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하루님의 대화: 과학 서적은 자주 읽는 편은 아닙니다. 작가 프리모 레비가 쓴 글을 좋아해 화학 이야기가 담긴 수필을 읽거나,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을 읽은 정도입니다. 과학서적 자체보다는 과학자들이 삶에 대해 쓴 에세이를 더 좋아하는 셈이죠.
제대로 된 과학책을 읽은 경험이라고 해봐야 이기적 유전자와 생명의 음악을 함께 놓고 비교해서 읽어 보거나, 리처드 도킨스와 데니스 노블의 토론 영상을 보고 문과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코스모스를 어느 정도까지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면서, 한편으로는 전혀 새로운 분야라 기대도 됩니다.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의 한 대목을 읽고 용기 내어 신청합니다. “우리의 탐구 방식이 특히 상궤를 벗어나 전율을 안겨준 영역은 수학과 과학이었다. 우리는 수학자와 과학자가 쓴 글을 연구하면서 그들이 무엇을 연습하고 실험했는지 알아내고자 했다. 그때 우리에게 수학과 과학적 사고는 달달 외워야 하는 기정사실이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권위자들이 필수로 알아야 한다고 정해놓은 기술이 아니라, 그저 인간이 행하는 노력의 하나였다.” (21쪽)
참고로 저는 천체망원경을 받고 싶은, 약간 불손한 의도도 있습니다. 주문한 책이 내일 도착한다고 하네요. 함께 즐겁게 읽어 보아요.
@달하루 반갑습니다! 책은 '얼마나 읽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읽는가'도 중요한 것 같아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어왔는지, 정량적 독서 이력도 의미 있지만, 이 방에서는 앞으로 한 달 동안 새로운 분야를 향해 각자의 자리에서 '딱 한 걸음씩 나아가본다' 그리고 '함께 가본다'는 것 자체에 집중해보아요. 그리고 전혀 불손한 의도가 아닙니다! '천체망원경'에 꼭 도전해주세요:) ㅎㅎ 아주 간단한 문장 발췌도 좋고, 다른 분과의 대화에 참여하셔도 좋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단상을 자유롭게 나눠주시면, 저도 다 읽고 답신을 드릴게요.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를 읽으셨군요. 저는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이 꽂혀 있는 책장은 정말 유서가 한 권 꽂혀 있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과학자들의 에세이를 좋아하신다는 느낌도 공감이 갑니다. 그들의 과학적 앎이 배어 있는 삶이 선사하는 특유의 감흥을 저도 좋아한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우선 사람을 알아간 다음, 그 사람의 지식을 좇는 것도 나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에트르 출판사의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궁금했던 책인데, 매력적인 문장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남들보다 앞서야 하는 경쟁 교육 시스템에서 수학과 과학을 접하고, 문과 이과로 뚝 나뉘어져 버렸지만 근본적인 의미를 따져보면, 정말 수학적/과학적 사고는 '그저 인간이 행하는 노력의 하나'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맥락을 받아들여야 수학적 사고, 과학적 사고가 쉽게 수용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저도 그중 하나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