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윈과 윌리스는 설계자가 존재한다는 생각만큼 우리 마음에 들고 또 그만큼 인간적이지만,설계자의 존재보다 훨씬 더 설득력 있게 생명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해석을 제시했다. 그것이 바로 자연선택이 진화의 원동력이라는 설명이었다. 자연선택은 영겁의 세월 속에서 생명소리를 더 아름다운 음악작품으로 조탁해 왔다 ”
『코스모스』 p76,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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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코손바닥사슴
@모임 오늘 유난히 추웠던 것 같습니다. 하루 잘 보내셨나요?
1기 모임을 마무리하고, 2기 모임을 시작하면서
애초에 <코스모스>를 함께 읽으려 했던 이유를 다시 상기해보았습니다.
물론 독서가로서 왠지 '정복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도
솔직한 독서의 이유이기도 합니다만.
과학플랫폼 쏙(SOAK)이 여러분과 함께 코스모스를 읽고자 하는 이유는 이 문장에 녹아 있는 것 같아요.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이다.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가 아니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되어 있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다양한 감정에 젖어들었을 고대의 인류.
그리고 그것을 똑바로 바라보고 인지하기 시작한 과학.
우리는 여전히 이 사이를 질주하며 살고 있구나, 싶습니다.
저 밤하늘의 별빛과 내가 근본적인 의미에서 다르지 않다는 감각이
정서적 쾌락을 넘어, 실제라는 사실이 체감으로 다가올 때.
세상을 인지하는 관점이 넓어지고, 발아래로 깊이 뿌리내리는 감각이 솟더라구요.
이 느낌에 대해서 앞으로도 여러 문장을 발췌하며 또 나누게 될 것 같습니다.
초반에는 문학 못지 않게 문장과 문단 사이를 유려하게 점프하는
지식 스토리텔링에 푹 빠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려운 것을 쉽게' 전달하고 싶은
칼 세이건과 '코스모스' 팀의 열망은 어떤 것이었는지 곱씹을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아래에 방점을 찍고 읽어가보려고 합니다.
- 칼 세이건이 정보와 지식 외에 행간으로 구현한 과학과 자연에 대한 경외감, 회의주의
- 그리고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는 시의성.
- 여전히 공고한 과학 대중화에 대한 편견과 그것을 타파하는 것에 대한 의미.
- 과학 애호가 / 과학 초심자를 모두 아우르는 근본을 향한 욕구.
- 청자의 입장에 서서 지식을 전달하는 화자의 태도.
- 과학 지식을 받아들이는 사회/문화의 중요성
주지하다시피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와 동명의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다큐는 1980년 9월 첫 방영 이후 PBS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올렸고, 이 책은 70주 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14시간 분량의 다큐와 이 책을 만드는 데 약 2년이 걸렸다고 해요. 대규모 제작진이 함께였고, 무려 820만 달러의 예산이 있었죠. 여담이지만 그의 화려한 커리어와 달리 인생사는 복잡한 사정에 처해 있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이혼을 협의 중이었고, 아버지는 병환으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었죠.
세이건이 말한 이 다큐의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각적으로 자극적이어서, 흥미가 없는 사람도 볼 시리즈였으면 좋겠다'.
작가의 외재적 맥락을 살포시 던져봅니다.
그럼 또 틈틈이 감상을 남기겠습니다. 1주차 이 책을 마주한 첫 느낌을 자유롭게 남겨주셔요~!
2주차, 3주차가 될수록 무르익고 발효해나갈 생각의 씨앗을 심는 느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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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코손바닥사슴
선플라워님의 문장 수집: "인류는 대 폭발의 아득히 먼 후손이다. 우리는 코스모스에서 나왔다. 그리고 코스모스를 알고자, 더불어 코스모스를 변화시키고자 태어난 존재이다"
@선플라워 '좋아요'를 여러 번 누르고 싶은 문장입니다. 엄밀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실제로 제가 태어난 이유와 목적 같은 것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 의미를 만들어가는 게 우리에게 중요하다, 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맥락에서 우리에게 삶의 이유를 강력히 선언하는 듯한 이 문장이 좋았어요. 또한 코스모스와 '우리'를 연결했을 뿐인데, 마치 거대한 품으로 감싸안아주는 느낌이 드는 문장이라고 생각했어요. 요샛 말로 '가슴이 웅장해진다'는 표현과 비슷하달까요. 마음이 넓어지는 듯하구요.
말코손바닥사슴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이다.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가 아니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