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

D-29
@마키아벨리1 추천 감사합니다 🙌
막바지에 다다른 이 시점에 이르니, 지금껏 책을 읽는 내내 시종일관 드는 생각이 있는데요, 물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몇살의 모아무개로써의 일희일비하는 삶을 살고 있는 나의 위치와 "아주 이상할 정도로 차갑고 지극히 단단한 규산염과 철로 만들어진 작은 공모양의 땅덩어리에서 10억분의 1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매우 하찮은 존재"(p.429)인 지구인으로써의 위치, 똑같은 한 개인이지만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이토록 다르게 느껴지는 두 지점의 간극을 다뤄내는 일을 잘 해보고 싶다... 입니다. 확장된 시각과 열린 마음을 가지고 '나의 모름'을 지각하면서, 주어진 하루하루의 매 일상을 앞으론 더 소중하게 쓸수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이 시기에 마침 할수 있어서, 운이 좋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임 여러분, 저희 완독 모임에서 20건의 독서 감상글을 작성하시면 리워드 신청하실 수 있는 것 기억하고 계시죠? https://soak.so/doscience/challenge/2 짧은 발췌문도 포함되니 부담없이 감상을 나눠주세요. 내일부터 10장~13장 마지막 여정 잘 부탁드립니다 :-) ----------- [4주차: 12/22 ~ 12/26] (약 203쪽) 10장 영원의 벼랑 끝 ...480 11장 미래로 띄운 편지 ...534 12장 은하 대백과사전 ...578 13장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줄까? ...628 -----------
재미있고 절묘한 비유가 많아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별: 우주의 부엌 화학: 숫자 놀음 척력: 혐오감 핵력: 갈고리 (풀의 역할) ​과학자로서도, 작가로서도 뛰어난 칼 세이건이 참 부럽습니다. "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원자들은 모두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고 보니 별이 우주의 부엌인 셈이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432 "한 원자의 화학적 성질은 전자의 개수에 따라 좌우되는데, 원자 번호가 바로 양성자나 전자의 개수이므로 원자 번호에서 그 원자의 화학적 특성을 쉽게 점칠 수 있다. 그러므로 화학은 숫자 놀음이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441 "닮은 사람이 서로에게 혐오감을 느끼듯이 부호가 같은 전하들 사이에는 척력이 작용한다. […] 핵력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만 작용하므로 갈고리에 비유될 수 있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441 "중성자는 전하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전기력은 발휘할 수 없지만, 핵력을 발동하여 핵을 전체적으로 붙잡아 묶는 풀의 역할을 한다. 원래 떨어져 살기를 좋아하는 양성자가 핵력의 달변과 애교 덕분에 마음 안 맞는 이웃과도 오순도순 지내고 있는 셈이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442
@권인 그렇죠. 비유란 게 엄밀한 설명에 있어서 오개념을 낳을 수 있어서 조심스럽기도 한데, 칼 세이건은 어릴 때부터 사변적인 분야에도 너른 관심이 있었고 SF소설도 좋아했어서 그런지, 과학적 이해에 들어맞는 절묘한 비유를 해내는 것 같아요. 독자로서 참 즐겁습니다!
맞아요. 어쩌면 그렇게 찰떡 같은 비유를 사용하는지 놀랍습니다.
"예를 들어, "두 사건이 동시에 발생했다." 라고 말할 때, "동시에"라는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아이슈타인이 던진 이 질문은 이미 수세기 전에 누군가가 마땅히 고민했어야 했던 지극히 근본적인 성격의 문제인 것이다." p.400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것은 이토록 잘게 토막내고 그 토막낸것을 유심히 알아보며 무슨 뜻인지를 찾아가는 사고를 하는구나라는것을 느껴볼 수 있었던 내용이였습니다.
