책》
[그믐밤] 42. 당신이 고른 21세기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그믐밤] 17. 내 맘대로 올해의 책 @북티크
죽음에 관해 깊이 생각해 봅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책 나눔] 송강원 에세이 <수월한 농담> 혼자 펼치기 어렵다면 함께 읽어요! 죽음을 사색하는 책 읽기 1[삶의 길. 그 종착역에 대한 질문] ㅡ'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그믐 앤솔러지 클럽에서 읽고 있습니다
[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
듣고 이야기했어요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한국 장편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수림문학상 수상작들 🏆
[📚수북탐독]9. 버드캐칭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8. 쇼는 없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첫 시즌 마지막 모임!)[📕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책을 직접 번역한 번역가와 함께~
[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꿈꾸는 도서관> <번역가의 인생책> 이평춘 번역가와 『엔도 슈사쿠 단편선집』 함께 읽기<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전차 B의 혼잡>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요리는 배를 채우고, 책은 영혼을 채운다
[밀리의서재]2026년 요리책 보고 집밥 해먹기[책걸상 함께 읽기] #23.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도서 증정] 소설집『퇴근의 맛』작가와 함께 읽기[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
<피프티 피플> 인물 탐구
피프티피플-이기윤피프티피플-권혜정피프티피플-송수정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