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4 부모에 대한 사랑은 유한하지만,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무한하다. 그런 이유로 가족이 유지되는지도 모르겠다.
p5 문득문득 그들이 그립다. 어릴 적 나를 반기던, 지금은 볼 수 없는 그들의 미소가 그립다. 그들의 향기가 그립다.
p14 사는 건 연습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나이가 먹어도 사는 건 녹록지 않다. 특히 초라한 노후를 보내는 사람에겐 더더욱 그렇다. 모든게 불편하고 무료하다.
p15 늙음이란 할 수 있는 게 점점 어려워지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p17 기택에게 영숙은 삶의 굴곡 어느 곳에 자리 잡은 빛바랜 사진처럼 어떤 그리움이 문득문득 묻어나는 그런 존재였다. 그 그리움은 자신의 아내 금자가 살아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다만 어린 날, 처음으로 좋아했던 감정이라 쉬 잊히지 않았다.
p42 태경은 처음부터 염세적인 인간이 아니었다. 긴 날을 살아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변한 것이다.
p57 애꿎은 잡초를 뽑아 던지며 말했다. "내 뭐 여한이 있겠나, 우리 태경이 지영이 편란하게 사는 거 보고 눈감는 게 꿈인데, 그게 쉽지 않을 듯 싶다. 어쩌면 좋겠나? 거, 위에 높은 사람한테 부탁해서 내 목숨값이라도 미리 좀 내주면 안 돠나 물어볼래? 안 되겠지? 그게 됐으면 금자 네가 벌써 우리 애들 도왔겠지. 하아••••••. 내일 또 오마." 기택은 금자의 무덤을 쓱 한번 훑고는 마을로 내려갔다. ”
『아버지를 구독해주세요』 정태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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