'은하는 약 1000억 개의 별들로 만들어진 유동성의 구조물이다.' p492 '나선 팔을 이루는 구성원들은 끊임없이 변한다. '오늘'의 나선 팔을 이루는 별, 성간 기체, 성간 티끌은 '어제'의 그것들이 아니다. 어제 나선 팔을 이루고 있던 구성원들이 빠져나가면서 동시에 새로운 구성원들이 들어와 그 빈 자리를 메운다. 구성원 자체는 변했지만 나선 팔의 구조는 그대로 유지된다. 나선 밀도파의 이론에 따르면 나선 구조는 유체에서 볼 수 있는 파동 현상의 결과이다. p492 주석 [밀도파] https://naver.me/57QmJCbF [은하 모양이 변하는 원인과 과정, 나선형서 타원형으로] https://naver.me/57QmJ2TV 호흡을 가다듬고 이정도로..ㅎ 책을 읽으면서 옆길로 새면 참 볼거리가 많을 것 같은데요..
파괴되는 세상 중에는 생물과 그 파괴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적 생물이 살고 있는 곳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자신들이 파괴되는 순간에도 에너지의 분출과 대혼란의 정체가 과연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고민할 것이다. p496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새로 생긴 태양에서 쏟아져 나온 자외선 복사가 지구 대기층으로 들어와서 그곳에 있던 원자와 분자에서 전자를 떼어내면서 대기 중에서는 천둥과 번개가 난무하게 됐고
코스모스 459,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이것이 복잡한 유기 화합물들의 화학 반응 에너지원으로 작용했다. 바로 이 과정에서 생명이 태어났던 것이다.
코스모스 459,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인류는 전적으로 태양의 힘에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이다.
코스모스 459,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생명은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화학반응에 대한 실습을 수없이 많이 해 왔지만 인간은 이제 겨우 그 화학반응들을 연구하기 시작한 데 불과하다.
코스모스 549,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현대 기술 문명은 기기묘묘한 생화학 반응의 지극히 사소한 반응만을 재현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육체는 그 모든 화학반응을 전혀 힘들이지 않고 척척 수행해낸다.
코스모스 549,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우주에 비하면 지구도, 인간도 정말 작은 존재라는 점을 끊임없이 일깨워 주네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태양의 광구를 배경으로 홍염이 차지하는 하늘의 넓이를 지구의 그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 실감할 수 있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445 칼 세이건의 뛰어난 비유 능력과 유머 감각이 빛을 발하는 문장입니다. 별들이 신생아실에서 어슬렁어슬렁 걸어나온다니, 상상해 보면 왠지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별들에게도 인간처럼 부모가 있고 그들의 세계에도 세대가 있는 셈이다. 먼저 태어난 별의 죽음이 새로운 별의 탄생을 가져오니까 하는 말이다. […]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새로 태어난 별들이 ‘신생아실’에서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와 은하수 은하에서 자신들이 차지해야 할 자리를 찾아간다." 『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 사이언스북스, 2023, p. 447
@권인 그러게 말입니다. 수년 전부터 '자존감'이 화두가 되면서 '겸손'이란 화두가 다소 등한시되어 온 것 같아요. '작은 존재'로서 코스모스를 열심히 이해한다는 게 당장의 이익과 직결된 것이 아니고, 그저 관점과 확장일 뿐인데 새삼 깨닫게 되는 게 많습니다.
맞아요. 갈수록 겸손의 미덕이 작아져 가는 요즘이라 칼 세이건의 문장들이 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505페이지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하고 시작되는 밀턴 휴메이슨과 에드윈 허블의 이야기가 재미있네요. 노새 몰이꾼 휴메이슨이 옮긴 짐이 마침 관측 장비여서, 에드윈 허블의 아버지가 마침(?!) 돌아가셔서... 운명처럼 둘이 팀을 이루게 되었군요. 휴메이슨과 허블의 발견은 우주의 기원이 대폭발임을 '암시'하고 있었고, 이것은 모든 것의 근본을 건드리는 문제였다... 이야기의 시작이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이어서인지 전설처럼 느껴지네요.
코스모스 감상 기록 12 [ 밤하늘의 등뼈] 308 구멍 뚫린 동판을 간단히 복원한 것이다. 이 사진을 보고 소설 희랍어 시간에 나오는 장면이 떠올랐다. 동판이 소설에 나오는 필름 조각과는 다르겠지만 저런 자세로 태양을 보았을 듯하다. 태양을 보고 있으나, 태양이 아닌 별의 밝기를 조사하는 모습이었던 것처럼 소설 인물도 해를 올려다 보며 다른 것을 탐색하지는 않았을까. <희랍어 시간 33쪽-처음으로 당신과 나란히 그 다리 앞의 벤치에 앉았을 때, 당신은 그렇게 문득 청바지 주머니에서 두 개의 네거티브 필름조각을 꺼냈지요. 가무잡잡하고 날씬한 팔을 들어, 두 눈을 필름들로 가리고 해를 올려다보았지요. - 당신은 치렁치렁한 검은 머리를 질끈 묶은 채 필름조각들을 통해 해를 보고 있었습니다. 당신 옆에 앉아 있던 무뚝뚝한 표정의 남자 간호사가 그것들 중 하나를 달라고 손짓했지요. 다 큰 어른들이 나란히 앉아 한쪽 눈을 감고, 필름조각 한 장씩을 들고 해를 올려다보는 모습은 어딘가 웃음을 자아내는 데가 있었습니다. - 뭐가 보여요? -네 눈으로 직접 봐. > 덧붙여 희랍어 시간에 나오는 신에 대한 이야기와 칼 세이건이 말한 신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코스모스 59쪽 식물과 동물이 모두 그 나름대로 완벽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면 이렇게 대단한 능력의 설계자가 처음부터 완전하게 의도된 다양성을 실현할 수 없어서야 어디 말이나 되겠는가? 오히려 화석 기록들은 위대한 설계자가 저지른 시행착오의 과거와 그의 미래 예측 능력에 숨어 있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는 위대한 설계자에게 결코 어울리는 속성이 아니다. (냉정하고 변덕스러운 기질의 설계자라면 괜찮겠지만 말이다. ) 희랍어 시간 43쪽 - 이 세계에는 악과 고통이 있고, 거기 희생되는 무고한 사람들이 있다. 신이 선하지만 그것을 바로잡을 수 없다면 그는 무능한 존재이다. 신이 선하지 않고 다만 전능하며 그것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그는 악한 존재이다. 신이 선하지도, 전능하지도 않다면 그를 신이라 부를 수 없다. 그러므로 선하고 전능한 신이란 성립 불가능한 오류다. - 그렇다면 나의 신은 선하고 슬퍼하는 신이야. 그런 바보 같은 논증 따위에 매력을 느낀다면, 어느 날 갑자기 너 자신이 성립 불가능한 오류가 되어버리고 말걸.
"각자는 한 사람의 성숙한 인격체로서 누구를 아끼며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하지, 파충류 수준의 두뇌가 명령하는 대로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555p 파충류 수준이라는 말에 빵 터져 한참을 웃었네요. 문득 문득 '파충류'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헤집으며 즐거움을 줍니다ㅎㅎ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 성숙한 인격체... 사실 저에겐 어렵네요. '사람 안 변해.'라는 말을 자주 듣고, 종종 하는데요. 이제는 '사람은 변해.'라고 말버릇도 마음가짐도 고쳐야겠습니다. 적어도 나부터, 나라도 변화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타인을 변화시키긴 어렵지만, 나를 변화시키는 건 그보다 쉬우니까요. 내가 마음 먹고 행동하면 되는 거니까. 나만이 나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과학 어렵고 잘 모르지만, 한번 덤벼보고(?) 싶은 마음에 코스모스를 집어 들었네요. 넘긴 부분이 많아, 과연 나에게 남는 게 있을까 싶지만, 지금의 저에겐 이 정도의 흡수가 최선인 듯합니다. 언젠가 다시 읽게 된다면, 달리 다가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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